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대학교 원룸에 살 때 이야기입니다. </div> <div><br></div> <div>집에 있던 샤워기가 자주 고장이 나서 원룸집 주인께 샤워기 교체를 요구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집주인이 오더라고요 허름한 옷차름, 땀이 많이나서 제가 다 걱정스러웠습니다. 수도관을 고치면서 이야기를 듣게 됬습니다.</div> <div><br></div> <div>"선생님 더우신데 고생 많으셔요 감사합니다"</div> <div><br></div> <div>"뭘요 학생들이 불편한 점 있으면 제가 바로 도와야죠." 나보다 나이가 몇 배 많음에도 불구하고 공손한 모습에 나는 더욱 공손해졌다.</div> <div><br></div> <div>"아휴 원룸 경기도 별로 안좋은거 같은데 선생님댁은 어떠신가요?" </div> <div><br></div> <div>"뭐 그래도 먹고 살만합니다." 하긴 나는 이 집주인의 대략적인 재정을 알고 있었다. <span style="font-size:9pt;">학교 근처에 건물의 3채 정도를 가지고 있으니 안 먹고 살면 그게 이상한거겠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수도관을 고치는 작업은 예상보다 훨씬 길어졌다. 뭔가 잘 빠지지 않아보였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div> <div><br></div> <div>건물 얘기가 나와 돈이 꽤나 많다고 하더니 이런 답변이 나왔다.</div> <div><br></div> <div>"아 제가 원래 ***** 사장이였거든요." **이라니 나는 적잖이 놀랐다. 지금은 비록 약해졌다만 과거엔 최고의 회사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의 사장이라니 </div> <div><br></div> <div>"아... 대단하시네요. 와... 어떻게 사장까지." </div> <div><br></div> <div>"여러가지 일이 있었죠."</div> <div><br></div> <div>이후 정치얘기 대통령 얘기를 했고 어쩌다 보니 내 군생활을 어디서 했는지가 질문이 나왔다.</div> <div><br></div> <div>"저요? 저는 00에서 근무했어요."</div> <div><br></div> <div>"00? 야 이거 참 우연이네요. 저도 그 주변에서 근무했었는데."</div> <div><br></div> <div>"아 그러세요? 어딘데요?" 회사에 대해 더 듣고 싶었고 군대엔 관심 없었지만 예의상 물어 보았다.</div> <div><br></div> <div>"공수부대라고 아나요? 11사단인데. 제가 거기서 ROTC로 가서 장교로 갔죠."</div> <div><br></div> <div>"공수부대! 알아요 거기 문재인씨가 근무했던데 아녜요?"</div> <div><br></div> <div>"맞아요 맞아 만날뻔 했는데 못 만났죠. 아 거기 훈련 참 힘들었는데. 아 그거 알아요? 당시 ROTC 임관하려면 추천을 받아야했는데 제가 빽도 없고 인맥도 없고 돈도 없어서 힘들었는데 누가 추천을 했는줄 알아요? 전두환씨가 추천을 했어요."</div> <div><br></div> <div>잘못 들은 줄 알았다. 전두환? 내가 아는 그 전두환? 역사속에서 화면으로만 보아서 현실성 없던 그 인물 전두환을 말하는 건가?</div> <div><br></div> <div>말은 계속이어졌다. "어찌저찌해서 추천을 받아서 임관해서 공수부대를 가서 편할줄 알았더니 이게뭐야 너무 힘들더라고"</div> <div><br></div> <div>"전두환 이요?"</div> <div><br></div> <div>"네 전두환씨요 그때 그 사람 12.12때 나도 거기서 권총으로 쏘고 그랬죠"</div> <div><br></div> <div>기묘한 기분이 들었다. 속은 울렁거렸으나 역사속 인물을 보는 듯했고 신기한 감정 또한 같이 들었다. </div> <div><br></div> <div>"12.12 사태 말씀하시는 거죠? 12.11날 장군들 진급식이라서 노태우랑 전두환이 쿠데타 일으킨"</div> <div><br></div> <div>"학생이 잘 아네" 이런 얘기를 하면서 그 사람은 슬픈 감정이라던가 자랑스런 감정이 없이 무덤덤하게 얘기를 이어나갔다. </div> <div><br></div> <div>내가 남의 감정을 판단할 수 없겠지만 그 사람은 본 것을 얘기하는 느낌이였다. 그저 먼 옛날이라고 느끼는 듯이</div> <div><br></div> <div>"또 내가 광주에 내려갔었어. 중대장으로"</div> <div><br></div> <div>울고 싶어졌다. 듣기 힘들었었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은 몇 분 전만해도 나이 어린 사람이라도 존중하고 일을 열심히 하시는 멋있는 어른이였는데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이 사람은 살인자, 쿠데타를 일으킨 사람 이였다.</div> <div><br></div> <div>괴리감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나는 물어야할 것을 물어야했다. 나는 정치적 판단을 하지 않으며 비난하지 않겠다는 척을 하며 물었다.</div> <div><br></div> <div>"아~ 그러면 하나 궁금한게 있는데 물어봐도 될까요?"</div> <div><br></div> <div>"물어봐요"</div> <div><br></div> <div>"혹시 진짜로 북한군이 와서 폭동일으킨건가요?"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당사자에게 듣고 싶었기에 나는 물었다.</div> <div><br></div> <div>"아니지" </div> <div><br></div> <div>"그럼 혹시 북한이 아니라고 알고있었나요?"</div> <div><br></div> <div>"북한이라고 공수부대원들이 어떻게 생각해요. 우리 공수부대원들은 반 이상이 부사관과 장교라 작전을 이 상황을 모를리가 없죠."</div> <div><br></div> <div>"아..." 속으로 장탄식을 하면서도 나는 나의 무지를 탓했다. 나는 과거 얼마간 광주민중항쟁에 대해 공부했지만 왜 이순간 만큼은 기억나지 않는지</div> <div><br></div> <div>여기서 나는 더이상 광주에 대해 질문 할 수 없었다. 누군가가 다치고 죽었다는 얘기를 듣는 건 너무나 아픈 일이기에</div> <div><br></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여기까지 쓰겠습니다. 제가 과연 누군가에게 들은 얘기를 그 사람의 동의 없이 쓰는게 맞는가 싶으면서도 얘기를 했습니다. </div> <div><br></div> <div>물론 뒷얘기도 있습니다만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지 몰라서 우선 여기서 글을 줄이겠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