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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491526
    작성자 : 밤이깊었눼ll
    추천 : 71
    조회수 : 3518
    IP : 1.246.***.163
    댓글 : 4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09/07 13:10:57
    원글작성시간 : 2017/09/07 11:42:40
    http://todayhumor.com/?humorbest_1491526 모바일
    아파트 놀이터 소음에 대하여
    옵션
    • 창작글
    <div><br></div> <div><br></div> <div>어찌하다보니 놀이터 앞동 저층에 집을 얻어 2년째 살고 있다</div> <div><br></div> <div>지친몸을 이끌고 주말에 낮잠이라도 잘라고 하면 </div> <div>꺄르륵 웃는 소리, 꺄악 소리에 머리가 찌근거렸다</div> <div>특히 여름이면 아이들을 위해 분수대도 틀어주는데</div> <div>아이들의 흥분상태는 최고조로 올라간다</div> <div>아무리 더워도 나의 신체적 정신적 생존을 위해서 이중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얼마전 엄마가 우리집에 며칠 머물다 가셨다</div> <div>잠깐 일을 쉬고 있는 나와 함께 하루종일 집에서 쉬고 있는데</div> <div><br></div> <div>- 너네집은 절간 같이 왜 이렇게 조용하냐</div> <div>라는 말씀에 보란듯이 이중문을 열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깔깔거리는 아이들 소리가 바람에 타고 집안을 가득 채웠다</span></div> <div>나도 좋아서 문 닫고 사는거 아니거든요 라고 말하며 엄마를 쳐다봤더니</div> <div><br></div> <div>- 애들 소리들으면 마음이 안정되고, 참 좋다. 집 좋네</div> <div><br></div> <div>라는 황당한 말씀. 엄마는 정말 기분좋은듯 웃고있었다</div> <div>그리고 이어지는 어린시절 나와 젊은 시절 엄마 이야기</div> <div>골백번은 더 들었던 이야기를 대충 흘려듣고</div> <div>며칠 후 엄마는 당신이 살던 고층아파트로 떠났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오늘 문득 살랑이는 바람을 쬐려고 문을 열었더니</div> <div>어느날과 다름없이 아이들의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 들어온다</div> <div><br></div> <div>나는 엄마를 생각했다.</div> <div>젊은 날의 엄마와 아빠, 그리고 세상 걱정 없이 뛰어돌던 나와 오빠의 모습을,</div> <div>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사랑받으면 살고 있던 그때를 말이다</div> <div>그시절 나를 떠올리면 오로지 '행복'이란 단어만이 떠오른다</div> <div>그토록 행복했던 적이 있었을까..</div> <div><br></div> <div>문득 아이들이 그 행복한 시절속에 살면서 행복의 비명을 내지르고 있는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에</div> <div>마음이 뭉클하면서도 질투심이 들었다.</div> <div>나도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미친듯이 행복의 비명을 내지를 수 있을 텐데, 누구보다</div> <div>크게 웃고 울고 사랑할 수 있을텐데..</div> <div><br></div> <div>'나는 어린애들 싫어'라고 외치고 다녔던 나는</div> <div>사실 아이들을 질투하고 있었던게 아닐까</div> <div>카페에서, 식당에서, 아무생각없이 꺄르르 웃으며 이곳저곳 자유롭게</div> <div>돌아다니는 그 모습을 '예의없다'라는 공격적 문장으로 포장한 채</div> <div>나는 아이들을 부러워하고 있었던게 아닐까</div> <div><br></div> <div><br></div> <div>걱정이 없으면, 또 다른 걱정을 만들어내는 강박적으로 예민한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div> <div>모든 것이 두렵고 모든것이 위협적으로 느껴진다</div> <div>시내버스 뒤에 혼자 앉아있는 남자의 행동이 이유없이 두렵고</div> <div>내 옆자리에서 메신저를 하고 있는 저직원의 메신저 속 주제가 <span style="font-size:9pt;">나일까봐 두렵다</span></div> <div>전화기 속에 오늘도 고객은 화가 난 채 이야기를 시작하고</div> <div>팀장은 실적표를 들이밀며 화가 난 채 월요일 회의를 시작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이제 문을 열고 싶다</div> <div>어리다는 이유로, 어른처럼 행동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나보다 약해보이는 아이들을 미워하고 증오하지 말고</div> <div>더 나이 많고, 더 어른이지만 어른처럼 행동하지 못하는 강한 사람을 극렬하게 미워해보고 싶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제 문을 열고 싶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 아이들이 일생에서 가장 행복한 그 순간을 마음 껏 즐길 수 있도록,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 해맑은 모습속에서 </span><span style="font-size:9pt;">순수했던 내 자신을 찾아내고 싶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출처 내 머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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