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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771646
    작성자 : 익명ZGRkY
    추천 : 10
    조회수 : 1766
    IP : ZGRkY (변조아이피)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9/07/09 00:29:45
    http://todayhumor.com/?gomin_1771646 모바일
    전 여자친구 바람으로 헤어진 후 극심한 우울증에 빠졌어요..
    전 어렸을때 매우매우 엄격한 부모님아래에서 자랐고
    가장 힘들때 부모님께선 따듯한 온정보단 냉정한 훈육을 하셔서
    사실 사람관계에서 애착형성이 힘들어요

    왕따를 당하거나 따돌림을 당한적은 없지만 
    항상 혼자인게 편지만 남한테 상처 입는것도 두려웠고 입히는것도 싫었기에
    언제 착한 아이였고 친구는 하나도 없고 연락하는 사람도 없지만
    대학교나 일터에서 공적인 인간 관계 유지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어요
    우울증도 심했지만 정신과 서적 우울증 서적등을 많이 읽으면서 그럭저럭 마인드 컨트롤 하고 살아왔어요..

    그렇게 의사가되고 대학병원 인턴 들어가게 되었어요
    일이 힘들고 정신적으로 힘드니 아무래도 마음의 벽이 약해지더라구요
    같이 일하던 간호사가 저에게 호감을 표현했고,
    경계심에 망설임이 많았지만 용기를 내고 사귀게 되었어요

    정말 행복했어요
    처음으로 누군과 시간을 같이 보내는게 즐거웠고
    주말이나 밤에 아무렇지도 않게 연락해서 잡답을 나누는건 정말 제 인생에서 처음이였거든요
    물론 전 사적으로 사람과 제대로 지낸적은 없기 때문에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여자친구는 이해해줬고 저도 많이 고치려고 노력했어요


    부모님과 관계는 항상 어색했지만 용기내서 여자친구 생겼다고 말씀도 드리고
    사귄지 몇달 되는 시점에 너무 착하고 예쁜 여자친구 소개시켜주고 싶어서 저녁식사도 마련했어요..
    처음부터 맘에 들지 않았나 봐요 대놓고 면박은 주지 않았지만 집에 돌아와서 탐탁지 않는 티를 내었어요
    정말 그때 상처 많이 받았어요

    사귀다보니 3년이 금방 지나갔고 원거리 연애가 되었지만,
    큰 다툼 없이 정말 잘 만났어요
    아무래도 혼기가 차다보니 결혼 얘기도 나오게 되었고
    엿기 부모님은 반대하시더라구요
    전 자신의 역활에 충실하게 살면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간호사라는 직업은 부모님 욕심에 부족했나보죠
    아버지랑 처음으로 단둘이 술마시면서 진지하게 설득을 하는데
    제 말을 듣지도 않고 여자 많이 만나봐라, 간호사란직업은 아닌것 같다
    이런소리 하는데 그때 처음으로 아버지 앞에서 이성을 잃고 화냈고
    이건 처음으로 내가 한 선택이니 이것조차 인정을 하지 않으면 정말 의절하겠다 선언까지 했어요
    그래도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더니 몇달정도 후엔 결국 승낙을 받아냈고,
    조건으론 레지던트 과정 무사히 마치고 전문의 자격 따고 나서 결혼하는 거였어요

    여자친구 입장에선 당연히 불안했겠죠 
    간호사랑 의사랑 사귀다가 의사 부모님 반대로 버림 받는일은 정말 흔한 스토리니까요
    하지만 전 정말 확신을 주려고 노력했고
    빨리 결혼하고 싶은 것은 알지만 레지던트 과정 마칠때까지 기다려달라고
    전문의시험도 합격하고 인턴레지던트데 불어난 살도 관리하고 정식 프로포즈할때 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했었고
    이문제로 처음으로 다툼이 있었고 냉전이 있었지만 겨우 고비는 넘겼어요

    의사 레지던트로 장거리 연애? 정말 힘들었죠
    당직스면 32시간이상 연속 근무하는건 일상이였고
    지금은 전공의 주 88시간이다 뭐다하는데
    제가 저년차일때는 그딴거 없이 120시간 넘게 일했고
    32시간 근무하고 끝나자마자 여자친구 있는곳으로 왕복 5시간 거리 왔다갔다했어요
    물론 제가 맨날 간것은 아니고 한번씩 돌아가면서요
    당직서고 만나러가는건 정말 죽을것 같았지만 장거리 연애하게 된것도 미안하구
    못만나면 여자친구가 정말 서운해해서 참고 만났어요
    그리고 아무리 힘들어도 여자친구 보는 순간 피로가 다 풀려서 괜찮았어요..

    여자친구랑 같이 있을때 팔베개를 해주고 같이 잠드는게 너무 행복했어요
    누군가 내 옆에서 잠들수 있고 일어냈을때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 옆에 있다는게 너무 좋았어요
    하루는 같이 옆에서 잠드는데 그날따라 잠이 잘 안오더라구요
    웹툰을 보고있었는데 제 폰 배터리가 떨어졌어요
    충전기를 찾으면 되는데 그러면 팔베개하고 있는 여자친구가 깰까봐
    여자친구 폰으로 웹툰을 보려고 했어요

    전 연인사이엔 절때로 이성문제를 일으키면 안된다는 신념이 있어서 폰 비번도 없고
    항상 오픈해요 사실 어짜피 사람을 별로 안좋아하기 때문에 연락하는사람도 없어요
    여자친구도 가끔 제 폰갤러리 구경하는데 캥길꺼라곤 인터넷 보면서 수집한 야한짤방..밖에 없어요
    그때 처음으로 여자친구 핸드폰 열어봤어요 한번도 의심을 해본적이 없었거든요
    물론 남의 폰을 허락 없이 만지는건 예의에 어긋났지만..
    그땐 그 웹툰이 너무 흥미진진해서 그만...

    웹툰보다 보니 질려서 자려는데 갑자기 나도 모르게 갤러리를 들어갔어요
    여자친구 정말 1도 의심 안했지만 무의식중에 뭔가 촉이 있었나봐요
    아니다다를까 낯선 남자랑 식사하고 여행간 사진을 봤어요
    정말 충격이였어요 상상도 못했거든요
    정말 눈앞이 울렁거리고 토할것 같았어요
    카톡, 문자를 봤는데 꽤 오래전부터 만났던것 같고 다만 일주일 전 관계는 정리한것 같더라구요
    물론 상대 남자는 인정하지 못했고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사실 장거리 연애하면서 가끔 연락이 안될때도 있었지만 그냥 피곤해서 그런줄알았어요..
    저도 밤새고 당직스면 다음날 기절해서 연락 안될때도 있었거든요..
    근데 정말정말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신뢰하고 마음을 연사람이 절 배신했더라구요

    그때 여자친구 깨우고 처음으로 화를냈고
    이후론 뭐 흔히 불륜스토리에 있는 일이 발생했죠
    여자친구는 울고불고 미안하다고 하고 잡았고
    결국 전 마음이 약해지고 받아줬는데, 의처증이 생겨버리고 나볼래 연락한걸 또 들키고하다보니
    다시 헤어지자 하고 여자친구는 못놓은다 하고 결국 번호를 차단하게 되고 그런일요...

    그 이후로 완전히 무너졌어요
    자존감도 바닥이고 우울증도 잘 조절하던것도 밸런스가 완전무너졌고
    완전 폐인이 되었어요...
    똥차 가고 벤츠온다고 자기관리도 하고 새로운 사람도 만나보렸는데 
    잘 되지 않았어요.. 애초에 마음이 무너진 상태에서 새로운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죠..

    제가 의사하면서 다양한 동료의사를 만났는데
    정말 다양해요 훌륭한 의사도 있는 반면에 인성 쓰레기인사람도 있고 그렇죠
    제가 가장 혐오하는 의사가 환자에게 피해를 주는 의사인데
    제가 그렇게 되고 있는것 같아요.. 정말 일도 손에 잘 안잡히고 집중도 안되요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될 줄알았는데 1년이 지나도 좋아지긴 커녕 점점나빠지고
    불면증으로 잠도 못자고 피폐해지네요
    사람도 더이상 믿지 못하겠어요..

    예전엔 혼자있어도 잘살았는데
    이젠 너무나도 외로워요 그런데 사람만나는게 너무 무서워요..웃기죠?

    하루종일 자살생각만하고
    차도 건널때도 지금 버스 앞에 뛰어들면 편해지는데
    집에 들어갈때도 지금 그냥 복도에서 뛰어내리면 편해지는데 하는데 자살할 용기도 없네요..

    정말 바람은 영혼살인이라는 말이 맞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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