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둥이란 놈은 시험때문에 학교 기숙사에 틀혀박혀있느라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직접 뵙지도 못했네요. </span>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래서 아침에 전화라도 드렸죠. 얼마전에 번호이동하셔서 바뀐번호로 전화드렸는데 이상하게 다른 낯선분이 받네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어쩔 수 없이 카톡으로나마 생신 축하한다고 보내드릴려고 했는데 여러 생각이 드는거에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어릴 땐 그냥 당연하게 아빠니까 아들한테 잘해줘야지라는 생각이었는데, </span><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대학 들어오고 하니 점점 아빠의 다른 부분들이 보이는 거에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동안이셔서 밖에선 젊다는 소리 들으시는데, 언제부터 거실의 가족사진보다 주름도 많아지셨고 흰머리도 많아지셨더라구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안방에서 직장에서 오신 전화를 받으실 때도 어릴 땐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요즘은 다르게 느껴지네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방에서 직장에서 오는 연락 꾸역꾸역 다 받으시고 거실로 나오셔서는 곧바로 저한테 등록금 납부날짜 뜨면 바로 연락하라는 말씀 들으니</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마음이 너무 쓰렸어요. 고게나 좋은글게에서 올라오는 부모님에 대한 글에서 바로 지금 부모님께 연락하라는 글이나 댓글을 봐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선뜻 한적이 한번도 없었어요. 그래도 그런 글을 자주 종종 봐서 그런지, 이 마음 담아서 카톡에 눌러쓰다보니 사랑한다는 말을 해드리고 싶더라구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생각해보니 아빠와 저 둘 다 무뚝뚝해서 유치원때 밖엔 사랑한다는 말 안해봤네요. 그냥 냅다 적었어요. 정말 사랑한다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괜히 오글거려서 백스페이스 버튼 누르려는데, 뇌에서 입까지는 30cm가 안되도 말하는데는 30년이 걸릴 수 있다는 말이 떠오르더라구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솔직히 지울까 말까 망설였어요. 망설이다가 전송버튼 눌렀는데 마음이 후련하더라구요. 그래도 심장은 두근두근 거렸어요. </div> <div><br /></div> <div>따지자면 처음으로 아빠한테 해드린 사랑한다는 말이어서 그런가봐요. 몇분 뒤에 답장이 왔어요. 저도 진짜 처음봤어요.</div> <div><br /></div> <div>아들 아빠가 정말 사랑하고 자랑스런 아들이라는 말. 안 오글거렸어요. 눈물만 나더라구요. 정말 하염없이 났어요.</div> <div><br /></div> <div>이렇게 쉬운데 왜 이때까지 말 안해드렸나라는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생각이 제일먼저 들더라구요. 그리고 죄송다는 생각이 들었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아직 20대 초반이라 아빠가 힘드신걸 모두 공감하진 못할 것 같아요. 그렇다는 건 아빠가 힘드신건 지금 제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 보다</div> <div><br /></div> <div>훨씬 힘드셨을텐데, 제대로된 위로랑 사랑한다는 말 못한게 너무 죄송해요.</div> <div><br /></div> <div>지금이라도 이 말 해드려서 다행이에요. 조금전에 만약 지웠다면 언젠가 후회했을거에요.</div> <div><br /></div> <div>정말 아침부터 이렇게 울긴 처음이네요. 시험 끝나고 집에가서는 엄마랑 할머니께도 사랑한다는 말 꼭 전하려구요.</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