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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239283
    작성자 : 철전열함
    추천 : 51
    조회수 : 4021
    IP : 175.201.***.150
    댓글 : 1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4/17 20:42:14
    원글작성시간 : 2016/04/15 14:26:55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39283 모바일
    어느 여름, 동물원에 간 이야기.
    옵션
    • 창작글
    어느 여름이었다. <div><br></div> <div>지방출장을 갔는데 생각보다 일이 빨리 끝났다.</div> <div>금,토요일 생각했는데 목요일 오전에 일이 끝나버려서 회사로 보고할겸 전화하고, </div> <div>여기 분들이랑 점심을 먹으며 석별의 정을 나누는데 팀장님의 전화가 온다.</div> <div>"야 내일 출근하지말고 쉬고 월요일에 출근해. 사장님이 월화수목 고생했다고 그렇게 하라신다."</div> <div><br></div> <div>올ㅋㅋㅋㅋㅋㅋ</div> <div><br></div> <div>그렇게 오랜만에 오랄때는 안가던 고향집에 갔다.</div> <div><br></div> <div>집에 반찬없는데 왔냐며 오마니아버지는 내 손을 잡고 근처 고기집으로 데리고 가셨고,</div> <div>타지에서 고생하는 아들이 야무지게 먹는걸 흐뭇하게 보시고,<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내 카드로 결제하셨다.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응?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친구들이랑 가봤는데 여기 괜찮더라며 파XX찌라는 내 돈주고 절대 안가는데 가셔서 또 내 카드로 결제하신다. 응?</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렇게 뭔가 속은 기분으로 잠을 자고, 느즈막히 일어나 목욕탕에 다녀오니...</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오빠아아아아아아아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랑 24살 차이. 띠동갑도 동갑이니까 너는 오빠한테 반말해도 된다고 그린라이트켜준 사촌동생이 우리 집에 와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으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어디 보자아~~~~얼마나 많이 컸나!!!!!!!!!!!!!!!!!!!!!!!!!"</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몸무게 확인 겸 번쩍 안아들어서 뱅글뱅글 돌려주니 꺄르르르르르르륵~하고 웃는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너 마침 잘왔다. 느그 외숙모랑 막내 병원가봐야되는데 XX이 어쩌나했는데 너가 마침 들어오네. 애 좀 봐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엥? 나 친구들 만나러 갈려고 했는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점심부터 술먹을려고??? 애 좀 보고있다가 저녁에 만나도 되잖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뭐...그...그렇긴 하네요. 보나마나 피씨방가자 할거 같으니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XX아. 오빠한테 맛있는거 사주라고 해. 큰고모랑은 이따가 저녁에 맛있는거 먹자."</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원래는 아직 취업준비중인 친구들 만나서 피씨방가서 테란연방과 저그의 얽히고 얽힌 갈등을 풀고 프로토스의 신묘한 우주기술력을 맛보고,</div> <div>사각테이블에서 삼각함수와 작용반작용법칙을 응용한 빨간공 하얀공 노란공으로 즐기는 게임을 좀 즐겨보려했는데...</div> <div>졸지에 집에서 꼬마애 뽀로로나 틀어주게 생겼다.</div> <div><br></div> <div>"아니아니. 다른거."</div> <div>"이것도 본거야? 어...더 없는데..."</div> <div>어지간해서는 할머니엄마아빠고모고모부오빠언니들 성가시게 떼쓰는 애가 아닌데 눈물이 그렁그렁하다.</div> <div>"어우야...자....잠깐만....다른데는 뭐하나..."</div> <div>그러나 평일 낮에 하는 프로야 뻔해서 마구마구 넘기고 있는데...</div> <div>"우와!!!! 코끼리!!!!!!"</div> <div><br></div> <div>내셔널지오그래픽이 나를 살렸다.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마, 아프리카 뭐시기 하며 나오던 프로그램이었다. </span></div> <div>코끼리나오는건 잠시, 냉혹한 아프리카초원의 약육강식세계를 보여주는데 피튀고 내장이 쏟아지는걸 이 쪼그만게 너무 집중해서 보고 있다.</div> <div>어우...보고있자니까 순대에 소주가 땡기네. 안되겠어. 라며 테레비를 꺼버린다.</div> <div>"어. 왜애애애애애애애애애?"</div> <div>"XX. 진짜 코끼리 보러갈래?"</div> <div>"아프리카가는거야?"</div> <div>"그건 은하수를 따야되서 안돼. 그리고 대부분 19금이야."</div> <div>"19금?"</div> <div>"너가 한 3천밤 정도 더 자면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게 돼. 너무 일찍알면 재미없어. 코끼리보러갈래?"</div> <div>"응!!!!!!!!!!"</div> <div><br></div> <div>냉동실에서 아버지가 등산가실때 드시려고 얼려놓은 보리차를 꺼내서 손수건으로 돌돌싸서 챙기고,</div> <div>동생방 서랍을 뒤져서 휴대용선풍기를 꺼내서 건전지 끼워놓고 작동여부를 확인하고,</div> <div>오마니 화장대에서 선크림을 찾아서 동생얼굴과 팔뚝에 가부키화장을 해준다.</div> <div>거실 어디를 뒤져보니 언젠가 쓰고 왔다가 우리집에 두고간듯한 어린이용 썬캡까지 찾아냈다.</div> <div>동생한테 보나마나 엄마몰래 산듯한 카메라와 렌즈를 쓰겠다고 까똟보내니, </div> <div>건드리기만하면 형제의 인연을 끊고 불구대천의 원수로 대하겠노라고 답장이 오길래,</div> <div>조까 뭐래. 하고 차단해버리고 카메라를 챙겨들었다.</div> <div><br></div> <div>"밥은 나가서 처음보는 아줌마가 엄마의 마음으로 싸주는 김밥먹자. 김밥 어때?"</div> <div>"좋아. 나는 참치김밥. 당근빼주세요."</div> <div>"맛을 아네. 편식은 안되지만."</div> <div>"떡볶이도 먹고싶다!!!!"</div> <div>"안돼. 배터져."</div> <div>"오빠가 남은거 먹을거잖아."</div> <div>"얌마. 오빠가 짬통이여?"</div> <div>"짬통이 뭐야?"</div> <div>"있어 그런게."</div> <div> </div> <div><br></div> <div><br></div> <div>평일 점심에 집근처 김밥헤븐으로 애데리고 들어서니 아주머니 표정이 요즘 먹고살기 힘들죠???라고 묻는듯하다.</div> <div><div>서비스로 내주시는 멸치국물에 건더기가 있었나???싶기도 하다.</div> <div><br></div> <div>남길지도 모르지만 오빠마음이 동생이 먹고싶다는데 안사줄수도 없고,</div> <div>참치김밥당근에디션에 치즈떡복이를 시켰다.</div></div> <div><br></div> <div>"애가 참 예쁘네. 아빠따라왔니?"</div> <div>"아빠아닙니다...ㅠ.ㅠ"</div> <div>"어머. 죄송해요. 닮아가지고...(저를 닮았다니!!!! 동생한테 사과해주세요!!!!)...삼촌이랑 왔구나."</div> <div>"사...삼촌아닙니다...;;;;"</div> <div>"오빠예요!!!"</div> <div>측은한 눈빛으로 우릴 보시던 아주머니 눈빛이 의심의 눈초리로 변하길래, </div> <div>사촌오빠입니다. 사촌오빠. 나이차가 많이 나요.라고 알려드려야했다.</div> <div><br></div> <div>"남기면 안돼."</div> <div>"오빠있으니까 걱정안해."</div> <div>"도대체 평소에 나를 어찌 생각하고 있는거냐??? 떡볶이 매울텐데..."</div> <div>"나 매운거 잘먹어. 밥먹을때 할머니 고추먹잖아??? 나도 먹어."</div> <div>"오빠도 잘 안먹는 고추먹으면서 당근은 왜 안먹을려고 그러냐. 그거 작은 고모가 애써 키워보내주는거잖아."</div> <div>"당근싫어~."</div> <div>"전국의 당근농가에게 사과해. 너도 쫌 크면 당근없어서 못 먹을 날이 올거야."</div> <div>"그런날은 안와."</div> <div>"쪼끄만게 말 한마디를 안질려고 그러네. 누구냐??? 누구한테 배운 버르장머리냐. 짝은오빠지??? 입으로 먹고 사는 짝은오빠???"(학교선생님.)</div> <div><br></div> <div>그렇게 티격태격하며 밥먹고...(말싸움 내가 질뻔...뒤늦게야 하!!! 이렇게 말했음 내가 이겼는데!!!라며 깊은 빡침이...)</div> <div>결국 김밥과 떡볶이로는 (내 배를 채우기에) 부족해서 돈까스도 시켜먹고 배두드리며 나와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서 동물원으로 간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휴가철도 아닌 초여름 평일 인데도 동물원엔 의외로 사람이 좀 있었다.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커플...커플...커플!!!!! 내가 이 엠병할것들 보러 온게 아닌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호모사피엔스 관에 다 처잡아놓고 보고싶다는 S스러운 생각이 자꾸 든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번식은 잘하겄네. 젠장젠장.</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동물원 입장하자마자 잡고있던 내 손 획!!!! 뿌리치고 우다다다다다!!!!하고 달려가다가 열걸음도 못가서 넘어져버린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어머어머!!! 애기야 괜찮니????라며 묻는데, 나만 태연하게 가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거봐라. 내 출발과 동시에 그럴줄 알았지."라며 대일밴드꺼내는데,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자빠지긴 지가 제풀에 넘어져놓고 오빠 나뻐!!!!라며 내 머리를 찰싹!!!하고 때린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까불지마 애송아. 라며 얼른 대일밴드 붙여주고 번쩍 들어 옆구리에 끼고 매점으로 가서 솜사탕을 사맥였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솜사탕은 우는 아이 눈물도 뚝 그치게하는 곶감과 같은 존재이니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렇게 입에 뭘 좀 물려놓고 안내판 앞에 선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코끼리는 한참 걸어야겠네."</span></div> <div>"호랑이있어?"</div> <div>"물론. 사자도 있어. 곰도 있네."</div> <div>"코끼리 보고싶어."</div> <div>"실제로 본적있냐?"</div> <div>"아니. 나 이런데 첨와봐."</div> <div><br></div> <div>언니라는 것들이 애데리고 나가서 맨날 시컴시컴한 극장이나 데려가고 이런 어린애다운곳을 안오다니!!!</div> <div>오빠가 언니들 만나면 혼꾸녕을 내야겠다고 말하려는데...</div> <div><br></div> <div>"우와!!!! 강아지!!!!!!"</div> <div><br></div> <div>오른쪽 무릎에 피를 철철 흘리더니, 기어이 니가 왼쪽 무릎에도 상처를 내려는구나!!! 거기 안서냐!!!!고 쫓아간 그 곳은</div> <div>동물만지기체험하는곳으로...</div> <div><br></div> <div>냄새나는 햄스터와 냄새나는 기니피그와 냄새나는 거북이와 냄새나는 강아지들이 있었다.</div> <div><br></div> <div>그 중에 동생이 꽂힌건 냄새나는 강아지 중에 딱 봐도 순수혈통은 아닌 믹스종 강아지였다.</div> <div>"이쁘다!!!"</div> <div>"만지셔도 되요."</div> <div>"네!!!!"</div> <div>동물만지면 물티슈며 손세정제며 호들갑떠는 다른 동생들과 달리, </div> <div>동물을 만지면 광견병이 아닌이상 면역력이 +1이 된다고 생각하는 나인지라 흐뭇하게 너무 귀찮게 만지면 안돼. 물린다.라며, </div> <div>이 흐뭇한 광경을 담아보려 카메라를 꺼내들었는데...배터리가 없다...어째 가볍더라...</div> <div><br></div> <div>강아지보고 좋아하는 동생반응도 괜찮고, 이 강아지 리액션도 장난이 아니다.</div> <div>동생움직임 하나하나에 반응하며 움직이는데 동생이 자지러질만하더라.</div> <div><br></div> <div>가자고 하면 울까봐 냅두고 있자니, 직원분이 앉아있던 파라솥 밑에 의자를 하나 더 꺼내주시더니 앉아계시라길래 염치불구하고 앉았다.</div> <div>날이 더워서 동물들도 기운없고 사람들도 별로 안들리는데 애가 너무 좋아하니 보람이 있네요.라고 하신다.</div> <div>아빠예요? 요즘 힘드시죠. 그래도 평일에 애데리고 나오시고 보기가 좋네요.라길래.</div> <div>또 삼촌을 넘어 사촌오빠까지 족보정리를 해드렸다.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더위먹을까봐 종종 물도 먹이고 부채질도 해주고 그늘쪽으로 옮겨주고 하다보니...</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직원분은 아예 금방 올테니 잠깐만 봐주세요.라며 자리를 뜨기도 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코끼리안볼거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꺄르르르르륵"</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우와~호랑이 울음소리 안들렸어? 보고싶지않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꺄르르르르륵"</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새끼사슴도 이쁘고 아까 물어보니까 다른 새끼동물도 있대. 가볼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꺄르르르르륵"</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조차도 기다리다지쳐서 직원분한테 핸드폰번호 적어드리고 어디 담배태울수 있는데 있냐며 물어보고 잠깐 애 좀 봐주시라고 부탁하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연초도 한대 태우고 화장실도 갔다가 음료수사와서 직원분 하나 나 하나 동생 하나 맥이고 또 앉아서 기다렸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저기..."</div> <div>"허억!!!!! 네????"</div> <div>깜빡 졸았나보다. 직원분이 나를 깨워주셨다.</div> <div>"폐장시간이 되서요."</div> <div><br></div> <div>이런!!!! 코끼리도 호랑이도 곰도 사슴도 늑대도 독수리도 구관조도 파충류관도 못보고 강아지나 보고 가게 되다니!!!!</div> <div>라며 졸린 눈을 비비며 동생을 찾으니 아직도 그 강아지랑 놀고 앉아있다....;;;;;</div> <div>집중력보소. 얘 혹시 천재아닐까???라며 XX아. 집에 가야돼. 라고 불렀다.</div> <div><br></div> <div>뭐??? 왜??? 라며 강아지를 만지다못해 아예 끌어안고있던 동생은 잠시 멍하다가...</div> <div><br></div> <div>"오빠. 나 이 강아지사줘!!!!"</div> <div>라고 말했다.</div> <div><br></div> <div>나도...정리하시던 직원분들도 멈칫했다.</div> <div><br></div> <div>"뭐???"</div> <div>"사주세요!!!!"</div> <div>"존댓말써도 안돼."</div> <div>"그럼 사줘."</div> <div>"반말은 더 안되지. 왜?"</div> <div>"예뻐. 맘에 들었어."</div> <div>"안돼 돈없어. 나도 페라리랑 람보르기니 예쁜데 돈없어서 못사."</div> <div>"카드있잖아!!!!"</div> <div>"쪼그만게 어디서 뭘 배운거야!!! </div> <div>어제 고모랑 고모부가 오빠 카드로 먹고 마시며 즐겨버리셔서 한도 찍었을거야. 고모랑 고모부탓이여. </div> <div>그리고 동물원에 POS기가 있을리가 없잖아."</div> <div>"...아!!! 생일선물!!!"</div> <div>"두달전이었잖아!!! 너가 사달래서 타요사줬는데 있는거래서 바꿔왔잖아!!!"</div> <div>"크...크리스마스 선물!!!!"</div> <div>"크리스마스 반년은 더 남았구만!!! 그리고 오빠 말안듣는데 무슨 크리스마스선물이야!!! 나도 받아본적 없다!!!"</div> <div><br></div> <div>결국 직원분은 웃음을 터트려버렸다.</div> <div>6살짜리랑 진지하게 말싸움을 하는 30살 어른이라니...</div> <div><br></div> <div>그리고 시골외삼촌 집에는 큼직큼직한 진도믹스견부터 조그만 말티즈까지 개를 여러마리 키우고 있고, </div> <div>이 아이는 그 개들과 정말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어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반려동물 욕심을 낼 껀덕지도 없단 말이다.</span></div> <div><br></div> <div>덥고 배고프고 쪽팔리고 기운빠져서 </div> <div>이 아이들에게만큼은 자비롭고 인자하며 친근한 오빠가 되고 싶었던 나의 결심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다.</div> <div>"글쎄 안돼!!!! 이제 집에 가야되니까 강아지 돌려드려!!!!"</div> <div><br></div> <div>먼저 우는 사람이 지는거야. 코피를 터트리던가 울려버려. 어차피 13세 전까지는 부모님책임이니까...</div> <div>라는 철없는 사촌오빠의 되도않는 파이트기술과 형법지식을 곧이곧대로 듣고 어지간해서는 잘 안우는 이 여섯살짜리가</div> <div>"으아아아아아앙!!!!!! 오빠 미워!!!!!!!"</div> <div>라며 울음을 터트리고, 쪼그리고 앉아있던 나를 밀쳐버리고 강아지를 안고 불꺼진 동물원쪽으로 도망쳐버렸다.</div> <div><br></div> <div>발목꺽이는 각도가 5도 부족해서 발목이 꺽인채로 쪼그려앉기밖에 안되어, </div> <div>유격받을때 무릎모아쪼그려앉아있느니 열외되어 끌려나가 PT8번을 300회하고 말던 나인지라,</div> <div>힘없이 뒤로 넘어가버렸고, 오래 쪼그려앉아있었더니 피가 안통해서 얼른 일어나지도 못했다.</div> <div><br></div> <div>"어!!! 꼬마야!!!! 안돼!!!!!"라며 직원분들이 쫓아가주셨고,</div> <div>어찌나 잘 도망다녔는지 10여분이 지나서야 겨우 데려올수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div> <div>그만 울어 그만 때려 오빠아퍼.</div> <div>머리를 조아리며 직원분들에게 사과하고, 그 틈에 동생은 앙앙울며 사정거리에 들어온 내 머리를 두들겨댔다.</div> <div><br></div> <div>그렇게 시간이 늦었다며 직원용차량으로 주차장까지 태워주셨고,</div> <div>태워주신 나이드신 직원분이 왜 데려가면 안되는지 자상하게 설명해주시자 네.하고 순순히 강아지와 빠이빠이.하고 헤어져주셨다.</div> <div><br></div> <div>그냥 오빠말은 귓등으로도 들을 생각이 없었던 모양이다. 오라질것.</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뒷좌석에서 곯아떨어진 사촌동생을 보며 안도감이 들면서도, </div> <div>그 습하던 초여름저녁 꼬맹이 잡느라 뛰어댕긴 내 몸에서 피어올라오는 땀냄새에 짜증이 울컥 올라왔다.</div> <div>오전에 세신사까지 청해서 뽀독뽀독씻었는데 이런 니미랄...ㅠ.ㅠ </div> <div>돈은 돈대로 들고 배는 고파 죽겄는데 내 차마저 밥주세요 뿌잉뿌잉하며 경고등에 불을 밝힌다. 도움안되는 놈. 땅파서 기름캐다먹어.</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한살 더먹고 꽃피는 봄에 그 동생이랑 막둥이가 할머니 병원오신김에 따라 올라왔을때 굳게 마음먹고 또 동물원을 시도해보았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게 코끼리야. 넌 본적 없지? 언니는 저번에 큰오빠가 델꾸 와줘서 본적있어."</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거짓말치네!!!! 그 입장료내고 강아지만 보고 와놓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헛웃음이 절로 나오고 그날일이 떠오르니 화딱지가 나서 네 이놈!!!!하고 반격하려고 했지만,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것들이 내 손을 하나씩 잡고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재밌어재밌어!!! 오빠가 데려와줘서 완전 좋아!!!!" 라고 해대니,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혹여 이 인파에 이 꼬마들 잃어버릴까 입다물고 손만 꼭 잡고 있어야했다.</span></div>
    출처 배터리없어 그날 추억을 찍지 못한 동생놈의 카메라.
    철전열함의 꼬릿말입니다
    그 날 지출 

    김밥헤븐 : 참치김밥 한줄 2000+ 치즈떡볶이 4000(추정) + 치즈돈까지 5000(추정)
    입장료 : 대인 1 + 어린이 1 (5~6천원 추정)
    아이스크림 : 2개, 2천원.
    음료수 : 3캔, 3천원.
    솜사탕 : 2천원.

    동생이 뒤로 밀어서 엉덩이부터 넘어졌을때 아작나버린 핸드폰 수리비 : 12만원!!!!!!!!!!!

    더럽게 비싼 동물원 이용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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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4/15 14:37:57  59.10.***.129  Musso  321078
    [2] 2016/04/15 14:53:11  121.154.***.94  운디드  325400
    [3] 2016/04/15 16:12:52  110.70.***.134  bloodia  656984
    [4] 2016/04/15 19:28:54  14.43.***.203  용갈휘  234987
    [5] 2016/04/16 13:57:39  119.203.***.250  MSG전도사  667561
    [6] 2016/04/16 14:42:04  116.37.***.45  또무  131042
    [7] 2016/04/17 04:43:05  219.249.***.44  뽀룹뽀룹  546772
    [8] 2016/04/17 10:29:23  119.206.***.126  ↕永久童精  116881
    [9] 2016/04/17 17:54:46  182.214.***.226  꼼냥꿈냥  467456
    [10] 2016/04/17 20:42:14  112.144.***.196  엉덩이OO  418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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