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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data_1773217
    작성자 : 그냥노동자
    추천 : 6
    조회수 : 1253
    IP : 125.177.***.105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8/09/26 01:48:43
    http://todayhumor.com/?humordata_1773217 모바일
    잠이 안와서 써보는 이야기들 (5).SSul
    <div> </div> <div> </div> <div> </div> <div>1.</div> <div> </div> <div>명절을 맞아 올라온 집에서 며칠을 보내고, 굉장히 좋지 못한 최악의 명절을 겪은 후</div> <div>술을 마시고, 홍대에서부터 택시를 타고 돌아온 길에 나는 일부러 말했다.</div> <div> </div> <div>"별빛마을 8단지 말고요. 9단지 근린공원 입구에서 세워주세요."</div> <div> </div> <div>원래 행선지와는 다른 나의 요구에 기사는 조금 의아해 했으나 곧 별로 물어보지 않고</div> <div>알겠다고 한 뒤 나를 그곳에 세워주었다.</div> <div> </div> <div>나는 근린공원 입구에 내려 중고등학교때에 근처 보습학원이며 수학학원에서 집에가던</div> <div>나날을 떠올리고, 가끔 무서운 형들을 만나 고초를 겪은 일이라던가 이소라의 음악도시를 들으며</div> <div>고래와 함께 하늘바다를 헤엄치던 추억 등을 떠올렸다.</div> <div> </div> <div>그러고보면 이소라는 참 웃음이 많았다. 한번 웃음이 터지면 자신도 웃음을 주체하지 못하고</div> <div>웃어댔는데 나는 그 웃음이 참 좋았다.</div> <div> </div> <div>나는 집까지 가는 길에 내가 처음 운전연습을 했던 길과 매일 아침 마지못해 학교가던 길들을 걸었다.</div> <div>보험 외판원에게 잡혀 어린 내가 부모님을 통해 보험을 들라고 강매당할뻔했던 관리사무소 앞을 지나쳤고</div> <div>나름 나를 좋아한다고 착각했던 여자아이에게 고백했다 망신당한 그 가로수길도 온전히 보았다.</div> <div> </div> <div>혹은 그보다 더 전에, 나도 다른 아이들처럼 아파트에 산다는 기쁨에 들떠 맥없이 걸었던 계단과 이제는</div> <div>없는 모래바닥에서 땅을파며 놀았던 그 놀이터를 지났다가 우리들만의 아지트라며 쓰레기통같은걸로</div> <div>만들었던 자리에는 이제 없는 자동음식물 분쇄기등이 있는걸 보며,</div> <div> </div> <div>응 하고 고개를 끄덕거렸다.</div> <div> </div> <div>반가워. 고마웠어. 자주 못 볼 도시풍경아. 내 추억아.</div> <div>그치만 너 좀 심했어.</div> <div>실은 너에 대해 좋은 추억만 있는 건 아냐.</div> <div>나는 때로 무섭고 아픈 기억에 높다랗게 서 있는 아파트를 보며 마치 그곳이 가면 안될 곳 처럼 느껴지던</div> <div>적도 있었지만 백번 양보해서 말하길 그정도는 누구나 겪었던 일이라고 생각하니까.</div> <div>심했다고 한 말도 미안해. 하지만 다시 보기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2.</div> <div> </div> <div>원래 집에서 정착하려 했다.</div> <div>그런데 지금 집주인에겐 좀 미안하지만 계약 종료가 아니라 연장을 해야 할 것 같다.</div> <div>앞으로 3년? 4년? 아니면 그보다 좀 더 오래.</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3.</div> <div> </div> <div>엄마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무신경한 사람이였고</div> <div>아버지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사람이였다.</div> <div>나는 동생이 생각보다 일찍 결혼해 평범한 삶을 살게 된 것에 대해 아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div> <div> </div> <div> </div> <div>4.</div> <div> </div> <div>나는 뒷짐을 지고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소쩍새 소리를 벗삼아 눈을 감다가</div> <div>잠깐 눈을 떴다가 가끔은 내 옆에 누군가 있어도 좋고, 없더라도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바라보며</div> <div>집에 가다 나이스마트에 들러 돼지고기와 파를 사다 맛있는 제육볶음을 해 먹고 베토벤 크로이처 9악장에</div> <div>빠진채 음악을 듣다 말로의 블루스 인 더 나이트를 듣고 다가오는 다음주에 대한 원망과 함께</div> <div>조용히 일을 하다 조용히 퇴근하고 뭐 그런종류의 삶을 즐겨도 괜찮을 것 같다.</div> <div> </div> <div> </div> <div>5.</div> <div> </div> <div>공공연하게 할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 글을 업로드하다 말고 미완성으로 남긴 채</div> <div>집값이 떨어지는 것은 그렇다치고 내가 20층 아래로 떨어져 죽어도 별로 문제는 없을 것 같다.</div> <div>빚이 한 200만원 쯤 있는데 그거야 보험금에서 대충 만까이 될 거고 어차피 누구에게든 실망만 안겨줄</div> <div>삶이라면 빨리 정리하고 다음생을 노리던지 영원히 우주를 여행하는 그런 정도의 삶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div> <div> </div> <div>내가 죽음을 쉽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살아있어봐야 별로 도움이 되는 존재는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div> <div>혹자는 때로, 쓸모없는 인간이 없다고 할 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좀 다르다.</div> <div>어차피 도움이 못되는 인간이라면 특히 나라면, 민폐만 끼쳐봐야 별로 도움이 안되는 사람이라면.</div> <div>차라리 없어져주는게 장기적인 집값변동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정리하는것도 나쁘지는 않겠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6.</div> <div> </div> <div>누군가 날 안아주며 괜찮다고 해 줬으면 좋겠다.</div> <div>그런데 그것은 아주 공허한 울림에 불과하다.</div> <div>아버지의 말을 인용하자면,</div> <div> </div> <div>'힘들다고 생각하고 결과를 못만들어 내는 건 다 게으름이고 약한놈들이나 하는 말' 이기 때문이다.</div> <div>나는 직장생활을 하며 때로 찾아오는 그리움과 향수병에 몸서리쳤음에도 불구하고</div> <div>그건 아무것도 아닌 일들에 불과했다.</div> <div> </div> <div>그래서 누가 날 안아줬으면 좋겠다고 하는 말은, 그냥 아무것도 아닌 말인데..</div> <div> </div> <div> </div> <div>아.</div> <div> </div> <div>누가 안아줬으면 좋겠다.</div> <div>성적인 의미가 아니라 진짜로.</div> <div>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별 필요는 없겠다</div> <div>일단은 진지하게 20층 아래로 뛰어내리는 것을 고려해본 다음에 생각할 문제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7.</div> <div> </div> <div>실은 그럴 생각은 없다.</div> <div>없나?</div> <div>아니아니. 진짜로.</div> <div>나 정말 고민중이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8.</div> <div> </div> <div>용기를 내어 내가 혼자 살며 겪었던 힘들었던 일들에 관한 것을 가족에게 위로받고자 말을 꺼낸 자리에서 아버지는</div> <div>시험 합격도 못한 돌대가리가 뻔히 당하는 일이 그딴것들 뿐이라고 했다.</div> <div>아 씹 생각해보니까 또 빡치네.</div> <div> </div> <div> </div> <div>9.</div> <div> </div> <div>생각해보니까, 자살은 둘째치고 그냥 혼자 살아야겠다.</div> <div>못참겠다.</div> <div> </div> <div> </div> <div>10.</div> <div> </div> <div>그래도 여러분은 행복하세요, 진심이에요.</div>
    출처 나좀 도와줘요 제발 죽고싶으니까.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8/09/26 02:20:41  211.105.***.191  월급도적단  631826
    [2] 2018/09/26 02:23:07  121.130.***.52  집으로가자  561967
    [3] 2018/09/26 08:29:01  157.95.***.187  다운엔젤  122206
    [4] 2018/09/26 12:20:11  211.208.***.32  Or1010  767025
    [5] 2018/09/26 20:33:38  117.111.***.89  눈물한방울  598824
    [6] 2018/09/27 01:54:18  61.99.***.171  담아내기  4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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