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하실까봐 말씀드리는데 저는 스스로 자랑하는걸 별로 즐기지 않아요. <div>굉장히 마음이 약하고 부끄럼도 많아서 제가 확신할 수 있는 사실 외에는 말하지 않으려고 하거든요.</div> <div>저는 이쁘게 생겼어요. 그리고 잘생겼어요.</div> <div>둘 다 가진 느낌이랄까요? 심지어 몸매도 좋아요.</div> <div>그리고 저는 머리가 좋아요. 말재간이나 손재주도 좋아요.</div> <div>처음에 오해하지 말아달랬는데, 감안해도 자랑같죠?</div> <div>하지만 마음이 약해서 이용만 당했다면 어떨까요?</div> <div>그래서 알게 된 사실이라면?</div> <div><br></div> <div>저는 상당한 우울증과 대인기피증, 공황장애를 앓고 있어요.</div> <div>굉장히 복잡한 이유로 형성된거지만 주된 이유는 중학교 시절에 있어요.</div> <div>당시에 해외 기숙사 학교를 다녔는데 거기 아이들한테 오랜기간 나쁜 짓을 당해왔어요.</div> <div>저는 마음이 약하긴 해도 그건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에 한해서에요.</div> <div>그 외에는 당당하고 결단력이 있어요.</div> <div>그래서 엄청나게 싸우고 주변에 도움도 요청하고 했었는데</div> <div>아무도 없었어요.</div> <div>선생들은 코앞에서 보고도 고개를 돌렸고(비유가 아니라 정말 제 앞에서 못본척 고개를 싹 돌리더라고요)</div> <div>부모님마저 저보고 잘못한게 없냐고 물으셨어요.</div> <div>덕분에 매일 울면서 더 이상 울기 싫다고 다짐하던 저는 울지 않게 됐어요.</div> <div>감정을 완전히 버렸어요.</div> <div>감정 또한 소통이니까 절 봐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걸 안 시점에 감정과 함께 저 스스로를 버렸죠.</div> <div>그리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반년만에 학교를 나올 수 있었어요.</div> <div>그 아이들이 도를 넘어버렸거든요.</div> <div>그 새벽에 안 쓰이는 방에 끌려간것이라던가</div> <div><span style="font-size:9pt;">기절했고, 일어났더니 여전히 그 방에서 침대에 눕혀져있었는데-</span></div> <div>사실 기억이 상당부분 지워졌어요. 별로 말하고 싶지도 않구요.</div> <div>아무튼 다음날 쇄골이 금이 가서 퉁퉁 부으니까 병원을 나오게 됐고, 그제서야 부모님이 경각심을 가지셨더라고요.</div> <div>그래서 나오긴 했는데 이미 저는 저를 통째로 잃어버렸는걸요.</div> <div><br></div> <div>아무도 원망하지 않아요.</div> <div>정말 무감각했어요.</div> <div>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이 휙 지나가버렸어요.</div> <div>그 동안은 억지로라도 누군가와 어울리고, 학교라는 북적한 곳을 다니다보니 정신이 유지가 됐나봐요.</div> <div>맨날 혼자 책만 읽는 저인데도 좋아하는 애들이 있더라구요.</div> <div>아쉽게도, 저는 사랑 대신에 미안함만 느꼈지만요.</div> <div>그리고 대학을 갔어요.</div> <div>병이 심각한것치고 굉장히 평범한 인생길을 갔는데</div> <div>모두 오로지 제 의무감이 강한 덕 뿐이었어요.</div> <div>하지만 대학은 스스로 하는 곳이잖아요?</div> <div>난 혼자서는 아무것도 없었어요.</div> <div>하고 싶은것도 되고 싶은것도 아무것도.</div> <div>그저 제 목표는 언젠가 죽는거였어요. 아프지 않게만.</div> <div>그래서 대학교를 다니면서 점점 무너졌어요.</div> <div>점점 틀어박히고, 점점 우울해지고</div> <div>결국 죽음을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찾을 생각까지 할 정도로요.</div> <div>온라인으로는 사람들을 많이 사귀었지만.. 역시 그런건 마음에 차지 않았어요.</div> <div>제 성격도 독특해서 많이들 좋아해줬지만 직접 만나기에는 너무 두려웠고요.</div> <div>그래서 어느 날.. 결심을 했어요.</div> <div>그리고 가장 나의 마지막을 알리고 싶은 사람 딱 하나한테</div> <div>저는 이제 가겠다고 말했어요.</div> <div>그 사람은 물론 말렸지만.. 그냥 그었어요.</div> <div>아니 그으려고 했어요. 너무 드럽게 아파서 못하겠더라고요.</div> <div>그래서 그냥 지쳐서 잠들었는데 다음날 그 사람이 우리나라의 절반을 종단해서 찾아와서 절 말리더라고요.</div> <div>겸사겸사 들린것도 아니라 오로지 절 말리기 위해서요...</div> <div>되게 혼란스러웠어요.</div> <div>그렇게까지 살아달라고 하니까, 어차피 아파서 죽지도 못하는데 살기는 하기로 했어요.</div> <div>누군가가 저한테 그렇게까지 진심이 닿도록 말해준건 처음이었어요.</div> <div>애초에 내가 사는 곳을 알아낼 정도로 저에게 많이 도움이 된 사람이라서 가능한것도 있겠지만요.</div> <div>찝찝하게 삶을 연장하게 됐지만 덕분에 조금 더 용기를 얻었어요.</div> <div>부모님한테 많이 털어놨죠.</div> <div>그랬더니 제가 어려서 힘들게 느껴지는거라고, 일을 다니면 괜찮아 질거라고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는걸 보고 말문이 막혔어요.</div> <div>그래서 충동적으로 그대로 무작정 걸어나가 가출을 해버렸죠.</div> <div><br></div> <div>아 너무 자유로웠어요.</div> <div>모든걸 잊어버리고.. 그저 돌아다녔죠</div> <div>노숙은 많이 힘들었어요. 배도 고프고 잠도 불편하고</div> <div>무엇보다 사람들의 시선이 힘들었어요.</div> <div>실제로 저를 유심히 본 사람은 적겠지만요.</div> <div>제가 넷상으로만 알던 사람들한테 도움을 받고 다녔어요.</div> <div>가서 잠도 자고 얻어먹기도 하고</div> <div>기묘하게도.. 당시 제가 만난게 세 명이었는데 모두 저에게 사귀자고 고백을 해왔어요.</div> <div>남자 둘 여자 하나.</div> <div>저의 뭐에 끌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저를 상당히 좋아한것 같기는 해요.</div> <div>물론 육체적으로도요.</div> <div>사랑은 없지만 사귀었죠. 신세지는 마당에 거절하기도 뭐하고, 거절한대도 상관은 없지만 어색한 관계가 되어버릴테고요.</div> <div>어차피 누군가한테 사랑받을 생각조차 못했으니까 좋았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div> <div>방금 만나고 금방 빠지고 금세 헤어지고</div> <div>그리고 저는 스물셋이 되어서야 첫사랑이 생겼어요.</div> <div>대학교 있을 때 찾아와준 사람 있죠, 그 사람도 제가 신세질 때 저에게 고백해왔거든요.</div> <div>처음에는 저는 되게 부정적이었죠.</div> <div>저를 좋아해봤자 저는 가진것도 없고 할 수 있는것도 없고</div> <div>우울증으로 옆에 있기 힘들게만 할거라고-</div> <div>그래도 그 사람은 (몇 번 흔들리고 잠깐 헤어진적조차 있지만) 굳게 붙들어줬어요.</div> <div>오히려 저를 더 잘난 누군가에게 빼앗길까봐 무서워하더라고요?</div> <div>당시에는 이해가 안 갔지만,</div> <div>그 후로 병세가 점차 나아지면서 사람들이랑 좀 더 긴밀하게 사귀고 하다보니까</div> <div>나이나 성별을 별로 안 가리고 저한테 많이 좋아한다고 말을 해주더라고요.</div> <div>아마 본 성격이 장난꾸러기에 애교덩어리라 그런걸까요?</div> <div>우울하지 않을 때는 완전 다른 사람마냥 밝고 기운이 넘치거든요.</div> <div>아무튼 하도 많다보니까 저는 그제서야 제가 꽤 매력적이라는걸 수긍하기 시작했어요.</div> <div><br></div> <div>그 사람과 저는 대체로 행복했어요..</div> <div>가난하고 아프지만 서로가 있어서 저는</div> <div><span style="font-size:9pt;">처음으로 미래를 생각했어요..</span></div> <div>나는 확실히 낫고 있었지만 너무 더뎠고 그 사람은 지쳐갔어요.</div> <div>그리고 어느 날 통보했어요. 헤어지자고.</div> <div>나중에 알았지만 바람이 난거였더라구요..</div> <div>하지만 그걸로 탓할 수는 없어요.</div> <div>제가 덜 아팠으면 아마 안 떠났을테니까요.</div> <div>오히려 여태까지 해준걸 고마워해야죠. 많이 고생해줬으니까.</div> <div>그리고 저는 다시 길을 잃었어요.</div> <div>맛본 사랑이 너무 달콤해서 이별이 더욱 썼어요.</div> <div>다른 사람을 만나려고 꽤 노력했지만</div> <div>다들 제 외모나 성격에 혹해서 다가왔다가도 떠났어요.</div> <div>아픈 상처만 잔뜩 쌓여갔죠.</div> <div>제가 너무 조급한 느낌도 있어요.</div> <div>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아서</div> <div>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니까...</div> <div><br></div> <div>헤어진게 두 달 전이에요.</div> <div>그래서 방황하고 있는게 현재에요.</div> <div>놀랍게도 저는 특유의 능력으로 다시 그 사람을 친구로 만들었지만</div> <div>그 사람 옆에는 애인이 생겼네요.</div> <div>다른 사람들을 사귀는 것도 너무 실패해서 이젠 어찌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div> <div>심지어 일을 하려고 해도 병세 때문에 심각하게 힘들어요.</div> <div>몇 번 일을 다녀봤지만 다 모종의 이유로 잘려버렸구요.</div> <div>도움 받을만한 사람은 몇 알긴 하는데,</div> <div>무엇보다 이 방황하는 마음때문에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미래가 없어요.</div> <div>저는 대체 어떻게 해야 누군가에게 그의 일부가 될 수 있을까요?</div> <div>사랑할 수 있는,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을 어떻게 해야 찾을 수 있을까요?</div> <div>사랑받고 싶어요..</div> <div><br></div> <div>이런 커뮤니티에 글은 처음 써봐요.</div> <div>긴 글인데 혹시 여기까지 읽었다면 감사드려요.</div> <div>항상 그럴 수는 없겠지만, 모두들 행복했으면 해요.</div> <div>고마워요. 사랑해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