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조금 술을 먹었습니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p> <p><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그냥 어딘가 아무렇게나 글을 쓰며 제 인생의 결을 다시 밟아보고 싶어서 써봅니다.</span></p> <p> </p> <p>-</p> <p> </p> <p>대학에 들어와 방황을 많이 했습니다.</p> <p> </p> <p>여러 사람을 만나고 사랑에 실패도 하고 상처도 주고 상처도 받고 하면서..</p> <p> </p> <p>그렇게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길어지며 제 스스로 뜻을 세웠습니다.</p> <p> </p> <p>작가 비슷한 무언가가 되면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p> <p> </p> <p>제대 후 이런저런 방황을 또 이어갔습니다.</p> <p> </p> <p>책 영화 배낭여행 어학 등..</p> <p> </p> <p>그러면서 깨달은 것은 일단 작가든 뭐든 내 밥벌이를 해내야 한다.</p> <p> </p> <p>또 생각해보니 재수 이후 열심히 살아본 적이 없다는 생각에..</p> <p> </p> <p>작년 1년동안 휴학하고 감정평가사라는 시험을 준비했습니다.</p> <p> </p> <p>잘 알려져 있는 시험은 아닌데 고시에 준하는 어려운 시험입니다.</p> <p> </p> <p>처음에는 야심차게 도전했습니다.</p> <p> </p> <p>그러나 1년쯤 공부하다보니 느낌이 오더군요.</p> <p> </p> <p>이건 내가 붙을 수 있는 시험이 아니구나.</p> <p> </p> <p>생각보다 열심히 하고 있지 않은 자신을 발견하고 제 그릇을 인정하기로 했습니다.</p> <p> </p> <p>학교에 걸려있는 합격자 현수막..</p> <p> </p> <p>변리사니 외무고시니 다들 11, 10, 09..</p> <p> </p> <p>그 시간을 버텨낼 자신이 없어졌어요.</p> <p> </p> <p>그게 제 그릇인 거겠죠.</p> <p> </p> <p>고향에 계신 아버지의 낡은 자동차도 다시 보게 되었고요.</p> <p><br></p> <p><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사실 이게 딱 목적이라기보다는 소설 쓰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고도 말이죠.</span></p> <p><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p> <p><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이렇게 변명이 늘어지니</font><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책을 덮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p> <p><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span></p> <p> </p> <p>그렇게 책을 덮고보니 저도 나이가 27이더라고요.</p> <p> </p> <p>그렇게 많은 나이가 아니라고 해주셔도,</p> <p> </p> <p>집안사정을 생각하면 이제 어디든 빨리 자리를 잡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p> <p> </p> <p>포기를 결심하고 2주간 사람을 많이 만났습니다.</p> <p> </p> <p>친하게 지내던 경희대 룸메 친구도 졸업 후 고향에서 9급 준비..</p> <p> </p> <p>서강대 친구도 노무사 준비하다 포기하고 9급 준비..</p> <p> </p> <p>마침 9급 현직인 선배도 9급 정도면 너도 하면 금방 된다고 말해주시고..</p> <p> </p> <p>어차피 취업도 어렵고 제 성격상 사기업에 맞지도 않고 소설 쓸 시간도 안 날 것 같더라고요.</p> <p> </p> <p>그렇게 생각하니 선택지가 공무원 시험밖에 남지 않았어요.</p> <p> </p> <p>또 평소 성격도 딱 공무원이다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잘 맞을 것 같기도 하고..</p> <p> </p> <p>애초에 감정평가사도 돈보다는 퇴근하고 소설 쓸 시간이 필요했던 거니까..</p> <p> </p> <p>그렇게 학교도 복학하게 되었고 오늘 9급 공무원 수험서적을 구매했습니다.</p> <p> </p> <p>그래도 해왔던 게 엉덩이 싸움이라,</p> <p> </p> <p>어떻게든 올해 졸업하고 계속 하다보면 내년에는 붙겠지 하는 생각입니다.</p> <p> </p> <p>떨어지면 그 다음해에는 붙겠지..</p> <p> </p> <p>열심히 한다면..</p> <p> </p> <p>-</p> <p> </p> <p>사실 이번에 붙은 선배가 2년 전에 9급 준비한다고 했을 때,</p> <p> </p> <p>속으로 비웃었습니다.</p> <p> </p> <p>우리 학교 정도 나왔는데 9급을 준비하네..</p> <p> </p> <p>그런데 이제 그 자리에 제가 서있게 되었네요.</p> <p> </p> <p>스스로 너무 자만했던 벌이라고 생각합니다.</p> <p> </p> <p>막상 또 책을 펼치려니 이것도 만만치는 않더라고요.</p> <p> </p> <p>솔직하게 말하고 싶어요.</p> <p> </p> <p>인생에 있어서 제 힘으로 이뤄낸 유일한 성취가 대입입니다.</p> <p> </p> <p>별볼일 없는 시골 촌바닥에서 아득바득 재수까지 해가며 입학한 학교니까요.</p> <p> </p> <p>하지만 세상이 넓더라고요.</p> <p> </p> <p>지금 돌이켜보면 제가 이뤄낸 성취는 그냥 흙먼지 정도의 성취였구나 싶습니다.</p> <p> </p> <p>그동안 조금 자만했던 건..</p> <p> </p> <p>제가 너무 좁은 세상에서 살았던 탓이겠죠.</p> <p><br></p> <p>그런 자만을 했던 벌이라 생각하며 다시 모든 걸 내려놓고 처음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p> <p> </p> <p>-</p> <p> </p> <p>2주간 정말 사람을 많이 만났어요.</p> <p> </p> <p>그러면서<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제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font></p> <p> </p> <p>세상에는 정말..</p> <p> </p> <p>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있더라고요.</p> <p> </p> <p>행시 3차에 아깝게 떨어져서 도피하듯 군대에 갔지만 또 의외로 군대 체질이라 기수 1등이 된 선배,</p> <p> </p> <p>회계사 시험에 떨어져 방황했지만 결국에는 현대차니 유명 공기업이니 취직한 선배 둘,</p> <p> </p> <p>잘 나가던 집안 사업이 망해 갑작스레 정말 어렵게 살게 된 친구,</p> <p> </p> <p>선배 누나의 장례식에서 미처 물어보지 못했던 사인이 자살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p> <p> </p> <p>친척 중 홀로 대학 가 떵떵거리며 살던 삼촌도 돈으로 자만하며 살다가 이혼하고 폐인,</p> <p> </p> <p>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이야기들.</p> <p> </p> <p>잘 되다가도 안 되고,</p> <p> </p> <p>안 되다가도 잘 되고,</p> <p> </p> <p>인생사 새옹지마 운칠기삼이라는 옛 현인의 말이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p> <p> </p> <p>또 가만 생각해보니 인생이란 게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도 들더군요.</p> <p> </p> <p>아직은 잘 모르지만..</p> <p> </p> <p>이건희도 죽고 박원순도 자살하고 하는 거 보면 나중가서 보면 인생이란 게 별거 없을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p> <p> </p> <p>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또 행복하게 살면 그걸로 좋은 거구나 하는 생각.</p> <p> </p> <p>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기로 했으니까.</p> <p> </p> <p>이런 마음가짐으로 시작해보려 합니다.</p> <p> </p> <p>마윈이 25살까지는 어떤 실패를 해도 괜찮다고 했다는데,</p> <p> </p> <p>한국 나이로 26살, 지금까지는 실패로 치부하더라도 이 치부를 거름삼아 지금부터 다시 시작한다면 되겠죠.</p> <p> </p> <p>-</p> <p> </p> <p>평일에는 공무원 시험도 준비하고 졸업 준비도 하는 것이지만,</p> <p> </p> <p>토요일 저녁만큼은 학원을 다니려고 합니다.</p> <p> </p> <p>만화학원..</p> <p> </p> <p>만화 같은 거 그려본 적도 없는데 그냥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p> <p> </p> <p>감평사 시험 공부하면서 스스로를 너무 옥죄었던 게 오히려 독이 되었던 것 같아요.</p> <p> </p> <p>그래서 토요일 저녁만큼은 이런 소소한 일탈을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p> <p> </p> <p>정말 하고 싶은 건 이 길이니까.</p> <p> </p> <p>이 길도 조금씩은 걸어둬야 겠다..</p> <p> </p> <p>-</p> <p> </p> <p>가만히 누워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면</p> <p> </p> <p>정말 뭔지 모르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p> <p> </p> <p>그런데 사실 인생은 그냥 죽을 때까지 모를 것 같아요.</p> <p> </p> <p>그저 새옹지마와 운칠기삼이라는 두 단어를 거름삼아</p> <p> </p> <p>그냥 하루하루 뚜벅뚜벅 걸어나가는 수밖에는 없다고 생각하며 살려고 합니다.</p> <p> </p> <p>내일부터는 정말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그렇게 살게 된다면 좋겠어요.</span></p> <p><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p> <p><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잘은 모르겠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p> <p><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그냥 가자..</span></p> <p><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p> <p><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이제 그만 잡니다, 저는.</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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