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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132806
    작성자 : lostin
    추천 : 73
    조회수 : 7139
    IP : 175.193.***.181
    댓글 : 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10/13 08:56:02
    원글작성시간 : 2015/10/06 19:40:53
    http://todayhumor.com/?humorbest_1132806 모바일
    일요일. 간신히 인간의 존엄은 지켰습니다.
    옵션
    • 창작글
    와이프 안경을 고치러 남대문으로 갔습니다, <div><br></div> <div>출발하기전에 와이프가 강추한 우유가 함유된 커피를 사서 마셨습니다. </div> <div><br></div> <div>맛은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와이프 안경 수리를 맡기고 나오는데 아랫배가 '꾸륵'하더군요.</div> <div><br></div> <div>그래도 그때까지는 여유가 좀 있었습니다. 근처 대형건물들은 문을 닫았더군요. </div> <div><br></div> <div><br></div> <div>근처에 있던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을 갔습니다. 내 안에서 꿈틀대는 악의 기운을 몰아내기 위함이었죠. </div> <div><br></div> <div>그런데 말입니다.</div> <div><br></div> <div>신세계 백화점이 안내표지가 없던 것은 알고 있었지만... </div> <div><br></div> <div>5층 이하에 남자 화장실이 없을 줄은 상상을 못했습니다.</div> <div><br></div> <div>가벼운 마음으로 1층을 돌아보다가 건물 인포메이션 표지를 보고 2층으로 이동했습니다. 구석구석을 뒤져봤는데...</div> <div><br></div> <div>화장실은 없었습니다. 2층으로 가봤습니다. 이때 뱃속은 꾸륵꾸륵 요동을 쳤습니다.</div> <div><br></div> <div>와이프로 설마 2층은 있겠지하고 들어오자마자 2층부터 가자고 했습니다. 와이프 말을 들었어야 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저는 이때라도 회현역으로 내려갔어야 했습니다. </div> <div><br></div> <div>구석에 박힌 2층표지에도 남자 화장실표지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div> <div><br></div> <div>네.. 다시한번 싸르르한 배를 부여잡고 식은땀이 나는 이마를 닦으며 한층 더 올라가봅니다. 화장실이 있을법한 구석으로 가봤습니다. 젠장..</div> <div><br></div> <div>또 여자 화장실입니다.</div> <div><br></div> <div>걸음이 힘들어집니다. 다시한번 에스컬레이터로 갑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괄약근을 조입니다.</div> <div><br></div> <div>4층으로 갔습니다. 역시 여자 화장실만 있고, 남자 화장실은 5층과 6층에 있다는 안내문구가 수줍게 적혀있습니다.</div> <div><br></div> <div>욕나옵니다. 백화점에는 남자 손님은 없답니까? 대기업이 운영하는 백화점이 남자 손님들을 이리 푸대접할꺼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div> <div><br></div> <div>한계상황에서 마지막 기력을 쥐어짜서 5층 화장실로 갔습니다. </div> <div><br></div> <div>오... 마이.... 갓.....</div> <div><br></div> <div>좌변기문 세개가 전부 굳게 닫혀 있습니다. </div> <div><br></div> <div>더이상 못참겠는데... 전부 사람이 있는 겁니다. 아마 그분들도 저처럼 악의 기운을 뱃속에 담고 오층까지 올라오신분들이긴 개뿔!!!!!!!</div> <div><br></div> <div>내가 죽겠습니다.</div> <div><br></div> <div>뱃속이 뒤틀리고 거센 파도가 괄약근을 습격합니다. 간신히 견뎠습니다.</div> <div><br></div> <div>1시간 같은 5분이 지나고 좌변기에 물내려가는 소리가 들립니다.</div> <div><br></div> <div>이제 나오는 사람이 있나봅니다. 이 순간이 제일 위험합니다. 자칫 긴장의 끈을 놓으면 인간의 존엄은 사라집니다. 문이 열리고, 얼른  들어가서 마지막 순간까지</div> <div><br></div> <div>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침착하게 바지를 내리고 악의 기운을 무사히 몰아냈습니다.</div> <div><br></div> <div>일을 보고 나니 이 모든게 신세계 백화점의 음모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성화장실이 있는 층이 하필 남성복, 캐주얼 매장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존엄을 지키지 못한 남자들이 화장실에서 뒤처리를 하고, 동행이 옷을 사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언듯 머리를 스쳤습니다. </div> <div><br></div> <div>장 약한 사람은 남대문에 가더라도 절대 신세계 백화점과는 상종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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