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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387989
    작성자 : 요레요레요
    추천 : 200
    조회수 : 7424
    IP : 121.162.***.83
    댓글 : 6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02/26 20:50:13
    원글작성시간 : 2017/02/26 19:42:38
    http://todayhumor.com/?humorbest_1387989 모바일
    아내는 지네다.
    아내는 옷보다 신발이 더 많다. <div><br></div> <div>한 번 신어보지도 않은 구두가 더 많다.</div> <div>배우들이 시상식에서나 신는 그런 구두들이 1년에 한 켤레씩은 꼭 생긴다.</div> <div><br></div> <div>아내의 오빠, 나의 형님이 의대에 진학하시고</div> <div>각종 금붙이에 장모님 결혼반지, 장인어른께서 남기신 약간의 유산이 모두 소비되고</div> <div>아내마저 대학에 합격하자 장모님께서는 집을 팔기로 마음 먹으셨고</div> <div><br></div> <div>집만은 지켜야한다고 생각했던 와이프는 월화수목금토일. 각종 과외와 편의점 알바, 감자탕집 서빙이나 설거지를</div> <div>공부하는 시간빼고 모조리 섭렵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서래마을에서 과외가 끝나고, 학부모님께서 사당역까지 데려다주시면 사당역에서 군포까지를 걸어다녔다고.</div> <div><br></div> <div>그렇게 한 달 알바비를 모으면 그저 말없이 식탁에 툭 올려놓고 학교를 갔다고한다.</div> <div>다른 건 몰라도 오빠 책은 사서 봤으면 좋겠다는 무심한 말과 함께.</div> <div><br></div> <div>어느 날, 동기들과 술 한 잔을 하고 비틀거리며 들어온 형님께 장모님은</div> <div>'정신있을때 니 동생 구두 좀 보고 자라.' 한 말씀만 남기셨는데</div> <div>신발장에 아내의 신발이라고는 검은색 단화 한 켤레와 고등학교때 신던 운동화뿐이었다고.</div> <div><br></div> <div>검은 단화는 밑창이 닳다 못해 뚫려서 발바닥이 보일 정도였고</div> <div>운동화는 몇 번을 접착제와 테이프로 붙여놨는지 너덜너덜해진 상태.</div> <div><br></div> <div>형님께서는 그 낡은 신발을 붙잡고 밤새 우셨다고 했다.</div> <div>장모님께서도 아내 구두를 닦아주려하시다 발견하시고 엄청 우셨더라고......</div> <div>정작, 다음날 아내는 오글거린다며 자리를 피했다고하지만.</div> <div><br></div> <div>취직하기 전까지 아내는 자기 돈으로 옷이란 걸 사 본적이 없었다고 했다.</div> <div>엄마 친구의 딸이 입다 내 놓은 옷을 물려입었다고.</div> <div>그래도 깨끗하게, 허리는 늘 곧게, 웃고 다니자. 20대는 그거면 됐다 그렇게 다짐했다고.</div> <div><br></div> <div>그 영향때문인지 아내는 외모에 비해 패션센스가 없는 편이지만, 늘 관심이 많다.</div> <div>잡지책을 볼 때 마다 '이런게 유행인가? 난 잘 모르겠어' 라며 의기소침하게 피식거리기도 하고</div> <div>가끔씩 지나가는 대학생들의 화사한 옷들을 보며 그립게 웃곤 한다.</div> <div><br></div> <div>남자 둘이서 술 한 잔을 하면 형님께서는 늘 우시곤 한다.</div> <div>자신의 졸업장은 누이의 20대를 찢어 발겨 만든것이라고...</div> <div>전공을 선택할때도 아내는 그저 무심히 '돈 많이 벌 생각이었으면 삼성을 가야지 의대를 왜 갔냐며'</div> <div>약간의 기대를 거셨던 장모님께 타박아닌 타박을 했고 그 덕분에 가고자 하는 길을 편하게 가셨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래서 형님과 아주머니 내외는 매년 졸업식 시즌이 되면 구두를 사신다.</div> <div>작년에는 아내가 정도껏하라며 약간 성을 냈는데, 형님께서는 너 죽을때 같이 묻어줄거라며 걱정말라고 하셨다.</div> <div>투덜대면서도 아내는 바람 좋은 날에는 구두들 환기도 시켜주고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어한다.</div> <div><br></div> <div>때론, 아내를 20대 초에 만났으면...하고 생각한다.</div> <div>삼각김밥을 2개 먹어도 될까 고민할때, 패밀리 레스토랑도 데려가고</div> <div>아르바이트를 마치면 집에도 데려다주고</div> <div>철마다 싸구려라도 유행하는 옷들을 한 벌 씩 사 입혀줬더라면...</div> <div><br></div> <div>10만원짜리 봄코트를 살까 말까 정확히 5일째 고민하는 아내를 보니 형님의 속상하셨던 마음이 와 닿는다.</div> <div>이젠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저런 것으로 고민을 하다 사지않는 것을 보니 속이 상한다.</div> <div>샀으면 좋겠는데 어찌 될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요레요레요의 꼬릿말입니다
    봄 코트 10만원은 벌벌 떨면서

    소고기 10만원은 안 먹는다고 해도 딸이랑 둘이서 척척 사오는 것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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