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사실 근본 문제는 승률이나 밸런스의 문제가 아니라고 봐요.</div> <div> </div> <div> </div> <div>근본적인 문제는 플레이어가 경험하는 "감정"에 있다고 봅니다.</div> <div>블리자드의 표현을 빌리자면 "상대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라는 거죠.</div> <div> </div> <div>그게 어떤 경험이냐 하면.... 예를 들어 볼게요.</div> <div>내가 격투기 대회에 나갔어요. 근데 룰이 좀 이상해요.</div> <div>나는 상대를 절대 때리면 안 되고 상대는 나를 마음껏 때리는데 대신 일정 라운드 이상을 다운되지 않고 버티면 이긴다는 거예요.</div> <div> </div> <div>근데 내가 닷지와 가드에 자신이 있어서 어떻게 이기기 위한 라운드만큼 버텨서 이겼다고 쳐요.</div> <div> </div> <div>이겼다고 기분이 좋을까요?</div> <div> </div> <div>분명히 이긴건 나고 진건 상대인데</div> <div>상대는 신나게 나를 후드려 패고 나서 "아 아깝다 더 때렸으면 이겼는데 ㅎㅎ"이러면서 링을 내려가고</div> <div>나는 이겼다고는 하는데 온 몸이 아프고 경기 내내 맞은 기억 밖에 없어요.</div> <div> </div> <div>이겼다고 기분이 좋을까요?</div> <div> </div> <div> </div> <div>전 이게 근본 문제라고 봅니다.</div> <div>레이나드요? 명치덱이요? 버티면 이겨요. 맞습니다. 버티면 이기죠.</div> <div>레이나드 상대로 각종 광역기 빨리 핸드에 잡히고 몇 장 넣은 초반 하수인 핸드에 적절하게 잡혀서 </div> <div>초반 타이밍에 체력 손실 크게 입지 않은 상태에서 최소한의 필드를 유지하다가 광역기로 싹 쓸어버리면 이기죠.</div> <div>명치덱 상대로 계속 도발 하수인 세우고 광역 주문과 저격기 앞세워서 비효율적인 카드 교환을 상대에게 강요하면 이기기 쉽죠.</div> <div> </div> <div>이기는 것 자체가 어려운건 아니예요. </div> <div> </div> <div>근데 보통 이런 상황 되면 내 명치를 신나게 치던 상대는 그냥 서렌하고 나가버립니다.</div> <div>그럼 난 그냥 게임 내내 명치를 후드려맞은 기억 밖에 없는 상태로 다음 게임 돌려야죠.</div> <div> </div> <div>이겨도 기분이 좋을 수가 없어요.</div> <div> </div> <div>하스스톤을 하는 대부분의 유저는 제대로 된 복싱을 하고 싶은 겁니다.</div> <div>서로 거리 재고 스탭으로 타이밍 뺏으면서 나도 때리고 상대도 때리고 상대가 기차게 막거나 피하면 감탄도 하고.....</div> <div>이기든 지든 이런 승부가 하고 싶은 거예요.</div> <div>시작하자마자 일방적으로 맞기만 하다가 일정 시간 이상 버티면 허무하게 이기는 그런거 말구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