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에 닭갈비를 먹다 생각나서 씀.
여자친구는 치킨 다리와 날개를 참 좋아 했음.
특히 다리를 더 좋아 했던것 같음.
같이 치킨을 먹으면 여자친구가 다리를 두개 다 먹고 난 어쩌다 운 좋으면 날개 하나 정도 집어 먹을 수 있었음.
여튼. 항상 치킨이 나오면 내 손은 자연스레 퍽퍽살로 향하고 다리를 맛있게 뜯어 먹는 그녀를 보며 나도 즐거웠던것 같음.
거참.. 한번 먹어보라 소리도 없이 잘도 먹었음..
시간이 흘러 여자친구는 와이프가 되고 결혼 후 처음 처가집에 간날 장모님께서 닭백숙을 해주셔음.
닭다리를 크게 쭉 찢으시며.. "조서방 이것도 좀 먹게." 하며 큰 닭다리 하나를 내 밥그릇 위에 턱 하니 올려 놓으셨음.
그러자 내 와이프는... "엄마! 조서방은 이런거 안먹어! 퍽퍽살 좋아해!!"
난 와이프 귀에 대고 속삭였음. "나도 닭다리 먹을 줄 알거든? 좀 가만 있어."
그러자 와이프는 큰 소리로.. "괜찮아! 우리집에선 안먹고 싶으면 안먹고 싶다고 얘기 해도 되!!"
난 다시 얘기 했음. "나도 닭다리 좋아하니까 좀 조용히 해."
아.. 어떻게 끝내지? ㅋㅋ
지금은 치킨 한마리론 턱도 없고 두마리 시켜서 다리 두개는 34개월 아들놈이, 하나는 와이프가 하나는 내가 겨우 겨우 먹고 있음. 아들이 배고픈 날은 내 닭다린 역시 없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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