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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식당노동자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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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 : 247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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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data_1831708
    작성자 : 현장노동자
    추천 : 12
    조회수 : 2283
    IP : 125.177.***.105
    댓글 : 34개
    등록시간 : 2019/09/10 07:29:09
    http://todayhumor.com/?humordata_1831708 모바일
    비와서 기분좋은 날.Soooooooo HAPPY
    <div> </div> <div> </div> <div> </div> <div>1.</div> <div> </div> <div>나는 새벽잠이 없는 편이다.</div> <div>아무리 늦게 자도 새벽 네시 반이면 칼기상을 하곤 한다.</div> <div>문제는 그게 휴일에도 적용이 된다는 것인데...</div> <div> </div> <div> </div> <div>나는 새벽에 문자 한통을 받았다.</div> <div> </div> <div> </div> <div>- 오늘 비가 많이 온다. 집에 있어라.</div> <div> </div> <div> </div> <div>이게 웬 떡이람.</div> <div>한껏 들뜬 나는 좋아하는 모자를 쓰고 바람막이를 입은 채 우산을 들고</div> <div>편의점으로 향했다. 은근한 지갑의 무게가 좋고 종아리와 발목을 때리는</div> <div>빗물이 좋아. 새로 산 휴대폰이 들어있는 주머니는 축 쳐졌는데 그게</div> <div>허벅지를 때리는게 좋아.</div> <div> </div> <div>클래지콰이의 after love를 흥얼거리며 빗소리가 우산을 때리는 소리가 좋고</div> <div>빗물이 미끌려내리는 풀잎들이 예쁘다. 비를 피하고 있는 길고양이는 없을까</div> <div>비가 내리는 도로에 낮게 깔린 빗물에 점멸등이 반사되어 비추고 아직 해가</div> <div>뜨지 않은 도로에는 지척지척 소리를 내며 출근길을 재촉하는 사람들이</div> <div>간혹 보인다.</div> <div> </div> <div>편의점에 들어서자 에어컨을 끈지 얼마 안된 듯 약한 냉기가 맴돈다.</div> <div>나는 핫도그와 콜라. 얼음컵 세 개를 사서 계산대 위에 올려놓았다.</div> <div>사실 내가 먹을 거라면 두 개만 사도 괜찮다.</div> <div>어머니는 얼마전부터 내가 사 놓은 음식들을 자주 먹고 싶어 하는데</div> <div>내 눈치를 본다. 누가 먹던 상관은 없는데 그게 신경이 쓰이시는 모양이다.</div> <div> </div> <div>아니 솔직히 말하면 내 음식에 누가 손대는게 싫어.</div> <div> </div> <div>이렇게 말하면 불효막심하고, 언제나 너에게 먹을것을 양보해주시던</div> <div>어린시절 어머니를 떠올린다면 그럴 수 없을것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div> <div>있겠지만 몰라. 엄마는 옛날부터 뺏어먹었어. 진짜야.</div> <div> </div> <div>아무튼 그런 이유로 얼음컵 세 개를 산 것이다. 두개는 내것. 하나는 어머니 것.</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2.</div> <div> </div> <div> </div> <div>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온 몸을 지배했던것이 불과 1년전이다.</div> <div>나는 그 때, 보증금 백만원 월세 이십오만원짜리 집에 살았다.</div> <div>5년이 넘은 컴퓨터는 가끔 블루스크린을 띄우거나 괴상한 소리를 내며 멈추기 일쑤였고</div> <div>최초 슈퍼플라워 파워를 달았던 컴퓨터는 파워가 나간 이후로 울며 겨자먹기로 저가</div> <div>파워를 달아 근근히 연명해가며 썼다.</div> <div> </div> <div>모든것이 좋지 않고, 힘든 시기였다.</div> <div>당시 나는 게임하던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아무문제 없이 지내고 있는 것 처럼 포장해</div> <div>이야기하곤 했다.</div> <div> </div> <div>글쎄.</div> <div>월급은 받자마자 없는 수준에 나는 항상 슬리퍼를 끌고 다니며 컴퓨터마저 꺼지고</div> <div>휴대폰 요금마저 내지못해 도둑와이파이를 써가면서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동네를 배회하곤</div> <div>했다. 아 젠장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엄청 비참하잖아. 나 대체 어떻게 산거야 그때.</div> <div> </div> <div>이건 정말, 믿기도 힘들고 생각하고싶지도 않은 일이지만 한번은 헤진 옷 대신</div> <div>새 옷을 살 돈이 없어서 동네 의류함을 뒤져 적당한걸 찾아 빨아 입은 적도 있다.</div> <div> </div> <div>나는 그 때 내가 처한 상황이 모두에게 알려지는 것이 꺼려졌다.</div> <div>그래서 나의 생활을 아주 즐겁게 포장해 글을 쓰는 것에 열을 올리곤 했다.</div> <div>그 글을 쓸 때의 나는 아주 무표정한 얼굴로 담배를 문 채 씨발을 입에 달고 글을 쓰곤 했다.</div> <div>나는 세상의 모든것이 미웠다.</div> <div> </div> <div> </div> <div>이사하던 날, 나는 남은 모든걸 털어 화물차를 하시는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하려 했다.</div> <div>아버지는 너 알아서 올라와라 하고 전화를 끊었고, 나는 그 모든것을 박스로 포장해</div> <div>회사 동생의 차를 빌려 우체국 택배로 집으로 보냈다.</div> <div>택배 비용은 어떻게 댔냐면, 로또 4등 된 돈으로 해결했다.</div> <div> </div> <div>"행님 욕보셨소. 올라가가는 좀 이래살지 마소. 보는 내가 다 맘이 아리네."</div> <div> </div> <div>"그래. 연락하고 지내자. 내 간다. 가라."</div> <div> </div> <div> </div> <div>그리고 그 동생이 지금은 내가 다니는 직장 동료가 되었다.</div> <div>이 질긴새끼.</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모든 짐을 다 보내고 남은 것을 정리해야 하는데, 나는 처음부터 컴퓨터를 버릴 생각이였기에</div> <div>그것만큼은 포장하지 않고 냅두고 있었다. 그 외에 정리하지 않은 쓰레기들과 이불 옷가지</div> <div>같은 것들은 모두 재활용으로 버리거나 쓰레기봉투에 버릴 생각이였기에 지갑을 다 털어</div> <div>백리터짜리 쓰레기봉투를 사고 대형폐기물 스티커를 몇 개 신청했다.</div> <div> </div> <div>컴퓨터는 마지막까지 코드를 뽑지 않았다. 정리를 하며, 컴퓨터를 하다 반복하는데</div> <div> </div> <div>'아. 컴퓨터좀 하다 내일 오후에나 올라가야겠다'</div> <div> </div> <div>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거짓말처럼 컴퓨터에 블루스크린이 뜬 뒤로 더 이상 컴퓨터는 켜지지</div> <div>않았다. 기막히고도 우연한 타이밍? 끝? 종말?</div> <div> </div> <div>컴퓨터가 왜 꺼졌나는 물음을 가지지 않았다. 나는 신기하게도 컴퓨터 코드를 뽑고,</div> <div>재활용 쓰레기장에 그것을 내 놓았다. 그날은 비가 아주 많이 내리는 날이였다.</div> <div>푸르고 검은 그 새벽에 먼곳에서부터 뿌려지는 비를 맞으며 재활용장에 컴퓨터를 내놓고</div> <div>나는 우산을 쓴 채 담배를 피우며 아주 낮게 읊조렸다.</div> <div> </div> <div>"가. 너도 싫고 이 동네도 싫어. 고맙긴 하지만 싫어. 미안해."</div> <div> </div> <div>나는 그 때 왠지 주저앉아 담배를 피우며 울었다.</div> <div> </div> <div>새벽 네 시쯤 넘은 시각에 나는 베낭 하나와 쇼핑백 두 개를 들고 '월세'집을 나섰다.</div> <div>이제 내 집이 아니니까. 비밀번호를 초기화 하는 것을 끝으로 아주 깔끔해진 빈 방을 보며</div> <div>나는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그래도 그동안 고마웠어." 나는 집을 나와 첫차를 기다리며</div> <div>샌드위치를 먹고 마지막으로 그 동네를 한번 둘러봤다.</div> <div> </div> <div> </div> <div>나는 정신을 차려보니 집에 와 있었다. 집에 온 뒤로도, 나는 며칠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div> <div>잠을 자거나 간만에 온 동네를 둘러보거나 구석에 숨어 담배를 피우거나</div> <div>집앞에 버거킹과 서브웨이가 있다는 문명사회에 감탄하며 지냈다.</div> <div> </div> <div> </div> <div>그리고 며칠뒤에 재취직했다. 그게 지금의 이 회사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3.</div> <div> </div> <div>글쎄 지금은 어떠냐고 한다면</div> <div>일단 금전사정이라는게 굉장히 좋아졌다.</div> <div>정말 불과 1년전에 거지처럼 지냈던게 꿈처럼 느껴질 정도다.</div> <div>미친듯이 일만 하면 돈이 마법처럼 생겨나는 이 직장에서는 가능한 일이였다.</div> <div>그래서 계속 일만 했는데 일한지 한달가량 되었을 때 월급명세서를 받고 나는</div> <div>말도안되는 금액이 찍힌 통장을 몇번이고 확인했다. 처음에는 보이스피싱인줄 알았다.</div> <div> </div> <div>한동안은 일만하고 시간이 없으니(지금도 없긴 하다만) 비싼 물건들을 마구 샀다.</div> <div>사고싶던 수냉킷이 달린 총액 삼백을 약간 밑도는 컴퓨터와 무선 헤드셋 피규어 만화책</div> <div>브로마이드 같은 것들. 그러고도 술을 마시거나 차를 빌려 짬날때마다 놀러다니고</div> <div>그러고도 열 두 광주리가 남았다고 한다.</div> <div> </div> <div>한 두어달 그렇게 살다 이제는 저축을 열심히 하고 있다.</div> <div>나는 요리를 잘 하니까, 언젠가 돈을 아주 많이 모아 볶음밥을 잘 하는 식당을 차리고싶다.</div> <div>결혼은 잘 모르겠다. 저번에도 이야기했지만 그 상대방 입장이라는것도 있으니까.</div> <div> </div> <div> </div> <div>안좋아진점이라고 한다면 집과의 관계다.</div> <div>나는 부모님이 그런 분들이 아니라고 생각했다.</div> <div>내가 돈을 많이 버는 달은 부모님이 이런저런 이유를 이야기하곤 했는데</div> <div>그때마다 나는 백만원 이백만원씩 돈을 드리곤 했다.</div> <div>아. 지금은 안준다. 안줄거야. 이거 다 내꺼임 ㅋ</div> <div>그래서 관계가 굉장히 안좋다.</div> <div> </div> <div>또 하나 안좋아진점이라고 한다면</div> <div>하루 열다섯시간에 가까운 살인적인 노동량으로 인해 체중감소와</div> <div>지속적 알콜섭취가 없으면 버티지 못하는 몸이 되어버렸다.</div> <div>물론 쉬는날은... 그래. 오늘같은날 쉬니까 됐다.</div> <div> </div> <div>그 외에도 언급하지 못하는 정신적인 피폐함과 빈곤해진 감성같은 것들.</div> <div>그렇지만 솔직히 말하면 돈이 그걸 다 커버쳐준다. 개좋아. 완전사랑해.</div> <div>물론 이건 다 내꺼니까 난 기부같은거 안하고 살거다.</div> <div>나는 이기적인 인간이라 나 하나만 잘살면 끝이다.</div> <div>하하! 어디 덤벼보시지!</div> <div> </div> <div>아디다스 티셔츠와 바지, 나이키 신발과 모자를 살 수 있는 자유는 굉장히</div> <div>소중한 것이다. 그래서 그걸 잃지 않기 위해 입으로는 욕을 하고 정신적으로는</div> <div>괴랄해져가는데도 돈 버는것을 포기할 수 없다. 이러다 죽어도 좋아.</div> <div>난 그래도 돈이 더 좋아. 라면살돈이 없어서 십원짜리 모아서 눈치보며</div> <div>편의점에서 계산하던 그날로 돌아가고 싶진 않아. 죽어도.</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4.</div> <div> </div> <div>오늘은 비가오고 쉬는날이고, 그래서 기분이 좋아요.</div> <div>항상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진지하게 고민해주시는 여러분들을 사랑... 아니...</div> <div>그냥... 사.... ...아니 그냥 좋아해요...</div> <div> </div> <div>내가 힘들어 죽을 때마다 여러분들의 말이 없었으면 저는 진짜로 죽었을거에요.</div> <div>따스한 세상에 여러분들이 있어서 고맙습니다. 진짜로 잘 살거에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번외)</div> <div> </div> <div>일요일날 동생 내외와 할머니 산소에 갔던 아버지에게서 전화가 왔다.</div> <div> </div> <div>"야! 일하냐?"</div> <div> </div> <div>"네"</div> <div> </div> <div>"우린 지금 할머니 산소 갔다가 추어탕 먹으러 왔는데?"</div> <div> </div> <div>"그래서요"</div> <div> </div> <div>"아니 너 저녁까지 일하는데 우린 맛있는거 먹는다고."</div> <div> </div> <div>"바빠요 끊어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게 내가 전세대출을 고려하는 이유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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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저녁 일하는 사람 두명이 빵꾸가 났지. [2] Re식당노동자 24/05/01 09:34 55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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