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br> 두 살 아래 여자애가 있는데요.<br>어렸을 적부터 부모님들끼리 친하고 집도 가까워서, 거의 소꿉친구!?같은 개념으로 자주 장난치며 놀곤 했죠.</p><p>이제는 둘다 성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이성으로써, 여자라는 생각은 없었습니다.<br><br> 그러다가 얼마 전에 같이 저녁을 먹고 집까지 바래다주는 길이었죠. <br></p><p>별생각없이 멍하니 골목을 걸으며 그애의 집까지 가고 있는데 갑자기 '포옥~'하는 소리와 함께 <br></p><p>왼쪽 옆구리에서부터 따뜻함이 느껴짐과 동시에 달콤한 향기가 나더군요.</p><p><br>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애가 제 왼쪽 팔에 팔짱을 끼고 있더군요.<br>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정신이 멍해져 얼빠진 모습을 한 저와는 달리 저의 두뇌는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무의식을 통해 저에게 상황타개책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br>정색을 하며 '나 쉬운 남자 아니야'라던가, 꼭 껴안고 키스를 한 후 '사랑해'라고 한다던가, '하하.. 이제 네가 내 연인이 되는건가?'하며 거만하게 웃는다던가, '넌 아직 어려 3년 후에 보자'라던가...</p><p><br> 나의 두뇌가 쉴새없이 이러한 생각들을 내뿜어대고 있을 때 갑작스런 그애의 한 마디-<br><br> "사랑해"<br> 하며 따뜻한 눈빛으로, 수줍은 미소로 '헤헤'하고 웃는데...<br>뭐랄까... 번개를 맞는 느낌이랄까? 찌릿한 감정.<br>여태까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두근거림이 느껴지는 겁니다.<br><br> 어깨죽지까지 내려오는 밤갈색의 부드러운 머리카락. 거기서 느껴지는 달콤한 꽃향기. <br></p><p>짧은듯 짧지 않은 베이지색의 요크 스커트. 거기에 귀여움을 한층 더해주는 작은 토끼 인형 악세서리까지... </p><p><br>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제 대답을 기다리는 그애. <br></p><p>하지만 저는 충격이 너무커서 잠시동안 멍해 있었죠. 점점 붉어지는 그애의 얼굴. <br></p><p>'혹시라도 거절한다면 죽어버릴지도 몰라요'라고 말하는 듯한 긴장한 얼굴과 눈빛. </p><p><br> 이런 상황에도 제 두뇌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듯 했지만, 생각은 마음을 이길 수 없는 법이죠.<br>제 마음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br>'뭘 망설이는 거야-'<br>고개를 들어올려 그애와 눈이 마주쳤습니다.<br> 순간 너무나도 북받쳐 올라서 그애를 두 팔로 강하게 껴안고 '읍!'하고 작고 귀여운 소리를 내는 그애의 입술을 빼앗았습니다. <br></p><p>사슴처럼 동그래진 그애의 눈에서 당황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지만, 이내 눈을 감고 저를 받아주었습니다. <br></p><p>그렇게 서로의 입술과 체온을 느끼며, 마주잡은 두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마치 이것이 영원히 계속되기를 염원하듯이...<br><br> 하지만 그들의 염원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br>머지 않은 미래. 저그링이라 불리는 강아지 형태를 뛴 괴물이 지구를 침공하고 만 것이죠. <br></p><p>그들의 강력함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있던 지구인들에게 한 명의 영웅이 외부로부터 등장하게 됩니다.<br><br> 하이페리온(우주전함)을 타고 등장한 그와 그를 따르는 부대의 장엄함에 모두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br>지구에 도착한 그는 뛰어난 전략으로 저그링 무리들을 모두 소탕하는데 성공하게 되는데요. <br></p><p>그는 공을 인정받아 관하로부터 삼도수군통제사의 직위를 받게 됩니다. <br></p><p>2030년 경술(庚戌)년에 일어난 일입니다. <br></p><p><br></p><p> 그의 이름은 '짐 레이너'</p><p><br></p><p> 하이페리온의 함장에 불과했던 그가 삼도수군통제사의 자리까지 가게 된 일화는 훗날 전설의 레전드로 기억에 메모리될 기적의 미라클.<br><br><br><br><br> <br><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