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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565231
    작성자 : 오징어맛커피
    추천 : 58
    조회수 : 19904
    IP : 122.42.***.216
    댓글 : 2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8/08/17 06:16:38
    원글작성시간 : 2018/08/16 15:34:42
    http://todayhumor.com/?humorbest_1565231 모바일
    파리에서 프랑스인한테 번호따이고 데이트 했던 썰.txt
    옵션
    • 창작글
    카페 한가한 시간이라 옛날 얘기를 좀 써보겠음


    2011년 이었으니까 벌써 7년전 파리에서 유학생활을 할 무렵 

    파리의 낭만에 젖어 팔랑팔랑 거리때였음

    오지게 날 좋던날 방에만 있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에 옷을 차려입고 산책을 나가기로 함

    도서관에서 책도 빌리고 루브르 박물관 근처에 빨래 호얄 공원에서 햇볕을 쬐며 끄적끄적 스케치도 하고 일기도 쓰고 있었음

    그러던 와중에 누군가 어깨를 툭툭침.



    "익스꾸스 무아?"(실례합니다)

    서른? 정도 되어보이는 프랑스 여자가 말을거는거임. 근데 이때 유학간지 얼마 안됐을때라 프랑스어를 코딱지만큼도 몰랐음

    뭐지?하는 표정으로 '주느 빠흘레 빠 프헝세'(나 프랑스말 몰라)만 대여섯번 함

    이 여자도 내가 프랑스말을 모른다는거에 당황스러운지 이때부터 선사시대 만국공통어 '바디랭리지'를 시작함

    그나마 유일하게 알아 듣는게 '몬 아미'(내친구)였는데

    나한테 전화번호를 쥐어주면서 '몬아미 몬아미'하고 전화거는 시늉을 함.


    본인은 아니고 친구가 관심있으니 연락달라는 뜻인걸 겨우 깨닫고 일단 오케이 싸인을 주고 돌려보냈음.







    헐....



    우아....




    번호를 받다니


    나 프랑스에서 먹히는 놈이구나 싶었음.



    겁나 기쁜맘으로 두근두근하면서 집으로 돌아옴


    근데 이때 유학가기 전이라고 이것저것 정보수집할 때 막 괴담으로 신장 빼간단 소리가 많았음



    그래서 프랑스에 오래 살았던 친구들한테 이런식으로 신장 빼가는일 있나 물어봤더니 그런건 없다고 함




    한시간 넘게 고민하다가 받은 번호로 문자를 보냄.


    다행히 영어를 할 줄 알아서 영어로 대화를 시작했고 만났던 공원 분수대에서 만나기로 함







    진짜 한국에 있는 애들한테 겁나 자랑하고 싶었는데

    아직은 결과를 모르니 입닥치고 있기로했음. (진짜 잘한 결정이었음)





    대망의 다음날




    풀세팅모드로 또 도서관가서 책까지 빌려다가 공원으로 향함

    가는길에 왜이리 예쁜 프랑스 여인들이 많은지....기대 만발....






    공원 분수대에 앉아 겁나 섹시하게 다리꼬고 앉아서 책읽는 컨셉으로 자세잡고 기다림.







    지나는 예쁜 여자들 볼때마다 심장 터짐





    그러고있는데 책을 보다보니 또 책에 빠져서 집중모드 중인데 누군가 의자를 드르륵 끌고 옆으로 옴


    원래 그쪽동네 공원 문화가 이동가능한 의자들을 분수대나 여기저기 늘어놓고 알아서 가져가서 앉게 되어있는거라 크게 신경 안쓰고 있는데

    내 어깨를 툭툭치는거임





    순간 놀라서 옆을 보니 왠 놈이 말을 검


    '하이' 하길래 '하이' 하고 책에 집중



    근데 또 어깨를 툭툭침.



    '?'



    "Are you KIM? I'm Christopher'








    ....누구냐 넌....






    .....왠놈이냐.....







    .....응????너 누구야?????.....왠 '놈'이야?????







    혼돈의 카오스에서 정신을 겨우 다잡음











    아.....게이였구나......













    '....하....하하...마...만나서 반가워.'



    어색한 웃음으로 이 상황을 어찌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와....영화의 한장면처럼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짐


    그래서 함께 근처 스타벅스로 피신



    이런상황에 튀어버리지도 못하는 나란 놈 못난놈이라....앉아서 얘기를 하기 시작함


    커피를 한잔씩 시키고 마주보고 있자니 이 놈 참 멀끔하게 생기긴 했음


    근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이가 마흔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스물넷이었는데ㅋㅋㅋ한국나이 스물여섯이긴 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극배우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런두런 이얘기 저얘기 하다보니 사람은 참 착하고 쑥쓰러움도 엄청 많음



    그래서 '아. 친구로 지내면 프랑스어도 공부하기 좋은 기회도 될거같고....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함




    한시간 정도 얘기 나누다 헤어졌는데


    근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에 가는 중에 문자가 옴.




    나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harming 하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넌 especially 하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얘는 진심이구나 싶어서 연락끊고 잠수탐




    이상 내 주변 몇몇만 아는 이야기였음.









    -----------------------------------------------------------------------

    불편러분들이 있을까 첨가하자면


    이미 한국에 게이 친구도 있었고, 딱히 편견이 있지는 않음.

    내 취향이 이성애자인거지 동성애자 옹호쪽에 가까운 입장임.

    그냥 게이라고 나쁘게 보고 싫어한거 아님.








     



    오징어맛커피의 꼬릿말입니다
    https://brunch.co.kr/@sumgy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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