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국민학교 세대였던 제 중고등학교 시절 이야기입니다.</div> <div>중3 졸업 전 짝이었던 자그마하고 조용조용한 그런 아이가 있었습니다. </div> <div>당시 전 친한 친구들이 따로 있었고 그냥 옆자리에 앉아있으니 농담도 던지고 소근소근 얘기도 하고 뭐 그정도 사이였어요.</div> <div>그때는 연합고사를 보고나면 지역 고등학교에 랜덤으로 배정되는 식이었는데 각자 다른 학교에 배정이 되었습니다.</div> <div>우리반에서 저랑 같은 고등학교 간 아이들은 대여섯명? 정확히는 기억 안나네요. </div> <div>그나마 그 아이들도 다 다른반으로 흩어졌습니다. </div> <div>그리고 전 고등학교 입학식 전날 조금 떨어져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div> <div>고등학교 입학하고 나서야 뭐 정신없지요. </div> <div>잠깐 한두달 짝이었던 아이는 생각나지도 않았습니다. </div> <div>그러다 입학하고 한달쯤 됐으려나 두달은 안된것 같은 어느 토요일 밤에 얘가 꿈에 나온거예요.</div> <div> </div> <div>강가의 갈대밭을 헤치며 걷기도 하고 풀밭에 주저앉아서 얘기도 하고 몇시간이나 같이 놀았을까요. </div> <div>해가 있었던건 아닌데 뭔가 미묘하게 어둑해진다 싶을때쯤 </div> <div>그 아이가 강 건너를 가리키며 자기가 저기로 가야하는데 같이 가자고 하더군요. </div> <div>꿈속에서조차 일말의 재고도 없이 엄마가 집에서 기다려서 가야한다고 다음에 같이 또 놀자~! 하고 헤어졌어요. </div> <div>그러고는 잠이 깨니 일요일.. </div> <div>중학교 졸업식 이후로 떠올려본적이 한번도 없는데 참 뜬금없네 하고 말았습니다.</div> <div> </div> <div>휴일을 마음껏 즐기고 다음날 학교에 가니 같은 중학교 출신인 아이들 분위기가 쌔합니다.</div> <div>무슨 일 있어? 분위기가 왜 이래? 하고 물어보니 토요일 밤에 그 애가 자살했다고 그러데요.</div> <div>자살한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고 합니다. 유서도 남기지 않았고. </div> <div>졸업앨범에 있는 전화번호로 연락을 했는데 연락이 안되더라며 어떻게 된거냐며 어제(일요일)에 장례식을 치렀댑니다. </div> <div> </div> <div>그럼 내가 꿈을 꾸던 그때......? 만약 따라갔으면.....? </div> <div> </div> <div>그땐 무서워서 울었는데 애들은 한때 짝이었던 애가 죽어서 우는 줄 알고 토닥토닥 해주더군요.</div> <div>사실 제가 직접 장례식에 간 것도 아니라서 지금도 애들이 저 놀리려고 거짓말 한거였으면 좋겠다고 가끔 생각합니다.</div> <div>난 그냥 학창시절 한두달 옆자리에 앉았던 애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았는데 찾아올 사람이 나밖에 없었나 싶어서 미안하고 안쓰럽고 그렇거든요.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