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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data_1862710
    작성자 : 현장노동자
    추천 : 4
    조회수 : 1355
    IP : 125.177.***.105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0/05/10 04:28:43
    http://todayhumor.com/?humordata_1862710 모바일
    비가온다. 나는 낙수와 함께 멀고 먼 아래로 눈을 감고 떨어진다.SSul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게 있다면,</div> <div>다른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사랑 아니면 우정 뭐 그런</div> <div>아주 보편타당한 단어들, 어제 뜬 태양이 오늘도 그렇게</div> <div>떠 있다던지, 어느날 내렸던 비가 오늘 또 내리고 있다던지.</div> <div> </div> <div>그런것들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기에 우리는</div> <div>늘 소중함을 잊고 산다라던지. 그래, 이 문장도 영원히 변하지</div> <div>않지. '리더스 다이제스트' 나 '좋은생각' 같은 책에 나오는</div> <div>틀에박힌 문장들이니까.</div> <div> </div> <div>아.</div> <div> </div> <div> </div> <div>그렇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게 있어. 변하지 않는건 그런</div> <div>실체없는 것들 뿐만이 아니야. 예를들면 나라는 인간이 있지.</div> <div>이 인간은 영원히 변하지 않아. 상처받고 이를 악물고 소주잔을</div> <div>옆에 놓는거야.</div> <div> </div> <div> </div> <div>온갖 세상의 고통, 내가 겪을 수 있는 불행한 일들이란 사실 거기서 거기다.</div> <div>4차선 대로에서 나는 3차선을 달리고 있는데 초보운전 딱지를 떼지못한</div> <div>한 자동차가 내 앞에서 비상깜빡이를 켜고 갑자기 차를 세우더니 운전석에서</div> <div>사람이 내려 뒷문을 열고 물건을 꺼내는 상황을 겪었는데, 나는 신경질적으로</div> <div>클락션을 울렸고-이거, 내가 그냥 넘어가면 4대 성인 반열에도 들 수 있지 않을까?-</div> <div>그사람은 당연하다는 듯 나에게 다른 차선으로 가라며 손짓하는 그런 사소한</div> <div>불행들.</div> <div> </div> <div>항상 그랬다.</div> <div>신호는 내 앞에서만 멈추고 좋은 음식을 먹을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면 그날은</div> <div>일이 끝나지 않고, 난 그냥 건담을 좀 집에서 만들면서 쉬고싶었을 뿐인데</div> <div>원청사장은 또 날 불러내 술을 먹이고, 어느 햇살이 좋았던 오전에 나는 그냥</div> <div>건담베이스에 가고 싶었을 뿐인데 전날 비가 와서 흙이 좋아졌으니 밭에 비닐을</div> <div>다시 씌우러 가야 하는 상황이 온다던지.</div> <div> </div> <div>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까, 돈을 버니까 휴일에 그런 일 하는 것 쯤은</div> <div>괜찮다고 말할 사람들이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그 염병할 상추를 안먹는다던가</div> <div>돈을 좀 덜벌어도 좋으니까 나는 그냥 쉬는날에는 아무 연락도 받지 않고</div> <div>아무 제약도 받지 않고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하면서 살 수는 없을까?</div> <div> </div> <div>사실 그렇게 큰 불행은 아니다. 뭐... 내 앞에서만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고, 뭘 좀 하려고<br>계획을 잡아놓으면 그날은 여지없이 아홉시 열시에 집에 들어가는 날이 되어버리고,</div> <div>간신히 돌아온 휴일에 나는 하고싶은 것을 하지 못하고 갑자기 벌어진 다른 일들을</div> <div>해야만 하는 신세. 그렇게 큰 불행은 아니야 하지만,</div> <div> </div> <div>난 최근 1년 넘게 그 굴레속에 갇혀있었고 이쯤되면 내가 분노해도 될만하지 않나 싶어.</div> <div> </div> <div> </div> <div>사실 이 글을 다 쓰고, 잠깐 앉아있다가 나는 또 일을 하러 나가야 한다.</div> <div>어제 마저 다 하지 못한 일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월요일날 하고싶은데 그게...</div> <div>월요일은 어떤 일이 있을 지 모르니까 토요일날 벌려놓았던 일은 다 끝내놔야 한다.</div> <div> </div> <div>진심으로 그냥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다.</div> <div> </div> <div>굳이 어버이날에 가족식사 약속을 잡아놨는데 그 말을 뻔히 듣고도 안해도 될 일감을 던져준</div> <div>그새끼도, 비오는날 굳이 사람을 불러 하기싫은 일을 나에게 토스해버린 그놈도.</div> <div>3차선 한가운데 달리다말고 비상깜빡이 켜고 서서 자기 할일 하던 그사람도, 굳이 오늘 출근해야</div> <div>하는 상황을 만든 사람까지도 그냥 싹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어.</div> <div>이유가 뭐냐고 물으면, 너네가 내 비오는 휴일을 다 가져가버렸어. 휴일인데, 비가왔는데,</div> <div>빗소리는 좋고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저 먼 산을 바라보면</div> <div>구름떼가 우웅 우웅 하며 산허리를 감싸안는걸 볼 수 있었는데.</div> <div> </div> <div>그걸 너네가 다 빼앗아가버렸어.</div> <div>난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아.</div> <div>그러니까 너네가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어.</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글쎄 말은 그렇게 해도</div> <div>사실 제일 죽고싶은건 나다.</div> <div>원망해도 바뀌는 건 없고, 욕을 하고 윽박을 질러도 돌아오는건 없다.</div> <div>하루에 열네시간씩 일하는데, 일주일에 하루쯤 쉬고싶다고 하는게 그게,</div> <div>그렇게 받아들이기 힘든 일인가 싶다. 남들은 꽃놀이 아니면 뭐 그런 비슷한</div> <div>것들을 하고 다닌다는데 난 그들 틈바구니에 섞여 별을 보며 일을 나갔다가</div> <div>별을 보며 퇴근한다. 그러니까 내 말은</div> <div> </div> <div> </div> <div>제발 하루만이라도 아무 방해받지 않고 좀 쉬고싶다.</div> <div>쉬고싶다라는 생각을 하니까, 나도 모르게 물건을 집어던지고 다 때려부수고 싶다.</div> <div>너네는 도대체 나를 왜 이렇게 괴롭히지 못해 안달이야?</div> <div> </div> <div>좋은 곳에 놀러가려고 한 날은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그날만큼은 꼭</div> <div>내가 해야만 하는 많은 일들이 생기고, 어쩌다 한가해진 날에는 그 때 가지못한</div> <div>좋은곳에 가야지 라고 다짐하자마자 거래처들이 불러내 꼭 술을 먹자고 한다.</div> <div>낮부터, 그래 낮부터.</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나는 휴일 어느날,</div> <div>귀중하게 얻은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홍대에 토핑이 잔뜩 올라간 카레를 먹으러</div> <div>갔다가, 하비팩토리에서 피규어와 건담을 사고 다 쓴 메탈릭 블랙 도료를 사려고</div> <div>했어. 다녀오는 길에 고양이카페에 들러 고양이를 무릎에 놓고 커피를 마시고</div> <div>연남동을 걷다가 택시를 타고 집에 오려고 했어.</div> <div> </div> <div> </div> <div>토핑이 잔뜩 올라간 카레집은 그날 휴일이였고, 하비팩토리에는 못생긴 자쿠캐논과</div> <div>내가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HG만 잔뜩있었어. 알고보니까 하비팩토리 홍대점은</div> <div>곧 영업종료를 눈앞에 두고 있어서 새 물건을 들여오지 않기로 했던 모양이야.</div> <div>간신히 메탈릭도료 몇개와 먹선용 회색먹을 샀어. 궁여지책으로 라멘집이라도 가려고</div> <div>했는데 라멘집은 또 공사중이였고. 고양이카페는 어디있는지도 까먹어서 홍대만</div> <div>빙빙 돌다 집으로 왔는데,</div> <div> </div> <div>회색먹조차도 불량이라 붓이 안들어있었어.</div> <div> </div> <div>이쯤되면 아</div> <div> </div> <div> </div> <div>그냥 넌 행복하지 말라고 누가 뒤에서 자꾸 등떠밀면서 나 괴롭히는것 같아.</div> <div>너무 욕하고 싶다. 그냥 다 죽여버리고 나도 죽어버렸으면 좋겠어.</div> <div>내가 행복한게 싫은가봐 사람들은, 그래서 내가 가는 곳에 일부러 내가</div> <div>싫어하는 것들을 잔뜩 깔아두고 넌 여기서 벗어나지 말라고 비웃는것 같아.</div> <div>내가 엄청난 보물이나 돈을 가지지 못해서 불행하다고 하는게 아니잖아.</div> <div> </div> <div>난 그냥, 좀, 산책을 하고 마음에 드는 건담을 사고 예쁜 음식을 먹고싶었을 뿐이야.</div> <div>젠장 그냥 좀. 그날은 인스타도 엉망이였고 집에 오자마자 또 밭에가야 했다고.</div> <div>내 뜻대로 된 날이 한번도 없어. 모두가 잠든 새벽에 이렇게 글을 쓰는 이 조용한</div> <div>순간이 지나가면 나에겐 또 내가 마주치고싶지 않은 수많은 일들이 나를 괴롭힐거야.</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하고싶은 이야기가 끝나고 나는 다시 빗소리를 들어.</div> <div>배수관을 타고 내려가는 저 빗물소리가 영원히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어.</div> <div>계속 비가 내렸으면 좋겠어. 토핑이 올라간 카레집은 이번엔 안닫았으면</div> <div>좋겠어. 건담샵에는 내가 갖고싶은 아스트레이 턴레드와 퍼펙트지옹이 있으면 좋겠어.</div> <div>이번엔 고양이카페를 찾을 수 있을거야. 도지마롤은 유행이 지나서, 이젠 안나오려나?</div> <div>파는데가 없던가?</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염병 ㅋㅋ 뭔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어. 이거 다쓰면 또 출근해야되는데 ㅋㅋ</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죽어야만 이 지겨운 일들 끝나려나.</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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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5/10 04:33:23  172.88.***.4  결제확인  484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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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20/05/10 09:54:24  122.44.***.109  fishCutlet  218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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