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이름은 해피<br>나이는 무려 18년+1<br>+1을 붙힌건 사실 내가 입양한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키우다 내가 받았기 때문이다.<br>인간 나이로 치면 100살을 훌쩍 넘은 놈이라 어느세 개를 부를때도 '어르신'이라고 불렀다.<br>이 어르신이 돌아가기 전, 그러니깐 최근 일주일동안 기운이 없고 음식을 잘 먹지 못하기 때문에 뭔가 이상이 있다는건 느끼고 있었다.<br>물론 눈도 안보이고 후각도 떨어져서 음식 냄새도 잙 분간을 못했지만 음식이라면 힘차게 먹었던 놈이였다.<br>그래도 어떻해서든 동물병원에서 산 동물용 통조림를 잘개 개워서 주사위로 먹이며 어찌 저찌 기운을 차리기도 했었다.<br>그러다 어제 아침부터 '캥~캥~' 거리며 누운채로 짖었다. <br>왠만해선 짖지 않는 아이라 처음에는 꿈을 꾸는것 아닌가 싶었다.[가끔 꿈꿀때마다 끵끵 거리며 울다 짖기도했었다]<br>그러다 돌연히 오늘 아침 어머니께서 해피가 죽었다고 말씀하셨다.<br>솔직히 말하자면<br>슬프다는 감정보다는 어안이 벙벙한 느낌이다.<br>그래도 좀 더 살줄 알았는데...<br>그래도 한 한달은 살려볼수 있을것 같은데...<br>그리고 강아지가 죽고 난 후로 내 머리속을 맴도는 단어는,<br>'나는 과연 좋은 주인이였는가?'<br>밖에 떠오르지 않았다.<br>18년을 키워냈다면 관리를 잘한게 아니냐고 한다만<br>사실 우리 가족이 강아지를 키우는 방식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똥개'처럼 키웠다.<br>쉽게 말해 사람 먹는 음식 같이 먹고 했었다는 것이다.<br>아 물론 '개는 초콜랫을 먹이면 안된다.' 정도는 알고 있었었다.<br>왜냐하면 이녀석을 처음 만났을 때, 초등학생인 주인이 강아지에게 초코볼을 주는걸 보았는데 그날 해어지고나서 들은 예기가 병원에 댈고 갔다고 들었기 때문이다.<br>산책을 많이 시켰냐면 또 그런것도 아닌것이 어디 멀리 나가는거 아니면 맨날 내가 울러매면서 댈고 다녔다.<br>유일하게 강아지가 운동이랍시고 하는것이 침대위로 점프하고 내려가기를 반복했었다.<br>그리고 어느세 뒷다리의 힘이 없어지자 침대위로 뛰어오르지 못하더니 나중에는 자기 잠자리 주변을 뱅뱅 도는것으로 스트레스를 발산했다.<br>내가 정성을 들여 간호를 했었냐라고 한다면 했다고 볼수도 또 아닐수도 있다.<br>야밤에 깨서 똥오줌을 싼 채, 잠자리 주변을 뛰어다니는 녀석을 씻기고 겨울철에는 내방에 같이 제우다 야밤에 목이 말라 돌면 또 같이 깨서 물을 먹이기도 했다.<br>그러다보니 안그래도 통풍때문에 컨디션이 최악이었는데 불면증까지 생기고 빌빌거리는 내 모습을 보신 어머니가 안되겠다면서 어머니가 대신 자신으 방으로 강아지를 대려가시기도 했다.<br>어머니가 안계시면 내가, 내가 없으면 어머니. 가끔 아버지가 돌보기도 했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때 7할은 어머니가 3할은 내가 돌봤다.<br>강아지를 그렇게 좋아했느냐라면 싫어하지는 않았다.<br>단지, 강아지 전 주인의 아버지께서 난을 키운답시고 개를 다른사람들에게 주라고 했는데 달리 맡길 사람이 없어서 내가 받았을 뿐.<br>그저 내가 생각하는 선에서 잘해줬을 뿐.<br>강아지...아니 해피를 즐겁게 해줬느냐고 한다면 그렇게 좋게는 해주지 못했던것 같다.<br>아니면 못했던것만 생각나는 것일지도 모른다.<br>그래서 그런지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더 제대로 키웠을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만 떠오른다.<br>'나는 제대로 개를 키울만한 사람이였는가'<br>그 답은 못할것 같다.<br>슬픔 대신 미안함만 떠오른다.<br>냉장고 속 아직 뜯지 않은 개사료 통조림을 보면서</div> <div> </div> <div>ps. 그래서 남은 통조림을 동물병원에 갔다주고 온 길입니다.</div> <div>의사도 18년을 살았으면 많이 산거라고 하던데</div> <div>좀 더 관리를 잘 하면 살수 있지 않을까요? 라고 물으니</div> <div>그건 애견주의 욕심이지요.</div> <div>라고 칼같이 말하네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