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최근에 아주 방탕한 생활을 하고 있다.</div> <div>일단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앞으로 팔짱을 한 네번쯤 낄 예정이고</div> <div>또한 의자를 뒤로 세번 쯤 제낄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것. 나는 지금 이시간까지</div> <div>잠들지 않고 있다.</div> <div> </div> <div> </div> <div>그게, 열심히 일하면 해뜰날이 올거라는 막연한 기대에 인간스트레스에 짓눌려 망가져가는</div> <div>모든걸 부여잡고 살다가, 어느날 문득 한 삼십분쯤 원청으로부터 늘상듣던 욕x200쯤 들으니</div> <div> </div> <div> </div> <div>'아 내가 그동안 병신같이 이걸 다 받아주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에 전화를 끊었다.</div> <div> </div> <div> </div> <div>그리고 나는 이제 일을 거의 안한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뭐 부가세 시즌이고, 대충 해결해야 할 돈이 굉장히 많긴 한데 어떻게든 되겠지.</div> <div>빛더미에 오르면 또 일을 해서 갚으면 되고 뭐 안되면 다음생을 기약해볼까.</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동안 원청으로부터 전화가 몇 번 오고 몇개의 쌍욕을 억누르는 문자가 오긴 했는데 뭐 계약상으로</div> <div>문제될 것도 없고, 일을 안주겠다는 말에 '옙 ㅇㅋ' 하고 말았다. 그리고 3주가 지났다. 그시점에 나는</div> <div>그냥 워터파크에 다녀왔다.</div> <div> </div> <div> </div> <div>파도에 몸을 맡기고 튜브를 탄 채</div> <div>이리저리 흘러가며 정신나간 인간처럼 꺅꺅거렸는데 그게 그렇게 즐거울 수 없었다. 원래 그시간이라면</div> <div>미친듯이 운전을 하고 있거나 까대기를 하고 있어야 하는데 논다는게 참 즐거웠다.</div> <div> </div> <div> </div> <div>운동도 다니고, 저녁도 제시간에 먹고, 흠. 편한데 이거?</div> <div> </div> <div> </div> <div>한날은 비가 엄청 왔는데 식당에 앉아 순대국 먹고 옆집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빗소리를 귀로 맞았다.</div> <div>잠깐 졸았는데 아무래도 그 빗소리가 내 귀를 두드린건 엄마가 아이를 잠재우는 두드림과 비슷한 성질의</div> <div>것이였나보다.</div> <div> </div> <div> </div> <div>세상은 그래, 그렇게 평화롭고 간결한 곳이였다.</div> <div>협박이든 뭐든,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쳐봐야 결국 돈없는건 똑같고 그럴거면 그냥 몸이라도 편해야지.</div> <div> </div> <div> </div> <div>트레이너가 그랬다. "요새 일 별로 안바빠요? 잘나오시는데?" 그래서 그랬다. "라면쳐먹은거 안들키려고 더 열심히</div> <div>하는척 하는거에요." 트레이너가 따스하게 웃으며 하체 한세트를 더 추가했다. 그렇지만 트레이너는 모른다.</div> <div>사실 전날 육전에 소주마셨는데 낄낄. 알게된다면 난 죽을지도 모른다.</div> <div> </div> <div> </div> <div>그냥 그런 정도의 일상인데, 나는 그냥 그동안 너무 혼자 세상 바쁨 다 짊어지고 살았던 것 같다.</div> <div>다 짊어지고 살면 뭐하나. 의미조차 모르는데 그러니까 그냥 나는 그동안 개삽질 한거다.</div> <div>남은건 다만 당분간 썩지 않을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도 모르는 장비들과 자재같은것들인데 그것도 그냥</div> <div>누가 가져간다는 사람 있으면 어이차 하고 줘버릴 심산이다. 어차피 일도 예전만큼 안할거고.</div> <div> </div> <div> </div> <div>다만 실체없는 것들에 목매 일했던 것 같다. 내가 먹는 욕도 밤새서 일하고 비척대며 집에가던 나날들도</div> <div>그땐 다 보람차고 아름답게 보였는데 지나고나니 돌은놈이 한시간도 안자고 운전을 하고 까대기를 해댔던</div> <div>지옥같은 날들이였다. 이건 추억보정으로도 어떻게 안된다고 생각하니 내가 그때 뭔 미친짓을 하고 살았나</div> <div>소름이 다 돋을 지경이다.</div> <div> </div> <div> </div> <div>그렇게 일했는데 결국 남은것도 없고. 흠.</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런저런 이야기지만 사실은 그냥 쓰고싶은 말 쓰는 것 뿐이다.</div> <div>어디서도 말 못하는 이야기들인데. 님들은 그래도 가끔 내 이야길 들어줬으니</div> <div>사람마음이라는게 참 간사하게도 그때도 들어줬으니 이번에도 들어주면 안되심? 하는 마음으로</div> <div>수줍고 비열하게 다시 여기에 익명의 그대들과 마주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참으로 이상한 밤이다. 세시간 전 쯤에 꺼낸 씨그램은 김이 약간 빠진 것 같다. 당연히 덜 차갑고.</div> <div>난 새벽 네시 삼십칠분의 이 시간이 좀 고요했으면 좋겠는데 세상에 나온지 칠일만에 섹스하고 죽어야</div> <div>하는 저 매미놈들때문에 이 밤의 고요함이 전부 깨진다. 그렇게 생각하니 대자연도 가끔은 마음에 안든다.</div> <div>참으로 이상한 밤이다. 뭔가를 먹고싶은데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가족들이 깰 생각을 하니 그렇게 마음에</div> <div>들지 않는다. 밖에 나가서 먹자니 돈도 아깝고 나가기도 귀찮고. 그런데 이것들이 모두다 낯설게 다가온다.</div> <div> </div> <div>지나온 시간 오늘 낮에 메밀막국수를 먹던 그 순간마저 먼 과거의 꿈처럼 느껴진다.</div> <div>그래서 참으로 이상한 밤이다. 어쩌면 낮이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은, 그래도 괜찮을 것 같은 밤이다.</div> <div> </div> <div>그래서 유서를 좀 써보려고 했다. 헌데,</div> <div>유서란 모름지기 내 마지막 삶의 벼랑끝에 선 진실들을 까발리는 것이기에</div> <div>첨삭같은것이 없어야 하고 일필휘지 하여야 한다. 그런데 지금 유서를 쓰려다 보니 하고싶은 이야기들을</div> <div>수정하고 고뇌할 생각을 하니 아직은 유서를 쓸 때가 아니구나 싶어 종이와 펜을 다시 집어넣었다.</div> <div> </div> <div>내 자살의 기준은 유서를 일필휘지 할 수 있는가에 있다. 참으로 괴랄한 기준이다.F</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모르겠다. 술도 마시지 않았는데 단락도 이어지지 않고 그냥 진짜 하고싶은말 죄다 써놓은것에 불과하다.</div> <div>이게 그 조현병인가 뭔가 그건가 싶기도 하고. 만약 그런거라면 당장 내일이라도 병원에 가봐야 할텐데.</div> <div>돈이 없어서 큰일이다. 아 일없는건 괜찮음.</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