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6부작을 통털어 3편에서만 등장하기 때문에 영화에서는 사이보그가 되기 이전의 그리버스, 퀴맨 자이 쉬랄의 존재는 전혀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워즈의 가벼운 팬들에게는 그저 사이보그 주제에 천식에 걸려 라이트세이버로 밭을 가는 기술을 선보이고는 다스 몰 보다 빨리 죽은 고철 덩어리로 밖에 기억에 남지 않을 수 있는데, 사실 그렇게 까지 비중 없는 인물은 아니며, 그 또한 스타워즈에서 손 꼽히는 비운의 인물입니다.
사이보그화 되기 이전의 그는 칼리 행성의 칼리쉬(삼용이 엄마 아님) 종족의 지휘관으로서 허크 행성의 침략으로 인하여 불리했던 전황을 단숨에 바꿀 정도로 뛰어난 인물이었습니다. 그의 지휘로 순식간에 열세에 몰린 허크들은 우주공화국에 도움을 요청했고, 이에 제다이들이 파견되어 허크의 편에 섯고 결과는 짐작대로 칼리쉬들의 패배로 끝이 납니다.
<퀴맨 시절, 가면 속 생얼>
<사이보그화 후, 그리버스의 얼굴 원형이 된 퀴맨의 가면>
우주공화국이 침략당한 칼리쉬의 편이 아닌, 침략자 허크의 손을 들어준 이유는허크 행성은 각종 광물들과 자원이 풍부하여 부유한 행성이었던 반면 칼리 행성은 모래와 먼지 뿐인 사막행성이라는 것으로 미루어, 간단하게 우주공화국의 부정부패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주공화국의 부정부패는 제다이 기사단의 영웅, 두쿠의 변절과 맞닿아 있다>
우주공화국과 제다이가 개입하기 전,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전략과 전술로 종족의 역전을 이끌었던 위대한 지휘관 퀸맨(그리버스)에게는 여자 칼리쉬인 론데루 리즈 쿠마르라는 강한 동료이자 연인(이복남매라는 설도 있음)이 있었는데, 론데루는 퀴맨에게 검술을, 퀴맨은 론데루에게 총술을 알려주며, 강력한 파트너쉽으로 허쉬에게 있어 공포의 대상이자 칼리쉬들에게는 신의 자식이라 불리우며 칭송 받게됩니다.
<총든 퀸맨, 칼든 론데루>
<칼든 론데루, 총든 퀸맨, 사마귀는 허크>
하지만 어느날 론데루가 허크에게 죽임을 당하게 되고, 그녀의 죽음에 큰 충격과 분노에 휩싸인 퀴맨은 스스로를 극악한, 비통에 빠진자라는 뜻을 가진 그리버스라 칭하고 여자를 여자로 잊기 위하여 10명의 아내와 30여명의 자녀를 두게 됩니다. (응?)
이 이야기에서 퀴맨과 론데루가 연인 사이었는지, 친구 사이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복남매라는 설도 있지만 역시 확인되지 않습니다. 작가가 모든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 라는 대답을 했기 때문입니다.
허크의 침략에 대응하기 위해 막대한 빚을 질 수 밖에 없었던 칼리쉬들에게 우주 은행 연합의 산 힐이 빚을 탕감해 주는 댓가로 용병으로 그동안 눈여겨 본 그리버스를 고용하겠다는 제안을 하게 되어 당분간 그들의 편에 있었지만, 허크들이 칼리쉬의 성지를 파괴하자 분노에 차 칼리에 복귀하려던 그리버스의 우주선을 산 힐이 두쿠와 결탁해 파괴하고 살아남은 그리버스의 육신을 지오노시스로 대려가 육신과 정신을 사이보그로 개조하게 됩니다.
어쩌면 그의 삶에 있어 단 하나의 행복이 있었다고 한다면, 사이보그가 되어 분리주의 연합의 그리버스 장군이 된 이후로 드로이드 군단을 이끌고 허크들을 멸종 직전까지 분쇄했다는 것 입니다.
<겨우 구래나룻 남겨 달랬는데 잘라도 열받는데, 그는 오죽할까>
이때 그리버스를 사이보그로 다시 태어나게끔 부추긴 인물은 예상하신대로 두쿠이며, 제다이들에게 우주선 폭파의 죄를 뒤집어 씌우고 뇌는 건드리지 말라고 한 그리버스의 요구를 묵살한채, 증오와 분노의 감정 만을 남기게 하였고, 결과적으로 그리버스에게 사이보그의 몸과 함께 분노조절 장애를 선물합니다.
<분노조절 장애를 선물 받는 그리버스>
과거 뛰어난 지휘관이었던 그리버스는 분노조절 장애를 얻게 된 후로 뛰어나기는 커녕 그가 이끌던 값비싼 멍청이 안드로이드 군단과 별 다를바 없어지게 됩니다.
<로봇이 줌인 기능이 없어 망원경을 쓰니 말 다함>
어차피 분리주의자 연합의 패배는 다스 시디어스(펠퍼틴)의 의도였기 때문에 별 상관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 분리주의자 연합의 패배가 정해진 수순이었다는 것을 두쿠가 알고 있었느냐 하는것은 정확하지 않은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마도 두쿠는 몰랐을 것 같습니다. 물론 시디어스가 황제가 되는 것 역시 두쿠의 이상주의자적 성향을 만족 시켰을 지도 모르지만, 분리주의자들이 우주공화국을 전복 시키는 것이야 말로 두쿠의 이상에 더욱더 부합되지 않는가 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그리버스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사이보그가 된 그리버스는 장군으로 신분이 수직상승 하여 분리주의 연합의 흑막으로서 뒤에서 이끌게 되는데, 비로서 무역연합의 누트 건레이를 포함한 분리주의 연합 < 그리버스 < 두쿠 < 시디어스 순의 흑막의 피라미드 구조, 흑막 사슬이 완성됩니다.
<얘들도 다들 나름 열심히 산다고 사는데, 결국 극소수의 손에 놀아나는 꼴에 불과할 뿐인 것이 영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에피소드 3이 개봉되었을 당시만 하여도 제다이 기사단은 펠퍼틴 의장이 납치되기 전까지 그리버스의 존재에 대하여 모르고 있었던 것이 정설이나, 설정파괴의 온상인 클론워즈에서는 더욱 더 일찍 그의 존재가 확인됩니다. 클론워즈에서는 분노조절 장애 때문인지, 정신과 육체가 개조되어선지 모르지만, 그렇게 뛰어나던 지휘관이 드로이드급 멍청이가 되어 패배와 실패만을 반복하여 보여 주었습니다.
흑막이던 대놓고던 장군의 직책으로 분리주의자 연합을 이끌던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두쿠는 그리버스에게 짬짬이 라이트세이버를 이용한 검술을 가르칩니다. 다스 베이더보다도 온전치 못한 신체를 가지게된 그리버스는 포스를 감지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시스와 제다이들의 정식 검술이 아닌 포스로도 흐름을 읽을 수 없을 정도로 혼란을 불러 일으키는 정신 없는 검술이 주요 골자였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사이보그 몸체에는 4개의 팔과 2개의 다리가 있었고, 이를 활용한 그리버스 만의 라이트세이버 검술을 갖게 됩니다.
<두쿠에게 가르침을 받는 그리버스>
두쿠의 간계로 인하여 제다이를 향한 끝 없는 분노를 불태우던 그리버스는 두쿠의 명을 따라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짬짬이 제다이 사냥을 나섰고, 멍청해진 지휘와는 별개로 대부분 훌륭히 임무에 완수하여 라이트세이버 수집이라는 취미를 갖게됩니다.
<몇 안되는 그리버스의 명대사, 두쿠덕에 제다이 혐오증에 걸린 그리버스>
<영화, 게임, 래고, 만화를 불문하고 그의 라이트세이버는 4개 이상>
인생의 굴곡이 심한 그리버스(퀴맨)의 삶에 그렇게 살짝 빛이 찾아 오나 싶었으나, 우주공화국의 수도이자 제다이 기사단 신전이 있는 코러산트에 펠퍼틴 의장을 납치하러 갔다가 그만, 윈두의 포스그립으로 몇 남지 않은 신체 장기에 손상을 입게되고, 이때 그리버스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버린 천식을 얻게 됩니다.
<많이들 못 보셨을 펠퍼틴 납치 현장, 바쁘신 분들은 12분 20초 부터 천식의 이유가 등장>
<우주에는 평X한X원이 없었다>
천식을 댓가로 펠퍼틴 의장 납치에 성공하나 싶었지만, 그리버스의 기함인 인비저블 핸드로 아나킨 스카이워커와 오비완 캐노비가 펠퍼틴 의장의 구출을 위하여 침입하게 되고, 모두들 아시는 대로 그리버스는 도망, 두쿠는 사망, 펠퍼틴과 아나킨, 오비완은 생환하게 됩니다.
그것도 잠시, 그리버스가 대피한 유타파우 행성으로 오비완이 찾아왔고 수명의 제다이를 죽음으로 몰고간 그 만의 검술과 밭 갈기 기술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버스의 한 많은 인생이 끝을 맺게 됩니다.
그.러.나.
그의 비극은 죽음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생체는 죽었지만, 사이보그의 몸체는 비교적 멀쩡했기에 회수되어 100% 드로이드로 만들어졌고, 4도류 이상을 사용하던 검술 대신, 다스 몰과 같은 2도류 검술로 변경, N-K 네크로시스라는 이름으로 재활용 되었습니다. 이 또한 파괴되고 나서 암시장에 팔려나가게 되는 등 비극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예전에 언급한 바와 같이, 그리버스의 경우 한 많은 삶도 삶이지만, 작품별로 그의 능력 편차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팬의 경우 쉴드가 심한 편이며, 안티 혹은 별 관심 없는 경우 폄하가 심한, 극과 극, 호불호가 갈리는 그의 인기 마저도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특히 영화에서는 별다른 활약이나 분량이 적었던 그리버스지만, 클론워즈에서는 비교적 많은 등장을 하는데, 스타스크림 처럼 두쿠에게 실망만 가져다 주는 꼴이 대부분 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리버스라, 즉 퀸맨의 인물 자체가 아나킨 스카이워커와 흡사하다 볼 수 있습니다. 영웅에서 시스의 농간으로 타락하고, 소중한 사람을 잃는 것도 모자라 몸을 잃고 기계의 몸이 되고, 시스에게 실컷 이용만 당하다 끝내 죽음을 맞이하는 것까지, 다스 베이더의 배타버젼 같은 느낌을 줍니다.
비극의 마지막 결정타는 바로, 다스 베이더는 스타워즈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드높은 인기를 자랑하지만, 그리버스의 경우 자자 만큼은 아닐 뿐, 인기가 바닥을 친다는 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