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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522189
    작성자 : arithmetic
    추천 : 71
    조회수 : 1814
    IP : 175.206.***.242
    댓글 : 3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11/16 18:47:34
    원글작성시간 : 2017/11/16 16:46:58
    http://todayhumor.com/?humorbest_1522189 모바일
    일일 독박 육아 체험 -하-
    <div>1시</div> <div><br></div> <div>한시다. 낮잠은 세시간 이상 재우지 마라는 마나님의 말씀을 듣고 아이를 깨우러 들어갔다.</div> <div>아이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하다. 따뜻하게 잘 자는거 같다. 아이를 흔들어 깨우니 안일어난다.</div> <div>이런건 날 닮은것 같다. 들쳐앉고 둥가둥가하며 깨웠다. 짜증을 내며 일어난다. 이런건 엄마를 닮았다고 생각하고 싶다.</div> <div><br></div> <div>일어나자 마자 첫마디가 '까까' 다. 과자에 마약을 탄건가 의심이 든다.</div> <div>배가 고플수도 있겠다 싶어 분유를 타러 갔다. 보온병의 물이 조금 뜨거운듯 싶지만 알맞게 식어있다.</div> <div>이번에는 물먼저 넣어야지. 이유식 안먹이고 먹이는거니 양도 평소랑 같게. 지킬건 다 지킨것 같다.</div> <div>방으로 돌아와보니 까꿍책을 거꾸로 들고 책장을 넘기고 있다.</div> <div>13개월에 책장을 넘길줄 아는 아니가 별로 없다고 하는데 내새끼가 천재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저 지능은 분명 나에게서 물려받은 지능이라 확신이 들었다.</div> <div><br></div> <div>다행히 온도가 좋은지 잘 받아먹었다. 쭉쭉 빨아먹는걸 보니 내 배가 다 부르다.</div> <div>갑자기 와이프가 잠결로 한마디를 했다.</div> <div>"이유식을 먹여야지..."</div> <div>아...</div> <div><br></div> <div>몇일전 이제 분유 횟수를 줄이고 이유식 횟수를 늘리자는 와이프 말이 떠올랐다.</div> <div>알겠다고 대답만 하고 방 구석에서 분유를 마저 먹였다. 빨고 있는 젓병을 빼면 필시 짜증을 부릴게 뻔하다.</div> <div>한방울도 남김없이 분유를 다 먹이고 이유식을 먹이기 위해 아이를 다시 핑크퐁과 합체 시키고 주방으로 갔다.</div> <div><br></div> <div>분유 때문에 이유식을 안먹을거 같아 궁리 끝에 평소 사과를 많이 좋아하는 아이의 식성을 고려해서</div> <div>이유식 조금 + 갈은 사과 조합을 주기로 했다. 내가 사과를 먹고 싶어서 사과를 준비한건 절대 아니다 라고 생각했다.</div> <div><br></div> <div>사과 1/4쪽을 갈아 이유식에 넣고 아이를 주었다. 조금 먹다가 안먹는다. 편식을 안하는 아이라 이상하다 생각을 하고</div> <div>먹어보니 맛이 없다. 이유식 재료와 사과가 궁합이 안맞는거 같다. 더군다나 따뜻한 사과라니. 그럴만 하다고 생각했다.</div> <div>억지로 더 먹이니 몇 숟갈 더 먹긴했다. 나머지는 와이프 몰래 버렸다. 죄책감이 밀려왔다.</div> <div><br></div> <div>아이에게 책 읽어주고 노래 불러주다보니 2시가 다 되어갔다.</div> <div><br></div> <div>2시</div> <div><br></div> <div>어제 밤 와이프가 "낮에 할거 없으면 키카 새로 생긴데 있던데 거기 대리고 갔다 와봐" 라고 한말이 생각 났다.</div> <div>왠지 키카 대리고 가면 저글링 같은 조카들을 피시방에만 대리고 가면 평화가 찾아오듯 나에게 평화가 찾아올거 같았다.</div> <div>아이 옷을 갈아입혔다.</div> <div>신기하게 옷 벗길땐 세상 무너지듯 우는 아이가 입힐때는 잘 협조해 준다.</div> <div>자기 소매에서 손이 튀어나오는게 신기한듯 두 손을 번갈아 가면서 구경한다.</div> <div>이쪽 양말을 신기고 저쪽 양말을 신기면 이쪽 양말을 벗어 던진다. 몇번의 실랑이 끝에 양말을 다 신기고 모자까지 씌었다.</div> <div>출발 준비 완료. 아니지.</div> <div><br></div> <div>기저귀. 물티슈, 턱밭이, 분유통, 젓병, 까까, 여벌 바지. 여벌 양말. 음......</div> <div><br></div> <div>출발 준비완료.</div> <div><br></div> <div>네비를 찍고 목적지를 향해 출발.</div> <div>카시트에 앉는걸 싫어하는 아이라 가는 동안 내내 노래를 불러주었다.</div> <div>핑크퐁과 사운드북 노래들을 불러주다보니 아이가 생기기전에는 잊고 지냈던 동요들을 많이 알게되었다.</div> <div>무반주로 20여곡을 메들리로 불러대는 내가 대견하다.</div> <div><br></div> <div>키카 도착.</div> <div>새로생긴곳이라 그런지 인테리어도 화사하고 삐까번쩍했다.</div> <div>13개월이라고 하니 원래 12개월 이상은 요금을 받는데 무료로 들여보내주셨다.</div> <div>좋은 사장님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메리카노를 시킬려고 했는데 라떼를 시켰다.</div> <div><br></div> <div>평일 낮이라 그런지 새로 생긴데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div> <div>생각해보니 이시간이면 아이들은 거의 다 어린이집에 있을 시간인것 같았다.</div> <div>우리 아이 말고 한 아이가 더 있었다.</div> <div><br></div> <div>키카에서 아이가 자꾸 나보고 엄마라고 불렀다. 아빠라는 말을 할줄 알고 집에서도 자주 엄마라고 하지만</div> <div>밖에 나와서 엄마라고 부르면 느낌이 이상하다. 혹시 편부모 가정이라 오해를 살수도 있을거라는 쓸데없는 걱정이 들어</div> <div>주위 사람들 들리게 큰 소리로 "엄마는 집에 있잖아 '아빠'라고 해야지~" 라고 말했다.</div> <div><br></div> <div>옆에 아이랑 같이 온 엄마가 말을 걸었다. 엄마는 집에 있나봐요? 라고 물었다.</div> <div>"네.. 하루 제가 봐주기로 약속을 해서.."</div> <div>하하하 좋은 아빠네요 라고 아이 엄마가 말해줬다.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div> <div><br></div> <div>몇개월이냐 물어서 13개월이라고 이야기 했다.</div> <div>13개월 치고 말도 잘하고 애교도 많다고 했다. 다 날 닮아서 그런거라 말해주고 싶었다.</div> <div>자기 아이는 15개월 인데 말도 잘 안하고 잘 안웃는다고 했다. 우쭐했다. 하지만 난 예의범절을 잘 아는 시민이라 그런 내색은 안했다.</div> <div><br></div> <div>15개월 아이가 우리 아이 탱탱공을 자꾸 빼앗어 간다. 뒤뚱뒤뚱 걸어와서 빼앗아 가는데 우리 아이는 아직 걸음마가 서툴다.</div> <div>한 두발짝 때는게 고작이다. 빼앗기고 눈만 꿈뻑꿈뻑 한다. 속상하다. 15개월 아기가 흘린 공을 몰래 가져와서 다시 쥐어주면</div> <div>다시 와서 빼앗아 간다. 서럽다. 어디가서 맞고 다니는건 아닐까 걱정이 된다.</div> <div><br></div> <div>아이를 들쳐앉고 윗층 블럭놀이 하는데로 갔다. 와이프가 다른 키카에서 잘 가지고 놀아서 사줬다는 과일블럭이 있다.</div> <div>이건 집에 있으니 다른걸 가지고 놀자고 자꾸 꼬셔도 그걸 가지고 논다. 덕분에 수박만 100번 쪼개준것 같다.</div> <div>15개월 아이가 다시 옆에 왔다. 짱구같이 생긴게 자꾸 우리 아이를 괴롭히는것 같다. </div> <div><br></div> <div>아이 엄마가 옆에와서 사과를 하고 대리고 간다.</div> <div>내가 쓸데없이 예민한건가 싶어서 미안해 졌다. 나 어릴적에 여자아이들 고무줄 끊고 다닌 기억이 났다.</div> <div>다시 아이가 옆에 오면 같이 놀게 해줘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div> <div><br></div> <div>조금 있다가 아이엄마랑 짱구가 집에 간다고 한다. 나한테 재미있게 놀다 가라고 하는데</div> <div>괜시리 미안하다. 다음에 또 놀자고 우리 아이한테 말하는데 내가 "네~" 라고 대답해 줬다.</div> <div>왠지 짱구가 좀 더 크면 같이 또봇 가지고 놀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우리 아이가 딸이라 같이 로봇가지고 못놀거 같아 항상 아쉽다.</div> <div><br></div> <div>밑에 층의 편백나무 놀이터로 내려왔다. 각설탕만한 크기의 편백나무 조각을 자꾸 입으로 가져갈려는 아이를 말리느라</div> <div>혼났다. 역시 나도 그렇고 아이도 그렇고 혼자 노니깐 재미가 별로 없는것 같다.</div> <div>개월수도 있고 해서 미끄럼틀이나 트렘벌린 같은 위험한것도 탈수가 없다.</div> <div>블럭놀이 걸음마놀이 공놀이 같은것만 했다. 슬슬 지겨워졌다.</div> <div><br></div> <div>시계를 보니 4시가 다되어간다. 집에 가야겠다.</div> <div><br></div> <div>맘씨 좋은 사장님께 인사를 하고 집으로 출발했다.</div> <div>집에 가는 내내 짱구한테 잘해주지 못한게 내심 맘에 걸렸다.</div> <div>다음에 만나면 잘해주고 공도 빼앗지 말아야겠다.</div> <div><br></div> <div>4시.</div> <div><br></div> <div>집에오니 와이프가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div> <div>왜 나와있냐 물어보니 배고파서 나왓다고 한다.</div> <div>밥을 줄까 물어보니 먹었다고 했다. 뭘 먹었냐고 물어보니 피자를 시켜 먹었다고 한다.</div> <div>서러웠다. 나도 피자 좋아하는데. 몇조각 남겨놨다고 해서 마음이 풀렸다. 밤에 먹어야지.</div> <div><br></div> <div>키카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줬다. 짱구가 미웠다고 말하니 와이프가 웃는다.</div> <div>애들은 다 그런다고 그랬다. 내가 바보같았다고 생각이 들었다.</div> <div>역시 사람은 부모가 되어봐야 진짜 사람이 되는거라고 생각이 들었다.</div> <div><br></div> <div>집에 온 아이가 다시 타요 드럼을 치기 시작한다.</div> <div>저 지치지 않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궁금하다. 난 이미 방전 상태인데.</div> <div>같이 드럼을 치자고 자꾸 부른다.</div> <div>같이 드럼을 치는데 스틱으로 드럼을 치는게 아니라 내 손을 막 친다.</div> <div>내가 아프다고 아야 그러는 모습을 보고 깔깔 거린다. 저런 성격은 분명 엄마를 닮은것이라 생각이 든다.</div> <div><br></div> <div>손에 멍이들거 같아서 걸음마 수레(?)를 옆에 가져다 주었다. 다른 아이들은 돌 전에 걷는다는데...</div> <div>운동신경 둔한건 아빠를 닮은건가? 괜시리 미안해 진다.</div> <div>아이는 수레를 밀고 난 엉금엉금 옆에서 기면서 수레가 확 앞으로 나가지 않게 잡아준다.</div> <div>30분 정도 왔다갔다 하니 무릅이 너무 아프다.옷을 걷어보니 피부가 까져 있다.</div> <div>내 아이의 즐거움을 위해서라면...아프지만 참아본다.</div> <div><br></div> <div>5시 50분.</div> <div>지진이 났다. 주방에서 아기 이유식을 댑히던 내가 놀라 거실로 뛰어왔다.</div> <div>와이프도 소파에서 밀린 드라마 다시보기를 시청중에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div> <div>아이는 우리가 놀라서 그런지 우리 모습을 보고 놀라하는것 같다.</div> <div>아이를 안고 어떻게 해야하나 싶은데 다행히 흔들림이 없다.</div> <div>뉴스를 보니 포항이 진원지라고 한다.</div> <div>강원도에 살아서 큰 위험은 없는것 같다. 포항에 사는 가족과 친척들에게 전화를 했다.</div> <div>다행히 모두 별일은 없는듯하다.</div> <div><br></div> <div>뉴스 속보를 보면서 이유식을 먹였다.</div> <div>키카에서 많은 에너지를 써서 그런가 이유식을 잘 받아 먹었다.</div> <div>옆에서 그 모습을 본 와이프가 웃으며 '프로 아빠 다됬네"라고 칭찬해줬다.</div> <div>이 정도 쯤이야 라고 대답을 했지만 아침나절에 한 실수들이 생각나 좀 찔렸다.</div> <div><br></div> <div>뉴스에서 지진 속보가 계속 나왔다.</div> <div>고향이 포항이고 익숙한 동네가 많이 망가진 모습으로 나오니 마음이 아팠다.</div> <div>핑크퐁좀 보여주고 뉴스를 볼려고 하니 와이프가 혼을 낸다.</div> <div><br></div> <div>쏘서랑 에듀테이블은 이제 흥미가 별로 없는것 같다. 몇번 흔들고 만지더니 예전만큼 흥을 내며 가지고 놀지 않는다.</div> <div>이제 누굴 물려주던가 방구석에 정리해놔야겠다.</div> <div>신기하게 러닝홈은 아직 잘 가지고 논다. 누르면 노래 나오고 열고 닫으면 옆에서 까꿍이라고 내가 호응을 해줘서 그런가보다</div> <div><br></div> <div>요즘 펜에 흥미를 많이 느끼는것 같다.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사줬다. 한장을 찢어서 그려보라고 줬다.</div> <div>알수없는 그림을 그렸다. 피카소의 그림 같다. 여러 색을 써보라고 권하지만 초록색만 쓴다. 초록색을 좋아하나보다.</div> <div>분명 아이는 뭔가를 그렸겠지만 내 식견이 짧아 이해할수 없는것일거다.</div> <div>한장을 빼곡히 그리고 흥미를 잃은 아이가 다시 과일블럭으로 돌아갔다.</div> <div>난 종이 옆으로 삐져나와 바닥에 묻은 크래파스 자국을 걸래로 지웠다.</div> <div>잘 지워져서 다행이다. 요즘 크레파스들은 좋은건가보다.</div> <div><br></div> <div>8시</div> <div>이제 슬슬 아기 잘 준비를 해야겠다. 내가 피곤해서 그런건 절대 아니다. 아닐꺼다.</div> <div><br></div> <div>신나게 놀았으니 씼자. 아이 옷을 벗기는데 역시나 운다. 서럽게 운다. 누가 잡아먹냐..?</div> <div>아.. 물을 안받아놨네. 다시 입히고 아기 욕조에 물을 받는다. 수온을 세심하게 체크한다.</div> <div>뜨거운가? 차가운가? 뭐 이정도면 되겠지.</div> <div><br></div> <div>다시 벗긴다. 다시 운다. 짜증나지만 웃어준다. 아이앞에서 짜증내면 아이 얼굴이 짜증상으로 바뀐다고 한다.</div> <div>다행이 잘 웃어줘서 아이가 웃는상이다. 못생긴 아빠얼굴 물려줬으니 인상이라도 웃는상이어야지...</div> <div><br></div> <div>물속에 들어가니 운다. 온도가 문제인가? 혹시 몰라서 물에 뜨는 장난감 몇개를 가져와서 띄워줬다.</div> <div>안울고 잘논다. 덕분에 수월하게 씼길수 있다. 사람은 역시 머리를 써야한다.</div> <div>그런데 안나올려고 한다. 물에서 건지니 운다. 자꾸 장난감을 안놓을려고 한다. 난감하다.</div> <div>강제로 장난감을 뺐으니 뒤로 발랑 넘어갈려고 한다. 위험하다. 결국 오리 장난감을 꼭쥐고 행궜다.</div> <div>몸을 닦고 옷을 입을때 까지 오리 장난감을 손에서 안놓쳤다.</div> <div><br></div> <div>옷을 다 입히고 마지막으로 먹일 분유를 조금 타서 오니 오리는 저 방구석에 던져버리고</div> <div>사운드북을 거꾸로 들고 누르고 있다. 하... 너에게 오리는 그런존재였니?</div> <div><br></div> <div>사운드북과 1단계 책들을 총 20권 정도 침대위에 펼쳐놓고 차례대로 죽 읽어주었다.</div> <div>거의 매일한는 일이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힘들다.</div> <div><br></div> <div>동생한테 페이스톡을 걸었다. 동생도 아이가 하나, 나도 하나, 동생의 아이와 내 아이가 자매처럼 여기면서 커갔으면 좋겠다.</div> <div>다행히 조카가 내 아이를 많이 좋아해주는것 같아 다행이다. 나중에 커서 같이 배낭여행도 다니고 그랬으면 좋겠다.</div> <div><br></div> <div>9시</div> <div><br></div> <div>슬슬 재워야 한다. 조명을 어둡게 하고 침대 옆 램프를 켰다. 분유를 먹이면서 자라 자라 자라 주문을 외웠다.</div> <div>우리 아기 잘도 잔다 잘자라 우리 아기 자라 자라 자라...</div> <div>분유를 잘 먹다가 갑자기 자기 손가락을 쪽쪽 빤다. '지지' 하면서 손가락을 빼주니</div> <div>침이 흥건한 검지 손가락이 빠져나온다. 그런데 나보고 빨아보라는듯이 손가락을 쭉 내민다.</div> <div>안빨고 멀뚱하게 있자 "이거~ 이거~ " 하면서 재촉을 한다.</div> <div>와이프가 텔레파시로 시킨거 같다. 대충 빠는 척을 하고 다시 젖병을 물려줄려고 하니 손으로 탁 쳐낸다.</div> <div>그리고 다시 이거~ 이거~ 라고 말한다.</div> <div>아..... 영혼을 담은 리엑션으로 "아이 맛있어~!" 라고 말하며 박수를 쳐준다.</div> <div>아이는 만족한듯 깔깔 웃으며 젖병을 다시 빤다.</div> <div>어디서 저런게 튀어나왔나 싶다.</div> <div>나중에 청학동에 몇달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div> <div><br></div> <div>젖병은 바닥을 향해가는데 아이의 눈은 아직 초롱초롱하다.</div> <div>타이밍을 잘못 잡은듯하다. 아직 먹이면 안되는 거였는데.</div> <div>다행히 1/4 정도 남겼다.</div> <div>남은걸 다시 적절한 타이밍 때 먹여야겠다.</div> <div><br></div> <div>다시 책을 읽어주고 노래 불러주며 침대위에서 놀아줬다.</div> <div>아 즐겁다. 라고 스스로에게 세뇌를 시켰다.</div> <div><br></div> <div>휴대폰을 얼핏 보니 9시반이 훌쩍 넘었다.</div> <div>다행히 아이도 좀 피곤해 하는듯하고 침대 위에서 뒹굴거리고 있다.</div> <div>젖병을 다시 물리니 먹는다. 다행이다.</div> <div>남은 분유를 다 빨기전에 눈을 감는다. 내 눈에서도 눈물이 흐른다.</div> <div>이제 퇴근인가.</div> <div><br></div> <div>초인적인 집중력으로 아이를 살며시 눞히고 침대위에 흐트러진 책들을 정리하고 아이한테 방해되는게 있는지</div> <div>방안을 둘러본 후 방 밖으로 나왔다.</div> <div><br></div> <div>와이프가 소파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다.</div> <div>깨우니 "아가야는?" 하고 묻는다.</div> <div>"대전은요?" 라고 말한 그 누군가와 오버랩이 된다.</div> <div>그만큼 밉다는거다.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무릅도 아픈데 꿀잠을 자고 있다니..</div> <div><br></div> <div>하지만 난 관대하다. 그리고 뱉은 말도 있고 해서 웃으며 자기도 얼른 들어가서 자라고 했다.</div> <div>방으로 들어가는 와이프가 수고했다고 토닥여줬다. 뿌듯했다. 역시 난 좋은 남편이다.</div> <div><br></div> <div>10시</div> <div>배가고팟다. 생각해보니 저녁을 안먹은거 같다. 아니 안먹었다.</div> <div>남은 피자가 생각이 났다.</div> <div>하이네켄 한병과 미지근한 피자 세조각이 저녁이다. 행복하다.</div> <div>역시 느끼하고 짠게 제일이다.</div> <div><br></div> <div>어깨에 허연 얼룩이 묻어있다.</div> <div>분명 아가야 콧물이거나 입가에 묻은 음식이나 침이 묻은 것일거다.</div> <div>평소 와이프 옷에도 묻어 있던게 생각이 났다.</div> <div>가끔 칠칠치 못하게 묻히고 다닌다고 생각했는데</div> <div>미안하고 반성해야겠다 생각했다.</div> <div><br></div> <div>최대한 천천히 피자를 먹었다.</div> <div>오롯이 혼자만의 만찬을 빨리 끝내고 싶진 않았다.</div> <div>맥주의 맛과 피자의 맛을 음미하며 먹었다.</div> <div>음....기분이 좋다. 자유가 느껴졌다. 필시 오늘 하루종일 와이프도 이런 기분이었을거다.</div> <div>자주 이런 기분을 선물해주지 못한 내가 원망스럽다.</div> <div><br></div> <div>피곤하지만 11시까지 자유를 느끼고 싶었다.</div> <div>시덥잖은 티비 연예 프로 재방을 보면서 낄낄거렸다.</div> <div><br></div> <div>11시.</div> <div>씻고 잘준비를 마치고 방으로 들어왔다.</div> <div>낮에 빨아둔 빨래에서 좋은 향기가 난다. 방안이 포근하다.</div> <div>사랑하는 두 여인이 자고 있다. 아름답다.</div> <div>나도 자야겠다.</div> <div>오늘 하루 좋은 남편 좋은 아빠 노릇 하느라 고생한 내 자신이 대견하다.</div>
    출처 어제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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