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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809721
    작성자 : 극피동물
    추천 : 39
    조회수 : 7715
    IP : 115.161.***.173
    댓글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12/30 13:29:25
    원글작성시간 : 2013/12/29 22:50:48
    http://todayhumor.com/?humorbest_809721 모바일
    [펌] Attract Mode 대기 화면
    1.
    폴리비우스란 게임 들어본적 있나요?

    옛날 아직 인터넷사이트라곤 자유게시판 밖에 없던 시절에 퍼져있었던 도시전설 같은 건데요.

    이 폴리비우스란 게임이 오락실에 알게 모르게 들여져 있었고, 그 내용이 백터 그래픽 기반 게임이면서 퀴즈를 섞어놓은 이상한 게임이었는데 그걸 한 애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부작용을 겪었다는 이야기에요.


    그 부작용이란거야 많지만 하나만 꼽자면, 슬픔을 느낄 수 없게 된다. 라고 그 구절만 전 딱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네요.


    그게 그저 도시전설일 뿐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요.


    전 어렸을 때 1980년대 뉴욕에 살았어요. 어머니랑 저는 Dutchess County에 South Hills Mall로 종종 놀러 다니곤 했죠. 어머니가 쇼핑을 하러 간 사이에 전 Dream Machine이란 오락실에서 기다리며 놀았지요.

    진짜 굉장한 곳이었죠. 음악이 쿵쿵 울리고, 전자총이 뿅뿅 거리고... 묘하게 생긴 아케이드 오락기들이 하나같이 주의를 끌려고 형형색색 빛나고 있었습니다.


    전 그중에서도 Skee-Ball을 제일 많이 했어요. 아 물론 닌텐도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비디오게임도 좋아했지만요. 그래도 쿠폰 1만장 모으면 주는 카세트라던가 2만5천장 모으면 주는 원격 조종 자동차 같은걸 쳐다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볼링 줄에 발이 가더라구요.

    뭐 썩 잘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허탕 치는 일도 왠만해선 없었어요.


    제가 제일 마지막으로 Dream Machine에 갓을 때에는 제 학교 친구 한 명이 같이 왔었어요. 걔 이름은 니콜라스였죠. 그 애는 저랑 흥미가 많이 겹쳤어요. 아 물론 그 땐 어려서 몰랐지만 그 당시 애들이 다 생각 하는게 비슷비슷 했죠. 그 때 유행하던 만화라던가, 장난감이라던가, 네 ‘게임’도요.

    우리가 아마 학교 첫날에 처음 만났을 거에요... 운동장에서 놀고 있었는데 그 놈이 등을 토닥 두드리면서 “안녕?” 하고 상쾌하게 인사 하더라구요.


    좀 지나서야 그 놈이 산열매를 잔뜩 따다가 내 등에다가 쳐 발라 놨단걸 알았는데, 얼룩이 지워지질 않아서 우리 부모님께서 그 애 부모님한테 셔츠 값을 물어주게 했었죠. 그거 새거 였는데... 어쨌든 그 애 인상 하나는 팍 박혔죠.

    딱 보면 알겠지만 니콜라스는 싸가지가 없었어요. 만사 이유가 있다지만 어쩌다 그 녀석과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건지 지금도 영문을 모르겠네요.


    다시 오락실로 돌아와서, 어머니가 떠나고 우리 둘만 오락실에 남겨졌는데 그녀석이 날 획 보더니 손을 쭉 내밀더군요.

    “뭐?” 제가 그녀석 손바닥을 슬쩍 살피면서 물었죠.

    “25센트. 너네 엄마가 우리 나눠 쓰라고 너한테 돈 주고 갔다고 했는데?”

    차안에 있을 때 어머니한테 받긴 했었지만 그런 말은 안했어요. 뭐 그 때야 중요한 일이니까 거짓말은 아니겠지 싶어서 반 나눠줬었죠.


    받자마자 그놈은 곧바로 사라졌죠... 전 본적도 없는 이상한 애들 무리에 슥 섞여
    들더군요.

    뭐 이미 아시겠지만 순 거짓말 이었죠. 아마 니콜라스 부모님은 셔츠까지 사줬는데 설마 우리 어머니가 친구 아들을 대려가면서 오락실 값 정도는 대야 한다고 생각했나보죠.

    돈 좀 나눠받으려면 거짓말 해도 된다고 가르치다니. 참 잘하는 짓이죠. 아 그건 둘째치고.


    그 땐 게임 한판이 25센트(300원 정도) 였어요. 믿기지가 않죠? 따져보면 삘 한 번 제대로 받으면 동전 하나만 들고도 게임을 끝판까지 다 깨거나 skee-ball로 쿠폰을 싹 긁어모을 수도 있었죠. 50센트짜리 게임도 멋지긴 했지만, 뭐 돈이 없으니 할 수 없었죠.

    그래서 그냥 굴리고 쿠폰 얻고.. 그게 다였어요.


    “야 나도 한판만” 하면서 좀 더 큰 애가 구걸했죠. 뭐 큰 쪽이라고 해도 저보단 작았지만 다른 쪼그만 녀석 보다는 머리 한통만큼 더 크더군요.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그냥 시켜주기로 했죠.

    “그래”

    그 놈이 굴렸어요.

    “아 내 동생도 시켜주면 안되냐?” 큰 녀석이 작은 애를 가리키면서 말했어요. 뭐 손해보는 느낌이긴 하지만 얘만 못하는 것도 좀 불공평하고 말이죠.

    “그래”

    동생도 굴렸지요.


    “한번 더” 큰 놈이 갑자기 내 대답도 안 듣고 지 멋대로 하나 더 굴리더군요.

    동생놈도 따라서 묻지도 않고 굴리더군요.

    그게 막판이었는데.. 이젠 돈도 없고 공도 없고.

    쿠폰 끊으러 가려고 하는데 큰 놈이 갑자기 날 한대 치더군요.

    “뭐야!”

    “나도 좀 굴렸는데 너만 가지냐?”

    “내 돈으로 했잖아?”

    그 놈이 두 장 끊고는 제가 못 쫒아오게 나머지를 바닥에 휙 던져버리고 동생이랑 같이 슥 떠나버리더군요.

    정말 짜증났어요. 또 슬펐죠. 어디서 주워먹다 온지 모를 놈들한테 은따 당하는건 정말 견디기 힘들다구요.


    그 다음엔 니콜라스를 찾아보려고 했지만 운이 나빴죠. 그 녀석도 계속 돌아다니고 있는 건지 내가 그냥 못 찾는 건지, 아니면 그 빌어먹을 놈이 내가 게임하라고 “나눠준” 동전을 들고 아이스크림 가게로 가서는 탕진해버린다던가요.

    그러다가 시끌시끌한 와중에 한 소리가 제 귀에 우연히 잡혔어요.


    꼭 노래하는거 같이 같은 구절을 반복하고 있는데 목소리가 꼭 다스베이더나 워프(Worf)같은 중후한 SF 터프가이 같았죠.

    소리를 따라가서 무척 새까만 오락기를 발견했어요. 후미진 구석에 "사무실“이라고 적힌 문 옆에 놓여 있었죠.

    그 오락기 옆면에는, 아 적어도 한 면은 이라고 해야 할까요. 구석 벽에 붙어 있었으니까요. 어쨌든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여타 오락기 같이 무지막지하게 과장된 에어브러쉬로 그린 그림이 있었죠. 거기엔 제 또래 정도로 보이는 애가 보이스카웃 복장을 입고 서있었어요. 옷은 군데군데 찢어져 있고 뭔가 비장한 표정을 하고 있었죠. 그 애는 이상한 석궁을 들고 있고 뒷배경엔 묘지에서 침입자 해골군단이 스멀스멀 기어 나오고 있었죠.


    눈부시게 번쩍거리는 스크린 위로 “SKULL & CROSSBOW"(해골과 석궁)이란 이
    름이 적혀 있었어요.

    전 화면을 지긋이 쳐다봤어요.

    화면도 오락기 캐비냇 처럼 새까맸는데 가운데에 무척 멋진 글씨만 다른 색으로번쩍 거렸죠. 오락기가 자꾸만 말하는 거랑 같은 내용 이었죠. 이 번쩍이는 섬광이 일으키는 파장이 순식간에 제 눈을 사로잡았죠.

    “시작 버튼을 누르시오!”

    “시작 버튼을 누르시오!”

    “시작 버튼을 누르시오!”


    오락기를 몇초동안 쳐다보다가 주변을 둘러봤어요. 누가 동전을 넣고 떠난건가...
    아니면 보너스를 얻었는데 그걸 모르고 그냥 갔을지도.

    이런 일이 그렇게 드문 건 아니었죠, 저도 보너스 얻고 모르고 떠날까봐 무서워서 두세번 확인하곤 하는걸요.

    이 주변엔 아무도 없었어요.

    그 목소리. 오락기에서 나는 그 목소리가 이젠 시간이 별로 없다는 듯이 점점 더 고집스럽게 들리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죠.

    “시작 버튼을 누르시오! - 시작 버튼을 누르시오! - 시작 버튼을 누르시오!”


    오락기 앞에 서서 컨트롤을 슬쩍 살펴봤죠. 단순한 조이스틱이랑 빨간 버튼들... 그리고 시작버튼. 시작버튼을 눌렀어요.

    그 순간 기형적으로 가늘고 긴, 뾰족한 해골이 화면을 가득 채웠어요. 그 텅 빈 동공이 제 얼굴을 직시했죠.

    해골은 곧바로 사라졌는데 수 프레임쯤 되는 짧은 순간이라서 머리가 따라가질 못했지만 분명 거기에 있었어요.

    화면이 검어지면서 오락기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갑자기 무척 가라앉은 저음으로 절 다그쳤죠.

    “멍청한놈.”


    그쯤되서 그만 둘까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또 생각나던게 이 오락실에 이런 수준의 끔찍한 괴물테마의 게임이 그리 없었던 것도 아니라는 거였죠. 그저 예전부터 한번 도 해볼 생각을 안했던 겁니다. "Chiller“라는 게임이 있는데 그냥 재미로 사람이나 물건을 쏴서 고문하는 게임이었죠.

    피와 폭력과 고문으로 가득했죠. 그걸 보고는 몇 주 동안 악몽까지 꿔댔어요. 제가 한 것도 아니고 누가 하던걸 본 것 뿐인데도 말이죠. 정말 그 땐 피터지는 장면이 나올 때 마다 마구 웃어대는 애들이 빙 둘러서서 막아버리는 바람에 떠나지도 못하고 무척 괴로웠습니다.

    그렇게 나약한 저였지만 뭐 결국엔 이렇게 생긴 좋은 기회를 그냥 무섭다고 낭비해 버리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죠.


    “FIRST PHASE"

    그 땐 이 단어가 여기에서 쓰인게 참 어색했어요. Phase란 단어를 본 게 스타 트렉에서 "Phaser“를 쓸 때 뿐 이었으니까요.

    그런 거에 대해서 깊게 생각할 겨를도 없이 게임이 갑작스레 시작 되서는 공격받고 있었습니다. 화면 바닥엔 아까 말했던 보이스카웃이 자리잡고 있었어요. 그리고 반대편 위쪽 끝에는 기이할 정도로 길고 뾰족한 해골이 있는데 몸통부분은 마치 기다란 애벌래처럼 늑골 수십개가 줄줄이 붙어있었죠. 첫 번째 늑골에는 팔이 달려있고 이 흉물의 끝에는 골반과 다리가 붙어 있었습니다.


    끔찍한 화면의 상황과는 정반대로 전 무척 안심했습니다. 레이아웃으로 보건데 이건 *“Centipede(지네)”의 속편이거나 표절작이 분명했습니다. 제 사촌이 가지고 있던 아타리로 골백번은 했던 녀석이었죠. 여자에 눈이 뜨이더니 아타리를 저한테 떠넘겨 주더군요.

    배경은 공동묘지였습니다. 비석이 여기저기 있어서 제 화살을 가로막았지만 한번에 부서졌죠. 몇몇 무덤은 열려 있었는데 별로 특별한 역할이 있는 것처럼은 안보였습니다. 그 위로 지나간다고 미친듯이 빠르게 달려오던 해골이 느려지거나 방향을 바꾸거나 하는 것도 아니었어요.


    화살을 쏘는 “핑” 소리가 착착 감겼죠. 바위에 부딪힐 때 나는 “파직” 하는 부서지는 소리도 미치도록 만족스러웠어요. 그것도 모자라 커다란 해골을 맞추면 굉장히 끔찍한 괴성이 났어요. 스피커 때문이었는지 뭐였는지 막 뒤틀린 것 같은 불안한 음색을 냈죠. 그게 또 게임 안에서 지나치게 증폭되서 높은 음이 막 깨지면서 끊겨나올 지경이었죠.

    카세트가 카세트 테이프를 씹을 때 나는 소리 같았어요. 새되게 “EEIIIAAAAAAAHH" 하고 뽑혀나왔죠.

    감이 잡히자 마자 닥치는 대로 화살을 막 쏴댔어요. 첫번 째 판이라 쉬웠던 건지 그 해골바가지를 순살시켜버렸죠.


    화면이 다시 검어지고 이런 글씨가 떠올랐어요:

    “OAD가 격노했습니다!”

    Oad? 그 해골의 이름인가 싶었죠. Oad... Toad나 Odor 처럼? 어울리는 이름이라 생각했죠.

    “SECOND PHASE”

    난이도가 오를 거란 거쯤은 알고 있었죠. 그 정도 바뀐건 크게 대단치도 않았어요.


    Oad는 좀 더 빨리 움직였고 이젠 머리를 이리 저리 흔들면서 뱀처럼 움직여 왔어요. 머리를 터뜨리면 바로 앞의 늑골이 새로운 머리가 되면서 뒤로 살짝 밀려났어요. 대신 다른 곳을 터뜨리면 그냥 꼬리가 짧아지는 정도 뿐이었죠.

    그래서 역시 짧아지는것 뿐만아니라 뒤로 좀 물러나게 만드는 편이 더 좋으니까 머리를 쏘는 게 더 좋은 생각일거 같았어요.

    열심히 화살을 쐈지요. 왠만하면 머리를 노리고 잘 안되면 아쉬운대로 몸통을 쪼개고 했죠.

    그런데 Oad가 갑자기 이상한 짓을 했어요.

    멈춰서더군요. 그냥 멈춰서 아무것도 안하고 내가 쏴죽이도록 기다리는거 같았어요.


    그런데 놈이 턱을 쩍 벌리더니 기침하듯이 뾰족한 뼈를 확하고 제 캐릭터 쪽으로 뱉어내는게 아니겠어요. 속도가 너무 빨라서 겨우겨우 옆으로 비켜서 피했죠.

    최악이었어요. 뼈가 발사 될때 나던 소리가 제가 들어본 것들 중에 가장 역겨웠죠. 꼭 토하는거 같이 “HUAAHH" 하는데 제속 이 다 뒤집어 질 거 같았습니다. 엄청 무거운 저음 덕택에 더했어요. 그 징그러운 소리가 내 온몸을 타고 흘러내렸죠.

    이번 판은 좀 힘들었어요. 물론 2번째 판이니까 당연했던거죠. Oad가 화면 바닥에 거의 닿았었어요. 원래 같았으면 제가 졌을 상황인데 이상하게 그냥 제가 이긴걸로 처리가 되더군요.

    화면이 다시 까매졌어요.


    “아래를 잘 살피시오.”

    “THIRD PHASE”

    다시 새 판이 시작됬는데 별로 바뀐건 없어 보였어요. Oad가 더 빨리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또 뼈조각을 토해내고 했지만 더 어려워 질 것 같진 않았죠.

    그 해골의 몸을 한 반정도 날려보내고 나서의 일이었죠.

    갑자기 열려있던 묘지에서...

    자그마한 스켈레톤들이 주기적으로 튀어나와서 묘지 사이로 화면 바닥을 향해 직선으로 곧바로 기어오기 시작했어요.


    이 때 기억에 남는게 스켈레톤들 크기는 다들 엇비슷했지만 모양새와 키에 조금씩 변형이 있었어요. 어떤 건 썩은 옷가지가 걸쳐져 있기도 하고 어떤 건 사지나 머리까지 날아가 없는 것도 있었죠.

    똑같이 생긴 녀석이 하나도 없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스프라이트를 막 돌려쓰는 동시대에 아케이드 게임들이 많은 사이에서도 꽤나 야심을 부렸다고 해야겠죠.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Oad보랴, 기어오는 녀석들 피하랴, Oad가 끝도 없이 뱉어내는 뼈조각 피하랴...

    끝끝내 기어오던 녀석들중 하나가 절 잡았죠... 아니 스프라이트를 건드렸죠... 전 죽었죠.

    캐릭터가 죽었죠.


    심장이 쪼그라드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 게임을 하건 그렇죠. 그냥 게임일 뿐인데도 지고 나면 참 기분이 나쁘잖아요.

    “LIFE 2 OF 3”

    그 검은 화면으로 다시 돌아왔는데 저보고 25센트로 번 목숨 세 개 중에 하나만 잃었다고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왜 그걸 까먹고 있었는지 무릎을 탁 쳤지요. 이 게임은 한판 졌다고 끝나는 게임이 아니었습니다.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알게모르게 내가 죽으면, 캐릭터가 죽으면 그냥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죽으면 끝이다. 뭐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곧바로 판이 다시 시작하기 전에 겨우 손을 다시 올려놓을 수 있었죠. 이번엔 전략을 바꿔서 묘지에서 조그마한 머리가 튀어나오자 마자 기어오는 스켈레톤들 부터 먼저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그 놈들이 나오기만 하면 Oad를 없애는건 살짝 뒷전으로 미뤄뒀죠.
    발사, 발사, 발사, 발사 - 해골새끼들! 죽여버릴거야 - 발사, 발사, 발사, 발사.

    흥이 붙기 시작했죠. 이젠 기계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습니다. 다른 음악소리라던가 다른 게임들 소리라던가.. 그런 것들은 죄다 의식 너머로 사라져갔죠. 그 순간에 대한 내 기억 속에는 그저 고장난거 같은 기분 나쁜 Skull & Crossbow의 음악소리 밖에 없습니다.


    내 적이 내지르는 찢어지는 소리, 찌그러지는 소리, 비명 소리 단 하나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쥐새끼 비명같은 그 소리를 난 영원히 영원히 듣고 싶었습니다.

    죽어,Oad.죽어죽어죽어계속죽어씨발증오한다이게임을깨버리고말거야니가질질짜면서죽어가면좋겠어역겨운새끼야.

    “나도 널 싫어해.”

    내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습니다. 내 입이 벌어졌죠. 이 레벨을 깬 겁니다. 그런데 이기고 나서 메세지가 바로 저거였어요. 순진한 생각이었지만 그냥 우연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도 그럴게 내가 싫다고 생각한건 내 생각일 뿐이잖아요. 난 말하지 않았으니 누구도 듣지 못했잖아요.


    “FINAL PHASE"

    드디어 도달했습니다. 마지막 판. 아케이드 게임치고 게임이 너무 짧은 것 같은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아 너 여기 있었네?”

    니콜라스가 꼭 갑자기 사라진게 저였다는 것 처럼 뻔뻔하게 말을 걸어 왔습니다. 
    만화책방에서 가지고 나온 쇼핑백도 한 팔에 걸치고 있었죠.

    “잠깐 말 걸지 말아봐!” 전 소리쳤습니다.

    “뭐해?... Skull & Crossbow?” 녀석은 게임 이름이 꼭 무슨 욕지거리라도 되는 것처럼 기분 나쁘게 말했습니다. 꼭 남자애 보고 “너 바비인형 가지고 노냐?”하는 거 같은 어조였죠.


    “뭐야? 이게 그렇게 재밌어?”

    “제발! 나 마지막 판이란 말이야! 좀 닥치라고!”

    니콜라스가 못들은 척 내 옆에 스스럼없이 다가왔습니다. 화면을 잠시 쳐다보더니 날 슬슬 밀어내더군요.

    “야! 야!” 전 정말 머리 끝까지 쥐어짜내서 소리쳤습니다.

    “야 째째하게 굴지말고 나도좀 해보자”

    “싫다고!!”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내서 가능한 한 위협을 담아 내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싫다고 했어.”

    니콜라스가 슬쩍 물러섰습니다.

    “알았어 찌질아”

    전 대답도 안했습니다. Oad와 그 패거리 새끼들을 죽이느라 여념이 없었어요.

    “찌질이새끼,” 그놈이 또 어물거렸습니다.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찌질이 새끼가”

    놈한테 대답같은건 안했습니다. 적어도 지금은 할 수 없어. 이 게임을 깨기 전엔 절대로. 오락실 게임을 끝까지 깨본 적은 한번도 없었단 말이야.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전 바닥에 누워있었습니다.

    니콜라스가 절 거세게 밀쳐낸 거였죠. 하도 정신이 없어서 돌같이 딱딱한 레드카펫에 머리를 박고 나서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를 했어요. 팔로 바닥을 짚었더니 끈적거리는 소다가 팔이 묻어나더군요.

    아, 내 - 캐릭터가 - 또 죽었어요.

    제 지휘를 잃은 불쌍한 보이스카웃은 그냥 거기에 멍청히 서서... 얼어붙어서... 
    Oad가 스르르 미끄러져 내려오고 뼛소리가 울리고 발톱이 딸각거리고 게임이 끔찍한 소리를 내질렀어요... 불쌍한 작은 아이가 산채로 뜯기며 누가 들으면 진짜 같은 비명을 질러대며 죽어가고 있었지요.


    “짱이다!” 내가 일어나려고 슬쩍 비켜서자 니콜라스가 오락기 앞에 앉으며 서며 소리쳤어요.

    “제발 멈춰!” 전 소리질렀죠.

    “씨발 좀 꺼져.” 니콜라스가 차갑게 대답했어요. “내 차례라고”

    그 놈을 밀쳐내보려고 했어요. 있는 힘껏 밀어내려고 했지만 전... 약했어요... 손이 떨리고 눈이 충혈되고 머리는 부글부글 끓었죠. 겨우겨우 그 자리에 버티고 서있는 정도 밖에 할 수 없었어요.

    니콜라스가 병신같이 컨트롤러를 잡고 떨어요. 버튼을 손바닥으로 마구 두드려요. 하는 법 따윈 모르죠. 저따위로 흔들어서 알리도 없고 가장 어려운 판에서 시작해 버렸으니까요!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상황 파악도 못하고 신나서 외쳐댔죠, “이 게임 쩐다. 내가 잘 살려 놓을 테니까 니가 담판에 하면 되겠네.”

    “난 이제 동전 없다고!” 전 울먹거리며 말했죠. 전 그냥 그 쯤 되서는 엉덩이를 바닥에 대고 녀석 무릎을 붙잡고 금방이라도 빼내려고 하는 모양새로 찌그러져 있었습니다.

    “아. 씹” 놈은 계속 해댔습니다. 눈을 화면에 두고서.


    내 ‘전’ 친구놈을 끌어내려고 전 마지막으로 힘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시도도 하기전에 오락기에선 또 다시 비명이 울러 퍼졌습니다.

    비명, 뜯어먹는 소리, 익사하는 듯한, 아니면 피 사이로 맥이 뿜어져 나오는 소리.

    “GAME OVER"

    "HA HA HA HA HA"

    오락기가 만족스런 웃음소리를 냈습니다.

    “아 별로. 존나 어렵네. 쓰레기 게임이었네.”

    니콜라스는 아무것도 몰라요. Oad는 뒈져 버려야 되요. 제가 죽일 수 있었다구요!


    그 때 니콜라스가 오락기 캐비냇 반대편으로 돌아가더니 한 1 센티미터 되는 오락기 뒷면과 벽사이의 틈으로 손을 뻩었습니다. 그리고 움직이려 들었지요.

    “뭐하는 거야?” 전 이제서야 두 발로 서있었습니다. 겨우요. 이제와서는 자포자기한 심정이라 이 멍청이와 싸우고 절교하고 싶은 생각 뿐이었습니다.

    “있지 보통 이런 오락기 전원을 뽑으면...” 니콜라스가 기계 뒤에서 뭔가를 꽉 잡으면서 말했지요. 뭔가 자리가 부족한거 같아 보였습니다. “어쩌다가 보너스가 불어나 있기도 하거든?”

    망설일 것도 없이 동참해버렸죠. 꼭 이 게임을 끝내고 싶었거든요.

    숙고할 시간도 없이 전 니콜라스 뒤에 서서 같이 오락기를 당겨내려 했습니다. 벽하고 떨어뜨려서 전원을 뽑아버릴 수 있을 정도로요. 제 도움으로 니콜라스가 무거운 오락기 뒤로 억지로 밀어 넣어서 2피트 가량 벽과 떨어뜨려 놓았지요.

    그런데 니콜라스는 기계 뒤를 쳐다보더니 그대로 얼어붙었습니다.

    “왜그래?” 제가 짜증나서 보챘지요. 빨리 다시 하고 싶었거든요.

    “도.. 도와줘...” 니콜라스가 벌벌 떨었습니다.

    전 짜증나서 소리치면서 녀석의 어깨 너머로 그 오락기 뒤편을 쳐다봤습니다.



    그 오락기, Skull & Crossbow는 뒷면이 없었습니다. 거기에는 끝없이 펼쳐진 어두운 공간의 연속이었죠. 이 말도 안되는 공간의 문턱에서 튀어나온건 늑골과 앙상한 뼈뿐인 팔과 기형적으로 긴 손톱의 손.


    여기 Oad가 살고 있었습니다.


    Oad의 뒤로는 끝없이 이어진 늑골들과 척추가 이어져 나선을 이루며 나락으로 그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있었죠.

    그 손은 니콜라스를 잡고 있었습니다. 그는 작게 울었습니다. 울먹였습니다. 그러면서 니콜라스는 어둠 속으로 끌려들어갔습니다.

    오락기는 마치 바람부는 날 저절로 닫히는 문처럼 쾅 하고 벽과 붙어버렸습니다.


    천천히, 아무런 생각각도 하지 못하채, 전 물러섰습니다.


    잠시의 정적 후, 저는 다시 오락기의 깊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나 둘 모든 소리가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음악. 게임. 그리고 다른 아이들 Skull & Crossbow가 노래하는 소리...


    “시작 버튼을 누르시오!”

    “시작 버튼을 누르시오!”

    “시작 버튼을 누르시오!”

    “시작 버튼을 누르시오!”


    그 오락기 뒤편을 쳐다보길 결국 멈췄습니다. 눈이 타서도, 정신이 돌아와서도 아
    니었죠. 그냥 화면을 다시 쳐다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거기엔 텅 빈 묘지가 있었
    고 화면 위에 자리잡은 Oad가 있었습니다.



    아...



    늑골이 하나 늘어나 있었습니다.



    -------------------------------------------------------------------------

    2.
    그 날 이후로는 그 쓰레기놈을 죽이는 것만 한 수천 번은 상상 했던것 같네요.

    어떨 때는 그 놈이 살려달라며 질질 짜고 빌어댈때 주먹이나 발을 날려댔죠. 어떨 땐 폭탄으로 터뜨려 버리거나 총으로 쏴버리거나 로보캅, 터미네이터에서 봤던 별별 짓거릴 다 시험해보기도 하구요.

    그래봤자 그냥 어린애가 정말로 그런 짓을 할 순 없었죠.. 기껏해야 상상이 미치는 구석이라고는 청소기랑 9볼트 배터리로 즉석 폭발물을 만든다던지 하는 얼토당토않은 것들 뿐이었으니까요.


    Oad.

    유명한 "Urchin 300"과 "Vague Assault"를 만든 그 유명한 Pleico 주식회사가 제 악몽에게 선사한 새로운 이름입니다.

    아 물론 “Skull & Crossbow”도요. 내 평생에 후회가 되버릴 그 이름. 어느 날 오락실에서 발견했고, 누군가가 동전을 넣어놓고 그냥 가버린 듯 했던 그 게임. 공짜로 한 판 얻는 대가로 그 악몽은 제 머릿속에 영원히 자리잡았습니다.


    그 끝에서 기다리고 있었던건... 어떤 것... 오락기 안에서 순식간에 빠져나와 내 친구를 낚아채갔지요. 내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제가 하려고 했을 일을 그녀석이 끼어들어 가로채갔기 때문이었죠.

    니콜라스.

    일년도 채 지나지 않아 그 이름조차 잊어버리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모든 일을 죄다 제 상상으로 치부하고 싶었어요... 꿈이라던가... 아니면 뭐라도 좋으니까 제발 이 일이 진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 길을... 아 하지만 니콜라스...


    그 애의 부모님이 찾아다녔죠. 경찰도 수색했죠. 그 실종 사건은 그 시장바닥에 있어서나 그 오락실에 있어서나 엄청난 스캔들이 됬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Dream Machine 오락실은 “피치못할 사정”으로 문을 닫아버렸고 저로선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규명해볼 기회마저 잃어버린 셈이었죠.

    거짓말을 해선 안됬는데.

    누구도 Oad에 대한 일을 믿을 리가 없잖아요. 지옥에서 기어 올라온 수많은 늑골로 이루어진 해골 지네라니 말이 안 되잖아요. 어쨌든 절 믿어주더군요. 아뇨, 진실을 말한 게 아니라, ...니콜라스의... 실종(혹은 죽음)에 어떤 식으로든 연루 되있다고 말하기가 싫어서 거짓말을 해버렸어요.


    어느 날 제가 하교버스 안에 있을 때 그 녀석의 부모님이 절 구석에 잡아두고 심문하더군요.

    그 인간들이 절 붉은 벽돌 벽에 밀어붙였어요. 정신이 나가서는 자기 아들한테 도데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꼭 알아야 겠다고, “입다물고 있지 말고 얼른 알고 있는걸 다 불어!”라더군요.

    그 때 제가 무지 겁을 먹었었나 봅니다. 버스기사가 버스를 내팽겨쳐두고 놀라서 상황을 보러 뛰어나오기 까지 했다나봐요. 기사와 선생님 두 명이 합세하고 나서야 겨우겨우 그 부부를 떼어놓을 수 있었습니다. 억지로 질질 한걸음 끌려갈 때 마다 고함질렀죠. 제가 납치범을 분명 '봤'을 거라구요.


    네 그랬죠.

    그렇지만 그런 것들보다도 더더욱 제 스스로가 아직도 그 일에 얽매여 있다는 사실이 더 끔찍했습니다. 전 발견될까봐 무서웠어요... Oad가 어쩌면, 밖으로 나올 방법을 발견해서는, 내 침대 밑에서 빠져나와서... 그 흐릿한 기억 속에서 끝없이 내 마음을 도려내는 그 해골 괴물이 절 미치도록 만들었죠.


    그런데 전혀 슬프진 않았어요. 니콜라스 따위를 위해서 눈물을 흘리진 않았죠. 한번도 울지 않았어요.

    제 햄스터가 가출하고 없어졌을 때에도...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에도... 우리 부모님이 싸우고 이혼하려 할 때 까지도...

    전 더이상 슬픔을 느낄수가 없었죠.


    제 상상속에서 곧 Oad는 새로운 고문장으로 변질되어 갔죠. 절 짜증나게 하거나 괴롭히는 놈들을 집어넣는 곳이요. 어쩔 땐 니콜라스를 다시 집어넣기도 했죠. 날 이렇게 만들어 버린 그 만악의 근원같은 놈.

    ... 하아.

    이쯤 되서 한번 묻겠는데 제가 Pleico란 회사를 꺼내 들었던거 기억나요? 그 저주받은, 아니 저주 그 자체인 게임, 내 어린 나날을 망쳐놓은 그 게임을 만든 인간들 말입니다.


    “Pleico™ 280 Game Megaconsole을 구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술의 경지에 가까운 이 콘솔을 텔레비전에 바로 꽂아 끝없는 재미의 세계에 빠져보세요!
    280 게임, 새로운 모험입니다!”

    “다음 게임이 콘솔에 내장되어 있습니다:”
    21 Horse Fun Run Rally™
    A.G.E. of B.A.T.T.L.E.™
    Ark Control™
    Beach Comb™
    Fear Command™
    Glee-Glee™
    GERILLA!™
    Urchin 300™
    Vague Assault™
    Zeeno Foe 84™
    기타등등 훨씬 더 많습니다!


    어느 마트에서 우리 어머니가 약국을 둘러보던 사이 전 그 상자 뒷면을 읽고 있었죠. 
    니콜라스가 “납치”당한 후에는 부모님이 과보호를 하기 시작했지만 틈이 생기면 슬쩍 빠져 나올 수 잇었죠.

    어머니가 절 따라잡았을 때 전 그 박스에 그려진 그림을 찬찬히 살펴보고 있었어요. 온갖 종류의 캐릭터들 동물들 그리고 알수없는 생물들이 육각형 모양이 요상한 초록색 게임콘솔을 둘러싸고 있었는데 그 콘솔 위엔 하얀 색으로 "P"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안돼”. 어머니가 그 광경을 보자마자 곧바로 제지했습니다.

    “알아요, 알아.” 전 대답했죠. “그냥 구경만 한거에요”



    솔직히, 그런 일이 있고 나서도 비디오 게임을 좋아할 수 있을 수가 없었죠. 전 그 이후로 단 하나도 해본 적 없고 생각조차 안했고 신경조차 쓰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희한하게 이 내 손위에 들려있는 물건 만큼은 어딘지 모르게 ...안전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불길에 세게 데였지만. 청산하고 새로운 관계를 시작해나갈 준비가 된 듯한 기분.

    “착하구나, 떼도 안쓰고”

    어찌 대답할지 몰랐지요.

    어머닌 선반으로 가서 박스를 들여다 봤습니다.
    어렸던 제가 신경도 쓰진 않았겠지만 어른에겐 일단 가격이 적힌 빨간 딱지 부터 먼저 눈에 들어오는 법이죠.

    “음...” 어머닌 잠시 생각하시더니 별 말없이 그 박스를 쇼핑카트에 올려놓으셨습니다.

    “정말요?” 전 숨이 넘어갈거 같았죠.

    “뭐 아직 생일은 아니지만, 이걸 생일 선물로 치자꾸나.”


    이 쯤 되서는 어린 저라도 이 “미리 생일 선물”이 정말로 생일 선물에서 가감하거나 하는 것도 아니란 것 즈음은 알고 있었죠.

    집에 돌아오자마자 어머닌 바로 이 게임기를 사준 걸 후회했죠. 집에 들어오자마자 후다닥 콘솔을 설치해달라고 수선을 떨었거든요.

    설치 안내서가 좀 이상했어요, 문법도 안맞고 케이블이나 코드같은 걸 제 이름으로 말하지 않고 “커다란 플러그”라던가 “나선형으로 생긴 그거” 라는 식으로 불렀거든요.

    어머니가 거의 설치를 마치고 나서는 전 거의 덩실덩실 춤까지 추고 있었죠. 그리고 갑작스럽게 커다란 “팡”하는 소리와 함께 빛이 쏱아져 나왔어요.

    어머니가 놀라서 비명을 질렀죠.

    “괜찮아요?” 전 흥분해서 어머니한테 달려갔지요. 

    “아... 그래...” 어머니가 말을 더듬으며 눈을 끔뻑거렸어요. “좀 놀랐을 뿐이야. 괜찮아. 걱정 마...”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죠.

    그렇다고 해서 슬프진 않았어요.

    몇 분 후 드디어 콘솔을 켤 수 잇었어요. 그리고 탤래비전 화면이 어두운 초록색으로 변해갔죠. 벨소리가 울리면서 화면엔 이런 글씨가 떠올랐어요: “PLEICO™, INC. - DREAM REAL.™"

    일단 전 아무거나 해볼 생각으로 “*Glee-Glee"를 선택했죠. 횡스크롤 슈팅게임인데 우주 화물을 끌고 요상하게 생긴 작은 전투기들이 쳐놓은 진을 뚫고 나아가는 게임이었어요.
    (Glee: 신이 남; (남이 잘못되는 것에 대한) 고소한 기분)

    한 판이 시작되고 게임이름이 좀 시시한 박스글씨로 타이틀이 뜨고 밑엔 게임설명이 뜨더군요.

    “우주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시오. Z버튼을 눌러 총알을 쏘십시오! X버튼을 눌러서 방패를 꺼내십시오!”


    컨트롤러 이야기를 하자면... 그게 하나뿐이었어요. 그냥 게임들 자체가 이인용 게임이 없던 것 같아요... 그냥 방향패드랑 스타트/리셋 버튼을 합쳐놓은 거랑 X버튼 Z버튼뿐이었죠.

    그런 투박한 생김새도 대단했지만 고장이라도 난 것 마냥 반응속도도 느려 터졌었죠.

    소리는 텔레비전 스피커와 호환이 잘 안됬던 것 같았어요. 답답하고 느린 윙윙거리는 소리와 뒤틀린 찌직하는 신호가 플레이어가 죽을 때나 적을 없앨 때나 무슨 행동을 하건 거슬리게 울려 퍼졌죠.

    그런 식이어서 이 게임 하나 하는대만 여러번 죽고 재시작하고 했던 것 같네요. 그런데도 알게 모르게 빠져들어서 계속 할 수 밖에 없었죠.

    한 6번, 8번째 정도 됬을 때 콘솔의 반응속도에 점점 익숙해져 갔어요. 컨트롤 자체에 요령이 생긴건지 아니면 게임이 내 수준을 알고 난이도를 낮춰 준건지 한거였겠죠.


    적을 마구 박살내고 방어막으로 공격을 막으면서 앞뒤로 지그재그 재주를 부렸죠. 빠르게 연사하기도 하고 파워업도 계속 주워 먹었죠, 근데 그냥 총알(픽셀 하나)의 방향이 바뀌는 것 말고는 별 다른 일은 안 일어나더군요.

    제가 완전히 발라버리고 있었죠. 펑, 펑, 펑 하고 끝없이 적기를 격추하다가 겨우 이상한 점을 눈치 챘어요. 어느 순간부터 적기들이 커다란 태아 모양의 이상한 생명체로 바뀌어 있었어요...

    일단 쏘는 걸 멈추고 살펴봤죠. 그제서야 깨달았는데 이 녀석들은 저를 쏘거나 피하거나 하지 않고 그저... 저한테서 도망치려고 하고 있었어요...

    그 후로는 전 총을 쏴서 길을 만드는건 포기하고 그냥 그 무력한 태아들 사이로 지나쳐갈 수 밖에 없었죠.

    몇분 동안 그냥 게임이 진행되는걸 지켜보기만 했어요. 우주 태아들은 화면 바닥으로 멀찍히 떨어져서 제 비행선으로 부터 천천히 도망쳐 사라져갔죠. 가능한한 작은 픽셀로 이루어져 있었지만 확실히 이 태아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너무 갑작스럽게 혼란스럽고 불안한 모양새로 변해버린 게임을 관두고 다른 게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URCHIN 300"
    ( * urchin: 성게 )

    “심해 수로를 따라 진행하십시오. 성게와 부딪히지 않게 조심하십시오! X 버튼으로 폭탄을 설치하십시오. Z 버튼으로 턴을 넘기십시오.”

    화면은 10 x 10 크기의 격자 타일로 이루어져 있었어요. 가운데에는 작은 사람이 서있었죠. 그리고 그 사람 주변엔 네 개의 동그랗고 가시 돋힌 성게가 여기저기 놓여있었어요. 그 성게는 사람보다 두 배는 커 보였고 그 몸통? 머리?... 인가에 커다란 눈알이 달려 있었고 눈을 여기저기로 굴리면서 살피고 있더군요.

    일단 작은 사람을 다른 타일로 옮겨봤죠, 그랬더니 모든 성게들이 일제히 한 칸씩 그 사람한테로 다가갔죠.

    바로 게임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매번 움직일 때 마다 성게가 나한테 조금씩 다가오고 성게가 저를 잡으면 죽는 겁니다.

    아 그렇다기 보단, 저 캐릭터가 죽는 거죠.


    일단 성게들을 폭탄 위로 유인해보려는 생각에 Z버튼을 눌러서 폭탄을 설치하려 했습니다. 재수 없게 버튼설명을 헷갈려서 Z버튼이 “턴 넘기기” 인줄 모르고 말이죠. 저는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성게가 또 저한테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그제서야 제대로 된 버튼을 눌러서 폭탄을 놓았습니다... 만화에 나옴직한 둥그런 몸체에 실이 달린 폭탄이었죠... 그리곤 다른 칸으로 이동했습니다. 그 때 성게 두 마리가 이동하면서 한 타일로 겹쳐져서 눈이 두개인 성게 한마리로 변했습니다.

    그 때 그 한 쌍의 눈은 더 이상 여기저기 살펴보지 않았습니다. 대신 곧바로 앞을 쳐다봤죠. 화면 밖으로. 저를 쳐다봤습니다.

    머리를 써가며 여기저기 움직이고 폭탄을 놓고 하다 보니 결국엔 모든 성게들이 폭탄 위로 올라와 죽었습니다. 그 기분 나쁜 눈 두개 달린 성게도요. 성게 하나가 폭탄을 맞고 터질 때 마다 굉장히 멋진 무지개 빛 섬광을 내면서 죽었습니다. 그 어지러이 반짝이는 화면이 순식간에 절 끌어들여서 그걸 또 보려고 죽어라 계속 플레이하게 만들었죠.


    한 세판 정도 했을 때였을까요, 성게 수가 너무 많아서 결국 실수를 해버렸죠. 거의 망친 판이었어요.

    구석에 몰려서 나올 길이 없으니 될대로 되라 식으로 폭탄을 하나 설치하고 그 위에서 턴을 막 넘겨서 가능한한 빨리 성게들이 와서 판이 끝나게 하려고 했죠.

    가장 가까이 있던 성게가 캐릭터한테 닿자마자 갑자기 귀청을 찢어놓는 새된 비명소리가 스피커에서 울려 퍼졌습니다. 놀라서 펄쩍 뛰어나와서 곧바로 tv 볼륨을 낮췄지요.

    성게가 절 잡아누르고 죽이는걸 무력하게 지켜보고 있었죠. 위에서 꿈틀꿈틀 거리면서 눈알을 격하게 여기저기로 굴리더군요. 위아래로 끄떡끄떡 거리고 이로 뼈를 갉는 듯한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그 장면이 끝나고는 성게는 옆의 타일로 슬쩍 비켜나더군요. 성게가 천천히 화면을 따라 움직이는데 그 밑엔 검붉은 핏자국의 길이 주욱 생겨나 필드를 더럽히고 있었습니다.


    그 쯤 되서 전 그냥 다른 게임을 해보기로 했죠... 그리고 이 콘솔을 훗날 제가 다시는 집어 들지 않을 거란 것 즘은 이미 확실해져 있었죠.

    제 엄지가 스타트/리셋 버튼 위로 올라가 있었습니다. 그 버튼에 손을 대는 순간 화면이 순식간에 변하여 저를 차갑게 멈춰 세웠습니다.

    "NICOLAS 2 OF 3."

    아직도 피칠갑이 되있는 맵이 다시 나타났어요. 성게들이 여기저기 뿌려져 있었고 가운데에는 사람의 스프라이트가 서있었죠.

    “뭐...” 전 작은 사람한테 눈을 떼지 못하고 작게 속삭여 봤죠.

    컨트롤러를 내려놓고 화면 앞으로 무릎발로 기어가서요.

    “니콜라스?” 제가 도데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건지도 몰랐고 게임이 굳이 그런 이름을 쓰는 이유도 몰랐죠.
    그냥 그 메인 캐릭터가 어쩌다가 그런 이름을 하고 있을 뿐이었죠. 마리오나 사무스처럼..

    스프라이트가 살짝 움직였습니다.


    정말 작고 알아채기 힘든 움직임이었어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성게를 보고는 고개를 슬쩍 기울이고 다시 반대편을 쳐다보는 겁니다. 화면에 한 2인치 가까이 붙어있지 않았더라면 정말 놓쳤을 겁니다.

    전 바로 컨트롤러를 집어 들고 스타트/리셋 버튼을 눌러 이 가공할 게임을 끄려고 했죠. 그 다음엔 콘솔을 끄고.. 그리고? 부수는거죠.

    게임을 끝내자 마자 갑자기 모든 성게들이 일제히 달려들었습니다... 캐릭터... 아니.. 니콜라스 한테로?
    성게가 들러붙기 직전에 볼륨 설정을 낮췄는데도 또다시 고막이 터질듯한 비명소리가 찢어져 나왔습니다.
    화면이 검붉게 물들어 갔습니다.

    화면 가운데에는 처음에 봤던 것 같은 시시한 게임 글자로 이렇게 쓰여져 있었습니다...

    “비겁한 놈”

    “불쌍한 니콜라스”

    저는 그대로 방에서 뛰쳐나와 어머니가 가꾸고 있던 허브 정원으로 향했습니다.


    “엄마!”

    “왜그러니? 뭔가 잘못됬니?”

    “엄마! 엄마!”

    전 어머니에게 달려들어가 넘어뜨릴 듯이 붙잡고 말했어요.

    “니콜라스에요!”

    어머니의 표정은 놀라서 창백해졌어요.

    “뭐니, 얘야? 왜그러니? 뭔가 기억나기라도 한거니?”

    전 그저 꽉 안겨서 뭐라 말을 이을 수가 없었습니다.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도 되는 건가? 이 게임을 어머니 한테 보여주고 “NICOLAS”란 글씨를 화면에 띄어가며 니콜라스가 안에 있다고 외쳐야 하는가? 이제껏 거짓말 했단게 밝혀지면 난 어떻게 되는 거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전 한 가지 제가 바보같이 놓치고 있단 걸 깨달았죠.


    죄책감.

    전 전혀 미안하지 않았어요. 줄곧 거짓말을 하는 게 나쁜 일을 한다는 생각은 들지도 않았어요. 니콜라스가 무슨 일을 당하건 간에 제가 미안할 필욘 없었죠. 녀석이 돌아오건 말건 그저 상관없는 일이었어요.

    그런 생각에 미치니까 갑자기 어머니에게로 달려갔던 제 자신이 도저히 이해가 안되더군요. 무척 안심이 되고 꼭 커다란 짐을 내려놓은 것 같았어요. 이젠 전혀 무섭지 않았어요.

    “아니야,” 전 결국 말했죠, “아무것도 아니야.”

    다시 진정해서 저는 천천히 집 안으로 들어갔어요. 어머니는 이런 제가 분명 많이 혼란스러웠겠죠. 다시 콘솔 앞에 와서 그 앞에 앉았어요.

    메뉴를 다시 쳐다보고 하나를 더 해보기로 했죠.


    "ZEENO FOE 84"

    “마이너스 세계에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NOTHING MAKES SENSE IN MINUS WORLD.“

    익숙한 해골의 얼굴이 다시 화면에 살짝 비쳤어요. 그 순간 저는 이유도, 상대도 없는
    눈먼 분노에 사로잡혔죠.

    “안녕, 니콜라스!”

    전 차갑게 화면 가운데 나타난 작은 사람에게 미소 지었습니다.

    “이제 우리 다시 놀수있어!... 계속... 계속!”

    ...



    ---------------------------------------------------------------------

    3. 킬스크린

    도데체 얼마나 시간이 지났죠?
    나... 난 정말 몇 시간 밖에 하지 않았는데, 모든 정황이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죠. 창밖은 어둠이 내린 한밤, 이 두통, 이 화면을 쳐다보느라 타버릴 듯한 두 눈, 그리고 부모님. 전 무척 조용했었더라봅니다, TV 소리까지 꺼놓고 플레이 했다네요. 하지만 어떻게든 부모님이 제가 거실에 아직 있다는 걸 눈치챘었죠.


    그곳엔 제가 있었죠, 화면에 눈이 고정된 채로, 280-game Pleico™ 콘솔로 Weird Worms™을 하는 제가.

    우리 아빠가 절 거칠게 밀고 어깨를 흔들고 하고 나서야 전 제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 순간 바로 전까지 전 그 방에 저 혼자밖에 없는 줄 알았어요.

    아빠가 다가오는 걸 전혀 못 들었어요. 아빠가 저한테... 이 새벽 다섯 시? 여섯 시?에 도데체 뭘하느냐고 물어도 못들었어요...
    제가 대답하지 않았을 때 소리까지 질렀다더군요.

    그 대신 제가 음소거된 텔레비전 소리 너머로 듣고 있었던 건 게임 콘솔이 내는 요란한 소리였어요. 일련의 삐 소리, 울리는 소리는 어디서 들려온게 아니었어요. 제 뇌가 각각의 노이즈하고 반응하여 움직여 낸 소리였죠, 스크린 이외의 세계는 넘쳐난 주마등처럼 번져간 소용돌이의 색조 너머로 씻겨 나가버렸죠.


    그 일로 전 게임중독판정을 받았습니다. 아마 거의 가장 최초의 게임 중독 진단 사례였을 겁니다.

    니콜라스가 사라지고 난 이후 전 상담 때문에 줄곧 소아 심리학자 앞에 억지로 앉혀졌습니다. 어느 순간부턴가 전 그 “납치”의 정황을... 지어내고 있었죠... 어느 정도는 남들 말에 맞춰서요.

    그치만 그건 제가 그 사건이 그냥 납치였고 착각이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기도 해요. 변질된 소아 살인마와 설명이 불가능한 공포의 해골... 둘 중 하날 택하려 하면 마음은 항상 소아 살인마 쪽으로 기울었죠.

    처음엔 제대로 말했어요. 그 심리학자란 사람한테 제가 Pleico에서 만든 게임에서 계속 니콜라스를 찾아냈다고 까지 말했죠. 그래서 제가 걔를 조종기로 조종까지 했다던 이야기, 그녀석이 죽는 걸 수백번은 지켜본 이야기, 그리고 별로 가슴아프지도 않았단 이야기.


    반응은 어땠냐구요? 약물처방이요, 당연하잖아요?

    참 다양한 색깔의 약을 엄청나게 먹어야 했죠. 꼭 게임 속에서 본 점이나 선들 같이 알록달록 했어요.

    아 참, 그나저나 저 게임은 계속 했어요. 당연한 거지만 그 일이 있고 부모님이 게임기를 자꾸만 숨겨댔지만 전 끝까지 찾아냈죠. 질리도록 그런 일이 반복 되고 엉덩이를 맞아간 끝에 차가 차고에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면 숨겨졌던 장소에 똑같은 모양새로 다시 숨기는 법을 배웠죠.

    그래도 부모님은 끝까지 게임기를 버리거나 다른 애한테 줘버리거나 할 정도로 마음을 독하게 먹을 수 없었죠. 그게 제일 큰 실수였던 거죠.

    부모님은 거의 제 증상이 말기가 되서야 제 이상한 행동이 트라우마나 약물치료의 부작용 같은 것 때문이라고 결론지었죠. 훔치고, 거짓말하고, 그냥 하고 싶은데로 재밌어 하면서 해버린다던가 하는 것들 말얘요.


    전 슬프지 않았어요. 미안하지도 않았어요. Quizzap™을 열심히 플레이 하면서 행복이 돌아오고 공포감은 사라져갔죠.

    분노.

    분노만큼은 가시지 않았어요. 오히려 산더미처럼 쌓여있었죠. 감정의 공백이 생기는 구석구석 그 모든 자리에는 분노가 친절히도 채워 들어왔습니다.

    전 아주 작은 일에도 쉽게 화내기 시작했죠, 자업자득인 일 조차도, 절 즐겁게 해주려는 일 조차도 절 짜증나게 만들었어요.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부모님, 사촌, 이모 모두가 절 보고 있을 때 선물을 열어보곤 전 그 변변찮은 선물에... 미친 듯이 화를 냈죠.

    잘못 따윈 없었어요, 누가 뭘 잘못한 것도 아니었고 제가 원했던 선물이 없었던 것도 별 문젠 아니었죠. “무언가 새로운 일”이 “일어난다”라는 사건 자체에 전 화가 났던 겁니다.

    친척들이 다시 선물을 가져가 버렸어요... 그 반짝이던 포장과 리본으로 쌓여있던 것들... 전부다 뺏어가 버리고 제가 사과하기 전까지는 받을 수 없다고 하더군요.

    전 절대로 사과하지 않았죠, 그 쓰레기들은 하나도 필요없어요 왜냐하면 게임기가 어디 숨겨져 있는지 난 알고 있으니까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게임은 Zeeno Foe 84™ 이었어요. 게임 배경은 “The Minus World" 라는 곳인데 그 안에서 나온 수 많은 질문들이 게임플레이를 상상도 못한 방향으로 이끌어갔죠.

    개요는 간단해요. 유명한 Asteroids하고 큰 차이는 없는데 화면 가운데에는 작은 배가 있고 그 주변에는 해골과 뼈 등등이 바다마냥 펼쳐져 있었죠. 커다란 해골을 쏘면 작은 해골 세 개로 갈라졌어요. 그 작은 것들 중 하나를 쏘면 또 그게 작은 뼈다귀로 갈라졌죠. 그것들이 이 새까맣고 덤덤한 연옥 주위를 맴맴 도는데 작으면 작을 수록 더 빨리 움직였죠.

    종종 얼굴이 나타났어요.

    픽셀화 된 눈에 띄게 삭막하고 하얗게 질린 창백한 얼굴들인데 내가 알고 지내온 사람들과 비슷하게 생겼었죠. 처음 엄마의 무감정한 얼굴이 제 작은 배 주위를 맴돌 때에는 전 무척 놀랐었죠.

    그 다음엔 아빠였어요. 그 다음엔 그 소아 심리학자. 그리고 다른 아이들, 친척들.

    쏘면 맞은 만큼 얼굴에서 껍질이 벗겨져 나갔고 그 아래로 연골, 근육, 뼈가 드러났어요. 그 친근한 얼굴들을 충분히 공격하면 그저 다시 커다란 해골이됐죠. 그러고 나선... 뭐 아까 설명한 대로였어요.


    제가 조종 하고 있던 건 분명 작은 배였지만 이 게임은 항상 목숨을 표시할 때 “NICOLAS"가 얼마나 남았는지를 표시 하더군요. Nicolas 2 of 3, Nicolas 3 of 3. 거기다가 게임에서 질 때 마다 그 죽음의 목소리가 재생됬는데 이젠 점점 정말 니콜라스의 목소리를 닮아가고 있었어요.

    이제와서 깨달았는데 전 Oad에 대한 건 완전히 잊어버렸죠.

    뭐 가끔은 떠올랐어요. 제 기억 속에서 휙휙 돌아다니기도 했구요. 뭔가의 뒤에 숨기도 하구요. 어쩌다가는 그 놈의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머리속에서 울릴 때 스스로 그 기억을 찾아내 버리기도 하구요. 머릿속에 꼭 기생충이 스멀스멀 기어 다니는 것 같았죠.
    하지만 그 기생충은 내가 먹는 음식이 아니라 내 생각과 감정을 뺏어가는 듯 했어요.

    Oad.

    Zeeno Foe 84™를 하다 보면 그냥 해골이나 얼굴 말고 다른 것도 나타났죠. 종종 제가 너무 잘해버리면 Oad가 직접 나타나서 이상한 각도로 흉골을 줄줄이 달고 나타나 제 배와 부딪혀버렸죠.

    피할 수가 없었어요. 제가 아무리 빨리 배를 움직여 대봐도 제가 갈 곳으로 미리 방향을 틀어서 곧바로 잡아버리더군요.


    물론 이제 와선 별 감흥도 없지만 예전엔 몇몇 말들이 좀 기분나쁘긴 했어요.
    “I HATE YOU. 널 증오한다.”
    “NICOLAS HATES YOU. 니콜라스가 널 증오한다.”
    “DO YOU KNOW HOW FAR YOU'VE GONE? 이젠 돌이킬 수 없단 거 아는가?”
    같은 거요.

    분명 Oad가 하는 말이었을 거에요. 그 검고 하얀 글씨로 저보고 약을 가져다 버리라고 하더군요. 더 가서는 제가 아직도 게임기를 쥐고 있단 걸 들켰을 때 부모님이 다음엔 게임기를 어디다 숨길 지도 알려주더군요.

    “I WILL BE AT THE ATTIC. 다락방에서 기다리겠다.”

    별거 아닌 거 같았지만 어쩌다가는 그 질문들이나 말들이 게임을 이상한 방향으로 틀어놓기도 했어요. “WHAT WOULD YOU KILL SOMEONE WITH? 뭘로 죽이고 싶은가?” 그래서 전 “나이프”라고 대답했죠.

    그 다음 판에선 배에서 총을 쏘면 마쳬테 같은 칼날이 기본 총알 대신에 날아가더군요. 이런 식으로 전 화염방사기, 바주카, 질문을 틀어서 좀 더 큰 배를 달라고도 했는데 들어주더군요.

    뭐 그래봤자 배가 커져서 좀 더 맞기 쉬워졌을 뿐이지만 그 대신 조종석이 앉아있는 니콜라스를 볼 수 있었어요. 탈출 해치를 미친 듯이 손톱으로 긁어대고 있었죠. 아 그 얼굴... 몇 픽셀 뿐이었지만... 새까맣게 멍든 눈을 한 비명 속에 얼어붙은 그 얼굴.


    그 게임에 점점 더 익숙해져 갔어요.

    몇 일이, 몇 주가, 몇 달이 흐르고 전 그냥 그 게임을 어떻게 깨는가 하는 생각밖에 하지 않게 돼버렸죠. 어떻게 다음 레벨로 진행 하는가, 어떻게 새로운 적을 처치하는가, 어떤 파워 업을 달라고 해야 제일 잘 먹힐까.

    말기에 이르러서는 전 다시금 Pleico™의 모토를 되새겼죠... 게임기를 켤 때 마다 나를 반기는 그 말... 말이 되요. 굉장히 잘 만든 모토였어요.

    "Plaico™ INC., DREAM REAL."

    꿈꾸는 대로 이루어지리라.


    제가 그 게임기를 가장 마지막으로 했을 때 했던 게임도 Zeeno이었어요, 그 쯤 되선 전 초고수였고 게임을 깨는데 꼭 필요한 파워업이 뭔지 정확히 알고 있었죠.

    게임기도 알고 있었어요.

    전 이해가 안됬어요... 이 게임기가 도데체 어떻게 그런 일들을 전부 하는지... 영문을 모를 일이었죠.

    첫 판이 시작하기 전에 화면은 새까맣게 물든 채로 한참 동안, 이제껏 중에서 가장 길게 머물러 있었어요. 그리고 피처럼 붉은 글씨가 화면에 새겨졌죠.

    “SAY IT 말해”

    전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어요. 슬슬 밤이 되려 하고 있었죠. 자정을 가리키기 전의 그 얼어붙을 것 같은 침묵의 밤.
    전 그날 밤 끝끝내... OAD를... 이기려 했습니다.


    그 놈 보다 드디어 한 수 앞서는 겁니다. 그 놈을 울먹이게, 아니면 지치게, 뭐라도 좋으니까 그 놈의 약함을 증명할 수 있는 뭐라도 보는 것만을 위해 이 삶을 살아온 겁니다. 기나긴 여정이었죠, 그리고 지금 전 확인하려 한 겁니다. 그 기묘한, 이 세상 것이 아닌 물건에 내가 우세를 점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 조용히 속삭였습니다...

    “Oad를 게임에서 빼.”

    그렇지! 무슨 요청이든 전부다 들어 줬었죠, 무슨 미친 요청이라도 전부다요.
    그러니까 이번에도 들어주겠죠. 이 게임에서 Oad를 치워버리는 겁니다. 그럼 Oad는 절 막을 수 없어요. 영원히 게임을 할 수 있어요.

    니콜라스와 같이 영원히 놀 수 있어요.

    영원히!! 단 둘이서, 제가 니콜라스를 조종하고 운명을 쥐어흔들죠. 좋은 친구가 할 일이 아니겠죠, 하지만 니콜라스는 친구가 아니야! 난 그 새끼의 신이라고!

    화면이 검게 물들어 갔어요. 글씨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어요.


    “오 지랄하네,” 전 외쳤죠, “그냥 관두는 거냐, 기집에 같이 치사하게? 내 말을 들어! 하라고! 공정하게 놀아야지.”

    화면이 즉시 멈췄어요. 갑자기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불쾌한 기분이 제 몰입감을 때려 부쉈죠.

    긁는 소리.

    전 텔레비전에 다가가서, 화면에 귀를 대고, 들었습니다. 긁는 소리가... 천천히 약하게 시작되더니 점점 더 격렬해져 갔습니다. 꼭 화면 뒤에 쥐가 빠져나오려고 두들기고 갉작이는 것 같았죠.

    화면이 아주 조금 움직였어요... 그냥 화면만요... 그리고 커다란 텔레비전은 미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죠.

    제가 뒤로 한발 짝 물러나자 꼭 차의 창문이 열리듯 화면이 서서히 내려가면서 그 뒤의 광활한 공허를 드러냈죠. 그러는 내내 화면 위에 그려져 있던 정지된 영상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그려져 있었어요.

    제가 뭘 잘못했는지 이제야 깨달았어요.

    전 Oad에게 게임에서 나오라고 했죠. 그리고 그 소원은 이루어졌어요.


    월식으로 부터 서서히 드러나는 창백한 달처럼 서서히 나타났죠, 뾰족한, 뒤틀린 Oad의 뼈만 남은 얼굴이 텔레비전으로 부터 저를 향해 삐져나와 있었죠... 그 텅 빈 두 안구가 복수심과 슬픔에 불타는 듯 했어요. 그 의외의 이면을 제가 눈치 챌 수가 없었죠, 
    그리고 아마 지금에 이르러서야 제가 잃어버렸던 감정의 껍질을 그 눈에서 발견했던 거겠죠.

    고장 난 롤러코스터 처럼 기분나쁜 소리, 딸깍 딸깍 하는 존재하지 않는 레일을 디디는 소리. Oad는 로켓처럼 튀어나와서 헤아릴 수 없는 수 많은 늑골을 이 Oad의 머리 뒤에서 뱀 처럼 이리저리 휘고 있었죠.

    전 정신을 못 차리고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사지도 목도 굳어 움직일 수도, 목소리도 낼 수 없는 사이 Oad가 내 산 송장 같이 굳은 몸뚱이 위로 떠다녔고, 커다란 창문을 때려 부쉈죠.

    Oad가 활짝 열린 밤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동안 전 단 한 순간 눈을 깜빡일 수조차 없었어요. 그 저 곧바로 위를 쳐다본 채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늑골의 잔상이 시야를 가득 채웠습니다.

    각각의 흉곽 안에는, 사람.

    얼굴 뿐. 손 뿐.

    우는 얼굴. 끔찍한 우리 안에서 하얀 늑골을 붙잡고 있던 그 손 들.

    백인, 흑인, 아시아인, 모든 세상에서 붙잡혀온 온갖 사람들. 자그마한 아이부터 여드름 난 애들까지.

    그 각각의 감옥 안엔, 납치된 아이들.


    지금 까지도, 이 순간 까지도, 전 그 꼬리의 갯수를 다시 헤아려 보곤 합니다. 두려움도, 공포도, 유감도 없이. 그 애들이 어쨌건 슬프지는 않았습니다. 전 이상하지 않아요. 당신한테 이런 평생 짊어지게 될 징그러운 사실을 알려준 것 도 그다지 미안하진 않아요.

    전 이제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어요. 아무것도요.

    전 이제 화조차 나지 않아요.

    화가 난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조차 기억이 안나요. 만약에.. 혹시라도 제가 뭘 느끼게 된다면, 뭐라도 느낀다면... 지금 이 순간 까지도 왜 이 한 기억만이 떠나지 않고 생생히 내 머리속에 남아있는지 알 수 있겠죠.

    니콜라스의 얼굴. 흉골 안에 갇힌 채로 두려움에 젖어 날 쳐다보는 모습... 꼭 내가 그 괴물 놈이기라도 한 것처럼.

    ...


    ---------------------------------------------------------------------

    ...

    Attract Mode 3부작은 이걸로 끝. 내가 쓴게 아니라 누가 쓴걸 번역한거였어.
    http://creepypasta.wikia.com/wiki/Attract_Mode
    사실 나도 어렸을 때 비슷한 경험을 했지. 오컬트 같은건 아니고 슈퍼닌텐도를 너무
    오랬동안 하다가 새벽까지 깨있기도 하고.. 그렇게 무리하다가
    머리에 이상이 생겨서 토하고 입원까지 하고 난리 났었지.
    뭔가 추억을 자극하는 면이 있어서 반가웠어.
    읽어줘서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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