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 /></div> <div><br /></div> <div>0.</div> <div><br /></div> <div>저는 오유와 딴지를 돌아다니는 대학생입니다. 당연히 진보고,</div> <div>개인적으로는 북유럽식 사회민주주의를 이상향으로 삼고 있습니다.</div> <div>박원순시장을 좋아하고 이명박을 증오하죠. 박근혜대통령은... 남에게 보이기 창피하구요.</div> <div><br /></div> <div>하지만 제 아버지는 다르시죠. </div> <div>요새말로 미뤄보자면... 일베의 자칭 '애국보수'란 말이 어울리려나요?</div> <div>젋은 시절 박정희의 유신에 맞서 데모를 하셨으나, </div> <div>이후 세월이 지나면서, </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데모를 하며 적으로 삼던 박정희를 좋아하고 이명박을 측은하게 바라보며 박근혜에게 큰 기대를 갖는 분이 되셨습니다. </span></div> <div><br /></div> <div>'4대강은 홍수피해를 막기 위한 이명박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하시고, </div> <div>박근혜와 문재인과 이정희후보의 TV토론을 보면서 </div> <div>박정희의 과거 독재와 정수장학회문제를 공격하던 이정희후보에게 욕을 하셨었지요. </div> <div>'예의없는 년'이라고... </div> <div><br /></div> <div>그래서 저는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이런 아버지와 정치에 관해 마찰이 잦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참으로 궁금해지게 되었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 style="text-align: center"><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br /></b></span></div> <div style="text-align: center"><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대체 아버님은 왜 저런 생각을 가지게 된 걸까. 나는 진실을 말하고 있는데 그게 뭐가 그리 화가 나는 걸까.'</b></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1.</div> <div><br /></div> <div>차를 타고 집으로 가던 어느날이었습니다. 아버님은 자연스럽게 차내 TV를 키셨고, TV는 아마 NBN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div> <div>마침 국정원장이 폭로한 NLL대화록 이야기가 나오고, NLL과 노무현 대통령이 얼마나 큰 문제인가에 대해 이야기했던 걸로 기억합니다.</div> <div>저는 자연스럽게 '이건 좀 아니다' 식으로 이야기를 했고, 아버지는 제 말을 듣자마자 크게 성을 내시더군요.</div> <div>바로 '노무현은 죽일 놈'이라는 욕을 시작하시더랬습니다. '자살하지 않았다면 사형감'이라고.</div> <div><br /></div> <div>...그렇게 언쟁이 시작되었죠.</div> <div><br /></div> <div>일베와 만난 것처럼 화가 나더군요. 그래선지 저도 모르게 막 쏘아붙이기 시작했습니다.</div> <div>'NLL은 애초부터 확고한 국경선이 아니었다.',</div> <div>'노무현 대통령의 대화록에는 NLL을 포기한다는 내용이 전혀 없다.'등등. </div> <div>물론 이건 순화시킨거고 "~인 거라고요!" 하며 싸웠죠.</div> <div><br /></div> <div>노무현 대통령이 당시 주장했던 공동어로수역(이었던가요. 헷갈리는군요)에 대해 설명도 했었지만 아버님은 막무가네셨죠. </div> <div>아버님의 욕을 감당하느라, 그걸 듣고 치밀어오르는 울분 가라앉히느라 참 고생했습니다.</div> <div>저에게 빨갱이에 꼴통이라고도 하시던데, 화가 나서 막 따지고 들긴 했지만 그래도 견디기 힘들더군요.</div> <div><br /></div> <div>아버님의 주장을 정리하자면 이랬습니다. </div> <div>첫째. 내가 보기에 NLL은 우리나라의 확고한 국경선이다. </div> <div>둘째. 노무현 대통령은 NLL을 포기한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실제로 그렇게 주장했기 때문이다. </div> <div>셋째. 남북이 공동어로수역을 조성할 경우 북한과 어업협정을 맺은 중국이 결국 공동어로구역에서 마구 고기를 잡아댈 것이다.</div> <div><br /></div> <div>근거도 없고 그냥 '국회의원이 그렇게 말하더라', '주변사랍들이 그렇게 말한다' 라고 주장하던 아버님과 한참 입씨름 끝에,</div> <div>결국 어머니가 말려서 소강상태가 되었죠.</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2.</div> <div><br /></div> <div>한참의 시간이 지나, 아버님이 저를 부르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div> <div><br /></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span><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방송이나 뉴스 외에도 너흰 인터넷이란 걸 보며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너도 알다시피 나는 그런 걸 할 줄 모르지 않느냐.</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 (다른 진보 어르신 분과 이야기를 하고 오신 듯 했지만 저에게 말은 안하시더군요.) 니 말에 일리가 있는거 같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잠시 뜸을 들이시더니, 계속해서 말씀하시더군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이미 우린 할 수 있는 걸 다하고 점점 늙어가고 있다. 사실 따지고보면 너희가 우리보다 더 많이 알고 더 강한게 당연한거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 그러니 우리를(되도 않는 소릴 해도) 이해하고 대우해줘야 한다. </span><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너희가 더 강하기 때문이다.'</span></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3.</div> <div><br /></div> <div>어떤 분들은 '빨갱이'에 '노무현은 죽일놈' 했던 아버님이 이젠'너희가 날 이해해'라고 뻔뻔스럽게 말한다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만,</div> <div>제가 느낀건 좀 다른 거였습니다.</div> <div><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자칭 애국보수 어르신들이 무적의 철벽은 아니었다는 거였죠.</b></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우리 말이 안통했던 이유가 몇가지 보였습니다.</b></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일단 저는 애국보수 어르신들이나 일베의 그... 녀석들이나 말이 통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다만 그게 엄청 힘든거죠.</div> <div><b>그리고 그걸 힘들게 만든게 지금의 언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말로 지금 애국보수의 8할은 언론이 키웠다고 생각해요.</b></div> <div><b>조중동이 장악한 바로 그 언론과 지금의 지상파말이죠. </b><i><font color="#bfbfbf">(이래서 이명박은 정말 성공한 쥐새끼...아닙니다. 블라주세요)</font></i></div> <div><br /></div> <div>아버님은 눈이 좋지 않으셔서 시사인이나 오유, 딴지일보같은 것들은 글씨가 작아서 보시지 못하십니다. </div> <div><b>하지만 TV는 보시죠. 특히 MBC나 KBS뉴스를 보십니다.</b></div> <div>제 눈치를 봐서인지 요즘은 SBS를 자주 보시긴 합니다만 어쨌든 아버님 시사상식의 주 근원지는 바로 장악된 현재의 지상파 언론입니다.</div> <div>앞서 저와 논쟁했을 때에도 </div> <div>'새누리당 의원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냐? 만약 그렇다면 그들이 어떻게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div> <div>'원래 정권이 들어서면 자기사람을 낙하산인사로 MBC나 KBS에 앉히는 법이다. 지난 노무현이나 김대중 정권때도 그렇지 않았느냐?'</div> <div>라고 말하셨던걸 듣고, 순간 소스라치더군요. 그게 바로...</div> <div><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김대중 대통령님부터 지금의 박근혜대통령까지 이어지는 조중동의 견해였으니까요.</b></div> <div><br /></div> <div><br /></div> <div>저와 대화할 때, 정말 자주 아버님은 '그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 '나는 그게 어떤 뜻인지 잘 모르겠다. 설명해봐라.' 라고 말하셨습니다.</div> <div>그리고 그토록 좋아하셨던 이명박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초기 공약은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셨죠.</div> <div>그렇습니다. 사실. 그분들은 잘 모르시는 겁니다. 하지만 <b>자존심은 있으셔서 우리에게 훈계받고 싶지는 않으신거죠.</b></div> <div>그렇게 놓고 보자면, 몸 좀 커졌다고 대드는 청소년들과 일베녀석들도 비슷합니다. 하나도 모르는데, 아는척은 하고싶은거죠.</div> <div><br /></div> <div><b>그런 사람들을 설득하려면 돈까스나 김밥처럼 쉽고 간단한 이야기로 설득해야 합니다. </b>어려운걸 이해 못하는 사람들에게</div> <div>'공동어로수역이 미칠 경제적, 안보적, 외교적 성과' 운운하고, '6자회담의 세계사적 의미' 운운해봐야 이해 못합니다.</div> <div>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어로 연설 한번 했다고 껌뻑 죽는 사람들입니다. 그만큼 사건 뒤를 이해하지 못합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제 결론은 이렇습니다.</div> <div><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font color="#ff0000">1. 촛불시위를 계속계속 해야 합니다. 애국보수들이 '왜 아직도 이걸 하느냐'하고 관심을 갖게 해야 합니다.</font></b></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font color="#ff0000"><br /></font></b></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font color="#ff0000">2. 우리의 방송을 확실히 가져야 합니다. 왜곡된 정보가 아닌, 사실을 TV에서 보여줄 수 있어야 애국보수들이 그걸 보고 마음을 바꿉니다.</font></b></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font color="#ff0000">3. 우리부터라도 어려운 이야기 그만두고, 애국보수들이 이해하기 쉽게 우리주장을 말해야 합니다.</font></b></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 <div>시사게시판을 요즘 보면, <span style="text-align: center; font-size: 9pt; line-height: 1.5">'왜 박근혜는 우리의 말를 개무시하는가, 역시 대한민국은 미쳤다. 곧 멸망해야 마땅하다.'</span><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라고 외치는 거 같습니다.</span></div> <div>하지만 표창원교수님이 말씀하셨죠. </div> <div><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워터게이트사건이 터진 뒤에도 2년이 넘게 언론과 국민이 싸운 끝에 닉슨이 하야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b></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여러분. 저 벌레같은 일베녀석들도, 철벽같으신 자칭 애국보수 어르신들도 사람입니다. 우리가 정말로 옳다면, 그들을 설득시킬 수 있습니다.</div> <div>대신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그들의 눈높이로 다가가야 합니다. 쉽고 간단하게. 바로 주변에 있을 수 있는 일이 곧 정치라는 걸 설명해야 합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위에서 설명드린 애국보수 아버님은, 사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후보를 찍었습니다.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걸 가능하게 한 말은 간단했습니다.</span></div> <div><br /></div> <div>"아들이 곧 사회복지사가 될건데 복지를 늘릴 후보를 뽑아야 아들이 잘되지 않겠느냐."</div> <div><br /></div></div> <div>결국은 자기 가족 일이 되니 입장을 바꾸시는 아버님이셨습니다. 다른 애국보수 어르신들의 사정이라고 다를까요?</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쉽고 간단하게 갑시다. 김어준 총수도 복귀했는데 우리가 이러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div> <div><br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