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 </div> <div>그래도 전 직장은 인간성이라는게 있었다.</div> <div>말이 안되는 이야기를 하면 '마 그게 뭔데 재밌나 닌 그게' 하는 정도의 딴죽과</div> <div>재미없다고 짜증내기도 하는 그런 인간성.</div> <div> </div> <div>사실 서울 올라와 하게 된 이 일터에서의 사람들도 처음에는 하하 하고 웃어주다가</div> <div>이제는 짜증나니까 죽여버리기전에 그 입을 다물라 이를 부득부득 간다.</div> <div>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사 3개월차 내 신체 한군데 어디가 망실되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는 건</div> <div>온전히 사장때문이다.</div> <div> </div> <div>나와 한살 차이가 나는 사장은 그 닿을 듯 말듯 한 간극으로 인해 그냥 형동생 하는 수준으로</div> <div>지내는 중이다. 다른 직원 한명도 나와 한살 차이다. 그러니까, 둘은 그냥 친구고 난 직원이다.</div> <div>아래로 열살 터울의 막내가 있는데 페이스를 보면 글쎄요.</div> <div> </div> <div>아무튼 우리 사장은 인간성이 없다. 인간성을 오래전에 버렸다.</div> <div>내가 말하는 인간성이란, 개그에 대한 인간성이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형 그거 알아요? 들깨칼국수 먹으면 술이 들깨."</div> <div> </div> <div>"밥먹는데 웃기지좀 마라."(실제로 코로 면발이 튀어나옴)</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형 아이유 아직 덜커서 어른유 되려면 십년 남은거 알아요?"</div> <div> </div> <div>"그래서 아이유가 아이폰 쓰잖아. 어른되면 어른폰 쓸걸?"</div> <div> </div> <div>(듣고있던 사장 친구)"너넨 진짜 그딴말좀 안하면 안되냐?"</div> <div> </div> <div> </div> <div>솔직히 말해서 난 재미있다.</div> <div>아무튼 한번은 거래처 중 성남에 고기동이라는 곳이 있다. 행정구역명이 고기동이다.</div> <div>거래처 가기 전 우리는 모두 모여 난로를 때우며 카드 일시불 정책에 관한 쓸데없는</div> <div>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마침 시간이 다 되어 막내가 일어나며 "형님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div> <div>하자 나는 아무생각 없이 "어. 고기동가냐? 그 옆에 야채동가서 올때 고기랑 야채좀 사와라"</div> <div>라고 했다.</div> <div> </div> <div>그러자 사장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문을 열고 나갔다.</div> <div>십 초정도 있다가 돌아온 사장이 의자에 돌아앉더니 "아 씨팔..." 하면서 욕을 한다.</div> <div>아무리 사장이라도 그건 너무 재미없었나 싶어서 "형 욕할정도로 재미없었나요." 라고 물었다.</div> <div>사장은 어깨를 들썩거리며 고개를 숙인 채 흐느끼는 목소리로 대답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아 씨... 자존심상해... 개재밌어 씨펄..."</div> <div> </div> <div>옆에서 가만히 듣고있던 형이 다리를 꼬고 앉아있다가 중얼거렸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게 뭐라고 웃기냐 나도..."</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