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길어요;;
아.. 저는 수능 본 고3입니다 네 ㅇㅇ
오늘 친구랑 영화를 보기로 해서 택시를 타고 가는데...
오늘이 놀토가 아니잖아요
택시 기사아저씨가 학생이 그 시간에 택시를 타니 이상했나봐요(아침 9시 20분쯤? ㅇㅇ)
음...;; 서술하기 애매하니 대화체로 써볼게요 ㅋㅋㅋ...
아저씨 "고등학생이니? 학교 안가니?"
저 "네... 이번에 수능봐서요.."
아저씨 "수능 보면 학교 안가도 되니?"
뭔가 이떄부터 말투가 무시하는 투 였어요 ㅇㅇ
저 " 네 안나와도 된다고 해서..."
아저씨 "그래? 그럼 요샌 집에서 뭐하고 지내니?"
저 " 그냥.... 그냥 지내는데요.."
아저씨 "왜 그냥 있는건데?"
.......?
이때 본격적으로 말리기 시작했어요;; ㅋㅋㅋ
아저씨 "아니.. 공부를 해야지 왜 그냥 있는건데? 대학은 가냐? 전주대?"
완전 무시를 하더라구요..;; 물론 전주대가 예전엔 하위권 애들 가는 곳에서 중하위권 가는 곳으로 성적 수준이 오르긴 했다만...
그 아저씨 나이대를 추정해 보면 그때 전주대는 '저런데를 왜가지?'수준, 후기 수준이었거든요..
약간 빈정이 상해서 "수의대 합격 했는데요 ㅡㅡ" 라고 말했더니
아저씨 "수의대가 대단한거냐?(라는 식으로 말했어요)"
저 "전문직인데요?"
아저씨 "요새 애완동물 키우고 해서 동물병원 차려서 돈좀 번다지만 그게 별거냐고(라는 식의 말을 했어요)"
저 "임상수의사 안하고 연구할건데요... ㅡㅡ"
아저씨 "어찌되었든..! 그리고 수의대가 거기 한군데냐?"
저 "네?" (그 때 무슨말인지 이해를 못했음;;;)
아저씨 "수의대가 거기 하나뿐이냐고.. 전국에 몇 개가 있는데..."
" 한양대 있지.........어! 건국대 서울대 있지. 많잖아?"
한양대는 수의대 없습니다. 그리고 수의대 전국에 10 곳 입니다(각 도에 하나씩 + 건국 + 제주)
저 "......."
아저씨 "게다가.. 정원도 많잖아? 너 혼자인것도 아니고.. 그렇게 해서 할 수 있겠어?"
그떄부터 빡쳐서 그냥 '네' '네' 만 했음.. ㅇㅇ
그러다 아저씨가....
아저씨 "아니.. 내가 훈계좀 한거야.. ㅇㅇ 내가 잘 아니까 이러는 거라고"
라면서.. 전에 태운 승객도(중학생이었대요) 자기가 훈계를 해 줬대요...
그 학생이 공부를 잘한다고 하길래 몇등 하냐길래 이러이러 하다 했더니...
또 같은 드립..;; ㅡㅡ 반에서 그정도 하는데 전국에 중학교가 몇갠줄 아냐면서 그 드립 치며 훈계 했다고 자랑하더라구요...;;
근데 거기서 웃긴건... 자기 아들이 국수사과 올백 맞는다고......
뭐?
국수사과 ???........시바... 지금 장난하나.... ㅡㅡ
암튼.. 자기가 훈계한 이유는....자긴 80학번이고, 다 잘 알아서 그런대요.. 그리고 잘 되라고 그런대요..;;
ㅇㅇ 훈계 좋아요 훈계같지도 않지만 암튼..
근데.. 뒤에 엄청난 반전이 있어요 ㅋㅋ
다시 돌아가서...
아저씨 "그니깐.. 내 말은 열심히 해서 잘 되라는 거야... 열심히 해서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 받으면 좋잖아? 아 근데 학생 예수님 믿어?"
아오 썅!!!!!!!!!!!!!!!!!!!!!!!!!!!!!!!!!!!..
네...설상가상으로 그는 자랑스러운 기독교인 이셨습니다 ㅇㅇ
저 " 아뇨... 종교엔 관심 없는데요"
아저씨 "예수님 믿으면 좋아~.. 그니깐 학생도 교회 나가서 예수님 영접하길 바랄게 ^^"
아저씨 " 그런 의미에서 우리 교회 나와 볼래?"
시바...... 올게 왔습니다.. 라고 생각한 순간이었습니다.. 목적지엔 거의 도착 했는데.. 에휴.. 타이밍이 영 좋지 않았어요
아저씨 "금X교회 인데.. 청년부도 있어.. 막 여기에 의대생도 있고 박사 석사 다 있어.. 내가 학생한테 내 이름이랑 번호 적어줄테니까 전화나 문자 한 번만 해줘"
라면서 이미 도착했는데.. 거스름돈도 안주고 갑자기 자기 이름하고 번호를 적더라구요? ㅇㅇ
결국 거스름돈하고 같이 받았습니다... ㅇㅇ
근데 아저씨가.. 제 이름하고 번호좀 달래요..... 필사적으로 거절했음..;;
아저씨 " 아무튼.. 꼭 문자나 전화 주거나 교회 한 번 나와줘.. 곧 크리스마스잖아? 예수님 오신 날"
그래서 대충 "네" 하면서 나갔는데...
약속 시간보다 5분 늦었음 ㅡㅡ 약속시간 칼같이 지키는걸 지향하는 사람인데..;;(아 근데 친구들도 버스 막혀서 늦어서 다행.. ㅋ)
참 이분 대단하신 것 같아요
52세시고.. 80학번... 그 시대에 대학씩이나 나오셨어요.. 오오.. 엘리트..
그리고.. 모든걸 다 잘 아신다고 저한테 한 열번은 말하셨어요
다 잘 알아서 훈계 할 수 있는거라고... 그러면서 모르면 훈계 하겠어?
라면서 저한테 택시기사 훈계 해보래요.. 모르니까 못할거라고
그리고... 위~~~대한 기독교인입니다 ㅇㅇ
아.. 썰 푸니까 약간 해소는 되네요...
고민게니까 고민을 물어보자면...
저런 사람이 번호 달라든지 하는거 어떻게 거절해요?
제가 거절을 못해서 손해본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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