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span style="font-size:9pt;">현재 저는 18살, 고등학생입니다. </span></div> <div>오늘의 유머라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처음 글을 씁니다. 또, 이게 한편으로는 마지막 게시물이었으면 좋겠습니다.</div> <div><br></div> <div>어렸을 때부터 히스테리적인 부부싸움과 언니가 머리잡히면서 맞는 것을 봐왔었고, 저도 효자손으로 맞으면서자랐습니다.</div> <div>하지만 저는 맞기만 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div> <div>저도 맞으면서 계속 말대꾸를 했었기 때문입니다.</div> <div>중학교 때에는 더 심해져서 만약 문제생기는 날에는 아침에 학교에 가지 말라고 하는 그 사람과 저는 학교를 가기위해 머리채를 잡히면서도 가방을 들고<span style="font-size:9pt;"> 가야했고,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때부터 집에 들어오면 방문을 잠그고 완벽히 차단된 공간에서 인터넷, 특히 웹툰에 의존하기 시작했습니다.</span></div> <div>작년 초. 지금의 저를 미치게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div> <div>처음엔 사소한 일이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점점 크게 번져가기 시작했습니다.</div> <div>어느샌가 그 사람이 가위를 가지고 제 배 위로 올라타있었고, 제 머리카락은 그 사람 손에 쥐여있었고,</div> <div>그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잘보게끔 제 머리카락 앞쪽을 자르겠다고 했습니다.</div> <div>그 가위를 막는 도중에 손가락이 찔렸고 그 사람이 올라타있는 3시간동안 지혈하지 못한채 맞고 있었습니다. </div> <div>또 저도 그 사람의 머리카락을 잡았고요.</div> <div>5시간 뒤에 병원에 갔습니다. 그 사람도요.</div> <div>그 사람은 자기가 그랬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했고, 또 저는 바보같이 열심히 변명을 했습니다.</div> <div>그 사람은 만약 어떤 사람이 때리면 나는 때려선 안된다고 했습니다.</div> <div>다시 집에서 있었고, 또 어느 날 말싸움으로 번지다가 그 사람은 망치로 창문을 깼고, 그 일로 2개월간 저는 고시원에 있었습니다.</div> <div>아빠의 돈으로요.</div> <div>고시원에서 돌아오고 나서, 같은 패턴으로 커지다가, 어느날 안방에서 머리채를 잡혔고, 휴대폰으로 머리를 맞고 있었는데, 하필 제가 실핀을 해서인지</div> <div>휴대전화의 어느 부분에 잘못 맞았나 봅니다. 어느샌가 피가 흘렀고, 피는 제 옷으로, 이불로 번져갔습니다.</div> <div>머리카락을 만져보니 피로 범벅이 되어있었고, 가까스로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 병원으로 갔습니다.</div> <div>아빠는 다른 말을 하라고 했고, 저는 계단에서 넘어졌다고 했습니다.</div> <div>이번에는 의사선생님께서 알아채셨고, 경찰이 오고, 제 팔과 얼굴, 머리 사진을 찍고, 경찰서로 가게 되었고, 조사를 했습니다.</div> <div>접근금지 신청을 했고, 전 다시 그 집에서 기다렸습니다. </div> <div>경찰은 담당 검사님이 접근 금지 명령을 허가해주지 않았다고 했습니다.</div> <div>나온 것은 50만원 상당의 벌금이었고, 그사람은 그것을 저한테 따졌습니다.</div> <div>이때 알았습니다. 사람른 맞는 것으로는 쉽게 죽지 않는다고. 정작 피가 나든, 머리에 충격을 받든 거의 살아남는다고요.</div> <div>적어도 저에겐 그랬습니다.</div> <div>학교에서는 상담실 선생님이 그 일에 대해서 물으셨고, 저는 학교 상담사와 상담기관에서 오신 분들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div> <div>상담 내용이 누구한테 알려지는지 여쭈었더니, 담임선생님과 확실치는 않지만 향후 법 관련 문제가 생겼을 때 내용이 전달될 수 있다 하셨습니다.</div> <div>선생님께선 비밀보장을 강조하셨지만 일단 학생 신분으로 공적 기관에서의 상담은 언제든지 새어나갈 수 있다는 거니까요.</div> <div>불안했습니다. 그리거 올해 초, 집 수리하시는 기사 분이 잠시 나간 후에 같은 패턴으로 말싸움을 했고, </div> <div>기사님의 벽돌모양의 청소솔로 팔을 맞은 후, 3주간 물리치료를 받았습니다.</div> <div>얼마뒤 말하더라고요, 돈 아까우니까 그만 다니라고. </div> <div><br></div> <div>인터넷과 잠은 이런 일들을 많이 하지 않게 도와주었습니다.</div> <div>가끔씩 누군가 창문을 깨거나, 문을 열거나, 제가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div> <div>그럴때면 불을 끄고 이불에 숨어 웹툰 속의 가상의 인물에 몰입하거나, 좋아하는 가수의 뮤비를 보거나, 유명 래퍼의 가사를 보며 열광하거나,</div> <div>무엇을 하던 내가 나를 인식하고 생각하는 것을 줄이거나 멈출 수 있으니 좋았습니다. </div> <div>또 정말 생각이 나를 덮치고 숨통을 조일 때에는 인터넷 상의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서 나와 비슷한 상황인 사례를 찾아보았고,</div> <div>또 그런 사람은 의외로 많았으며, 경찰의 도움을 받은 사례는 제가 찾아보기론 없었습니다.</div> <div>간혹 보이는 뉴스에 달린 댓글에는 어찌됐든 훈육이란 이름 아래 폭력이 암묵적으로 허용되고 옹호되고 있었습니다.</div> <div>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저보다 어린, 저항도 못했을 아이들이 죽었을 때였습니다.</div> <div><br></div> <div>계속 이렇게 하루하루를 인터넷으로 의존하게 되고, 성적이 6-7등급 정도로 떨어지니 저는 껍데기만 두꺼운 사람이 되어버린 것만 같습니다. </div> <div>학교에선 중학교 때의 강박 때문에 필기를 하고 시험보는 날이면 아무것도 모르는데 시험지를 놓치 못하겠고,</div> <div>집에 오면 빈 껍데기만 남은 것 같고 계속되는 불안감에 인터넷을 하게 되고. </div> <div>공부는 해야겠다는 강박감에 공부 관련 칼럼만 뒤적거리다가 정작 그날 공부는 하지 않고.</div> <div>하루에 몆번씩 드는 생갓은 나는 얹혀살고 있고 피해만 주는 백수니까 잉여인간 아니겠어하는 생각으로</div> <div>관련 내용을 검색하고, 학교에 등교할 때마다 버스에 치여 죽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듭니다.</div> <div>일기장을 쓰면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죽을지 끄적거리다가 결국엔 죽고싶다고 끝낸 지도 벌써 수십번입니다.</div> <div><br></div> <div>아빠는 언젠가 가족의 평화를 위해 착한 딸로 있으라고 말했습니다.</div> <div>또 그 사람도 어렸을 때 비슷한 일이 있었을 수도 있으니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div> <div>아빠가 가장 이해되지 않았습니다.</div> <div>아빠도 히스테리한 부부싸움 도중에 락스를 먹거나 방안에서 소면을 누는 것을 강요받았으니까요.</div> <div>반대로 언니의 지금까지의 행동이 더 깊게 이해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전 떳떳하지 않습니다.</div> <div>제가 위에서 말싸움라고 표현했지만, 그냥 욕이었습니다.</div> <div>저도 욕했습니다. 중학교때부터 상대가 똑같이 욕을 하면 저도 똑같이 욕을 해도 돤다는 게 제 논리였습니다.</div> <div>정말 전 패륜적인 말과 행동을 많이 저질렀습니다. </div> <div>그 사람은 평소엔 자식들을 위하는 일반적인 사람이었습니다. </div> <div>평소에는 학교에 다니는 절 위해서 밥을 차려주고, 제가 행동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잔소리를 하기도 하고, </div> <div>고등학생인 절 위해 집안일을 도맡아하십니다.</div> <div>지나칠 때도 있을 뿐입니다.</div> <div><br></div> <div>처음에는 말싸움을 하는데에 제 잘못도 있다고 억지로 생각했고, 경찰조사 후 집에 데려다 두시던 분이 잘지내야 한다고 말하셨을 때도 제 잘못도 있는 것 같다고 스스로 말했습니다. </div> <div>시간이 흐르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쌓여가는 것은 광기였습니다. 가족들이, 특히 아빠가 있을 땐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div> <div>아빠한테 팔을 다쳐 정형외과로 가야한다고 말했던 날, 바로 가면 또 들킬 수 있다해서인지 바로 보내주지 않았습니다.</div> <div>아빠는 가족을 위해서 였습니다. 또 저를 위해서라고 생각했겠지요.</div> <div>그 이후로 집에서 그 사람들과 평소처럼 말 한마디 섞을 때마다 격앙된 감정을 숨겨야 했습니다.</div> <div>일부러 우울한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div> <div>또 흑인 음악을 들으며 그들의 일탈에 미화되어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div> <div>환각에 빠지게 만드는 마약에 관심이 생겨 인터넷을 통해 마약의 효과와 여러 여담들을 보았습니다.</div> <div>실제로 보지도 못한 마약이었지만, 왜 하위 계층에서 마약에 노출되기 쉽고, </div> <div>큰 절망을 겪은 사람들이 자신이 망가질 것을 알면서도 왜 마약과 술에 의존하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div> <div>집이란 공간에 있을 때마다 숨통이 막히기 시작하고 분노가 쌓였습니다. 점점 저를 통제하기가 힘들어졌고 이젠 제가 시비를 걸었습니다.</div> <div>가장 무서운 것은 제가 하는 행동이 그 사람을 닮아간다는 것을 느꼈을 때였습니다.</div> <div>그 사람이 하던 행위와 온갖 욕설을 제가 하고, 계속 공격적이게 되고 파괴적인 행위에 대한 충동을 느낀지도 자주 있습니다.</div> <div>입은 갈수록 거칠어졌고 감정기복이 심해졌고, 더욱더 무기력해졌습니다.</div> <div>슬픈 것과 우울감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고, 뭔가 감정을 느끼기 힘들어졌습니다. 마치 나사가 빠진 것 같았습니다.</div> <div>배고픈 것을 못참고, 조금이라도 허기지면 폭식하고, 특히 새벽이 되면 어김없이 음식을 찾았습니다.</div> <div>본능대로 살았습니다. 제가 가장 빠져나가고 싶은 곳에서 기생한채요,</div> <div><br></div> <div>그러던 중 1학기 기말고사 며칠 전에 문득 why책에서 보았었던 활짝 웃고있는 군인 사진 옆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div> <div>과연 외상이란 것이 전쟁, 테러 등에 의해서만 원인이 되는 것인지 궁금했고,</div> <div>지금 제가 현재 겪고 있는 불안감, 우울감, 무기력감 등이 트라우마와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div> <div>이 트라우마를 극복해야 겠다고 생각하니 뭔가 마음이 편해졌습니다.</div> <div>어쩌면 제가 다른 사람보다 지나치게 예민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div> <div>사실 전부터 인지는 하고 있었습니다. 현실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인터넷에 과몰입하고 있었다는 것을요.</div> <div>인터넷 중독이라 생각되었고, 전에는 그냥 지나쳤었을 인터넷 중독 논문들을 살펴보며 상당부분 증상들이 맞아떨어졌습니다.</div> <div>또 성적이 자꾸 떨어지자 여러 자기개발서적과 자서전을 살펴보았지만, 뭔가 빈 껍데기만 가득 채워지는 느낌이었습니다.</div> <div>전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고등학생으로서 지금 이 시기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div> <div>읽었던 자기개발서적 중 공부가 재미있는 순간이란 책이 있었는데, 공부의 의미를 아주 잘 알려주었습니다.</div> <div>하지만 다시 몰려오는 현실감과 불안감이 끔찍하게 싫어서 어떤 이유에서였든 인터넷을 찾았습니다. </div> <div><span style="font-size:9pt;">기말고사가 끝나</span><span style="font-size:9pt;">고 서점에 가서 중독에 관한 책을 샀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읽기전 마지막으로 인터넷을 할 생각에 고민 게시판을 보며 여러 사람들의 글과 그에 달린 댓글을 보면서 저도 조금이나마 채워지던 도중,</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한 충격적인 글을 보았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내가 여지껏 겪은 일은 어쩌면 유치원생이 선생님께 혼났다고 징징거리는 거나 다름없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몆 년이 지난 글이었지만, 제가 공감할 수 없는, 또 감히 제가 그 분에게 쉽게 말을 건넬 수도 없었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러나 아래 댓글을 보면서 느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구나.</span></div> <div>사실 자기개발서적을 보며 그들의 말은 단지 위로에 불과하며, 그 말에 심취해선 안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div> <div>그 서적들은 벼랑끝에 몰린 사람이 글을 읽으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문제에 직면하고 또 주변의 근거없는 포괄적인 말들과 달리 극복해낸 사람들의</div> <div>수가 많다는 것을 인지시켜 주었지만, 저의 생각과 실천 행위의 거리는 멀게만 느껴졌습니다.</div> <div>저도 그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고,</div> <div>비록 사춘기 고등학생의 징징거리는 말이지만 조잡하게 글을 끄적여 봅니다.</div> <div>누구에게도 할 수 없었던 말을 익명이란 시스템 아래 써보니 좋네요.</div> <div>분노에 가득 찰 때마다 누군가에게 앞 뒤 안 가리고 말하는 것을 상상하곤 했는데, 실제로 글로 적어보니 얼떨결 합니다.</div> <div><br></div> <div>이 글을 마지막으로 이젠 인터넷을 그만둘까 합니다. 온라인 수업, 과제 등으로 종종 이용해야겠지만, 카페같은 공개된 장소에서 이용하는 등 규칙을 세워야 겠지요, 또 인강은 무서워서 못 듣겠습니다. ㅋㅋ. 다시 빠지게 된 적이 몆 번 있거든요.</div> <div>성적. 제일 걱정입니다. 이공계열 학과와 원하는 대학-상위권 대학입니다; 부끄러워서 명확히 말씀드릴 순 없지만;-이 있지만 저같이 6-7등급에다 이미 수십 번 슬럼프에 빠진 제가 과연 실현 가능할지 모르겠어요.</div> <div>고2, 거기다 지금이 7월 말이니 참. 다른 애들이 열심히 치열하게 공부할 동안 저는 놀았던 애들과 다름 없으니까요.</div> <div>인터넷 중독에 걸렸던 사람들은 어떤 구체적인 방식으로 극복해냈는지 궁금해요.</div> <div>또 가끔씩 그 숨통 막히는 생각들에 미치지 않도록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div> <div>몆 마디 나누는 것만으로 사람 미칠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가족이란 이유로 아해해주거나 하는데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닌가 봅니다.</div> <div>그냥 대학 들어가면. </div> <div>18살이란 나이가 어린 나이가 아닌데. 자꾸 어리굉부려서 죄송합니다.</div> <div><br></div> <div>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div> <div><br></div> <div>p.s. 상담 받으라는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심리학의 역사를 들었던 후로 꺼려집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