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에는 대숲이 하나 있습니다.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평소에는 그 대숲을 잘가지않는데 동네에 초상이나면 항상 그 대숲으로가서 대나무를 잘라다가 상여가 갈때 뒤따르는 깃대를 만들어 썼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대나무를 자르기전에는 항상 음식과 술을 차려놓고 절을 올린다음에 대나무를 잘랐죠....</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왜그러는지는 모르겠어요...예전부터 그냥 그렇게 하더라구요</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어른들은 그 대숲에서 예전에 사람이 죽었다느니 귀신이 나온다느니 하면서 어린 우리들에게 그 대숲근처에 가지말라고 말하곤 했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하지만 우리는 그대숲 옆 공터에서 자주놀고는 했죠</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그 대숲의 대를 베어다가 낚시대를 만들어서 낚시도 했고요</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무슨 이유에선지 다른 낚시대로 낚시를 하는거보다 그 대숲의 대를 낚시대로 사용하면 고기들이 더 잘 잡혔거든요</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우리는 그래서 그 대숲의 대 로만 낚시를 했었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그날도 우리는 낚시를 하고있었죠</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그런데 내 낚시대가 그만 부러져 버린겁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낚시는 더하고싶은데 낚시대가 없어서 친구들 낚시하는것만 보고있다가 혼자라도 대숲에가서 대 를 베어오자 생각했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혼자 대숲에 가는게 조금 무섭긴 했지만 낚시도 그만큼 하고싶었죠</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친구들한테 같이가자고 해도 다들 귀찮다며 안간다고 하고....</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나는 집으로 가서 톱을 챙겨 혼자 대숲으로 향했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친구들하고 놀러 다닐때는 몰랐는데 혼자 오니 뭔가 을씨년스럽고 대나무잎사귀들이 바람에 흔들리는소리가 묘하게 스산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겁이 나긴 했지만 빨리 베어가지고가서 낚시를 하자는 생각으로 낚시대로 쓸만한 대나무를 찾기시작했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입구쪽에는 마땅한 대나무가 보이지 않아서 조금씩 대숲안으로 들어가면서 대나무를 찾았죠</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분명 곧게뻗고 적당한 대나무들이 많았었는데 그날따라 잘보이지 않더라고요</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그래서 조금씩 조금씩 대숲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그리고 어느정도 들어가다보니 괜찮은 대나무가 있더라고요</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나는 그대나무를 톱으로 자르기 시작했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근데 이상하리만큼 대나무가 잘라지지 않는겁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30초면 대나무 하나를 자르는데 3분이 넘도록 대나무를 베었는데도 반 정도 밖에 안잘라집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속이 비어있어서 대나무는 금방 톱으로 자르거든요....</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암튼 그렇게 10여분을 톱질을 하고 나서야 그 대나무를 자를수 있었죠.</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잔가지를 정리하고나서 이제 대나무를 가지고 가려고하는데....</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어?? 길이안보이는겁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분명 내가 들어왔던 대나무 사잇길이 있었는데 보이지 않고 사방이 대나무들로 촘촘히 막혀있는거였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내몸이 빠져나갈수 없을만큼 촘촘히 대나무들이 사방을 에워싸고 있는거에요....</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나는 조금 넓어 보이는 대나무 사이를 빠져나가려고 발을 넣고 낑낑대보았지만 내몸이 빠져나가기에는 너무 좁았죠....</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다시한번 대나무사이를 벌려 빠져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누가 뒤에서 내 손목을 콱 움켜집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나는 깜짝놀라서 어~ 소리와함께 뒤를 돌아보았죠</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뒤에는 검은한복에 머리를 묶어서 비녀를 꽂고있는 어떤 아주머니 한명이 내손목을 붙잡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죠...</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나는 놀라서 잡힌 손목을 빼내려고 했지만 잡은 손힘이 얼마나 센지 도저히 뺄수가 없었어요</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그리고 그 아주머니 손이 어찌나 차가운지 무슨 얼음을 팔목에 감고있는 느낌이었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나는 놔주라고 사정하면서 손을 빼내려고 몸부림을 쳤으나 잡힌손은 빠져나올 생각을 하지않고있었죠</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그아줌마는 그런나를 한참 쳐다보더니</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br></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나랑 살자~"</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br></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라고 말하고는 나를 끌고 대숲 더깊은곳으로 끌고 갑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분명 길이 없었는데 그아주머니 앞으로 어두운 터널같은 샛길이 있더라고요...</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나는 싫다고 소리치며 안갈려고 기를쓰고 버텨보지만 내몸은 내의지와는 다르게 그아주머니가 끌고가는데로 끌려가고 있었죠</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바로 그때였어요</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내 반대쪽팔을 또 누가 덮썩 붙잡는겁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반대쪽을 쳐다보니 우리동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보입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나를 붙잡은 할머니 어렸을때부터 나를 이뻐하셨던 옆집 할머니였고요</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할머니가 내손을 붙잡은 동시에 다른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내 다리와 몸 등을 붙잡고 잡아당기셨어요</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그 아주머니에게 끌려가던 내몸이 다시 반대쪽으로 조금씩 끌려오기 시작했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그아주머니는 내가 끌려오지않자 내쪽을 바라보다가 동네 어르신들을 발견하고는 인상이 구겨지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br></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가만히 쳐 누워있지 왜 여기를 와서 방해를 해~"</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br></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그러자 내속목을 잡고있던 할머니가 그아주머니에게 말했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br></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혼자 조용히 살면서 차려주는 음식이나 먹으면되지 어디서 못됫 짓거리를 하고있어~ 오늘 우리새끼는 절대 못보내니께 그냥 혼자가~"</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br></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그러자 그아주머니는 동네어르신들을 하나하나 쳐다보더니</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br></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두고보자고~ 자식들 잘 살기는 틀렸는지 알어~"</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br></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라고 말하고는 잡고있던 내팔목을 패대기 치듯 놓아버리고는 혼자 대숲안으로 들어갔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나는 그모습을 마지막으로 정신을 잃어버렸죠</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br></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그리고 깨어났을때는 우리집 방안이었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낚시를 갔던 내가 날이 저물어도 들어오지 안아서 친구들에게 물어보았고 대숲으로 갔다는 말을 듣고 나를 찾아 나섰다고 합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대숲으로 가보니 어느 한쪽 대나무들이 바람도 불지않는데 유난히 흔들리고있어서 그쪽으로 가보니 내가 쓰러져 있었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내가겪었던 일들을 어른들께 말하면서 알게된게 있는데....</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아까전 대나무 숲에서 나를 당겨주셨던 동네 어르신들은 모두 살아생전 나를 예뻐하셨던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었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아까는 경황이 없어서 돌아가셨다는걸 인지하지못하고 어려서부터봐왔던 어르신들이라서 그상황에서는 다행이라는 안도감밖에 들지 않았었거든요.</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아부지는 내말을 듣고는 다음날 그 할아버지 할머니 묘소들을 하나씩 찾아다니며 고맙다고 절을 올리셨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근데 나는 차마 어른들에게 말하지못한 그아주머니가 했던말이 찝찝했었죠....</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나는 그리고 닷새를 누워있었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온몸에 멍이들고 열이 났었거든요</span></div> <div>손목에 멍이 제일 심해서 퍼렇다못해 검게 멍이 들었습니다.</div> <div><br></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얼마후 그대숲 근처를 지나던 동네 아저씨 한분이 넘어지셔서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그리고 동네아주머니 한분이 또 그 대숲근처를 지나다가 벌떼에게 쏘여서 병원으로 실려가셨고요....</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그리고 다른 사고들도 연달아 일어났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다들 그때 나를 구해주셨던 할아버지 할머니 자식들이었고요....</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나는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그리고 아버지에게 그아주머니가 했던말을 전해주었죠...</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아버지는 다음날부터 대숲주변의 나무들을 베기 시작했고 사흘동안 대숲을 삥둘러 근처에 나무들이랑 불이 옮겨붙을만한것들을 치워버리고는 그 대숲에 불을 놓아버렸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불은 활활 타올라 순시간에 대숲전체를 태워버렸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동네 사람들이 나와서 어떤분들은 잘태워버렸다고하고 또 어떤분들은 뭐하는 거냐고 난리를 했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그중에 불을 끌려고 물을 길러오시는분을 아버지는 제지하고 양동이를 빼앗아 물을 엎질러버리고는 동네사람들 앞에 무릎꿇고 말했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br></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내새끼 때문에 동네 나쁜일이 생기는것같고 그원흉이 이 대숲이라서 불을 놓아부렀습니다~ 욕을 하믄 달게 받고 피해를 본거있으면 다보상해 줄텐께 그냥 놔두십쇼~ 옛날부터 이 대숲에서 안좋은일도 많았고 내새끼까지 당하니까 더 보고만 못있겠어서 이런거니까 제발그냥 있어주십쇼~"</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br></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아부지말을 듣고 뭐라하던 동네 어른들은 조용해졌고 모두들 그냥 조용히 불타는 대숲을 바라만 보았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그런데 그때 내눈에 불타는 대숲속에서 뭔가 시꺼먼것이 솓아올라 건너편 숲속으로 휙~ 날라가는게 보였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동네 사람들은 못봤는지 아무말도 없더라구요...</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나도 잘못봤나 싶어서 그냥 넘겼었죠....</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대숲이 다타고 이제 그곳은 공터가 되었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우리는 그공터에서 공도차고 야구도 하면서 놀았죠</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어느날 야구를 하다가 공이 건너편 숲으로 떨어져서 찾으러 갔습니다.</span></div>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background-color:#ffffff;">그리고 대나무순들이 나고있는 곳에서 공을 찾은나는 다시 야구를 하러 공터로 뛰어갔습니다.</span></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