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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535589
    작성자 : 달비부위
    추천 : 17
    조회수 : 2472
    IP : 211.36.***.244
    댓글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12/17 12:54:42
    원글작성시간 : 2017/12/14 19:19:58
    http://todayhumor.com/?humorbest_1535589 모바일
    마약중독자를 사랑했었다. 3
    처음 3일은 식사시간을 제외하면 계속 잠만 잤다. 처음 몇번은 식사마저 거르며 잠만 잤다. 병원에서 주는 약은 항갈망제와 뇌신경 전달물질에 관련하는 각종 비타민 그리고 아주 약간의 조현병(정신분열증)약과 리튬(리튬의 경우 작용기전은 밝혀지지 읺있지만 신장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통제만 할 수 있으면 기분조절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이었다. 그러다 보니 식후에 먹는 약의 양이 15알은 기본으로 넘겼다.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알콜중독자들은 입원시 약을 타 먹기 시작하면 며칠동안은 잠만잔다. 그리고 술 때문에 몸이나 뇌가 상한 정도가 오래면 그만큼 오랬동안 잠만자다가 서서히 정신을 차린다. 나와 동갑내기의 사내가 똥오줌도 못가려서 병동 거실에 똥을 흘리며 걷는 상태로 들어와 거의 40일을 자고 먹고 똥흘리고를 반복하더니 정신을 차리는 것도 보았고 같은날 입원한 40세 여성은 입원당시 술에 취하지 않았으면서 헛소리를 마구 할 정도로 마른 주정이 심각했는데 역시 20일을 징그럽게 잠만자더니 서서히 정신을 차리는 모습도 보았다.

     나의 경우에는 3일이었으니 다행이었다. 그 삼일동안 알콜중독으로 뇌가 너무 위축되어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전직 의사는 부인의 동의하에 죽을자리를 찾으 떠났고 병실에는 새 환자가 배정되었다. 

     50후반의 아저씨였고 작은 몸이지만 나이에 맞지 않게 근육이 단단했다. 종아리에는 총상중 관통상이 뚜렸했고 걸음을 절었다. 국가유공자이자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국가 기관인 병원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왔다고 했다.(생활보호 대상자의 경우도 무료였는데 일부러 여름과 겨울을 나기위해 술을 마시고 입원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번이 두번째 입원이라고 했다. 편의상 A아저씨라고 부르겠다.

     병동안에서는 담배가 귀했다. 자의로 입원한 환자의 경우 의사의 허가가 내려지면 하루 두번의 원내 산책과 한번의 외출이 허용됐다. 외출 시 병동으로 돌아올 때 몸수색과 음주측정을 했고 금지물품 반입을 시도하거나 음주시 외출권을 박탈당했다. 자의로 입원한 환자가 드믈고 페널티가 강하다 보니 병동에는 담배가 귀했다. 중독자들이 담배마저 끊게되자 담배 때문에 웃지못할 일들이 많이 생겼다. 

     A아저씨는 이번이 두번째 입원이기에 첫 입원 시 몸수색을 잘 하지 않는 점을 노려 담배 세 갑을 숨겨들어왔다. 그리고 내가 흡연자임을 확인하자 몇 개피를 주면서 병실 화장실에서 연기를 감추고 몰래 피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다만 4일이 지나면 산책과 외출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난 담배를 병원 천정에 숨겨 피지 않았다. 적발시 패널티가 무서웠기 때문이다. 인테리어를 하던 나였지 때문에 병실 천정을 보자마자 연질의 12미리 마감제 인걸 확인했고 따로 고정을 하지 않고 몰딩에 걸쳐놓는 부분을 들어 담배를 숨겼다. 종종 소지품 검사가 있었고 콘세트를 뜯어 뒤에 숨긴다거나. 병실 롤화장지통에 숨기던 사람은 모두 적발됐지만 나는 한 번도 걸리지 않았고 나는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밀하지 않았다.

     내가 입원한 당시는 온 병동이 담배 가뭄으로 난리였던 시기다. 유일한 외출허용자가 담배를 반입하다  걸려 담배 공급이 끊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A아저씨가 3갑의 담배를 숨겨오고나서 과자나 음료를 들고우리 병실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아저씨가 담배를 들고 온 사실을 딱히 숨기지 않았고 담배 냄새는 감추려해서 감춰지는 것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누누히 말하지만 정신병동이라는 특성과 국립이라는 특성 때문에 외출에서 귀원할 때는 제외하고 정황만으로 함부로 몸수색을 할 수 없었고 소지품 검사도 동의하에 케비넷을 열어볼 수 있었다. 물론 거절하면 페너티가 있었다.) 

     그 담배 때문에 그애와 처음 만났다. 

     우스운 얘기지만 나는 엄청난 동안이다. 서른 중후반의 나이지만 일년에 한 번 정도는 술집에서 신분증을 제시해야했고, 담배를 사러 갈 때 신분증이 없어 사지 못한 경험이 있다보니 카드는 깜빡하는 경우가 있어도 신분증을 잊는 경우는 없었다. 거의 이십대 중후반으로 보기는 했지만. 
     그래서 였을까 처음 그 애가 내게 말을 걸 때 반말로 말을 걸어왔다.

     "야~ 여기 아저씨 어디갔어? "

     병동 규칙이 절대로 남의 병실에 들어가서는 안되기 때문에 병실 앞에서서 그애가 내게 말을 걸었다. 

     처음 입원했을 때 모든것이 생소하고 사람들과도 서먹했기 때문에 난 재활치료 프로그램이나 낭독회 등 하루 세번에서 네번 있는 치료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고 나는 모든 환자들괴 거리가 있었다. 

     턱까지오는 앞머리가 없는 단발머리에 160정도의 키. 눈 밑 애교살이 두드러지고 가름한 턱에 살짝 드세보이는 눈빛. 병원복 위에 사복을 입었는데 치약을 흘린 자국이 있었다. 손에는 바나나 우유와 웨하스 하나를 들고있었다.
     아마 아저씨와 담배를 교환하기 위에 들고왔을 것이다. 그 날 하루종일 병실을 찾아오던 다른 환자처럼.(병원에서는 돈을 예치시킨뒤 매일 한 번 품목표에서 간식이나 개인 위생 용품을 주문할 수 있었다) 

     첫 인상은 좀 드세게 생긴 이쁜애. 딱 그랬고 학교 다닐 때 패딩좀 입으면서 껌 좀 씹었을 것 같은 얼굴 딱 그랬다. 

     "아저씨 샤워하러 갔다. 그리고 넌 내가 몇살인줄 알고 초면에 빈말이냐?" 라고 따져 대답했고 그게 우리의 첫만남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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