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어느 계시판에 이글을 올릴까 고민 하다가 그래도 역계에 올려 그 의미를 부여 받고자 용기를 내게 되었읍니다.</div> <div> </div> <div>지금은 돌아 가시고 안 계신 저의 어머니와 살아 생전 한 번도 뵌적 없는 외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div> <div> </div> <div>그냥 잠 오지 않는 시간에 털어 놓는 지나간 날의 우리들의 이야기라 생각 하시고 읽어 주시기 바람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우선 저에 대해 소개하자면 .... 저는 두 아이의 아빠이며, 이제 막 50줄에 들어선 머리에 새치도 쫌 있는 철 없는 오징어랍니다. </div> <div> </div> <div>저가 태어난 곳은 충북의 어느 작은 산골 마을이고요. 산골이다 보니 변변한 재산도 없이 주변 산을 화전해 일구어 농사 지며 사는 것이 전부인, 봄이면 산 나물에 의지하고 여름이면 보리 고개에 힘들어 하며 살아 가던 빈농의 집에서 태어 낳지요.</div> <div> </div> <div>더욱이 저가 육칠세에 병으로 누워 계시던 아버지 마져 돌아 가시고, 어머니는 어린 국민학생이던 큰 아들과 둘째 아들을 데리고 농사를 짓곤 했었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무튼 먹고 살기 위해 하나 둘 도시로 나가게 되고 ... 자리 잡는데만 십 수년 ... 지금은 7남매 모두가 자기집에 살며 끼니 걱정은 하지 않고 살고 있지만 당시엔 가난하고 어려운 생활을 지냈지요.</div> <div> </div> <div>더욱이 어머니는 <strong>사람이 글을 배우게 되면 생활이 비참해 진다</strong>는<strong> </strong> 외할아버지의 고집에 따라 글을 모르고 지내셨다가 말년에 자식들이 모두 자리 잡고서야 그동안 한이셨던 일자 무식의 설음을 벗고자 한글 독학에 열올리시기도 했더랬읍니다.</div> <div> </div> <div>말이 독학이지 환갑이 지난 노인이 글을, 그것도 독학으로 배우기가 수월한 것이 아닐찐대 읽다 막히는게 있으면 자고 있는 자식들을 깨우기가 일수고 큰 소리로 책을 읽으시다 모르는 것이 나오면 체면이고 뭐 없이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묻는게 일상이었더랬죠.</div> <div> </div> <div>그렇게 해서 결국엔 한글을 마스터 하시곤 매일 매일을 책 읽는 재미로 살다가 가셨읍니다.</div> <div> </div> <div>근데 그때 어느 한 날은 어머니와 저 단둘이 책을 읽고 있을때에 문득 뭔가가 생각나신듯 '막둥아 한번 들어 볼래?' 하시곤 숨도 쉬지 않고 천자문을 무슨 실타레 풀듯 줄줄 외신적이 있었읍니다.</div> <div> </div> <div> </div> <div>진즉에 외할아버지께서 고향 작은 마을의 학동들을 모아 놓고 천자문을 가르치던 서당 훈장님 이셨다는 소리는 몇차례 듣긴 했지만 그날의 어머니의 일화는 두고 두고 깜짝 놀랐던 기억 중의 하나 입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일제 시대에 태어 나신 어머니와 외삼촌들...</div> <div> </div> <div>당시 외할아버지는 당신이 공부한 한학을 자식들에게 물려 주기를 대단히 꺼려 하셨다가 끝낸 막내 아들에게만 차마 그러지 못하고 학문을 전수해 주셨다고 했읍니다.</div> <div> </div> <div>그러니까 4남 1녀의 어머니형제 중 글을 배우신 분은 아들로써 막내인 네째 외삼춘이 전부였던 것이고, 어머니는 당시 손위 오빠와 동네 학동들이 공부 하는걸 오다 가다 어깨넘어로 보시곤 천자문 음을 모두 외셨던 거였읍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럼 여기서 잠깐...</div> <div> </div> <div>우암 송시열계의 은진 송씨 23세 후손으로 자부심이 대단 하셨던 외할아버지는 왜 자식들에게 글을 가르쳐 주지 않으셨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는데, </div> <div> </div> <div>어릴적 저는 식구 누구에게 물어 봐도 크면 알게 된다는 막연한 대답만 들었고요. </div> <div> </div> <div>어려서 철이 없던 저는 하기 싫은 공부 핑계에 동네 또래 친구들과 <strong>신세 </strong><strong>망친다 하는데 공부는 왜 하냐 </strong>하며 시험 전 날에도 동네가 떠나 가라 장난 치며 놀다가 때마침 마을 순시를 나오신 담임 선생님께 마졌던 적도 있었답니다.ㅋㅋㅋ</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왜, 외할아버지는 자식들에게 공부를 가르치지 않고 땅 파먹고 사는 농부가 되라 하셨을까? 그것도 선비를 자쳐 하셨던 분이...</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제와 생각해 보면 그때의 저의 철 없는 행동은,</div> <div> </div> <div>일제라 하면 단지 우리 민족이 격어온 지난 나날들 중의 하나일 뿐이어서 일제때 태어났으면 조선을 기억 하며 살 필요 없이 일제에 충성 하며 자신의 영달만 챙기며 살면 될 것이라는...</div> <div> </div> <div>해방 후에도 제대로 된 독립국을 갖지 못 하고 <strong>일제때 나라 팔아 먹었던 분들에 의해 지금의 나라도 운영되고 있다</strong>는 사실을 알기에 외할아버지의 고집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자책해 보곤 합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일자 무식의 가난한 자식이 될찌라도, 그것이 글을 알아서 그것을 기회로 나라를 팔아 먹고 사는 매국노가 되어 호위 호식하며 사는거 보다는 낫다는...</div> <div> </div> <div>망한 나라에 분개하기 보다는 조국을 망하게 한 적국의 시다바리가 되어 권세를 누리려는 동포들이 더 많음을 보게 될때에 피토하는 맘으로 결행 하신 가슴 찌져지는 결단이 아니셨을까...</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날이 갈 수록 외할아버지의 나라 잃은 선비의 망국의 한을 어렵게 나마 되집어 보게 됩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