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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800866
    작성자 : 생각의생각
    추천 : 1
    조회수 : 3778
    IP : 141.101.***.54
    댓글 : 34개
    등록시간 : 2024/01/08 18:45:31
    http://todayhumor.com/?gomin_1800866 모바일
    제발 도와주세요.. 혼전임신한 여친과 극까지 갔네요..
    안녕하세요.  


    혼자서는 해결이 어렵고 도저히 답답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곳에 익명의 힘을 빌려 글을 올려봅니다. 제 욕을 하셔도 달게 받겠습니다. 현명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최대한 객관적인 관점에서 글을 쓰겠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 죄송합니다..


    우선 저와 제 여친(사실상 거의 전여친과 다름없네요)은 30대 중반으로 서로 진지하게 연애를 시작한 사이입니다. 전여친이 대시하여 사귄 경우인데 문제는 만난지 한 달만에 전여친이 임신을 했습니다. 당시 전여친도 안전한 것 같다 했지만 신경을 못 쓴 제 불찰이 크겠죠.. 임신 사실을 안 뒤, 전여친은 낳고서 어떻게든 키워 보자는 입장이었고, 저도 사람이 너무 착하고 좋다는 생각이 들어 함께 같이 준비 후 결혼해서 살아보자는 입장이었습니다. 저는 임신이 확정이라 생각했는데 전여친은 혹시 모르니 병원에 가서 혈액검사라도 받겠다 하더군요. 같이 가주겠다고 하니 검사만 하는 거고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니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때부터 전여친이 점점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여친이 그렇게 혼자 병원에 다녀왔는데 초음파 사진을 찍었다 하더라고요  그런데 하필 그날 제가 몸이 너무 안 좋아 리액션이 부족했습니다.


    그러고 다음날 몸이 더 악화되어 조금 늦게 일어나고 바로 전화를 하니 도대체 뭐하느라 이제 일어나냐, 나 혼자 외롭고 힘든데 내 생각 안 하냐, 임신한 와이프가 중요하지 너 몸 좀 아픈 게 대수냐는 둥 엄청 뭐라 하는 걸 제가 연신 미안하다고 하다가 결국 저도 화가 나서 네가 벌써부터 이러면 내가 아플 땐 누가 챙겨주냐, 서운하다고 했습니다. 이정도면 제 입장도 이해해줄 줄 알았죠… 


    그런데 그 사람은 극단적으로 ‘내 아이와 몸 내가 알아서 챙길테니 신경 꺼라. 너도 네 몸조리 잘해라’는 결말을 짓더라고요.. 저는 또 ‘내가 언제 널 안 챙기겠다고 했냐, 너무 극단적인 것 아니냐’는 식으로 싸움이 이어지고… 


    그래도 끝에는 잘 해결되고 그렇게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또 며칠 뒤.. 병원에서 출산 예정일이 나왔는데 10개월 뒤일 줄 알았던 예정이 8개월이라는 겁니다. 참고로 전여친은 저와 만날 때 생리가 끝나가던 중이었다고 했고, 술 담배 안 하며 제가 알기로는 다른 남자와 교제할 시간 없이 거의 매일 둘이서 만났습니다. 당연히 저도 다른 남자의 아이라고는 의심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일처리가 더 빨라야 했고 당장 급한 집문제부터 해결해야 했습니다. 저는 그 사람에게 먼저 동의를 구한 뒤 제 어머니께 알려드렸고, 제 어머니는 제가 그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하는 의지를 보시고 집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기 시작하셨습니다. 


    문제는 금전적 여유였습니다. 1년 뒤에서야 가용 자산이 생기는 저로서는 현재 매달 쓸 수 있는 돈이 단 몇 십만원 밖에 되지 않습니다. 둘이 합쳐야 200 중반 정도 쓸 수 있더라고요.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둘다 모아둔 목돈도 없고, 차도 없고, 집도 없이 각자 부모님 집에 얹혀 살고 있는 입장이었던 겁니다.   저도 압니다.. 제가 얼마나 생각없이 살고 있었는지..  


    대출을 알아봐도 갚아나갈 능력이 없고, 그렇다고 양가 부모님들이 경제적 도움을 주실 수도 없거니와, 그럴 생각도 저희 두 사람에겐 없었습니다. 우선 일단 급한대로 저희 어머니는 청약된 집이라도 내어주는 방법도 알아보겠다고 하시고… 아직 중도금도 다 못 낸 은행 소유 집인 걸 말입니다. 


    그렇게 집문제를 해결하려 머리를 싸메던 도중, 그 사람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출가를 해야만 한다고 하고, 저는 어쩔 수 없이 그 사람에게 지금 처한 현실을 알려주었습니다. 이래이래 해서 지금 너무 골치 아픈 상황이라고.. 월세 들어가서 살 목돈도 없고 그럼 이걸 대출 받아야 하는데 대출금 갚으며 나중에 전세 대출까지 생각을 하면 결국 대출금에 허덕일 것 같다고.. 


    그런데 이 사람이 또 돌변하는 겁니다. 어떻게든 해볼 생각을 해야지 부정적으로 안 될 것 같다고만 하면 어쩌냐, 나보고 배 부를 때까지 집에 어떻게 있으라는 거냐, 네가 도대체 일처리를 제대로 한 게 뭐냐, 내가 알아서 할테니 넌 신경 끄고 관여하지 마라. 이런식으로 또 극단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너무 서운하고 자존감이 밟혀서 ‘너 해도해도 너무한 거 아니냐. 우리 엄마도 네게 미안하고 급해서 이런저런 대출도 알아봐주시고 신혼부부 임대아파트도 알아봐 주시는데 내 입장도 이해해주면 안 되겠냐. 돈이 부족한 걸 어떻게 하냐’고 했죠. 


    그런데 여기에 그 사람은 ‘네 어머님이 주신 도움이 무슨 실질적 도움이 됐냐. 그딴 건 나도 혼자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네가 애 아빠면 어떻게든 방안을 마련할 생각을 해야지 부정적으로 보면 뭐가 해결되냐‘ 이런 식으로 말합니다.  


    그날 밤 저는 그 사람에게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ㅇㅇ아 나는 네게 바라는 건 딱 하나다.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과 이해, 배려다. 나에 대한 절대적인 존중도 아닌, 남에게도 베풀 최소한의 정도다. 그런데 넌 나를 넘어서서 이젠 우리 부모님도 들먹이는데 난 이건 선이 너무 넘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또 이러면 나는 더 이상 못하겠다‘ 


    그러더니 그 사람은 본인이 평소에 욕을 해도 이해해 달라, 욕 못하는 것 너무 숨막히고 답답하다, 본인이 화가나서 생각할 시간을 달라 하면 그리 해줘라 하더군요. 그래서 알겠다, 너 편한대로 다 해라. 대신 서로를 향한 존중만 지키자 라며 화해했습니다. 


    그 다음날, 저는 그 사람과 사귀기 전부터 잡혀 있던 3박 4일 가족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에게 평소보다 연락이 더뎌도 조금만 이해해달라 했고 그 사람도 흔쾌히 이해해줬고요. 


    출발할 때 제가 그 사람에게 뭘 부탁했는데 그 사람이 너무 귀찮은 티를 내더라고요.. 안 그래도 몸 아프고 힘들다 하길래 제가 대신 처리하겠다, 걱정 말고 푹 쉬고 있어라, 사랑한다 등 최대한 좋게 이야기했습니다. 


    문제는 이 사람이 또 카톡으로 뭐라 하는 겁니다.. 본인이 하겠다는데 그런 식으로 네가 직접 하면 내 기분이 어떻겠냐고.. 그래서 저도 또 최대한 기분 안 나쁘게 그런 의도가 아니라 정말 너 조금이라도 편히 쉬고 있으라는 의도였다고 했죠. 제 말을 안 듣습니다. 자기가 이해한 의도가 맞지 않냐고 엄청 쪼아대는데 저도 화를 냈네요. 이제는 대체 나 위해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내가 너 위해 해준 일로도 화를 내고 싸움을 거는 거냐고. 네가 그렇게 오해했다면 미안하지만, 나도 이젠 지친다고. 내 의도를 너 멋대로 해석하고 이러면 내가 너 무서워서 뭔 말을 하고 행동을 하냐고. 


    결국 그 사람이 이렇게는 안 될 것 같다고 관계에 대해 생각을 해보자 하길래 저도 운전해야 하니 알겠고 생각해보겠다 했어요. 다투고 서로 이해해보자고 한지 하루도 안 지나서 생긴 일이었죠.. 그러고 10분 뒤 중절수술할 생각도 있다 하더라고요. 극단적으로 치닫은 게 한 두번도 아니고 저도 지쳐서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고 했더니 또 10분 정도 뒤에 아이 못 지우고 혼자 낳아서 키울테니 신경 끄라는 말을 합니다. 저도 너무 지치고 이런 상황에 화가 나서 휴게소에서 몰래 전화로 따졌습니다. 


    저: ‘너 혼자 어떻게 아이를 키운다는 거냐. 생각이 있냐. 너가 혼자 낳아서 키우면 애 아빠 얼굴도 모른채로 키우겠다는 건데, 애 불행은 어쩔 거냐.‘ 


    그사람: ‘내가 알아서 한다. 뭔 상관이냐 내 아이인데. 내가 잘 키울 거다. 아이가 불행하든 말든 니 알 바 아니다’ 


    저: ‘그게 어떻게 내 알 바가 아니냐. 넌 못 지우겠다는 죄책감으로 낳겠다는 건데, 그럼 아이의 미래와 행복은 어쩌냐. 왜 모든 게 다 너 위주로 돌아가냐’ 


    그사람: ‘신경 꺼라. 내 아이다. 좋은 말만 해도 모자를판에 애 건강에 안 좋으니 신경 거슬리게 하지 마라’ 


    저: ‘좋다. 나에 대한 존중도 안 바란다 이젠. 너 위해 한 행동에도 욕 먹으며 결국 이렇게까지 되니, 내가 무조건 너한테 모든 걸 맞추며 살겠다. 다시 이야기하자’ 

    이 모든 게 임신 6주차로 접어들며 나눈 대화입니다.. 


    그렇게 몇 시간 뒤, 그 사람이 카톡으로 ‘헤어지자, 아니다 애 아빠 필요할 것 같다, 아니 됐다 관두자, 아니다 다시 잘 해보자 네 생각을 남겨달라’ 등 여러 카톡을 보낸 뒤에 제가 전화하니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받더라고요. 저는 최대한 차분하게 ‘나는 이러이러해서 속상하고 힘들어’라고 운을 떼며 말하는데 그 사람이 말 끊으며 ‘알겠고 됐고 뭘 어떻게 맞춰줄까’ 이러더라고요. 정말 순간 서럽고 울컥한 마음에 울며 이야기 했습니다. 너 진짜 너무한 거 아니냐고. 내가 언제 한번 너에게 함부로 대한 적 있냐고. 나 이제 너 카톡이나 전화할 때 솔직히 너무 무섭다고. 넌 화나고 짜증나는 거 다 말하면서 내 입장은 왜 제대로 들어보려 하질 않냐고. 너무 힘들다고. 


    그러더니 그 사람은 본인이 임신한 와이프인데 본인을 챙겨주지 않는다고 생각이 자주 들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본인 위주로 생각 좀 해달라고.. 본인이 짜증내면 ‘또 저러네’하고 넘겨도 된다고. 알겠다고 하고 마무리 지었습니다. 


    여행기간 내내 계산을 했어요. 집을 어떻게 구할 거며, 그 돈은 어디서 어떻게 해결할지. 현실적으로 아무리 계산기를 두들겨봐도 매달 마이너스 몇 백씩 찍히더군요.. 저와 제 어머니는 이 문제로 여행 내내 즐기지도 못하고 잠도 못자며 이 문제 해결에 온 힘을 쏟았습니다. 


    그렇게 여행 마지막 날, 그 사람이 또 서운하다며 화를 내더라고요. 어떻게 여행 중 단 한 번도 전화가 없냐고. 저는 그래도 두 시간에 한번씩 연락하고 신경도 쓰려 했는데 내가 대부분 운전하고 다녀서 그랬다. 그리고 옆에 아버지도 계신데, 아버지는 우리 상황을 모르시니 쉽사리 전화를 걸 상황이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죠.  


    그러니 그사람: 가족 눈치를 왜 보냐. 가족이 임신한 와이프보다 더 중요하냐. 그렇게 사랑하는 가족과 재밌는 시간 잘 보내라. 내가 너였으면 화장실 간다고 하고 전화 한 통이라도 했겠다. 가족 눈치 보는 남자한테 뭔 시집을 가냐. 


    저: 가족 눈치를 보는 게 아니라 아버지는 모르시니 그런 거 아니냐. 그리고 내가 연락이 두절된 적이 있냐. 나도 여기서 현실적으로 어떻게 우리 미래 책임져야하는지 잠도 못자고 밥도 못 먹으며 계획 중이다. 


    이런 식으로 대화가 오가다 결국 그 사람이 이렇게 말합니다. 


    그사람: 다 필요없다. 나 혼자 낳아서 키우겠다. 너같은 남자한테 시집 못 간다. 한심하다. 이렇게 비협조적으로 나오는데 내가 뭘 믿고 너랑 함께 가냐. 


    저: 내가 왜 비협조적이냐. 따지고 보면 우리 엄마가 우리 집 해결해주려 같이 노력해주고 계신데 내 쪽이 제일 협조적인 거 아니냐. 나도 더이상 너랑 못해먹겠다. 


    그사람: 집 해결? 무슨 말인들 못하냐 


    저: 너 말 조심해라. 우리 부모님이다. 


    그사람: 됐고 나 변호사 상담했다. 소송 걸면 너 평생 양육비 대며 살아야 한다. 마지막 경고다. 다시 생각해라. 


    저: 협박하냐? 좋다. 현실을 알려주겠다 (현재 저희 상황과 얼만큼의 돈이 매달 부족하고 얼마나 절망적인 상황인지 설명). 이러니 우리 진지하게 중절도 고민해보는 게 어떻겠냐. 결정하자는 게 아니라 한번 고려해볼 옵션으로 두자는 것이다. 


    그사람: 너무한 거 아니냐.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냐. 지울 생각 없다. 엄마한테 말했고, 엄마가 너 보자고 한다. 만나자. 


    그렇게 그사람의 어머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너무 죄송스럽고 면목이 없으며 죽을 죄를 지었다고 고개 한 번 못 들고 있었죠. 


    어머님께서 왈

    나이가 그렇게 될 때까지 모아둔 돈이 한 푼도 없는 게 말이 되냐, 우리 딸 귀하고 소중하게 키웠다, 한번 혼도 안 내고 키웠다, 전화 한 통 없으면 얘는 마음이 얼마나 타들어가는지 아냐, 귓방망이를 날리고 싶었다, 애를 지우자니 죄인데 그렇다고 너같이 아무것도 없는 애한테 우리 딸 보내 고생시키는 것도 못할 짓 같다, 우리 딸한테 남자보는 눈을 못 가르쳐준 게 한이다, 애 아빠가 됐으면 노가다를 하든 신용불량자가 되든 어떻게든 책임을 질 생각을 해야지 너무 화가 난다, 우리 집에서 해줄 돈 한푼도 없다, 니 부모님은 왜 별거 중이냐(제가 그 사람한테 저희 집 사정을 알려줬었습니다. 두분이 예전에 다투셔서 별거 중이시라고..) 


    어머님 말씀 다 지당하신 말씀이며 깊이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연신 죄송하다 했죠. 어머님께서 결정 내리실 때까지 저보고 무조건 딸이 원하는 건 다 들어주고 잘해주고 있고, 후에 결정을 내리면 그 결정대로 따르라는 말과 함께 어머님은 떠나셨습니다. 


    순간 저희 집 얘기는 왜 하셨을까부터 해서,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까지.. 별의별 생각이 많이 들던 때, 이젠 그사람이 쪼아대더군요. 여행 중 전화 한 번 없던 게 평생 상처라고. 넌 애를 같이 낳아서 키울 의지가 있냐고. 구구절절 말 돌리지 말고 똑바로 말하라고. 본인도 생각해 봤는데 애 지우고 혼자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그래서 저는 있는 그대로 말했네요. ‘지금 당장 우리 현실이 이런데 난 너한테 객기부리며 내가 책임지고 어떻게든 너 편하게 해주겠다는 말이 안 떨어진다. 그래서 2-3년 뒤에 나도 너도 함께 돈 악착같이 모아 더 녹록한 환경에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다. 너 안 떠날 거고 너 끝까지 책임질 마음이다. 지금 현실이 이런 걸 어떡하냐. 나도 현실만 되면 같이 해나가고 싶다‘ 


    그러고 나서 몇 시간 뒤, 그사람이 병원 다녀오고 갑자기 아이 심장소리라며 들려주며 이제 절대 못 지운다, 내가 너한테 다 맞추며 살겠다, 시집살이라도 하겠다고 하길래 저도 마음이 많이 흔들려서 알겠고 어떻게든 긍정적인 부분으로 나도 다시 알아보겠다고 했죠. 


    문제는 그 후 함께 식당에서 식사 중에 제 아버지께 전화가 왔습니다. 저희 어머니를 통해 아신 거죠. 노발대발 하시며 짐 싸서 나가라고, 연 끊고 살테니 다신 연락하지 말라 하셨습니다. 


    이 이야기를 그 사람께 전하며 ’나 이제 어떡하냐. 너희 집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우리 집에서도 내쳐지게 생겼는데, 오늘 하루는 정말 심적으로 너무 힘들다‘라고 하소연을 10분 정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갑지기 그 사람: 이제 아이 낳기로 했는데 뭐 하냐. 언제까지 푸념이나 할 거냐. 너무 한심하다. 넌 애 아빠 될 자격도 없는 ㅇ끼다.  


    욕을… 

    육두문자를 정말 온갖 인격모독에 비하를 섞어가며 하더군요. 듣다듣다 못해 저도 한 마디 했습니다. 


    저: 너 진짜 너무한 거 아니냐. 내가 매일 이러는 것도 아니고, 오늘 하루 너무 힘들어서 이러는데 너 내 손 한번 잡아주며 위로해준 적 있냐. 내가 애 낳지 말자는 것도 아니고 대체 왜 이러냐. 넌 전화 한 통 없던 게 평생 상처였냐? 왜 넌 직접 전화도 안 하면서 그러냐? 너 생각뿐인 우리 엄마도 하소연 하듯이 한 마디 하셨었다. 그게 그정도로 평생 상처가 될 일이니 라고.  


    정말… 이 말 한마디 하자마자… 

    말 그대로 ’아니 x발 이해가 안 되네 어머님이 그따구로 말했다는 게. 그딴식으로 생각하는 집안에 내가 뭔 시집을 가냐? 됐고 나 혼자 키운다. 신경쓰지 말고 꺼져라’ 


    …정말 할 말을 잃었습니다.  


    결혼을 해서 잘 해결하자고, 다 맞추겠다고, 시집살이라도 하겠다고 두 시간 전에 말하던 사람이 만나 뵌 적도 없는 상대 어머니를 그렇게 욕을 하다니요… 물론 제가 우유부단하지만 너무 상처가 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나서 멍하니 있는데도 계속 욕…  


    그럼에도 저는 그 사람 추위에 벌벌 떠는 것 보고 택시태워 집에 보냈습니다. 그날 있던 일들을 들으시고 당연히 저희 어머님 노발대발하셨습니다.


    다음날 그 사람은 제게 어떻게든 아이를 낳을 거니 본인 생각 뒤집을 생각 마라는 입장. 넌 아비로서 책임 회피하고 지우고 싶은 걸 자꾸 말 돌리는 거 같다고 하더군요. 


    사실 이쯤에 이미 이야기 했습니다. 이젠 돈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이가 문제라고. 한번 화가 나면 죽일 기세로 극단까지 치닫고 내 부모님까지 면전에 대고 욕을 하고, 애아빠가 필요한 건지 내가 필요한 건지 모르겠다고 하는 사람을 두고 내가 어떻게 한 평생을 약속하냐고.. 우리 관계 회복이 우선이라고.  


    그러니 그사람 왈 ‘난 맞출 생각없고 너보다 애가 중요하다. 그래도 애를 위해서라면 불구덩이 속에서 살더라도 너랑 같이 살 의지 있다. 너 이제 딱 정해라. 같이 살 건지 갈라설 건지’ 


    저는 그말에 현실이 이러하고 너도 시집살이 각오를 했다하고, 넌 계산기 두드릴 마음도 없는데 내가 현실을 해결 못하고 있으니 우리 집 방 남으니 들어와서 살아라 라고 했습니다. 


    당연히 그사람은 우물쭈물하며 답 못하고 생각해보겠다 했고요. 


    다음날, 그 사람이 연락하여 갑자기 중절이 나을 것 같다 합니다. 본인이 대출도 부동산도 한번 알아보니 도대체 애 낳고 살아갈 용기가 안 난다고. 제 입장이 이해가 된다고요. 


    구구절절 이야기를 들어주는데 핵심은  사실 널 처음부터 그렇게 좋아했던 게 아닌 것 같다. 너보다 애가 더 중요했다. 그래서 애아빠가 필요한 것 같다는 말이 나온 것 같다. 너가 가족 여행 간 뒤로 갑자기 중절 얘기를 꺼내니 가족에게 휘둘렸다고 생각했고 그러다보니 너 가족들도 미워졌고 배신감들었다. 내가 아이 지우고 애 못 낳아도 같이 살거냐.  


    저는 당연히 너 책임 질 거고 너와 함께 작은 사업도 시작할 계획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본인 마음도 추스리고 예전처럼 사랑하는 사이로 돌아가고 싶다고, 예전처럼 데이트도 하고 본인 맛있는 거 사달라길래, 너도 그 결정 잘 생각해보고 일단 알겠다, 만나서 같이 데이트도 간만에 하자 라고 했죠. 


    그러고 다음날. 이 사람 갑자기 저한테 본인 집에서 몇 천만원 목돈을 해올 수 있으니 다짜고짜 ‘그럼 해결 된 거지? 이제 딱 말해. 애 낳고 살 거야 말 거야. 딴 소리 들을 시간도 없고 애 지우면 우리 관계도 끝이니까 그건 생각도 말고 대답이나 해’ 이렇게 나오더라고요. 


    저: 아니 돈문제가 이젠 아니라고 하지 않았냐. 너 나 사랑하지 않는다 하지 않았었냐. 그래서 애아빠가 필요한 거지 나 필요 없다고 하지 않았냐. 우리 부모님 욕 한 거 너 한번이라도 제대로 사과했냐.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같이 살 수 있는 거 아니냐. 관계 회복할 의지부터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그사람: 만나다보면 싸울 수 있고 그건 견해차이다. 나도 너한테 맞추겠다. 됐냐? 예전엔 돈이더니 이젠 성격 차이냐? 감정싸움할 생각 없으니 생각하고 답이나 줘라.


    이게 도대체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맞는 건지 뭔지… 생각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애를 낳는 것도 책임이지만, 낳고 행복하게 키우는 건 더 큰 책임인데 부부가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고, 아내는 본적도 없고 본인 편 들어주던 시댁을 혐오하고. 이렇게 살며 애 키우면 애가 행복하겠냐. 생각해 보고 알려주겠다 했죠. 


    그러고 이틀 뒤에 제가 하도 답답하고 속상해서 전화를 했어요. 우리 어디서부터 틀어진 거냐고. 우리 둘 관계가 좋아야 뭐든 해보지 않겠냐고. 내가 뭘 그리 잘못하고 못해줬길래 이 정도까지 온 거냐고. 


    그러니 그사람 왈
    ‘내가 지운다고 할 땐 뭐든 다 해주겠다던 인간이 또 돈 문제 해결되니 이젠 관계가 문제라는데 정 다 떨어졌고 살인마라는 생각 밖에 안 든다. 같은 공간에 있는 것도 혐오스럽다. 같이 산다고 해도 남편 취급도 해줄지도 모르겠다. 애아빠도 필요없다. 나 혼자 키우며 너한테 양육비나 청구하겠다. 니가 같이 살 거면 안 막겠지만 너랑 관계 회복할 마음 추호도 없다. 연락하지마라’


    저: 너가 지운다해서 잘해준 게 아니라 너가 외롭고 예전처럼 돌아가고 싶으니 잘해달라 해서 잘해준 거 아니냐. 넌 무작정 낳으면 어떻게든 해결된다고 계산도 안 하려 드는데 그럼 누가 계산기 두들기냐. 나 밖에 없지 않냐. 근데 돈이 없는 걸 어쩌냐. 그러다가 우리가 이정도까지 멀어졌는데 이 관계부터 회복해야 잘 되는 것 아니냐.


    그사람: 회복할 마음 없다. 너 필요없다. 임신 진행 사항도 안 알려줄 거다. 우리 엄마랑 꼼꼼히 검토하고 결론 내리고 말하겠다. 연락하지마라.



    글이 너무 길어 죄송합니다. 

    제가 이정도 대우 받을 정도로 잘못한 걸까요? 애를 낳고 키우는 건 현실이라 생각하는데, 저희 부모님은 저보고 알아서 설득시키라고나 하고… 


    너무 막막합니다. 그사람도 그사람 나름대로 상처받고 힘들겠지만 임신 7주차에 벌써 이렇게 되었는데 대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저도 마음에 상처가 너무 커서 솔직히 죽으면 다 끝나려나 라는 생각 밖에 안 들고요.. 뭔 죄를 그렇게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본인 마음에 안 들고 부족하면 사람 자존감을 무참히 짓밟고 욕지거리에 부모 욕까지…


    삶이고 뭐고 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 뿐입니다. 그만 살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하고 방법만 찾는다면 실행에 옮길 마음이 크네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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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1/08 20:10:04  211.225.***.12  삼보리  76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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