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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770960
    작성자 : 익명ZGJiZ
    추천 : 0
    조회수 : 915
    IP : ZGJiZ (변조아이피)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9/06/20 00:05:56
    http://todayhumor.com/?gomin_1770960 모바일
    인생이 꼬인건지 꼬였다면 어디서부터 꼬인건지
    현재 31살 공장 1년차입니다. 하는일은 플랜트관리지만 사실 개잡부이죠 3조 3교대이구요
    대학교 나온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지내온 환경을 끄적여보자면
    26살까지 수도권 4년제를 열심히 다녔습니다 전공도 공부에 잘 맞는 전공이지만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졸업학점4점대였구요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연고대 대학원까지 바라볼 정도로 교수들 사이에서도 브레인이었습니다
    4학년 2학기 대학원 진학을 부모님 두분다 반대했습니다 그때부터 망가진거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말도 안되는 이유지만 아버지는 학벌높다고 으스대는 부류들을 잘 안다 가지마라 하셨고 어머니는 졸업하면 취직이나 빨리하라고 대학원 뭐하러 가냐고 하셨습니다
    당시 생각이 별로 진지하지 않았던건지 제 스스로 자신이 없던건지 대학원 진학을 포기합니다
    그때가 4학년 2학기 후반이었는데 취업준비는 하나도 안하고 대학원만 바라보고 전공공부에만 매진해있다가 대학원이라는 목표를 지워버리니 좀 비참해지더라구요
    취업준비 그 흔한 외국어점수 하나 없고 학점 높은거 전공자격증 하나 덜렁 있으니 이력서 넣을곳도 망설여지고 집에서 경제적 지원은 끊기고 자연스럽게 알바를 찾게 됐습니다
    작은 가게였지만 열심히 일했고 가게에서는 인정받아왔지만 집에서는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어요
    그 몇푼안되는 돈 벌면서 아무걱정없이 지내온거 같아요 그게 정말 행복하긴 했어요 가난하진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없던 돈 벌게 되다보니 저축은 거의 안했고 시간은 4년가까이 지나있더라구요
    그리고 가게는 폐업과 동시에 30살 실직자가 되었죠 
    퇴직금과 남은 작은돈으로 반년이 조금 지날 무렵이 되니 슬슬 공과금도 밀리고 집에서는 엄청난 잔소리에 시달리고 여기저기 심부름과 셔틀만 하면서 제 시간이 없더라구요
    그러던 와중에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아웃소싱 소속으로 생산직에 들어갔습니다
    들어와서 느꼈지만 내가 이러려고 대학 나왔나 싶은 생각이 수도 없이 들었구요
    하지만 그만두면 또 집에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백수 생활이 될걸 알기에 버티고 버텨온게 1년이네요
    그나마 교대직이기에 수입은 높고 정규직 전환은 된지 8개월쯤 됐습니다 
    그 1년사이에 성과아닌 성과라면 제게 있던 대학시절 학자금대출 4년치 1200만원을 일시에 완납했다는건데 요즘 그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내가 여기서 일하는게 맞는지 정말 나가기 싫고 그럴때가 있지만 돈만 보고 일하는것 같고 인생이 엄청 꼬일대로 꼬여버린 느낌이 많이 드네요
    현재 대출 상환하고도 600정도 모인돈이 있어서 1500정도만 모으고 그만두고 공부해서 제대로 취업할까 싶은데도 이제 30대라는 전이 발목을 잡네요
    그리고 제가 직장생활을 한다는 것에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시기 때문에 이 행복이 깨지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이구요
    물론 정규직이고 열심히 일하면 잘릴 일도 없지만 어디서 다른사람한테 나 무슨일 한다고 떳떳이 말하기도 애매합니다 생산직도 아니고 관리직도 아니고 그냥 개잡부입니다
    물론 집에 생활비는 3~40 드리고 부모님 생일 명절 용돈따로 다 챙겨드립니다
    오유 형님들은 제가 살고 있는것에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쓴소리도 좋고 격려도 좋고 어떤 반응도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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