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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379797
    작성자 : 루나틱프릭
    추천 : 23
    조회수 : 2382
    IP : 220.92.***.84
    댓글 : 1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02/10 10:33:45
    원글작성시간 : 2017/02/09 21:25:26
    http://todayhumor.com/?humorbest_1379797 모바일
    광부 이야기
    옵션
    • 창작글
    <div>양 손에 비닐봉지를 든 남자가 골목어귀로 들어섰다.</div> <div>고된 노동으로 얼룩진 지저분한 모양새였지만, 그의 표정은 행복해보였다.</div> <div>그는 어떤 집의 문을 두드렸다.</div> <div><br></div> "아빠 왔다." <div><br></div> <div>그는 오늘도 그란디네 발전소를 다녀오는 길이었다.</div> <div>올해로 레벨 90을 맞이한 레이븐은 양 손 가득 끝없는 영원을 가져왔다.</div> <div>문이 열리자 예쁘장하게 생긴 아가씨가 그를 맞이했다.</div> <div><br></div> <div> "다녀오셨어요?"</div> <div> "그래, 별 일 없었니?"</div> <div><br></div> <div>사춘기 나이에 접어들었지만 그 흔한 말대답 한 번 하지 않는 에반은 <span style="font-size:9pt;">집에서 스킬을 배우고 있었다.</span></div> <div>반지하 단칸방이었지만 레이븐은 에반을 키우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었다.</div> <div>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시공의 폭풍으로 떠나버린 자신의 아내였던 검호의 몫까지도.</div> <div><br></div> <div>레이븐은 에반의 가방에 소중한 끝없는 영원을 한 가득 담아주었다.</div> <div><br></div> <div> "우리 딸, 오늘은 뭘 하셨나?"</div> <div> "그냥요... 센트럴 파크에서 친구들이랑 놀았어요."</div> <div> "그래그래... 장하다... 위영 어깨는 샀니?"</div> <div> "이제 40개만 더 주우면 돼요. 그럼....."</div> <div><br></div> <div>에반의 입이 다물어졌다. </div> <div><br></div> <div>그녀의 아버지는 이미 자신을 위해 많은 희생을 하였다.</div> <div>지금 자신이 입고 있는 '다크 루브 그리브'와 '성이슈 판금 상의'는 </div> <div>아버지가 젤바에서 데이터 칩을 모아 마련해 준 것이었고</div> <div>'수호하는 자의 묵직함'은 아버지의 동료가 얻은 것을 사정사정하여 받아 온 것이었으며,</div> <div>'지나친 속보의 팔찌'와 '기억의 룬스톤'은 아버지가 추격 섬멸전 일용직을 전전하며 마련한 것이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녀의 마음 속에는 또 다른 것이 자리잡고 있었다.</div> <div><br></div> <div> "저...아빠...."</div> <div> "응? 왜 우리 딸?"<br></div> <div><br></div> <div>에반은 말을 주저했다.</div> <div>레이븐이 눈치를 채고 말했다.</div> <div><br></div> <div> "... 우리 딸 뭐 할 말 있구나? 괜찮다, 아빠한테 다 이야기해봐."</div> <div> "저... 친구들이 내일 여행 간대요.'</div> <div><br></div> <div>레이븐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div> <div><br></div> <div> "어...어디로 말이냐?"</div> <div> "......."</div> <div><br></div> <div>에반은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div> <div><br></div> <div> "안톤 레이드요."</div> <div><br></div> <div>레이븐은 어쩌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그토늄이야 지금 일하는 곳에서 조금 떼 오면 되니까.</div> <div><br></div> <div> "걱정 마라, 마그토늄이라면 얼마든지 가져오마. 언제까지..."</div> <div> "유피테르가 필요해요."</div> <div><br></div> <div>순간 정적이 흘렀다.</div> <div><br></div> <div> ".... 뭐...뭐라구?"</div> <div> "유피테르요. 유피테르가 필요하대요."</div> <div><br></div> <div>에반의 눈에서는 이미 눈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div> <div>레이븐의 가슴은 미어졌지만 별달리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div> <div>일부 계층들이 휴지 사듯 사 모으는 초대장조차도 레이븐은 구할 수 없었다.</div> <div><br></div> <div> "저기.. 딸, 있잖니..."</div> <div> "......"</div> <div><br></div> <div>레이븐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div> <div><br></div> <div> "다음에 아빠 동료들과 같이 일반 안톤을 가자꾸나. 그...그럼 괜찮겠니?"</div> <div> "......"</div> <div><br></div> <div>예상한 대답이었다. </div> <div>초대장을 사기에는 그녀의 집은 너무 가난했다.</div> <div>하지만 딸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렸다.</div> <div><br></div> <div> "아뇨... 괜찮아요. 여행은 다음에 갈 게요. 저 피곤해요. 먼저 잘게요."</div> <div><br></div> <div>딸은 이불 속으로 들어가버렸다.</div> <div><br></div> <div> <hr><br></div> <div> "그래애애! 씨발! 유피테르가 필요하답니다!"</div> <div> "....어쩐대유?"</div> <div><br></div> <div>거나하게 취한 레이븐은 친한 광부 동료인 퇴마사에게 신세 한탄을 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 "성님...."</div> <div> "아, 물1퇴 동생, 나는 괜찮아요! 내 이 한 몸 부서져도 상관 없다 이겁니다!"</div> <div><br></div> <div>퇴마사는 이미 눈물범벅이된 레이븐을 안쓰럽다는 듯 쳐다보았다.</div> <div><br></div> <div> "근데요, 내 딸이!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내 딸이!"</div> <div><br></div> <div>레이븐은 소주를 병나발로 더 들이켰다.</div> <div><br></div> <div> "애비 때문에 가고 싶은 여행도 못가고 저러는게 더 가슴이 아프다구요, 씨바알..."</div> <div> "성님... 그게 어찌 성님 잘못이유..."</div> <div> "아니요, 내 잘못이에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게 만든 내 잘못이라 그 말입니다!"</div> <div><br></div> <div>퇴마사는 술을 더 마시려는 그를 만류했다.</div> <div><br></div> <div> "성님, 제게 좋은 방법이 있슈."</div> <div><br></div> <div><span class="Apple-tab-span" style="white-space:pre;"> </span>*<span class="Apple-tab-span" style="white-space:pre;"> </span>*<span class="Apple-tab-span" style="white-space:pre;"> </span>*<span class="Apple-tab-span" style="white-space:pre;"> </span>*<span class="Apple-tab-span" style="white-space:pre;"> </span>*<span class="Apple-tab-span" style="white-space:pre;"> </span>*<span class="Apple-tab-span" style="white-space:pre;"> </span>*<span class="Apple-tab-span" style="white-space:pre;"> </span>*<span class="Apple-tab-span" style="white-space:pre;"> </span>*<span class="Apple-tab-span" style="white-space:pre;"> </span></div> <div><br></div> <div> 지금 레이븐의 왼손에 들려있는 것은 너무나도 무서운 광채를 뿜고 있었다.</div> <div>'일회용 강화기', 그것은 어쩌면 엄청난 도박이 될 수도 있는 일이었다.</div> <div>퇴마사는 자신이 알고 있는 암거래상에게 일회용 강화기를 하나 얻어다 주었다.</div> <div><br></div> <div> '성님 다른건 모르겠고 무기는 좋으시니께, 이거만 성공하면 인생 역전이유."</div> <div> '저..정말인가요?'</div> <div> '그럼유! 14강화면 성님, 세인트 혼에 갈 수가 있슈! 장사를 하러유!'</div> <div><br></div> <div>그의 오른손에 들린 것은 예전에 이벤트에 당첨되어 얻은, 이미 13강화가 된 베파르의 리볼버였다.</div> <div><br></div> <div> "그래. 이거 아니면 방법이 없다!</div> <div><br></div> <div>그는 주저없이 그의 총을 강화기에 집어넣었다.</div> <div>기계가 돌아가는 소리가 점점 커졌다. 그 안에서 뿜어져나오는 광채에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div> <div>이윽고 강화기가 잠잠해졌다.</div> <div><br></div> <div> <hr></div> <div> </div> <div> 오늘따라 아버지가 많이 늦는 것 같았다. 그녀는 이미 대문 밖에 나와있었다.</div> <div>아침에 나갈 때 유달리 어깨가 무거워 보이더니 어디서 뭘 하는지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div> <div>그 때 저 멀리서 어떤 그림자가 다가왔다. 큰 키에 호리호리한 체격.</div> <div>비록 어제까지 있던 아바타는 다 사라졌지만 그것은 아버지가 분명했다.</div> <div><br></div> <div> "아빠!"</div> <div> "그래, 우리 딸! 저녁은 먹었니?"</div> <div><br></div> <div>에반은 오늘따라 왠지 모르게 아버지가 너무나도 멋있어보였다.</div> <div>그녀는 버선발로 달려나가 아버지를 꼭 끌어안았다.</div> <div>이상하게도, 그녀의 눈에선 눈물이 흘렀다.</div> <div><br></div> <div> "허허, 얘가 왜 안하던 짓을 하나?"</div> <div><br></div> <div>레이븐은 뒤에 숨기고 있던 보따리를 꺼냈다.</div> <div><br></div> <div> "아빠가 뭘 가지고 왔는지 봐라."</div> <div> "...이게 뭐에요?"</div> <div><br></div> <div>에반이 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흉악한 기운을 뿜는 구슬이 여섯 개 들어가 있었다.</div> <div>지옥 구슬이었다.</div> <div><br></div> <div> "....아빠!"</div> <div> "우리 딸, 이거 가지고 가서 꼭 유피테르 얻거라. 알겠니?"</div> <div><br></div> <div>레이븐은 어깨를 당당히 펴고 말했다.</div> <div><br></div> <div> "그리고 안톤 레이드로 가는거다! 어떠니?"</div> <div><br></div> <div>에반은 이상하게도 마냥 기쁘지가 않았다. </div> <div>오늘 아버지는 참 이상했다.</div> <div><br></div> <div> "아빠...?"</div> <div> "왜 그러니?"</div> <div> "아바타는요?"</div> <div> "......"</div> <div> "가지고 있던 건 다 어디 갔어요?"</div> <div> "....딸."</div> <div><br></div> <div>레이븐은 슬픈 미소를 지으며 에반을 바라보았다.</div> <div><br></div> <div> "아빠는 할 일이 있어서 오늘은 들렀다가 가야할 것 같아."</div> <div> "어디 가시는데요?"</div> <div> "저기 멀리 일하러 갈 거야! 바로 세인트 혼으로."</div> <div> "...."</div> <div><br></div> <div>에반은 아버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div> <div><br></div> <div> "다녀오마. 아빠 없는 동안 열심히 살아야한다. 알겠니?"</div> <div> "아빠 이상해..."</div> <div> "울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라, 알겠니?"</div> <div><br></div> <div>이미 레이븐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이기 싫었는지 그는 골목으로 냅다 달려갔다.</div> <div>뒤에서 딸이 부르는 소리가 났지만, 그는 돌아가지 못했다. 하염없이 눈물만 쏟을 뿐이었다.</div> <div>골목을 달리는 그의 이마에 '지금삭제'라는 단어가 나타나고 그의 몸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div> <div>그의 주머니 속에 남은 건 무색 큐브 조각 몇 개와 상급 원소결정이 전부였지만,</div> <div>그는 이미 여한이 없었다. 그는 자신의 몸이 완전히 사라질 때 까지 또 달리고 달릴 뿐이었다.</div> <div><br></div> <div> <hr></div> <div><br></div> <div><br></div> <div> "어우 수고했습니다. 공대장님."</div> <div> "뭘요, 여러분이 잘 해주신 덕분이죠."</div> <div><br></div> <div>방금 루크 토벌을 끝내고 나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공격대장을 우러러보았다.</div> <div>공격대장을 비롯한 몇몇 인물들로 주축이 된 일용직 루크 토벌단이었기 때문이다.</div> <div><br></div> <div> "아니 근데 쩔러? 공대장님은 참 대단하시네요."</div> <div> "네? 제가 왜요?"</div> <div><br></div> <div>로1그는 코를 긁적이며 부끄러운 듯 말했다.</div> <div><br></div> <div> "아니요, 흔히 에반젤리스트는 버프 캐릭으로 알고 있잖아요."</div> <div> "그래서요?"</div> <div> "그래서 그냥... 뭐..."</div> <div><br></div> <div>공격대장, 아니 에반은 그저 씩 웃을 뿐이었다.</div> <div><br></div> <div> 그녀는 납골당을 찾았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유골함에는 레이븐의 이름이 적혀 있었고, 누가 놓고 갔는지 모를 꽃이 놓여 있었다.</span></div> <div>에반은 짧은 기도를 올린 후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 유골함 앞에 놓았다.</div> <div><br></div> <div> "아버지의 꿈이었죠? 로드 오브 레인저랑 실버 불렛."</div> <div><br></div> <div>그녀는 아버지의 사진을 바라보았다.</div> <div>사진 속에서나마 당신은 활짝 웃는 전성기때의 모습이었다.</div> <div><br></div> <div> "미안해요 아빠..."</div> <div><br></div> <div>그녀의 눈에서 눈물 한 줄기가 흘렀다.</div> <div><br></div> <div> "정말 사랑해요 아버지."</div> <div><br></div> <div>그녀는 이제까지 하고 싶었던 단 한마디 말을 내뱉고 아버지의 유골함을 어루만졌다.</div> <div><br></div> <div>잠시 뒤 납골당을 나서는 그녀의 등에서는 분홍색 빛을 뿜는 유피테르가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Fin-</div>
    루나틱프릭의 꼬릿말입니다
    실화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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