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전 오랜만에 하스스톤을 접속해봤다 <div><br></div> <div>여관주인은 변함없는 목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div> <div><br></div> <div>여관으로 들어가니 내 자리엔 어깨가 축 늘어진 한 사냥꾼과 초록색 노움 두마리</div> <div><br></div> <div>친구가 나에게 아무것도 모를때 초보는 돌냥이라며 만들어준 덱 하나만 덩그러니 날 기다리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래도 내겐 오랜친구인 녀석들이 반가웠다 곧 등급전을 시작했고 씁쓸한 패배를 맛보았다</div> <div><br></div> <div>그렇게 패배를 몇번 겪고나니 불현듯 나의 아버지가 떠올랐다</div> <div><br></div> <div>퇴근길에 축 늘어진 어깨와 힘없는 표정이 내 사냥꾼의 모습과 닮아있었기에</div> <div><br></div> <div>나의 아버지는 젊을때 나름 이름있는 회사에서 열심히 달리는 분이셨다</div> <div><br></div> <div>승진의 끝은 행복일거라며 떡두꺼비같은 아들 둘을 보며 조금 더 힘내시곤 하셨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 성실함은 보답받지 못하였고 이내 회사는 부도가 나고 아버지는 일자리를 잃으셨다</div> <div><br></div> <div>아버지가 느낀 사회의 쓴맛은 소주의 쓴맛과 닮아있다 하였고 이내 그 쓴맛에 빠져나오지 못하시고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하셨다</div> <div><br></div> <div>공허한 속에 소주를 들이붇기를 몇달, 아버지는 말없이 집을 나가셨고 어머니는 다니던 식당을 그만두고 공장을 나가시기 시작하셨다</div> <div><br></div> <div>두 아들을 키우면서 고생하시던 어머니는 그래도 사람은 열심히 살아야한다 우직하게 노력하면 성공한다고 항상 말씀하셨지만</div> <div><br></div> <div>외삼촌이 사업을 한다며 돈을 빌려가고 그대로 사라졌을때부턴 우리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으셨다</div> <div><br></div> <div>지금은 형과 내가 일을 하며 어머니께 돈을 드리며 일을 그만두시라 말씀드리지만 어머니는 도통 일을 그만둘 생각이 없으신것 같다</div> <div><br></div> <div>사람은 일을 해야한다며 출근하시는 뒷모습이 그리 안타깝지만은 않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지금은 몇가지 돌릴만한 덱이 생겼고 덱에 전설카드도 몇장씩 들어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아직 사냥꾼덱을 없애진 않았다</div> <div><br></div> <div>가끔 15급에 주차라도 하는 날이면 종종 돌려보곤 한다</div> <div><br></div> <div>사기한번 못치고 묵묵히 달리는 렉사르를 보면 괜스레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