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009년 4월 30일</p><p>친구가 오토바이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p><p><br></p><p>이 친구가 항상 하던 말 "아 오토바이 갖고싶다."</p><p>친구의 집안은 그다지 잘 사는 집안이 아니었습니다.</p><p>다른 친구들은 잘 몰랐지만 친구의 집안은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이었습니다.</p><p>"오토바이는 왜?"</p><p>"그냥 가지고싶어서."</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그거 가지면 뭐 있냐</span><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span><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span></p><p>"그냥 뭐 여자친구도 생기고."</p><p>"뭐야 그럼 택시기사는 첩까지 두겠네."</p><p>"생겨 병신아."</p><p>"지랄한다. 너 여자친구 많지 않았냐? 제일 오래간게 얼마였냐?"</p><p>"10일."</p><p>"미친, 여자 왜 사귀냐? 엔조이보다 빨리 끝나네."</p><p>"시발, 어쩌라고."</p><p>"야, 니 오토바이 있다고 오는 여자가 널 좋아할거 같냐?"</p><p>"노는 애들하고 있으면 생겨."</p><p>"야 그런 여자애들 뻔하다. 차라리 없는게 나아."</p><p><br></p><p>친구와 과외에서 종종 이런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언젠가부터 친구가 과외를 나오지 않더군요.</span></p><p>알고보니 친구는 아버지를 조르고 졸라서 중고 오토바이 한 대를 갖게 되었습니다.</p><p>친구는 노는 애들과 같이 지내려고 했으나 사실 겉돌고 있었으며 사실상 택시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p><p>시험기간이었던 그 날도 데리러 오라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 나가는 길에 사고가 났습니다.</p><p>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2시가 못되어 떠나갔습니다.</p><p>친구의 마지막이었습니다.</p><p><br></p><p>잘지내냐?</p><p>미친놈아, 왜 이렇게 일찍 갔냐?</p><p>거기 여자는 많냐? 막 사귀지 말고 가려서 만나라. 또 차일라.</p><p>그리고 너 나한테 10일이라고 했는데 사실 일주일이 제일 길게 만난거라매? 과외쌤한테 다 들었다.</p><p>거기 날씨는 어떠냐? 여긴 바람도 세고 비도와서 나갈 때마다 좀 짜증난다. 옷도 어떤걸 입어야할지 모르겠고.</p><p>난 요즘 감기때문에 고생이다. 기침도 계속 나오고 가래가 장난아니다. 가래가 끓어서 자다가 깰 정도다.</p><p>니 덕에 매년 4월 30일만 되면 우울하다. 나한테 이런 날은 필요 없는데.</p><p>너 그거 아냐? 너랑 나랑 싸이월드 일촌 아니었드라. 나 그거 알고 많이 섭섭했다.</p><p>니 장례식장 갔을 때 사람들 많더라. 보니까 나쁘게 살지 않았어. 난 요즘 헛산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이게 다 너 때문이다.</p><p>난 요즘 군대도 제대하고 대학교 다니느라 좀 바쁘다. 너도 나만큼 바쁜가봐? 4년동안 연락도 한번 없고? 우리사이 이러기 있냐? 난 나름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꿈에는 한번 나와라 그게 매너 아니냐? 로또당첨번호라도 알려주면 고맙고.</p><p>너 그러고보니까 맨날 ROTC한다고 징징댔던게 생각난다. 너 충남대 간다고 맨날 찡찡댔잖아. 근데 솔직히 니 실력으론 충대 못감ㅋㅋㅋㅋ</p><p>삼수 사수 했어도 못갔을껄ㅋㅋㅋㅋ ROTC하면 멋있어보인다고 맨날 그렇게 말하던 놈이ㅋㅋㅋㅋ 군대도 못가고 그게 뭐냐?</p><p>처음 입대 영장 나왔을때, 3월 2일 입대했을 때, 12월 1일 전역했을 때 버스에서 니 생각 나더라. 너가 그렇게 하고싶어하던 군인이었고 내가 그렇게 싫어하던 군인이었는데 참... 나는 하고있고 넌 하지도 못하고있고 이게 뭔가 싶었다.</p><p>한번씩 니 생각하면 웃고있는 니 얼굴이 떠오른다. 거기선 뭐하고 지내는지 모르겠지만 많이 웃을 수 있는 일이었으면 좋겠다.</p><p>무튼 난 또 과제가 있어서 그만 가봐야겠다. <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귀찮지만 에휴.. 내일이 시험이다.</span></p><p>나 점수좀 잘받게좀 도와줘봐. 나만큼 너 생각하는 친구 또 있을라나 모르겠다.</p><p>그래도 내가 기억하고 있으니까 어디서 기죽지말고 잘있어라.</p><p>이만 가본다. 나도 바쁜 사람이니까. 나중에 또 보자.</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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