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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제 학부, 대학원 동료 중 기자인 친구들에게 하버드 친일파 교수 아티클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기사로 다뤄보는 것이 어떨지 부탁을 했었죠. 심지어는 BTS 아미 moot (트위터 친구) 중 기자인 사람들에게도 연락했습니다.
제 연락을 처음 받았을 때의 열의와 달리 지금까지 되돌아온 답은 거의 모두 “no go” (기사로 못 나감) 또는 침묵입니다. 제가 이유를 물으니 ‘윗 데스크에서 잘 안된 것 같다’라는 두리뭉실한 답장들만 왔습니다. 많이 궁금해서 한 언론사 편집부의 꽤 높은 자리에 있는 친구와 줌으로 통화를 해봤습니다.
그 친구의 말로는 지금 미국은 바이든 새정권, 코비드 백신, 학교 개학 문제, 재난 지원금, 트럼프 탄핵 등등으로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대한 기사가 독자들에게 어필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에선 이 이슈를 나치 유대인 학살이나 흑인노예제처럼 반인륜적 만행이 아닌 한국 vs 일본의 논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고 하네요. 제 친구는 아니지만 자기 언론사 사람들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한다네요. 아마 다른 언론사의 상황도 비슷하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저도 걱정했었습니다. 미국 학계와 싱크탱크, 언론사에 일본 돈과 로비가 엄청 들어가 있다는 말은 대학원을 다닐 때부터 듣던 말이었는데, 미국 주요 언론사들의 탑 데스크 사람들이 몸을 사리고 있는 것을 보니 뭔가 그 소문들이 사실로 확증된 듯 합니다.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나오면 항의 전화에 험한 독자 편지도 꽤 받는다는 말도 전에 들었던 적이 있기에 이 부분도 아마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사실 언론사들이 이 이슈를 피할 이유가 없습니다. 학교에서 작은 일 하나만 일어나도 뉴욕타임스까지 커버하는, 미국 고등교육의 정점이라고 인정받는 하버드 로스쿨의 교수가 무척이나 조악한 연구자료로 일본군 성노예에 관한 세계 학계의 consensus (일치)와 정반대되는 수정주의적 이론을 내놓았기 때문이죠. 거기에다 지금 코비드 방역, BTS 우세, 넷플릭스 시청률 자료를 통해 나타나는 한국 문화 콘텐츠의 우수성 등으로 미국에서 제일 핫한 나라인 한국 사회에서 미국 교수의 논문이 큰 논란의 주제가 되었다는 사실도 기삿거리가 충분히 될 수 있거든요.
그렇다고 여기서 멈출 순 없죠. 그럼 이 이슈를 academic freedom (학문의 자유) vs scholarly responsibility (학자의 책임감)으로 프레임해서 기사를 내보내는 것은 어떨지 계속 꼬시고 있습니다.
현재 미 전역으로 발행되는 신문의 편집자 한 분이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 미국에서 가장 권위적인 월간지 The Atlantic 은 Idea Desk (각 부서의 대표 편집자들과 편집장이 모여 다음 발행지에 나올 기사를 의논하는 라운드 테이블)까지 올라가 있는 상황입니다. 기대는 하고 있지만 실망할 각오도 되어 있죠. 그리고 조만간 주요 주간지에 한국계 하버드 교수의 글이 올라갈 듯 합니다, I hope...
출처 | www.ddanzi.com/free/6683250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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