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옛날부터 주막은 정보의 집합체라고 하죠</div> <div> </div> <div>술마시면 있는 얘기 없는 얘기 다 상대에게 꺼내놓기 때문에 그런거같아요</div> <div> </div> <div>그래서 꺼내는 첫번째 이야기....</div> <div> </div> <div> </div> <div>아버지</div> <div> </div> <div> </div> <div>제게 아버지는 존경하지만 닮고 싶지 않은 사람이였어요 ㅋㅋㅋㅋ</div> <div> </div> <div>항상 곧고 휘어지지 않는 분이셨죠</div> <div> </div> <div>돈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셨던거 같아요....</div> <div> </div> <div>적어도 돈에 관심이 있으셨다면</div> <div> </div> <div>저는 흔히 아는 상위 몇프로의 부자집 아들처럼</div> <div> </div> <div>멋진 스포츠카 끌고 다니며 하루에 몇백은 우습게 쓰는 사람이 되었을 지도 모르겠어요</div> <div> </div> <div>하지만 지금의 저는 쓰리잡하면서 그냥.... 뭐 돈이 무섭다는건 알지만 욕심은 없는 사람이 되었죠</div> <div> </div> <div>아... 쓰리잡하는 이유는 그냥.... 제 목표때문인거고요 ㅎㅎㅎ</div> <div> </div> <div>제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아무튼 하고싶은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해요</div> <div> </div> <div> </div> <div>아버지 입장에서</div> <div> </div> <div>내 아이를 낳고 내 가정이 꾸려진다는건 정말 힘들어요</div> <div> </div> <div>그리고 그 힘든것을 한잔 술에 잊고 다음날 또 그 힘든 생활을 반복하죠</div> <div> </div> <div>마치 시계추 처럼요</div> <div> </div> <div>우리나라의 전통인지... 관습인지 모를 가부장적 제도는 아버지를 너무 힘들게 해요</div> <div> </div> <div>특히 지금의... 혼돈의 시기라고 볼수 있는 현 시기에는요</div> <div> </div> <div>돈 벌어올 구석은 점점 막혀가고... 돈 쓸곳은 점점 늘어가고</div> <div> </div> <div> </div> <div>아버지꼐서 직장생활을 하시나요?</div> <div> </div> <div>저의 첫번째 직업인 회사에서... 느끼는건 아버지들이 벌어 들이는돈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div> <div> </div> <div>그런데... 좀 나이가 들고나면 회사에선 이 사람이 부담스럽기 시작해요</div> <div> </div> <div>요즘 젊은것들도 이런건 처리 할수 있고 할수있는데</div> <div> </div> <div>이정도는 경력 몇년만되도 다 처리 할수 있는건데</div> <div> </div> <div>회사 입장에서는... 내가 부리고 있던 사람이 50되고 나니 초봉에서 매해 몇프로씩 올려준게 지금에는 보통 힘든 금액이 아니거든요</div> <div> </div> <div>월 200에 매해 5%씩만 올려준다고 계산해봐요</div> <div> </div> <div>20년이면 얼마겠어요? ㅋㅋㅋ</div> <div> </div> <div>530이 넘어 갑니다</div> <div> </div> <div>회사 입장에선 530주고 나이먹은 한사람 쓰느니</div> <div> </div> <div>250 280 주고 두사람 쓰는게 훨씬 이익이죠</div> <div> </div> <div>예... 그렇게 우리의 아버지는 정년 아닌 정년퇴임을 합니다</div> <div> </div> <div>제가 회사에서 인사업무까지 같이 하는데</div> <div> </div> <div>채용공고를 올리면.... 가끔 정말 가슴이 미어집니다</div> <div> </div> <div>50넘게 드신분들이 입사지원을 합니다....</div> <div> </div> <div>연봉 2000에 말이죠</div> <div> </div> <div>그런 이력서 받아볼때.... 글쎄요.... 이건 정치를 못한 사람을 원망해야 할까요 아니면 이기주의적인 회사를 원망해야 할까요</div> <div> </div> <div>지내다 보면 밑에서는 치고 올라오지.... 위에서는 압박이 들어오지...</div> <div> </div> <div>회사일은 항상 많아서 쌓이고 쌓이지</div> <div> </div> <div>그걸 참고 참고 또 참습니다</div> <div> </div> <div>왜 참을까요?</div> <div> </div> <div> </div> <div>이제 갓 초등학교 중학교에 들어간 내 자식을 위해</div> <div> </div> <div>고등학교 들어간 내 자식 학원비</div> <div> </div> <div>남들 과외 한다고 과외로 성적올렸다는 이야기 들었을때</div> <div> </div> <div>내 자식이 내가 모자라서 남에 자식보다 뒤쳐지는걸 원치 않기 떄문에</div> <div> </div> <div>억지로 내가 조금이라도 더 벌어 과외든 뭐든 시켜주기 위해</div> <div> </div> <div>그래서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는 무서움도</div> <div> </div> <div>위에서 짓누르는 압박감도 다 견뎌냅니다</div> <div> </div> <div>내 자식을 위해선 슈퍼맨이 되야 하거든요</div> <div> </div> <div> </div> <div>적어도 한푼이라도 더 벌어야</div> <div> </div> <div>우리집안에 내 가족이 일주일에 한두번이라도 고기반찬을 더먹을수 있거든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아버지께서 영업일을 하시나요?</div> <div> </div> <div>영업이라는게... 얼마나 힘든지 아실까요?</div> <div> </div> <div>단순 거래처 영업만으로도 힘든데</div> <div> </div> <div>나이가 들면 경력이 있기 때문에 업체단위 영업도 많이 합니다</div> <div> </div> <div>아니 단순 거래처 영업도 마찬가지죠</div> <div> </div> <div>제가 본업은 회사생활 부업은 술집 알바 혹은 소일거리로 영상편집을 합니다</div> <div> </div> <div>제가 술집을 오픈했을때</div> <div> </div> <div>거래처 이사님이 오시더군요</div> <div> </div> <div>영업부 직원들 끌고 오셨습니다</div> <div> </div> <div>아.... 전 그냥 이 회사 대리일뿐인데</div> <div> </div> <div>손님으로 오셨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저에게 예의 차리시고 깍듯이 하고</div> <div> </div> <div>술취한 모습에도 그냥 꾸벅 꾸벅 저에게 그러시는 모습이</div> <div> </div> <div>그리고 술취한 와중에도 내 딸이 내 아들이</div> <div> </div> <div>자랑스럽게 이야기 하는 그모습이...</div> <div> </div> <div>영업이라는건</div> <div> </div> <div>나에게 영업 실적만 나온다면</div> <div> </div> <div>나보다 훨씬 어리든 직책이 낮든 아니면 정말 바보같은놈이든 간에</div> <div> </div> <div>항상 고개를 숙이고 하... 그냥 더한 표현은 못하겠네요</div> <div> </div> <div>우리네 아버지가 영업을 하신다면 그런 모습입니다</div> <div> </div> <div>집에서는 당당하게 가장으로써 있을지 몰라도</div> <div> </div> <div>내 학비 내 식비 혹은 나의 미래를 위해</div> <div> </div> <div>누구인진 모르지만 항상 고개숙이고 사시는분이 우리네 아버지입니다</div> <div> </div> <div> </div> <div>아버지꼐서 자영업을 하시나요?</div> <div> </div> <div>네... 제가 지금 술집을 하고 있죠</div> <div> </div> <div>잘나올땐 뭐 그래 이정도는! 이러지만</div> <div> </div> <div>못나올땐... 하루에 3만원 팔고 문닫은적도 있습니다</div> <div> </div> <div>저야 내아들 내딸이 없기 때문에 그럴지 몰라도</div> <div> </div> <div>내새끼가 있는 아버지의 입장이 되면</div> <div> </div> <div>3만원 팔고 문닫을때 기분이 어떨까요?</div> <div> </div> <div>하루 3만원 팔고 문닫으면 그날 적자는 정말 주먹만한 가게라도 10만원은 적자 안고 간다고 보시면됩니다</div> <div> </div> <div>그때 기분은?</div> <div> </div> <div>혼자 먹고 살면 될때랑... 내가 부양해야할 가족이 있을때랑은</div> <div> </div> <div>하늘과 땅 차이겠죠</div> <div> </div> <div>매달 나가는 공과금 가게 월세 재료비...</div> <div> </div> <div>매달 나가는 집안 생활비 내새끼 학비 교육비 급식비</div> <div> </div> <div>내새끼 남에게 꿀리지 않게 해줘야 하는 그런것들</div> <div> </div> <div>가게 문닫고 갈때 아버지의 마음은</div> <div> </div> <div>천근 만근일 겁니다</div> <div> </div> <div>그런 마음을 가지고 퇴근하고도... 하룻밤 자고 나면</div> <div> </div> <div>또 언제 그랬냐는듯이 가게 문을 열고... 손님을 받겠죠</div> <div> </div> <div>얼마전 이제 갓 성인이된 주민등록증에 잉크도 안마른놈들이 와서</div> <div> </div> <div>술마시더니...</div> <div> </div> <div>저보고 막말을 하더군요 이새끼 저새끼 하면서</div> <div> </div> <div>....... ㅋ</div> <div> </div> <div>저도 성격이 좀 지랄맞은 부분이 있어서 확 엎어 버릴랬는데</div> <div> </div> <div>옆에 가게 사장님이 나와서 절 쳐다 보시더군요</div> <div> </div> <div>나이가 쉰넘으신 분이신데.....</div> <div> </div> <div>장사하신지 10년이 넘으신 분입니다</div> <div> </div> <div>그분 얼굴을 보니 딱 표정에서 나오더군요</div> <div> </div> <div>참아라... 참아라...</div> <div> </div> <div>저는 그냥 죄송합니다 이러고 가게로 다시 들어왔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그분도 똑같은 일을 겪으셨겠죠</div> <div> </div> <div>제 생각처럼 엎고 싶으셨겠죠</div> <div> </div> <div>하지만 그분은 자기 딸때문에</div> <div> </div> <div>그러지 못하셨습니다</div> <div> </div> <div>항상 가게 문닫을때쯤 한잔 하고 들어가면 하시는 말씀이</div> <div> </div> <div>"우리집 서열1위는 내 딸이야! 내 딸이 최고야!"</div> <div> </div> <div>라고 하시더군요...</div> <div> </div> <div>대우에서 20년넘게 근무하시다가 퇴임하고 가게를 하신다는데....</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우리나라에서 아버지란... 아직 그런 존재인거 같습니다</div> <div> </div> <div>내새끼들을 위해서 슈퍼맨이 되야 하고.... 항상 당당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div> <div> </div> <div>하지만 내새끼 내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선... 뒤에서는 조금은 비굴해져야 할지도 조금은 고개숙여야 할지도 모르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가게 손님중 아버님의 이야기를 들었던게 생각나서....</div> <div> </div> <div>그냥 아버지하고 이야기좀 하고싶은데...</div> <div> </div> <div>전화드릴 아버지가... 안계셔서 그냥 글쩍여 봅니다</div> <div> </div> <div> </div> <div>헤... 좀 늦었죠?</div> <div> </div> <div>그래도 혹시 모르니 아버지께 전화 한번 해보세요</div> <div> </div> <div>...여기 만 십년동안 쉬지도 않고 모은돈 모두다 털어서라도.... 초당 100만원을 주고도 아버지와 통화하고 싶은데 못하는 사람이 있어서</div> <div> </div> <div>그냥... 이렇게 두서없이 적어봅니다</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