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11/1383900188FBStLcyFqVk.jpg" width="600" height="800" alt="1356400743845.jpg" style="border: none" /></div><br />
물 끓이기
-정양
 
한밤중에 배가 고파서
국수나 삶으려고 물을 끓인다
끓어오를 일 너무 많아서
끓어오르는 놈만 미친 놈 되는 세상에
열받은 냄비 속 맹물은
끓어도 끓어도 넘치지 않는다
 
혈식血食을 일삼는 작고 천한 모기가
호랑이보다 구렁이보다
더 기가 막히고 열받게 한다던 다산 선생
오물수거비 받으러 오는 말단에게
신경질 부리며 부끄럽던 김수영 시인
그들이 남기고 간 세상은 아직도
끓어오르는 놈만 미쳐 보인다
열받는 사람만 쑥스럽다
 
흙탕물 튀기고 간 택시 때문에
문을 쾅쾅 여닫는 아내 때문에
‘솔’을 팔지 않는 담뱃가게 때문에
모기나 미친 개나 호랑이 때문에 저렇게
부글부글 끓어오를 수 있다면
끓어올라 넘치더라도 부끄럽지도
쑥스럽지도 않은 세상이라면
그런 세상은 참 얼마나 아름다우랴
배고픈 한밤중을 한참이나 잊어버리고
호랑이든 구렁이든 미친개든 말단이든
끝까지 끓어올라 당당하게
맘 놓고 넘치고 싶은 물이 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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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3/11/08 17:45:37 123.143.***.169 가문의혈관
108833[2] 2013/11/08 17:46:28 220.69.***.23 애인따위
249309[3] 2013/11/08 17:49:38 220.118.***.81 앵겔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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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744[7] 2013/11/08 18:09:41 59.0.***.123 슈슈깡
368513[8] 2013/11/08 21:34:32 211.44.***.170 내옆에참이슬
106525[9] 2013/11/08 23:02:46 218.239.***.225 머야몰라
384856[10] 2013/11/08 23:19:03 121.138.***.53 ~갈대임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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