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n class="userContent"><div class="text_exposed_root text_exposed">오늘 장신대 미스바 한켠에 대자보가 붙었습니다.<br /><br />아래는 대자보 본문입니다. <br /><br /> ==================================<br />주님, 당신에게 묻고 싶습니다.<span class="text_exposed_hide">...</span><span class="text_exposed_show"><br />주님, 세월호가 바다 속으로 빠져들어갈 때, 해경과 정부의 잘못된 조치로, 구해질 수 있던 수많은 생명들이 그 참혹함 속에 수장되고 있었을 때, 당신은 어디에 계셨습니까.<br />주님, 가만히 있으라는 선장의 말만 믿고서 아이들이 방안에 웅크려 있을 때, 물이 차오르는 그 공포와 불안 속에서 당신은 계셨습니까?<br />주님, 자신들이 구조될 것을 믿고, 돈과 휴대폰이 물에 젖지 않게 학생들이 비닐에 꽁꽁 싸맬 때 당신은 어디에 계셨습니까?<br />주님, 배가 침몰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죽음이 닥쳐오는 상황에서 한 여학생이 자신들을 구해달라고, 친구들을 구해달라고 기도하는 그 순간 당신은 어디에서 대체 무엇을 하고 계셨습니까?<br />주님, 살기 위해서 천장을, 문을 긁어대다가 그들의 손가락이 부러지고, 손톱이 빠지는 그 비참한 선실 내부에서 당신은 계셨습니까?<br /><br />주님, 며칠을 잠도 자지 못하고, 먹지도 못한 이들이 아이들을 살려달라며 진도대교를 걸어갈 때 당신은 어디 계셨습니까.<br />주님, 부모가 자식의 영정사진을 들고서 경찰의 발 앞에 무릎을 꿇고 울고 있을 때, 그 앞을 막아선 경찰도 울고 있을 때 당신은 어디 계셨습니까?<br />주님, 미안하다는, 죄송하다는 그 한 마디를 듣고 싶어서, 아이들의 죽음이 그렇게 매도되는 것이 너무나 가슴아파서 영정사진을 들고서 올라와야만 했던 이들이, 아스팔트 바닥에 주저앉아 밤을 지새울 때 당신은 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셨습니까?<br />주님, 시체가 건져 올려졌을 때 실종자 가족은 유가족인 된 이들에게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넨다고 합니다. 주님, 이 참혹한 현실 앞에서, 이 비통함 앞에서 당신은 어디에 있습니까?<br /><br />주님, 광화문에서 국화를 들고 행진하던 시민들이 경찰에 의해서 연행될 때, 항의하던 시민들도 함께 연행되고, 길을 지나던 시민까지 연행하려 한 그 순간에 당신은 어디에 계셨습니까?<br />대체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br />우리가 버릇처럼 이야기하던 하나님의 정의와, 하나님의 공의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br />아니요.. 주님... 우리는 어디에 있었습니까. 우리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br /><br />주님, 우리는 죄인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이웃을 바다 속으로 수장시킨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이웃이 울부짖는 그 외침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침묵하고 기도한다는 변명뒤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사람들입니다. <br /><br />주님, 우리를 용서하여 주소서.<br />주님, 우리는 살인자입니다. 돈의 종이 되고 만 교회는 이 미친 세상을 향해서 의로운 외침을 외칠 힘조차 잃어버렸습니다. 돈이 사람의 생명보다 귀하게 여겨지는 이 시대에, 우리는 당신들은 잘못되었다고, 돌이켜 하나님의 정의가 이루어지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외치는 대신, 그 시대에 함께 걸어가고 있었습니다.<br />대형교회가 우리들이 추구하는 바가 되었고, 그리스도 예수의 이름은 자신의 안녕만을 위하는 이들의 변명거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br /><br />주님, 이 세월호 사건을 통해서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자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주님,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서 우리 스스르를 돌아보고, 회개하여야 합니다. 하지만 주님, 적어도 지금은 울고 있는 이들과 함께 울게 하소서. 모든 것이 주님의 뜻이라고 함부로 우리가 결정을 내리지 않게 하소서.<br />저들의 분노를 치기어린 행동으로, 선동으로, 비신앙적인 행위로 정죄하기 이전에, 분노할 힘조차 잃어버리고, 분노할 방법조차 잊어버린 우리의 나약함을 고백하기를 원합니다.<br /><br />주님, 우리에게는 너무나 많은 구호와 교리들이 넘쳐납니다. 우리에게는 수많은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의 이름과 그들의 이야기들이 넘쳐납니다. 하지만 주님, 그러한 여유조차 허락되지 않는 이들이 있음을 우리는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구호도, 교리도, 신학도 외칠 수 없는 이 땅에서 버림받은 이들이 있음을 우리는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아니요, 교회에서 버림받은 이들이 있음을 우리는 잊어버리고 살아가려 하였습니다.<br /><br />주님, 나의 죄를 고백합니다. 나는 울고만 있을 뿐 그 무엇도 하지 않았습니다. 예수의 이름과 십자가는 내가 행동하지 않았음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되었고, 하나님의 정의는 나의 입에만 머물고, 나의 삶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br /><br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교회와 학교의 등 뒤에 숨어서 침묵하고만 있던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이제 더 이상 교리가, 신학이, 교회가 나의 변명이 되지 않게 하소서. 가만히 있으라는 저들의 이야기에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게 하소서.<br /><br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저는 슬퍼하는 이들과 함께 울지 못 하였고, 그들의 분노에 함께할 용기도 없었고, 그 분노를 넘어서서 외쳐야 할 힘도 잃어버렸습니다. 이제 우리가 일어나 외치게 하소서. 역사에 재능이 있는 이는 이 역사를 기록하여 이 세대가 잊어버리지 않게 하소서. 찬양에 재능이 있는 이는 아픈 현실을 위로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찬양을 만들어 부르게 하소서. 기도에 재능이 있는 이는 온 몸으로 기도하여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도록 하게 하소서. 투쟁에 재능이 있는 이는 거리로 뛰쳐나가 저들과 연대하게 하소서. 교육에 재능이 있는 이는 다음 세대가 정의로운 세대가 될 수 있도록 가르치게 하소서.<br /><br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우리의 고백이, 우리의 회개가 단순히 한 번의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땅의 불의한 세력들에 대항해서, 돈이 생명보다 귀하게 여겨지는 이 미친 세대를 향해서 당신들은 잘못 되었다라고 당당하게 외칠 수 있는 하나님의 음성이 되게 하소서. 선지동산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세상의 권력과 재물 앞에서 그것을 거부하고 하나님의 정의를 외칠 수 있는 선지자들이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저기를 소망하고, 그것을 우리의 삶으로 살아내는 장신대가 되게 하소서.</span></div> <div class="text_exposed_root text_exposed"><span class="text_exposed_show"></span> </div> <div class="text_exposed_root text_exposed"><span class="text_exposed_show">--------------------------------------------------------------------------------------</span></div> <div class="text_exposed_root text_exposed"><span class="text_exposed_show">기성 목사님들께서...종종 삽을 푸시긴 하지만..그래도..아직 성장하는 신학생들에겐 조금의 기대는 가져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span></div> <div> </div></span> <div><span class="userContentSecondary fcg"> </span></div>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