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28사단 81연대예요..</div> <div> </div> <div>아래 GOP글에도 28사라고 하실길래 예전 제 기억이 떠올라서..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GOP. 가보신 분 및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GOP는 밀어내기 방식으로 소초를 밤새 옮겨다녀요.</div> <div> </div> <div>간략하게 말하자면 1번 초소, 2번, 3번, 4번이라는 4개 초소가 있고 5개조가 바통터치하듯 시간별로 옮겨다니며 철책 점검도 하고 뭐 그런거죠.</div> <div> </div> <div>물론 딸랑 4개보단 많은 10여 개 초소를 밤새 돌아다니는거예요. 근무방식에 따라 사이사이는 빈 초소도 있구요<br></div> <div> </div> <div>아무튼 B형 근무일때 초소 하나 둘씩 띄우고 106초소에서 근무서고 있는데, 옆 107에서 인터폰소리 지지직하더니 인터폰에서 말소리가 나더라구요.<br></div> <div>'저긴 오늘 근무 안 서는데 행정병이 잘못 눌렀는가보다 ㅄ..' 라고 생각하고 그냥 계속 전방주시 (라지만 사실 보이는건 전조등과 팅커벨뿐..)</div> <div> </div> <div>대략 10분간격으로 두 어번쯤 인터폰 소리가 들리길래, 근무철수하면 통신병한테 인터폰 어디 합선됐는지 확인이나 해보라고 해야겠다..라고 생각하고</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한 30분쯤 지났나.. </div> <div> </div> <div>104초소쪽에서 LED불빛 보이더니 순찰로 따라서 내려오더라구요.</div> <div> </div> <div>(북한애들도 순찰로 돌아다닐때 후레쉬씁니다. 야시경으로 보면 산등성이에 불빛이 스멀스멀 움직이는게 보여요)</div> <div> </div> <div>그 불빛 보고 부사수한테 탄통챙기라고 하고 104에서 온 애들 거의 다 왔길래 "부사수야 수하물어봐"</div> <div> </div> <div>멀찌감치 수하 확인하고선 애들이 오기 전에 "내려간다~ 근무 잘 서라" 라고 하고, 109초소쪽으로 내려갔습니다.</div> <div> </div> <div>가는 길에 107이랑 108초소에 사람있는것처럼 허수아비를 세워둬야해서 (몇 킬로 밖에서 봐야 속을까..싶긴하지만)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부사수는 108가라고 시키고, 전 107들어갔다가 나와서 허수아비 세우고 나오는 부사수를 끌고 109로 갔습니다.</div> <div> </div> <div>109에 근무서고 있는 팀한테 잠깐 있으라고 하고선, 초소 뒤쪽에서 부사수 세워두고 담배꺼내서 입에 물고 부사수 하나 주고</div> <div> </div> <div>"야.. 아까 106에서 인터폰 소리 나만 들었냐?"</div> <div> </div> <div>"무슨 소리 말씀이십니까?"<br></div> <div>"아까 106에 있는데 아래쪽에서 인터폰치는 소리 들렸거든? </div> <div>그 때는 몰랐는데 아까 허수아비 세우러 107갔는데 씨바 거기 인터폰 없잖아."</div> <div> </div> <div>인터폰소리 말소리 분명히 들었던 저하고, 아무 소리는 못 들었는데 저때매 같이 떨고있는 부사수하고 덜덜거리면서 담배 하나 피고</div> <div> </div> <div>(네, 원래 안 됩니다. 영창갑니다 근무중에 담배피고 그러면..)</div> <div> </div> <div>앞번 근무자 다음 초소로 내려보내고 둘이 덜덜거리면서 있는데</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위에서 누가 뛰어내려오더라구요. 아까 104에서 와서 106에서 교대한 밀조 부사수입니다.</div> <div> </div> <div>"Gleam상병님!"</div> <div> </div> <div>"왜 왔냐 넌.. 무슨 일 있냐?"</div> <div> </div> <div>"XX상병님이 Gleam상병님 찾으러 109가보래서 뛰어왔습니다."</div> <div> </div> <div>"그러니깐 날 왜 찾는데. 상황전파 똑바로 안 하지?"</div> <div> </div> <div>"아닙니다. 104에서 106으로 밀러 갔는데 안 계셔서 XX상병이 109가서 Gleam상병님 계신지 확인해보라고 했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갑자기 팔뚝에서 닭살이 돋는게 확 느껴지고 몸이 떨리더라구요.</div> <div> </div> <div>난 니네가 밀어서 여기로 내려온건데.. 그럼 아까 그 둘은 누구였냐..</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제가 군대에서 겪었던 제일 무서운 경험이었습니다. </div> <div> </div> <div>10년정도 지난 얘기라 살짝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글 쓰는 지금도 그때 생각에 무섭긴하네요.</div> <div> </div> <div>비오고 흙이 씻겨내려가면 맨날 걸어다니던 순찰로에서도 6.25때 탄창 탄피. 그리고 가끔 유골도 나오는 곳이라 더 소름끼치더군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