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에서 다루는 왕들을 보면 거의 다 조선시대나 그 전에 이야기가 많은것을 알 수 있는데요(퓨전사극 뽕짝사극 제외) <div><br /></div> <div>유독 고려시대 왕들에 대한 정통사극은 거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div> <div><br /></div> <div>예전에 재밌었던 태조 최수종(장보고, 대조영, 결국 대통령까지하는 대단하신..)을 제외하고 그 이후에 왕들의 이야기를 다룬건 엄청나게 망했던걸로 기억하는( 광종때 이야기를 다룬) 제국의 아침 밖에 기억이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나질 않네요.</span></div> <div><br /></div> <div>뭐 무신 신돈 무인시대 등등은 왕들이 주 이야기꺼리가 아니죠.</div> <div><br /></div> <div>요새하는 본격 역사왜곡 드라마 기황후는 말 할 가치가 없으므로 제하겠습니다.</div> <div><br /></div> <div>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고려시대 왕들에 대해서는 딱히 사극으로서 스토리를 이끌어 갈 만한 흥미로운 주제거리들이 부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div> <div><br /></div> <div>그 이유인즉슨 고려시대의 왕권은 역대 한반도 역사상 가장 미약하고 보잘것 없었으며, 주로 신하들의 휘둘림으로 인한 국정운영이 이루어진대서 기인합니다.</div> <div><br /></div> <div>다들 아시다시피 호족연합정치에 무신정권에 권문세족에 뭐다뭐다 하면서 안에서는 조용할 날이 없고 대외적으로도 수 없이 많은 전쟁을 치뤄온 국가죠.</div> <div><br /></div> <div>보통은 전쟁이 많이 일어나게 되면 왕을 중심으로 뭉치기 마련인데 고려때는 그 마저도(조선에 비교해서) 아니었습니다.</div> <div><br /></div> <div>때문에 이야기거리들이 왕이 중심이 아닌(조선은 왕과 신하들의 대립, 왕의 통치 이야기 등등 많죠) 신하들의 권력투쟁으로 많이 다루어졌습니다.</div> <div><br /></div> <div>이러한 고려왕권의 취약함의 배경에 가장 큰 원인은 중앙통치체제의 태생적 결함에서 드러납니다.</div> <div><br /></div> <div>발해를 포함하여 고려 조선으로 이어지는 중앙통치체제의 기반은 당의 3성 6부제에서 시작됩니다.</div> <div><br /></div> <div>3성 6부제란 중앙조직을 3개의 큰 덩어리와 그 하부조직인 6부로 나눈 것인데요.</div> <div><br /></div> <div>중서성 문하성 상서성 이라는 3성과</div> <div><br /></div> <div>상서성의 하부조직으로 6부를 두고 있는 체제입니다.</div> <div><br /></div> <div>이게 현대와도 같이</div> <div><br /></div> <div>중서성 : 입안(국회)</div> <div><br /></div> <div>문하성 : 심의,의결(감찰기구)</div> <div><br /></div> <div>상서성 : 집행(행정부)</div> <div><br /></div> <div>이런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법부가 왜 없냐고 물으신다면...그건 민주주의 국가겠죠?</div> <div><br /></div> <div>그런데 여기서 고려는 웃기게도 중서성과문하성이 합쳐져 버립니다.</div> <div><br /></div> <div>즉 입안과심의기구가 같은 사무실에 근무를 하는 것이죠.</div> <div><br /></div> <div>이걸 합쳐서 중서문하성(명칭의 변경들이 있으나 통칭)이라고 부르게 됩니다.</div> <div><br /></div> <div>2성 6부제의 조직체제를 같은 고려는 여기서 부터 개판이 됩니다.</div> <div><br /></div> <div>중서문하성 밑에는 국무총리격인 문하시중과 재신이라고하여(장관급) 2품이상의 재오라고 불린 8명과 낭사가 존재했습니다.</div> <div><br /></div> <div>재신들이 국가의 중요정책을 심의하고 결정한다면, 낭사는 그에 대한 피드백(간쟁,서경,봉박)을 통해 견제하는 역할이었습니다.</div> <div><br /></div> <div>상서성의 우두머리도 종1품인데 왜 문하시중만 국무총리냐 하겠지만</div> <div><br /></div> <div>상서령(상서성의 헤드)은 대체로 명예직으로 존재했으며 중서령도 있긴했지만 이것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div> <div><br /></div> <div>그 밑에 좌우복야(재신과 같은 급의)도 있긴했지만 실권이 주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div> <div><br /></div> <div>결국 재신 8명이 모든걸 해먹을 수 있는 조직체계가 이루어져 있던거지요.</div> <div><br /></div> <div>원래의 낭사의 역할은 왕권견제와 정책을 건의하고 정책집행을 비판하는 직책이었지만</div> <div><br /></div> <div>어디 감히 같은 사무실서 일하는 상관들에게 태클을 걸 수 있었겠습니까 거의 형식적인 형태로만 머물고(특히나 고려는 라인타기, 줄서는 문화가 심해서 뇌물들을 무지막지 바쳐야만 승급을 하고 그랬죠) 웃기게도 왕권견제에만 집중하게 됩니다.</div> <div><br /></div> <div>상서성은 6부직주제라 하여 왕에게 직접 보고하는 체계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 마저도 재신들이 판사제를 설치하여 원래 6부의 장관으로 있던 상서(정3품) 머리 위에 올라서며 실질적인 장관직을 수행하게 됩니다.</div> <div><br /></div> <div>즉 재신들이 정책도 심의하고 집행도하고 지 맘대로 할 수있게 된겁니다. 8명이 다 해먹는 문벌귀족에의한 시스템이 구축됩니다.</div> <div><br /></div> <div>또한 중추원이라 해서 추밀 (지금의 국정원)과 승선(왕의 비서역할)으로 구성되어있던 기구가 있습니다.</div> <div><br /></div> <div>왕의 권력을 강화시켜줄수 있는 승선이 추밀이라는 문벌귀족이 점령했던 조직과 같은 사무실에 근무했던거죠..</div> <div><br /></div> <div>지금의 국정원과는 다르게 추밀은 귀족들과의 강한 연대감이 있는 조직이었습니다. 추밀의 수장들 또한 6부 상서를 겸직할 수 있었으며</div> <div><br /></div> <div>대간의 최고직을 겸임했습니다.</div> <div><br /></div> <div>즉 재신과추밀(재추)대신들이 모든걸 다 해먹는 개판이 된거죠. 그야말로 아무도 나를 막지 못하셈 입니다.</div> <div><br /></div> <div>왕의 권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있던 기구들은 오히려 왕권을 견제하는 기능을 수행하고</div> <div><br /></div> <div>재추들이 하는 일에는 누구도 태클을 걸지 못했습니다.</div> <div><br /></div> <div>이러한 상황 속에 왕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은 미미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div> <div><br /></div> <div>이러한 고려의 태생적 문제를 잘 알던 이성계와 무리들은(이후 태종,세종) 조선을 개국하며 이러한 폐단들을 싹 갈아엎으며</div> <div><br /></div> <div>강력한 전제왕권을 구축할 수 있는 통치체제를 구축해놓습니다.</div> <div><br /></div> <div>구시대의 유물들을 떠나서 새로운시대를 열 수 있는,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과 같은 왕권강화를 만들어 놓는 것입니다.</div> <div><br /></div> <div>조선이 뭐 일들이 많긴 했지만 500년의 왕조가 이어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러한 개국초창기의 통치시스템의 정비가 주요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div> <div><br /></div> <div>그럼 가끔씩 흥미로운 주제를 들고 찾아뵈께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