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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gomin_910745
    작성자 : 하헤후헤호
    추천 : 18
    조회수 : 855
    IP : 211.43.***.145
    댓글 : 107개
    등록시간 : 2013/11/21 20:06:19
    http://todayhumor.com/?gomin_910745 모바일
    살면서 누구 얼굴에 쇠필통을 던져본적 있나요
    <div>오늘 저녁 집에 돌아오는 길에 다리가 불편한 아이를 보았다. 교복과 헤어스타일로 보아 중학생 정도 되어보였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다리 한쪽이 짧아 절뚝이며 걷는 아이였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모습이 많이 불편하고 안쓰러워보여  뒤돌아 몰래 보게 되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대놓고 쳐다보면 다른이에게도, 더욱이 그 아이에겐 실례고 상처이므로...</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평범한 아이들보다 얼마나 힘든 성장과정을 겪고 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집에 돌아와 차가운 맥주 한캔을 마시다가 문득 15년전 그때 그 애 생각이 났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중학교 1학년 때 일이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지역명이 들어간 남중에 입학하게 된 우리 5반엔 어렸을때부터 장애가 있어 왼쪽 다리가 오른쪽다리보다 10cm 정도 짧은 아이가 있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래서 뛰는건 고사하고 걷는 것 조차 위태위태하게 휘청휘청 뒤뚱뒤뚱 천천히 걸을 수 밖에 없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지금 생각하면 우리반이 굉장히 대견하고 착하게 느껴지는게, 첫날부터 우린 그 애의 장애를 가지고 마치 짠것 처럼 단 한마디도 그애를 놀리지 않았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오히려 청소 때 최대한 걷지 않아도 되는 역할을 양보해 주는 등 최대한 그 아이를 배려해 주기 위해 노력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축구를 하고 싶어하던 그 애를 위해 최전방 공격수를 시켜주고 그 아이의 아주 약한 (그애 입장에선 최선을 다한 강슛이었다. 우린 아무리 천천히 공이 굴러가도 비웃지않았다.) 슛도 상대 키퍼는 일부러 막지 않았고 그 애가 슛을 성공시키면 우리팀이든 상대팀이든 다같이 환호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직 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때로 3월 중순의 일로 기억된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우리 교실 앞을 지나가던 다른반 녀석이 복도쪽 창가 자리에 앉은 그 애를 보고 "오 쩔뚝이?" 하면서 창문 너머로 그 애 뒤통수를 후려쳤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순간 우리반은 시간이 멈춘듯 정적이 흐르고 모두 그녀석을 바라보았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나중에 안 얘기지만 그녀석은 그 애와 초등학교를 같이 나온 녀석으로 초등학교때 그 애를 많이 괴롭혔었다고 한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쩔뚝이 우리학교였었냐?ㅋㅋ"하고 다시 그 애 머리를 때리려는 순간 내 쇠필통이 그녀석 머리로 날아갔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나중에 생각하면 그 때 내가 무슨생각이었는지 모르겠다. 뇌를 거쳐 한 행동이 아니라 내 오른팔이 그냥 던졌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녀석은 소위 일진으로 덩치도 컸던 반면 나는 보통체형보다 조금 외소한 편이었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필통을 맞고 화나서 교실로 들어와 내게 달려드는 그녀석에게 날라차기를 했던것을 끝으로 내 기억이 없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짝궁 말로는 내가 그녀석을 발차기로 넘어뜨리고 주먹으로 얼굴을 한대 치긴했는데 바로 세댄가 얼굴을 쳐맞고 기절했단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 직후 그녀석은 우리반 아이들 네댓의 다굴로 얼굴이 망가져 한달간(정확히 기억은 안남)학교를 쉬게 되고 싸움에 연루된 아이들은 한달간 방과후 교내 청소를 하게되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 때 일로 내 코는 살짝 부러졌었는데 지금 굉장히 코가 오똑하고 높고, 코가 잘생겼단 얘기를 자주 듣는다. 그 녀석에게 이 영광을 돌린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런 일 이후 우리반은 더 결속력이 강해졌고 우정도 깊어갔고 그 애에게 더 잘해 주었던 것 같다. 그 애도 다리만 불편하지 공부는 중상위권 정도는 했기 때문에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을 곧잘 도와주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12월인가 겨울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을 무렵 그 애 어머니가 학교에 오셨다. 우리반 아이들 숫자에 맞춰 햄버거 세트와 함께....</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2학년때 안 일이지만 그 애네 집은 아버지는 안계시고 어머니가 식당일을 하시며 어렵게 산다고 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 애가 어머니께 2학년 올라가기 싫다고, 지금 자기네반과 헤어지기 싫다고 하며 막 울었다고 했다. 초등학생때 지독히 괴롭힘을 받았다고 했다.</div> <div> </div> <div>그 애 어머니가 이런 말씀을 하시며 우리에게 1년동안 너무 고마웠다고 하시며 우리 앞에서 우셨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우리반 애들중에도 같이 우는 애들도 있었고 그애 어머니께 2학년 되서도 그애와 같은반 되는 아이들도 있고 다른반이 되도 그애를 잘 지켜주겠다고 어머니께 약속했다.(그때 나도 울었던것 같다. 그 이후 최근 15년간 울었던 적이 있었나?.. 거의 없었던 것 같다... .. 아... 화생방훈련때..?)</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우리는 그 약속을 잘 지켰다. 나는 그애와 다른반이 되었지만 2학년이 올라가서도 그 애와 같은 반이 된 우리반 아이들은 그 애와 잘 놀고 그 애를 괴롭히는 녀석들은 주먹으로 응징했다(물론 일방적으로 때리진 않았다고 했다.  일진도 아니고 다 싸움도 안해본 애들이라 서로 때리고 쳐맞았다고한다. 사실 더 맞았을듯)</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런일이 몇번 있고 나서는 아무도 그 애를 괴롭히지 않았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렇게 3년간 그 애와 같은 중학교를 다니고 다른고등학교를 다녀 우린 헤어지게 되었다. 그 당시엔 핸드폰 있는 애들이 거의 없어서 연락처도 서로 몰랐고,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div> <div> </div> <div>괜찮은 국립대를 가긴 했지만 특출난 면이 별로 없었던 중고등학생 시절, 나는 내새울게 하나도 없다. 하지만 가끔 어떻게 받던 상장이나 좋은 성적보다도 가장 자부심 느끼고 뿌듯한 학창시절의 일은, 중학교 1학년때 내 필통을, 그 일진녀석에게 던진 일 인 것 같다.</div> <div> </div> <div> </div> <div>그 애가 보고싶다 그때 1학년 5반이 너무 보고싶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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