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쯤입니다<br> 부서에서 새로운 SoC를 만들었습니다<br>그런데 부팅이 안되더군요<br><br>왜그러지 하고 팀 전체가 난리가 나서 원인을 찾아보니<br>칩에 설계된 어떤 모듈의 핀배열이 거꾸로 연결되도록 Verilog HDL 코드가 잘못 짜여있었고 그것때문에 부팅이 안된거라 하더라구요<br>다행히 prototype이었고 소액의 금액으로 변경할 수는 있는 사항이었지만 저희는 당장 prototype으로 다른 기능들을 확인해야 했습니다<br><br>이때 희대의 영웅이 등장하시는데...<br>바로 HW팀 팀장님이 보드를 실험실에 가져가셨다 오니 동작이 되더라구요??<br>팀원들은 다 뭐지뭐지 했는데 HW팀장님이 말씀하시길...<br><br><br><br> '줄톱으로 갈았어ㅎㅎ 이게되네'<br><br><br><br> 줄톱?????? 뭐 깍을때 쓰는 그 속칭 야스리????<br>모든 사람들이 이게 뭔소린가 했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br>다행히 문제가 되는 모듈이 칩으로 만들어지는 공정상<br>패키지(칩을 감싸는 우리가 눈으로 보는 부분)에 가장 가깝게 있었고, 시스템이 돌아가는데 필수요소는 아니었기때문이 <br>그걸 무려 줄톱!!!!! 으로 살살살 갈아서 물리적으로 삭제했다고 하시더군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br>(심지어 칩의 1/6 정도 되는 네모난 영역을요ㅋㅋㅋ)<br> <br>실제로 이런식으로 2개를 더 줄톱으로 갈아내서 저희는 prototype칩을 3개 얻을 수 있었고 일은 원만히 돌아갔습니다ㅋㅋ<br><br><br><br><br>아마 여지껏 살면서 아니 앞으로도 돈주고도 못 볼 최고의 디버깅이 아니었나 싶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