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오유 바로가기
http://m.todayhumor.co.kr
분류 게시판
베스트
  • 베스트오브베스트
  • 베스트
  • 오늘의베스트
  • 유머
  • 유머자료
  • 유머글
  • 이야기
  • 자유
  • 고민
  • 연애
  • 결혼생활
  • 좋은글
  • 자랑
  • 공포
  • 멘붕
  • 사이다
  • 군대
  • 밀리터리
  • 미스터리
  • 술한잔
  • 오늘있잖아요
  • 투표인증
  • 새해
  • 이슈
  • 시사
  • 시사아카이브
  • 사회면
  • 사건사고
  • 생활
  • 패션
  • 패션착샷
  • 아동패션착샷
  • 뷰티
  • 인테리어
  • DIY
  • 요리
  • 커피&차
  • 육아
  • 법률
  • 동물
  • 지식
  • 취업정보
  • 식물
  • 다이어트
  • 의료
  • 영어
  • 맛집
  • 추천사이트
  • 해외직구
  • 취미
  • 사진
  • 사진강좌
  • 카메라
  • 만화
  • 애니메이션
  • 포니
  • 자전거
  • 자동차
  • 여행
  • 바이크
  • 민물낚시
  • 바다낚시
  • 장난감
  • 그림판
  • 학술
  • 경제
  • 역사
  • 예술
  • 과학
  • 철학
  • 심리학
  • 방송연예
  • 연예
  • 음악
  • 음악찾기
  • 악기
  • 음향기기
  • 영화
  • 다큐멘터리
  • 국내드라마
  • 해외드라마
  • 예능
  • 팟케스트
  • 방송프로그램
  • 무한도전
  • 더지니어스
  • 개그콘서트
  • 런닝맨
  • 나가수
  • 디지털
  • 컴퓨터
  • 프로그래머
  • IT
  • 안티바이러스
  • 애플
  • 안드로이드
  • 스마트폰
  • 윈도우폰
  • 심비안
  • 스포츠
  • 스포츠
  • 축구
  • 야구
  • 농구
  • 바둑
  • 야구팀
  • 삼성
  • 두산
  • NC
  • 넥센
  • 한화
  • SK
  • 기아
  • 롯데
  • LG
  • KT
  • 메이저리그
  • 일본프로야구리그
  • 게임1
  • 플래시게임
  • 게임토론방
  • 엑스박스
  • 플레이스테이션
  • 닌텐도
  • 모바일게임
  • 게임2
  • 던전앤파이터
  • 마비노기
  • 마비노기영웅전
  • 하스스톤
  • 히어로즈오브더스톰
  • gta5
  • 디아블로
  • 디아블로2
  • 피파온라인2
  • 피파온라인3
  • 워크래프트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 밀리언아서
  • 월드오브탱크
  • 블레이드앤소울
  • 검은사막
  • 스타크래프트
  • 스타크래프트2
  • 베틀필드3
  • 마인크래프트
  • 데이즈
  • 문명
  • 서든어택
  • 테라
  • 아이온
  • 심시티5
  • 프리스타일풋볼
  • 스페셜포스
  • 사이퍼즈
  • 도타2
  • 메이플스토리1
  • 메이플스토리2
  • 오버워치
  • 오버워치그룹모집
  • 포켓몬고
  • 파이널판타지14
  • 배틀그라운드
  • 기타
  • 종교
  • 단어장
  • 자료창고
  • 운영
  • 공지사항
  • 오유운영
  • 게시판신청
  • 보류
  • 임시게시판
  • 메르스
  • 세월호
  • 원전사고
  • 2016리오올림픽
  • 2018평창올림픽
  • 코로나19
  • 2020도쿄올림픽
  • 게시판찾기
  • 게시물ID : humorbest_693206
    작성자 : 버럭오바마
    추천 : 50
    조회수 : 4222
    IP : 58.87.***.236
    댓글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6/10 19:33:25
    원글작성시간 : 2013/06/10 18:08:26
    http://todayhumor.com/?humorbest_693206 모바일
    [펌] 41세, 5500km,-20 kg, 마라톤풀코스 첫완주기
     
    저 오늘부터 기존 하던 운동에 러닝까지 합니다 *_*
     
    1366790612_39f7RqNj_8000.jpg
    1366790612_DO3NEZ8A_2013-04-23-full.jpg
     
     
     
     
    =================

    [다이어트]
    작년 이맘때 숨겨왔던 건강진단 결과를 집사람에게 들켰습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늘 야근에 운동부족에 시달리던 저는 어려서부터 항상 비만상태였고
    이제 40을 넘어서니 한두개씩 늘던 약이... 유명한 성인병들을 모두 섭렵하기에 이른 상태였습니다.

    키 170에 100여키로... 자존심상 100은 넘지않으려고 항상 95~99사이를 오가던 몸무게를 줄여야 했습니다.
    모든 것은 "비만"으로 시작했고, 모든 해결은 "비만탈출"로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등산"을 이야기하십니다. 그런 등산을 하실 수 있는 분은 아직 건강하신거죠.
    무릅상태등을 봤을 때 무리였습니다. 달리기 역시 치명적이었습니다.
    등산도 달리기도 잠깐 하루, 무리해서 할 수 있었지만, 자칫 부상이라도 입으면 그것으로 끝인 상황에서
    엄두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1kg빼려다 10kg 찔 수 있는 상황이라 절박한 사람에게는 그다지 설득이 되지 않더군요


    할 수 있는 운동은 오로지 "걷기"와 식사조절 이었습니다.
    그렇게 안양천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식사량을 기존의 1/3로 줄였습니다.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여의도 신증권타운에서 안양역 집까지 정확히 30km가 나오더군요.
    주중엔 하루 15km 이상을 반드시 걸었고, 금요일 저녁엔 여의도에서 안양역까지 걸어서 집에 왔습니다.
    주말엔 안양역에서 백운호수 혹은 안양역에서 구일역을 왕복으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 비가 오나 눈이오나, 추우나 더우나 걸었습니다.
    지난 겨울 체감온도 영하 20도 이하의 강추위에서도 새벽1시까지 걸었고...그 기억은 정말 잊혀지지 않습니다.
    운동을 시작하면서 끝날때까지 욕을 입에 달고 걸을 수 밖에 없더군요.


    늘 바쁜 업무와 야근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3~4개월사이에 많은 몸무게가 빠졌고, 어느정도 몸이 갖춰지니 시간부족으로 결국 조금씩 뛰게 되었습니다.
    그 뛰는 거리가 조금씩 늘더니, 채 100미터도 못뛰던 몸이 어느새 하루 7~8km는 거뜬히 뛰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요요현상을 피하기 위해, 몸무게가 빠지고 나서는 식사량을 예전의 80%정도로 유지하고(위장의 크기가 줄더군요),
    하루 13km 이상을 항상 걷거나 뛰었습니다.

    [마라톤]
    지난 겨울과 올 장마철. 도저히 걸을 수 없는 환경일 때에는 사내 헬스를 이용했습니다.
    13km 라는 게 걷는거로 두시간정도 걸리지만 업무상 그럴 수가 없었고, 결국 천천히 뛰었습니다.

    그런데 사내 마라톤 동아리에 소속되어 있는 후배가 그런 저를 꾸준히 보더니...몇마디 말도 없이 덜컥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해버리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지속적으로 대회 참가 안내는 왔지만, 솔직히 뛰는 제 모습은 상상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비록, 작년 다이어트 시작할 시점에 내심 살빼면 마라톤이라도 하겠다고, 말그대로 공상은 했지만, 솔직히 엄두가 안나는 영역이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춘천 마라톤 참가에 대한 공지가 왔습니다.
    전 내심 7~8km는 뛰니까 10km는 뛰겠지 하는 생각에 물었더니, 저는 이미 풀코스로 등록을 끝내놓은 상태더군요.
    아뿔사...

    대회가 한달도 채 안남은 상태였고, 이 것도 그냥 지나쳐버리자. 안가면 그만이지 하는 생각을 하다가...문득, 다이어트 시작할때...
    제가 살을빼면 풀코스마라톤을 하겠다고 공상했던 부분이 기억이 났습니다.

    결국, 하던안하던 간에 시도는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어차피 헬스에서 몇달간 거의 매일 7~8km뛰었으니...적어도 하프까진 갈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걷는 속도 까지 계산했을 때, 반은 뛰고, 반은 걸으면 풀코스를
    제한시간인 6시간 안에 들어올 수 있겠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연습삼아, 안양천에서 10km를 뛰어봤습니다. 안될거라는 제 예상과는 달리 어렵지 않게 되더군요. 신기했습니다.
    그렇게 대회날무렵까지 약 3주정도를 거의 매일 10km 이상을 안양천을 달렸습니다.
    대회 2주전 마음먹고 처음으로 하프를 뛰어보았습니다. 대략 2시간 30여분이 나왔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뛴 제 자신이 정말 자랑스럽더군요.
    대회 1주일전 다시 하프를 뛰었습니다. 욕심이 나더군요. 아예 시간도 마라톤 시간에 맞춰 처음으로 대낮에 뛰어보았는데 너무 많은 걸 깨달았습니다.
    오버페이스로 인한 고통을 처음으로 겪어보았고, 한 낮에 뛰는 것과 한 밤중에 뛰는 것의 차이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시간이야 2시간10분정도로 단축되었지만 여러가지를 느끼게 해준 하프였습니다.

    [대회날]
    작년 다이어트를 결심한 이후 걷고 뛴 거리가 5500km를 찍었습니다. 몸무게는 대략 20kg이상을 빼서, 73kg정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도 모르게 그 사이 하체는 근육으로 바뀌어 버렸고... 요 몇일간 달린 대로만 하면 완주는 할 것 같았습니다. 걸어서라도...

    하지만, 목표는 첫번째 목표는 완주, 두번재 목표는 한번도 걷지않고 뛴다, 세번째 목표는 5시간안에 들어온다 였습니다.

    금요일밤 다리를 풀겸 마지막으로 10km정도를 걸은 후에 토요일...풀코스를 위해 강제로 하루를 쉬는데...하루 종일 많이 답답했습니다.
    차라리 지금 뛰라면 뛰겠는데...초조한 마음에...잠은 안오고...
    다들 그런다고 하기에 일찍 잠자리에 누웠지만, 결국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이리저리 뒤치닥 거리다가 결국 2~3시간 자고 일요일 새벽을 맞이했습니다.


    일요일 새벽, 간단히 씻고, 좋아하는 빵과 바나나로 가볍게 아침을 해결했습니다.
    여의도로 향하는 시내버스 첫차에 몸을 싣고, 회사 버스를 놓쳐 대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회사에 와 버스를 타니, 단지 저희 회사 동호회가 아닌 지주 전체 동호회의 연합참가로 성격이 바뀌어 있더군요....
    춘천가는 길의 가평휴게소는 화장실 전쟁이 났더군요. 아무튼 요령껏 걱정했던 화장실 문제를 잘 해결해서 다행이었습니다.

    춘천에 도착하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놀랍더군요. 참가기를 많이 읽어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보니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사진찍고 해야 하는데, 버스가 늦는 바람에 부랴부랴 옷을 갈아입고, 짐을 맞긴 뒤에, 회사 동아리 사진도 못찍고 서둘러 I그룹을 찾아갔습니다.

    다행히 막 실제 선수들이 시작하고, A그룹이 출발할 준비를 하는 시기였기에...가볍게 1~20분 정도 몸을 풀었습니다.
    화장실도 여러 차례 다녀오고....긴장감에...혈압약 기운에... 솔직히 그간 대회날 화장실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데 다행히 마라톤 대회에서 화장실관련 문제는 없었습니다.
    출발전 단기간에 워낙 많은 사람이 가고싶어해 붐비긴 했지만...

    과연 할 수 있을까? 아니야 잘 해낼수 있을거야 하는 끊임없는 나와의 대화가 지속되던 즈음에...드디어 기록미보유자 그룹인 제일 마지막 I그룹이 출발을 했습니다.
    전략은 하프까지는 제 페이스로 뛰고, 하프 이후에는 무조건 5시간 페메그룹에 낀다 였습니다. 대략 하프까지 제 기록이 평균 1km당 6분30초~40초 였기 때문에...
    처음에 혼자 뛰거나 4시간40분 페메에 붙어 달린 뒤에, 처음 뛰어보는 하프 이상의 거리는 5시간 페메에 붙어 최대한 멀리 같이 가보자 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이렇게 혼자가 아닌 많은 사람과 뛰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내심 걱정이 많았습니다. 안양천에서 뛸때, 나를 추월해가는 달리미들을 보면 불편했습니다. 내가 느리다는 자책때문이 아니라, 제 페이스를 흝트러 놓고 가기 때문에 걱정이었습니다.
    정말 사람이 많더군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때로는 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짠하기도 했고, 때론 멋져보이기도 하고...또 달리미들 옷에 붙은 다양한 메시지들이 재미있기도 했구요.

    초반 5km 까지 뛰는데 계획보다 좀 느린것 아닌가 걱정이었습니다. 처음으로 안양천하고 달리 언덕도 있고 해서 걱정이었지만, 나름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는데...여러 사람이 달리다보니 체감속도가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스피드를 확인해보려고 했으나, 내심 하프 전까지는 보지 않으려고 마음먹었기에...제 몸 상태를 주의깊게 체크하면서 달렸습니다.
    스마트폰 앱으로 항상 속도와 거리를 측정하면서 뛰는데, 이번 풀코스의 경우, 자칫 평정심을 잃고 오버페이스를 하거나 페이스가 흔들릴것 같아, 하프까지는 스스로를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5km~10km. 언덕을 넘어 삼악산인가 하는 그 산을 보면서 뛰었습니다. 초반이라 생각보다 언덕이 부담스럽지 않았고, 경치가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사람들과 달리는 것도 경쟁이나 이런 게 아니고
    정말 즐기는 그 자체가 되어 버렸습니다. 처음 맞는 터널에서, 정말 많은 완주기록에서 보듯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던데....저도 머뭇머뭇하다 중간쯤 크게 소리질렀습니다. 얼마나 후련하던지...
    이렇게 뛰면서 행복한 건 처음이 아닐까 싶었을 정도였습니다. 스트레스가 싹~ 사라지는 것 같더군요

    10km~15km. 갑자기 배가 고팠습니다. 화장실 문제를 잘 해결해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반대로 배가 고파졌습니다. 달리다가 고민이 돼서, 12~3km지점에서 출발전 급히 사두었던 에너지젤 하나를 먹었습니다.
    처음 먹는 것이었는데...그냥 음료도 아니고 진한 꿀물같은 정도의 농도였는데...정말 이것저것 좋은건 다 모아놓은 듯 하더군요. 생각보다 더 든든해졌습니다.

    15km~20km 조금 달라진 풍경을 보게 되었고, 이제 걷는 사람들이 많아졌더군요. 기록을 보면서 뛰는 게 아니고 몸에 맞쳐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어서 뛸 만 했습니다. 아무튼 여러 사람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20km~25km 하프를 지나면서 그 유명한 초코파이를 먹고 싶었으나...제가 본 곳에서는 초코파이가 없었습니다. 정말 서운했습니다. 이제 처음으로 뛰어보는 거리에 진입을 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걷는 거로는 여러차례 걸었지만, 뛰는 것으로는 처음이었습니다.
    무리하지 않은 덕분인지 그다지 지쳐있지는 않았고, 느리긴 했지만 달릴만 했습니다. 5시간 페메를 주위에서 찾았습니다.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앞서 출발한 G조의 5시간 페메인 천성일님의 그룹이 있었습니다. I조이니까 대략 5시간에서 1~20분정도 앞서있다는 생각과 이제 저 분만 죽어라 하고 따라다니면 목표한 결과를 달성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정말 감사드리고 싶은데, 정말 레이스를 잘 이끌어 주셨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25km~30km 이제 댐으로 올라가는 제일 힘들다는 코스였습니다.. 하지만, 강 반대편 언덕을 보니...이 곳은 양반이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걷기 시작했고, 전 페메 뒤에서 열심히 따라갔습니다.
    같이 구령도 붙이고. 언덕길에서 페메의 조언처럼 시선을 앞사람 허리 아래쪽으로 두고 열심히 뒤쫒았습니다.

    이곳에서 좀 문제가 있었던게...갑자기 차량통제가 안돼, 차량 여러대와, 20km대부터 사람짜증나게 만들던 하레이 데이비슨 오토바이 4대가 계속 옆에서 왕왕되면서 저를 앞서거나 뒤쳐지거나 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자칫 페이스를 잃을 수 있었는데...끝까지 달리는 것에만 집중을 했습니다. 페메가 노련하게 잘 이끌어 주시더군요.

    30km~35km 마지막 언덕길이었습니다. 댐까지 간신히 올라왔는데...쉬지 않고 달리는 페메를 줄기차게 뒤따랐습니다. 33km정도에선가 페메가 갑자기 서더니 몸을 푸는 체조를 하시더군요. 시키는 대로 따라했는데...
    그 스트레칭이 전체 레이스에서 참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잠깐의 몸풀기 이후 또다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내리막길이라 점점 빨라지는 속도를 적절히 잘 끊어 오버하지않게 잘 유지시켜 주시더군요.

    35km~40km 이제 춘천 시내쪽으로 길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35km 지점까지도 열심히 페메를 뒤쫒았고, 제 몸상태는 아주 좋았습니다. 솔직히 모야 이거 풀코스 마라톤 별거 아니잖아...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풀코스는 처음이니까 무리는 하지 않겠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완주할 수 있겠는걸 하면서...여유있게 달렸습니다. 걱정처럼 쥐가 나거나 하지도 않았고, 5500km를 걷고 뛴 하체가 큰 힘을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말그대로 반전이었습니다. 37km 정도에서 페메가 갑자기 그룹을 이탈했습니다. "이정도면 충분히 들어가실수 있으니까, 자신 스스로 뛰거나 걸어서라도 완주하십시오, 저는 뒤쳐진 사람들을 도우러 가겠습니다."라고
    하시는 겁니다.

    모야 이거...배신감이 들기도 하고, 불안함이 몰려오기도 했지만, 이제 남은 거리는 5~6km... 이 정도 쯤이야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38km정도 지날때부터 갑자기 몸이 뜻대로 안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마라톤 벽이라는것에 부딪힌것 같았습니다. 분명히 뛰고는 있는데, 다리와 팔이 생각만큼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1km마다의 거리는 굉장히 길었고, 열심히 뛰고 있는데 그 열심/노력과 실제 거리/속도는 점점 반비례하는 느낌이 강해졌습니다. 거의 대부분 주위 분들이 걷고 있었고, 뛰는 사람은 제 주위에 몇분 없었습니다.
    유혹이 굉장히 강했습니다. 이 정도면 넌 정말 훌륭히 잘해낸거야...이 정도면 충분히 갈수 있으니까 이제 편히 가도 돼... 너 자꾸 이러면 죽을지도 몰라... 정말 제 스스로의 유혹이 엄청났습니다.

    어쩌면 포기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만, 마지막으로 연습삼아 하프를 뛸때 뛴 기록을 확인하면서 굉장히 아프게/또 마음 깊숙히 느낀 점이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난 지금 굉장히 느리게 걷고 있고 볼성사납게 뛰고 있지만, 그 기록은 앞서 뛰던 것과 별차이 없었다는 점과 오히려 더 속도가 빨랐었다는 점입니다.

    즉, 이런 고통같은 것들은 심리적인 것일뿐, 실제로는 정상적으로 잘 운영하고 있고 계획대로 되고 있음을 알게 됐었습니다.
    실제로 스마트폰의 속도계도 아직 7분으로 떨어지지 않고 정상적으로 6분40초 정도에서 버티어 내고 있었습니다.

    지금 걷는 다면 지금까지 뛰어온게 너무너무 아까왔고, 실제로 몸도 쥐가나거나 하지 않고 아주 잘 버텨내고 있으며, 지금 힘든 건 실제로 엄청 힘들여 뛰고 있는데 제자리를 뛰는 것 같다라는 어떤 심리적 문제일 뿐이다 라는
    생각을 스스로에게 계속 주지시켰습니다. 힘들지만, 난 지금 잘해내고 있어... 조금만 더 힘내자 이런 생각으로 계속 뛰었습니다.
    그리고, 아까 마라톤 풀코스 별것 아니잖아 라고 생각한 것을 굉장히 후회하고 자책했습니다. 풀코스 정말 대단한 거구나...하고...

    40km~피니시 라인 계속 피니시라인을 찾았습니다. 저기만 가면 되는거 아닌가...그렇게 눈으로 어림짐작하고 간게 대여섯번은 되는 것 같습니다. 종료점인줄 알았는데 가보니 다리로 우회하는 곳이었고, 다리 끝으로 가보니 40km
    지점으로 물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계속 뛰면서... 저기인가 저기인가.... 네... 결국 출발한 그곳이 보였고, 그 출발한 곳이 종료라인이었습니다.
    시간은 어언 4시간 50분을 향해 가고 있었고, 내심 40분대를 노렸었기 때문에 남은 힘을 짜내 전력질주를 했습니다.

    결과는 4시간 48분 57초...

    이렇게 제가 바랬던 모든 것들을 해냈습니다.

    그날 마라톤이 끝나고, 회사 동호회 어른들께 정말 많은 축하를 받았고, 함께 참여한 지주사 및 여러 회사 분들과 정말 맛있는 춘천 닭갈비를 먹었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너무너무 막히더군요..ㅎㅎ

    월요일, 어제의 우려와는 달리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역시 하체가 받쳐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월요일은 기분좋게 출퇴근 6km 정도 걷고 마쳤습니다.
    화요일은 20km정도를 도보로 걸었습니다.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수요일 어제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헬쓰에서 근육운동후 약 9km정도를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뛰었습니다. 문제없고 아주 개운하더군요.

    이제 욕심이 더 나는 군요. 시간을 단축하고 싶어졌습니다. 이제 정식으로 인터벌 훈련도 하고, 지금처럼 LSD도 계속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조금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첫완주에 대한 부담이 커서 많은 첫완주기를 읽었습니다. 이렇게 첫완주기를 쓸 수 있어 너무 기쁩니다.
     
    버럭오바마의 꼬릿말입니다
    http://marathon.chosun.com/community/index06.php?sno=0&group=basic&code=diary&category=&&field=all&search=%C0%CC%B0%E6%C0%E7&abmode=view&no=69105&bsort=desc&bfsort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3/06/10 18:11:21  14.52.***.152  Quasimodo  188627
    [2] 2013/06/10 18:14:47  175.210.***.85  5124321321  118599
    [3] 2013/06/10 18:18:58  121.165.***.59  OhMG  425170
    [4] 2013/06/10 18:23:09  14.52.***.131  최희아나운섭  428073
    [5] 2013/06/10 18:26:48  125.184.***.84  황재균  119545
    [6] 2013/06/10 18:35:39  203.226.***.105  밤팜방반밤밮  383454
    [7] 2013/06/10 18:41:41  124.5.***.170  대한적십자사  323374
    [8] 2013/06/10 19:09:53  182.213.***.28  서플러스킹  174203
    [9] 2013/06/10 19:31:09  112.167.***.208  할매국밥  3007
    [10] 2013/06/10 19:33:25  1.217.***.40  못생김ㅠ  329860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760880
    맥주를 마시는 새...ㄷㄷ [13] 95%放電中 24/05/16 23:48 936 13
    1760879
    더불어신발들이 하는 꼬라지보니 후반 의장은 [2] [진진] 24/05/16 23:41 787 17
    1760878
    바이킹들이 무기에 룬문자 새긴이유..jpg [2] 펌글 우가가 24/05/16 23:31 812 18
    1760877
    우엉 저도 방문횟수 올려봅니닼ㅋㅋㅋㅋㅋㅋ [19] 96%충전중 24/05/16 23:29 175 15
    1760876
    아이유 : 무조건 들어주는 소원으로 뭘 빌고 싶나요? [8] 댓글캐리어 24/05/16 23:23 429 17
    1760875
    우리집 애 유치원 탈락했어요 [2] 변비엔당근 24/05/16 23:00 1154 18
    1760874
    나는 한국인이지만 일본이 더 좋음 [17] 마데온 24/05/16 22:37 2699 21
    1760872
    볼빵빵♡ [2] Oh_My!_Girl 24/05/16 21:18 2246 16
    1760871
    해외직구를 막는 이유 역시나 [4] 쌍파리 24/05/16 21:16 1272 24
    1760870
    양팔 없는 장애를 극복한 화가 [3] 피카소여물 24/05/16 21:13 1455 14
    1760869
    6월부터 개인 해외 직구 규제한답니다 [14] 마이짱리턴즈 24/05/16 20:55 1732 28
    1760868
    도민만 가는 제주 맛집 [6] 펌글 89.1㎒ 24/05/16 20:51 3128 28
    1760867
    고양이가 알려준 꽃밭에서 고양이 시점으로 같이 꽃구경 [8] 펌글 89.1㎒ 24/05/16 20:37 1608 24
    1760866
    술잔에 입은 댔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 [17] 창원방구쟁이 24/05/16 20:37 1592 25
    1760865
    진짜 모든 투표 기명으로 해야 [2] 창작글 뷔페가고싶따 24/05/16 20:25 1047 24
    1760864
    화내는건 이해됨 [9] Whoisit 24/05/16 19:57 1071 23
    1760863
    총선전에는 "우리 국민들은 현명하다" [12] [진진] 24/05/16 17:30 1672 38
    1760862
    여친의 서프라이즈 [14] 펌글 감동브레이커 24/05/16 17:30 3101 33
    1760861
    전국노래자랑 나온 가수가 꿈이라는 26살 청년 [24] 어퓨굿맨1 24/05/16 16:36 4604 40
    1760860
    ?? : 검스는 왜 신음? [9] 마데온 24/05/16 16:36 3935 22
    1760859
    딸 때문에 가슴아픈 어머니 [13] 마데온 24/05/16 16:34 3202 22
    1760858
    에이씨x 기분x같네. [9] 예날 24/05/16 15:31 2468 51
    1760857
    레딧 좋아요 3만개 받은 한국뉴스 [17] 펌글 감동브레이커 24/05/16 15:31 3982 46
    1760856
    70-80년대 애니메이션 몇개 봤어? [60] 펌글 89.1㎒ 24/05/16 15:26 2257 37
    1760855
    국회의장 누구 뽑았나 명단이나 좀 알아봅시다. [10] sozener 24/05/16 15:20 2174 56
    1760854
    어떤 아주머니가 나 신상공개하겠데 [21] 마데온 24/05/16 14:55 3819 50
    1760853
    도서관에 유해도서가!? [24] 펌글 감동브레이커 24/05/16 14:55 2668 35
    1760852
    인스타고 유튜브고 [22] NeoGenius 24/05/16 14:39 1862 24
    1760851
    80세 할아버지의 인생 첫 코스프레 [13] 펌글 감동브레이커 24/05/16 14:16 2961 42
    1760850
    석가탄신일에 절에 가서 비빔밥 얻어 먹은 사람 [29] 펌글 89.1㎒ 24/05/16 12:58 3011 62
    [1] [2] [3] [4] [5] [6] [7] [8] [9] [10] [다음10개▶]
    단축키 운영진에게 바란다(삭제요청/제안) 운영게 게시판신청 자료창고 보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모바일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