<p>일천구백구십사년, 수능이 100일 남짓 남았을 무렵</p> <p>담임 선생님의 말씀.</p> <p> <br></p> <p>이제 얼마 안남았다잉~ 잉?</p> <p>상상을 해봐라이~</p> <p>수능 끝나고 잉? 본고사 끝나고 잉?</p> <p>대학가서 이야~ </p> <p>뒤에 이쁜 여학생 주렁주렁 달고 다니면서 이?</p> <p>연애도 하고 손도 잡고 뽀뽀도 하고 이이~</p> <p>다 그럴 것 같지???</p> <p> <br></p> <p>ㅈ까라 그래!! ㅅㅂ.</p> <p>니들 얼굴로는 택도 없어어~</p> <p> <br></p> <p>내가 올해 44살이여~ </p> <p>근데 총각이네? ㅅㅂ~</p> <p>오빠는 성격이 좋아요~ 친절해요~하면서</p> <p>니미 나랑은 안사귄다고!!!! ㅅㅂ</p> <p>좋다고 밥 얻어먹고 차 얻어마시고...</p> <p>결국은 잘 생긴 놈들한테 가게돼있어야.</p> <p> <br></p> <p>그러니까 공부라도 열심히 해.</p> <p>니들 다 나보다 머릿털은 많아도 얼굴은 못 생겼잖아.</p> <p>공부 열심히 해서 능력이라도 키워라잉~</p> <p>그러면 대학때 연애는 못해도 결혼은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은 있어...</p> <p>조금은 있다고... 조금은... 내가 총각이잖아? ㅅㅂ</p> <p> <br></p> <p>1994년 8월, 동료 노총각 선생님의 청접장을 받으신 날,</p> <p>47년생 돼지띠 김ㅇㅈ 선생님의 절규...</p> <p> <br></p> <p>-----------------------------------------------------------------------------------</p> <p> <br></p> <p>오늘이 선생님 생신이라 아침에 전화드린 후 생각난 선생님의 가르침입니다.</p> <p>그래도 제가 졸업하고 2년 뒤에 결혼에 성공하셨지요.ㅎㅎㅎㅎㅎㅎㅎ</p> <p> <br></p> <p>수능 끝나고 원서 쓸 때,</p> <p>그때는 원서를 서점이나 은행에서 직접 사다가 손으로 써서 대학교에 내던 시절이었지요.</p> <p>선생님과 함께 학교와 전공을 정한 후</p> <p>세상 밝게 웃으시며 지금 가서 원서 사오라며 지갑에서 돈을 꺼내주시더라구요.^^</p> <p>(집안 사정이 어려운 저를 참 많이 도와주셨던 분입니다.)</p> <p>원서를 사다 드리니 싱글벙글하시며 손수 작성해주시던 선생님께서 마지막에</p> <p>제 이름이 적힌 부분에 넓은 셀로판테이프를 발라주시더라구요.</p> <p>그러면서</p> <p>"이름이 지워지기라도 하면 재수없잖어.ㅎㅎㅎ"</p> <p>하시는데 그게 또 어찌나 감사한지... </p> <p>마치 원서에 든든한 방어박을 치는 것 같은 느낌...</p> <p>그게 참 감사했습니다.</p> <p> <br></p> <p>서울 가서 원서접수하고 여관에서 자고 면접까지 보고 오라며 여비까지 두둑히 챙겨주시던...</p> <p>여관에서 잘 때 TV채널 잘 돌리면 유선방송에서 성인영화도 나온다고 하셨지만</p> <p>저는 채널 돌려보다가 포기 하고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재방하는 것 수영복심사만 봤습니다.ㅋ</p> <p>면접관에게 잘 보여한다며 어깨에 뽕이 잔뜩 들어간 정장 자켓을 빌려주셔서...</p> <p>함께 면접봤던 동기들에게 아주 그냥 개망신을 당하게 만드신 분...이지만</p> <p> <br></p> <p>감사합니다~</p> <p>오래오래 건강하세요~</p> <p>47년 돼지띠 김ㅇㅈ 선생님~ㅎ</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