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class="kvgmc6g5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서울대병원 10년 경력 간호사가 쓰신 글인데 공감가는 내용이라 공유합니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풍부한 오랜 현장 경험을 통해 축적된 안목으로 지금 파업 사태에 대한 분석과 처방이 매우 훌륭합니다.</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글쓰신분의 인문학적 소양, 따뜻한 감성, 매서운 관찰, 충고, 놀랍고 존경스럽습니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영웅이 아니어도 되는 사회></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 며칠 전 전공의 파업을 두고 쓴 글 때문에 욕을 너무 많이 먹어서 깜짝 놀랐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나는 이 파업을 적극 지지한다는 것도 아니고 다만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어떤 희생이 생길지 너무 눈에 보이고 그 지옥으로 들어가는 것이 두렵다고 했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그래서 이 파업을 누군가 막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뿐인데, 그리고 그 브레이크에 좀 더 가까운 것이 복지부인 것 같다고 말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나에게 외모 비하부터 인신공격까지 온갖 욕을 퍼부었다.</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왜 사람들은 그렇게까지 분노해가며 나를 욕하는 걸까?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휴일 내내 생각해보니 파업을 멈출 수 있는 건 복지부라고 하는 나의 주장이,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파업을 하는 전공의들의 편을 든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사람들이 전공의들의 파업에 왜 그렇게까지 분노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다.</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사람들에게 의사라고 하면 떠오르는 긍정적인 단어를 말해 보라고 하면, 아마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사명감’, ‘희생’, ‘헌신’일 것이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그렇다. 저 세 단어가 문제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나는 의사들에게 꼬리표처럼 따라오는 저 세 단어가 갈등의 근원이라고 생각한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사람들이 기대하는 의사의 모습과 그 실체 사이에는 엄청난 괴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의사들의 실체(?)를 좀 더 잘 아는 나와 달리 그런 영웅적인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파업은 엄청난 배신감이 들었을 것이다.</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면 매달 병동에 오는 전공의들이 바뀐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그래서 병동에 따라 1년 동안 적게는 10명 미만, 많게는 3~40명의 의사들이 거쳐 간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한달 내내 새로 온 전공의들과 부대끼면서 그들이 어떤 인간인지 간접적으로나마 파악하게 된다.</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당연히 병원 경력 10년차인 나도 무수히 많은 의사들을 봐왔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그중에서 ‘정말 저 사람은 진정한 의사다, 진짜 좋은 의사다, 내가 아프면 저런 의사한테 치료받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게 희생과 봉사정신이 투철하고 사명감이 넘쳐흐르는 의사는 몇 명 없었던 것 같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오히려 잠결에 전화 받아서 헛소리를 하거나 엉뚱한 처방을 낸 걸 알려주면 도리어 짜증내고 무례하게 구는 의사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상식적으로 위인전에 나오는 영웅들이 영웅으로 추앙받는 것은 그 비범함 때문이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길가의 돌멩이처럼 발에 채일 정도로 흔한 사람을 영웅이라고 할까?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10만명이 넘는 전국 의사들 중에 환자를 위해 목숨을 걸 수 있는 의사가 몇 명이나 될까?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병원비가 없다고 하는 환자를 위해 병원비 1,000만원 정도 선뜻 내줄 의사도 진짜 적을 것 같은데 무려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의사는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을 것이다.</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현실은 그런데, 문제는 의학드라마의 폐해인지 사람들은 의사라면 모두가 당연히 사명감과 희생정신, 봉사정신이 투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환자를 위해서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자기 건강을 해쳐 가면서, 그리고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던지, 환자를 살리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것이 ‘진짜’ 의사라고 생각한다.</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근데 내가 봐온 주치의들이나 의사인 친구들 중에서 그런 영웅이 될 싹수가 보이는 의사는 한10%가 될까 말까 했던 것 같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대부분은 갓 대학을 졸업한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평범한 청년들이었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퇴근하고 친구들이랑 PC방에서 게임할 생각에 들떠있기도 하고, 일년에 한번 있는 휴가 때마다 여기저기 해외로 여행을 다니는 게 삶의 낙인 친구도 있고, 예쁜 카페에서 파는 디저트나 떡볶이를 좋아하고, 소개팅도 하고 연애도 하고, 가끔 멍청한 소릴 툭툭 내뱉기도 하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약간은 속물이기도 하고, 때론 철딱서니 없는 그런 2030 청년들이었다.</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근데 그게 문제가 되나?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그런 평범한 정신머리로는 의사를 해선 안 되는 걸까?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환자를 위해 전재산도 기꺼이 내놓고, 심지어 목숨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들만 의사를 해야 하는 걸까?</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 의사가 아닌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사실상 생판 남이나 다름없는 국민들을 위해 어떤 희생이나 배려를 요구한다면 참 어처구니가 없을 것이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예를 들어 문닫기 1분 전인 식당에 들어가서 배고픈 국민을 위해 당신이 퇴근하지말고 희생해서 밥을 좀 차리라고 한다거나, 만실인 호텔에 가서 졸린 국민을 위해 어떻게든 손님들을 설득해서 내보내고 빈방을 내놓으라고 한다거나, 텅 빈 버스에 타서 어차피 나밖에 없으니 다리 아픈 국민을 위해 집 앞까지 가서 내려달라고 한다면 어떨까?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셋 다 당장 나가라고 하지 않을까?</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물론 의료를 단순하게 다른 서비스랑 비교할 수는 없다. 그리고 고객의 만족이 아니라 생명을 다루는 의료서비스의 특성상 설령 희생정신이 1도 없는 사람이라도 어쩔 수 없이 희생을 해야만 하는 순간이 훨씬 더 많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심폐소생술 도중에 배고프니까 일단 밥먹고 와서도 환자가 살아있으면 마저 합시다라고 하거나, 환자가 피를 토하면서 넘어가는데 내 담당 환자 아닌데요? 하면서 가버리는 의사나 간호사는 정말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왜냐하면 이건 법적으로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가 살기 위해서라도 환자를 죽게 내버려 둘 수 없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그래서 안 되는 걸 어떻게든 되도록 하려고 다들 자신을 조금씩 희생하곤 한다.</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일의 특성상 이미 많은 희생을 하고 있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순수하게 본인의 의지로 코로나 병동에 자원한 사람도 있겠지만,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어느 날 갑자기 통보식으로 지금 당장 병동을 비우고 코로나 확진 환자를 받으라는 상부의 명령에 엉겁결에 코로나 전사가 된 사람들도 있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혹은 자원하긴 했지만 병원 내에서 자신의 위치나 직급상 도저히 못 하겠다고 말할 수 없어서 받아들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나는 사람들이 의료인들이 이미 하고 있는 희생에서 더 많은 희생을 해주길 요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만약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충분한 인력이 고용되어 있다면 누군가 희생하지 않아도 환자를 잘 치료할 수 있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사실 의사, 간호사들이 희생을 요구받는 순간은, 굳이 따지고 들자면 인건비를 아끼는 효과가 가장 크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두명이서 8~9시간씩 나눠서 하면 될 일을, 혼자서 코피 흘리며 17~18시간씩 일하게 하여 한명의 인건비를 아끼는 것이다.</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 솔직히 나는 의사들과 같이 일하는 입장에서, 사명감 넘치고 희생정신 투철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환자들을 혼자 담당하느라 간밤에 2시간밖에 못 자고 비몽사몽하는 의사보다 적정한 수의 환자만 보면서 8시간 이상 숙면을 취하고 맑은 정신으로 처방을 제대로 내는 의사가 더 좋을 것 같다.</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 서울대병원에 들어오는 전공의들 중 많은 수가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근데 우리나라 상위 0.01% 정도의 수재들만 간다는 서울대 의대를 나온 사람들인데 가끔 진짜 멍청한 오더를 넣을 때가 있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예를 들면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항응고제 처방을 한다거나, 반코마이신같은 독한 약을 한번에 슈팅해서 주라는 식의 그런 멍청한 오더들을 거르면서, 내가 그들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아마 학창시절부터 비상한 머리로 전교 1~2등만 했던 그들이라면, 그들이 주당 88시간이 아니라 나처럼 주당 40시간만 일한다면, 수술예정인 환자의 처방을 복사 붙여넣기 할 게 아니라 수술 전이니 항응고제 처방을 지울 것이고, 반코마이신은 희석해서 주도록 수액 처방도 꼼꼼히 넣을 것이기 때문이다.</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나는 영웅들로 이뤄져야만 돌아가는 사회는 시스템이 부재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소방관들이 맨몸으로 불 속으로 뛰어들어야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사회는 좋은 사회가 아니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영웅이 아닌 평범한 소시민이어도 환자를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사회, 소방관이 진화작업을 할 때 안전한 방화복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 아닐까?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영웅들의 선의에 기대어 유지되는 병원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하게 일해도 환자가 잘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이어야 한다.</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의사들의 실체(?)를 다 아는 사람 중 하나로서, 나는 의사들이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려, 스스로를 영웅으로 포장하려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그냥 21세기를 살아가는 평범한 청년으로서 최소한의 식욕, 수면욕이 충족되는, 최소한의 기본권이 지켜지는 환경에서 안정적인 정규직으로 일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으면 좋겠다.</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그리고 사람들 역시 이 평범한 청년들에게 영웅의 굴레를 씌우지 않았으면 한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이 글을 쓰면 전공의 편드냐고 또 욕을 먹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대부분의 의사들은 무례하기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다만 애꿎은 희생자가 나오기 전에 이 파업이 빨리 중단되었으면 하고 진심으로 바란다. </div> <div style="font-family:inherit;">물러날 곳이 없는 그들에게 파업을 멈출 구실을 주고, 영웅이 아닌 평범한 청년에 불과한 그들을 다시 일터로 돌려 보내줬으면 좋겠다. </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설령 “환자들을 볼모로 잡고” 배수진을 친 그들이 어리석었다고 해도, 그들을 밀어서 바닷속으로 빠트리지 않았으면 한다.</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나는 사람들이 젊은 의사들을 영웅이 아닌, 자신과 같은 평범한 인간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공감해준다면, 오히려 환자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따뜻한 의사가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div> </div> <div class="o9v6fnle cxmmr5t8 oygrvhab hcukyx3x c1et5uql ii04i59q" style="margin:.5em 0px 0px;white-space:pre-wrap;font-family:'Segoe UI Historic', 'Segoe UI', 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e4e6eb;font-size:15px;background-color:#242526;"> <div style="font-family:inherit;">세월이 흐르고 이 청년들이 수많은 환자들을 치료하며 배우고 또 많은 경험을 쌓은 후에, 그들 중에 아마 많은 이가 당신과 당신 가족의 생명을 구해줄 영웅이 되어 있을 것이다.</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