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판정을 받은 건 재작년 즈음이예요.</p> <p>판정 받을 당시에는 당뇨전단계로 인슐린이랑 경구약이랑 같이 사용하면서 추이를 살피자고 하셨었어요.</p> <p>아직 전단계인 상황에서는 식단조절까지 겸하면 당뇨가 되진 않을 수도 있다 하시더라고요.</p> <p>그런데 바로 작년 가을께에 코로나에 걸렸지 뭐예요.</p> <p>그것도 병원 진료예약일을 2~3일 앞두고.</p> <p>그때 혈압약도 처방받아 먹으며 관리중이었는데요,</p> <p>하필 의무적 필수적이던 코로나 상황이 서서히 완화되는 분위기로 바뀌는 중이었건만</p> <p>이제 마스크를 안 써도 되는 장소가 많아지기 시작하는 때에</p> <p>그때까지도 안 걸리고 잘도 견뎌내고 있던 중이어서 좀 더 많이 허탈했었네요.</p> <p>그러다 코로나에 걸리고 나서 그 뒤로는 신랑하고 저하고 자꾸 번갈아서 밀접접촉자 신분이 되는 바람에</p> <p>병원 진료예약을 계속 놓치게 되었지 뭐예요.. ㅜㅠ</p> <p>혈압약과 당뇨약 여분은 당연히 다 떨어지고,</p> <p>운신할 수 있게 되었다 싶은 날 약을 구해보려고 여기저기 알아보니까,</p> <p>이번엔 원래 먹던 약의 처방전을 구해도 그것 만으로는 해결책이 되지 않더라고요....</p> <p>거기다가 진료해 주시는 전문의 선생님은 진료예약을 한 번 놓치면 길게는 한 달을 다시 예약 잡기 어렵고요.</p> <p>다른 전문의 선생님을 찾아보니까 예약잡기가 힘들기는 마찬가지라,</p> <p>결국 기존의 약을 처방받아 먹을 수가 없어 쩔쩔매다 6개월이 흘렀어요.</p> <p>병원에서 별도로 출력해 받은 기존의 처방전은 말그대로 무용지물이더군요.</p> <p>그 처방전을 들고 다른 전문의에게 가라고는 하는데,</p> <p>그 처방전을 해당 과목의 병원으로 가서 누구에게 들이밀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는</p> <p>친절하게 세세히 알려주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더군요.</p> <p>...</p> <p>그래서 6개월 남짓이 되도록 혈압도 당뇨도 전혀 관리되지 않은 상태로 조심조심 지내다</p> <p>겨우 진료예약을 잡은 날에 병원엘 갔죠.</p> <p>그리고 심장내과 전문의 선생님께 진탕 혼났어요.</p> <p>제가 약을 따로 구해 먹으려고 갖은 애를 썼음에도 항변 한 마디 못하고 고스란히 야단 맞았어요.</p> <p>(사실 혈압이 240을 찍었을 때, 그 전문의 선생님이 중환자실로 냉큼 입원수속 진행해주셔서 안 죽었거든요)</p> <p>죽을 사람 살려놨더니 관리 안해서 또 혈압이 220까지 치솟은 채로 왔다면서 신나게 혼내시데요=_=;;</p> <p>찍소리도 안 하고 녜녜 죄송합니다 선생님 하고 그냥 제가 다 잘못했다고 납죽 엎드렸어요.</p> <p>그리곤 결국 검진날 채혈검사 결과를 보시곤 당뇨전단계도 아니고 아예 당뇨병이 되었다며 한숨 쉬셨어요.</p> <p>그렇게 다시 내분비내과로 곧장 이동해서 전면 재정비를 받았지요.</p> <p>6개월 전에는 인슐린 투약 중단하고 경구약과 식이요법 만으로 관리해보자고 희망적인 진료방향을 말씀하셨었거든요.</p> <p>그런데 6개월만에 겨우 다시 내원해보니 그 담당 전문의께선 병원을 사직하신 상태고,</p> <p>다른 전문의께서 다시 저를 전담하게 되셨더라고요.</p> <p>그래서 저는 6개월 전과는 다르게 인슐린도 2종류를 투약받게 되었고,</p> <p>경구약도 새끼손톱만한 크기의 다른 약으로 바꾸어 먹게 되었습니다.</p> <p>이젠 당뇨에 좋다더라는 한방약재니 식품이니 죄다 소용이 없고, 그저 맹물만 애용하게 되었어요.</p> <p>혈당을 높일 수 있는 모든 식재료 엄금의 불호령이 떨어졌고 말이죠... 흐</p> <p>/</p> <p>웃기는 것은 말예요.</p> <p>사소한 두통이나 손발의 부종, 소화불량, 구토증세, 어지러움, 심장의 이상반응 같은 증상들은 일절 없었거든요.</p> <p>심지어 소변의 색이랑 거품의 상태, 횟수등도 정상일 때와 거의 같았는데..</p> <p>채혈하여 나온 검사결과 수치는 엉망진창으로 큰일 나실 뻔 했다는 의견이네요...</p> <p>뭔가 약오르는 기분도 들고, 어이도 털리고,.. 억울한 듯하기도 하고요. 췌...</p> <p>/</p> <p>당뇨 판정을 받은 후에 각종 소모품들을 병원내 의료용품 판매점에서 받아들고 </p> <p>집으로 돌아와서 때에 맞춰 인슐린도 투약하고...</p> <p>자가혈당체크를 하는데 채혈이 너무 힘들어서 혈압이 오르는 것 같아요.</p> <p>손으로 펜을 쥐고 그림그리는 사람이 열손가락 땅땅 바늘로 찧어가며 피 뽑는다고 생쇼를 하는데,</p> <p>피는 검사지에 묻지도 않을 만큼마 째애애끔 날까말까고 피의 흔적이라도 한 번 묻었던 검사지와 채혈침은</p> <p>재활용이 안되기에 (.....하아....양 손 끝은 얼얼해가지고 마른세수 하면서도 웃프네요...)</p> <p>혈당체크 한 번 하려다가 채혈침과 오염된 검사지만 쌓여가는 중이네요.</p> <p>왠지 빈 물병에 담아 버릴 준비를 해둔 저 당뇨소모품들을 보고 있자니 </p> <p>서글프고 부아가 치밀어 횡설수설 해봤어요.</p> <p>...휴....</p> <p>우리 신랑이랑 오래오래 히히호호 천수를 누리고 살아야 하건만... 흐잉... ㅠㅠ</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