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충격이 가시지 않아서입니다. <div><br></div> <div>지난 주, 이제 5개월이 넘어 배가 부르기 시작한 와이프랑 함께 나갔어요.</div> <div>원래 한두 시간 참가하고 집에 와서 놀아주는데, 그날은 같이 가자더군요.</div> <div>같이 참가하고 오면서 낚지볶음 사달라고.</div> <div>사심이 깃든 참가지만 손붙잡고 나갔습니다.</div> <div><br></div> <div>역시 오래 참가는 못했습니다.</div> <div>행진 시작하면 배둥이랑 같이 걷기엔 무리니까요.</div> <div>무교동 내려가 낚지볶음 먹고 지하철을 탔습니다.</div> <div><br></div> <div>문제는 지하철에서 발생했어요.</div> <div>노약자석에 와이프 앉히고 옆 기둥에 기대 서있는데 다음 역에서 노인들이 탑니다.</div> <div>술냄새도 풍기고, 떠들썩한 게 느낌이 조금 안 좋습니다.</div> <div>그래도 별 일이야 있겠나 싶었어요.</div> <div>너무 안일한 마음가짐이었죠.</div> <div><br></div> <div>노인 중 한 명이 느닷없이 와이프에게 욕을 합니다.</div> <div>어린 년이 여기가 무슨 자린지 알고 차지하고 앉았냐고요.</div> <div>와이프는 당황해 어쩔 줄 모르고 제가 잽싸게 말했어요.</div> <div>여기 노약자석이고 배가 많이 부르진 않았어도 임산부라고요.</div> <div><br></div> <div>전 살면서 주먹쥐고 머리 터지게 싸울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div> <div>덩치부터 생긴 게 던전 최종보스, 경험치 많이 줄 이미지거든요.</div> <div>그런데 이 노인들 보기엔 아니었나봐요.</div> <div>와이프 손에 든 핸드폰에 노란 리본이랑 LED초를 보며 뭐라 하더니 발을 들더라고요.</div> <div>배를 노렸다고 생각하긴 싫지만(그래도 인간이니까요.)</div> <div>발을 들어 와이프를 차려는 걸 보고 머리에서 뭔가 툭 끊어졌어요.</div> <div><br></div> <div>정신 차려보니 주변에서 다 절 뜯어내고 있더군요.</div> <div>와이프는 저 붙잡고 엉엉 울고 있고.</div> <div>노인은 바닥에서 숨 넘어가고 있고.</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중에 들으니 와이프 말로는 제가 죽일 것 같았대요.</span></div> <div>다른 노인들이 덤빈 것도 다 힘으로 쳐내고 패죽인다고 달려들었다고.</div> <div><br></div> <div>용돈벌이 하자고 태극기 들고 나가는 노인들인 거 압니다.</div> <div>굳이 노인들 전체를 욕하고 싶지도 않고요.</div> <div>하지만 이젠 진짜 사고칠까봐 두려워지네요.</div> <div>만약 이 나라 저런 노인들 바람대로 된다면 본사파견 신청할 겁니다.</div> <div>본사 나가서 영주권까지 받아 머무는 선배도 있고 알아보려고요.</div> <div><br></div> <div>이런 나라가 지속된다면 내 애는 여기서 키우지 않으려 합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