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저는 못생겼습니다</div> <div>제가 말 안 하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div> <div>늘 저와 함께 왔기에 알고 있습니다</div> <div>특히 눈 보다는 귀로 많이 알게 됐죠</div> <div> </div> <div>크고 못생긴 내 얼굴이 싫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요</div> <div>당장 앞 사람도 알아보지 못 하는 시력이 어쩌면 도움이 됐습니다</div> <div>사람들의 시선도 거울에 비친 내 얼굴도 볼 수 없었으니깐요</div> <div> </div> <div>그랬듯 못생긴 게 서러워 혼자 지쳤을 때</div> <div>문득 가족 사진을 보게 됐는데</div> <div>부모님 얼굴을 보고서는 모든 것이 잠깐 멈춘 기분이 들었습니다</div> <div>제가 보였거든요</div> <div>어머니와 아버지 얼굴에서요</div> <div>처진 어깨에 후줄근한 옷차림, 지긋이 나이가 들어 다소 왜소한 모습이셨습니다</div> <div>또 닮은 얼굴 뿐 아니라 항상 맥빠지듯 처진 모습도 제 모습이 생각나 보였습니다</div> <div> </div> <div>평소에 고민이 있거나 지치면 남몰래 성형관련 정보를 보거나 좋은 글귀를 보면서 에너지를 채우고</div> <div>절대 그 사실은 부모님에게 말하지 않았습니다</div> <div>그렇다고 처진 제 모습을 못 보지는 않으셨을 겁니다</div> <div> </div> <div>얼마나 가슴 아프셨을까요?</div> <div>당장 아들로서 나이드신 부모님 사진만 봐도 눈물이 날 것 같은데</div> <div>하물며 자식이 그렇게 슬퍼하는 모습을 몰래 지켜보셨을 부모님은 어떠셨을까요</div> <div>저는 정말 몹쓸 짓을 했습니다</div> <div> </div> <div>남들이 욕해도 늘 제가 멋있다고 칭찬해주셨는데</div> <div>세상에서 가장 이쁘고 잘생긴 아들이었는데</div> <div>속으로는 얼마나 가슴 아파 하시며 </div> <div>또 어떻게 항상 웃으시며 저를 달래려고 하셨을까요</div> <div>그렇게 긴 시간을요</div> <div> </div> <div>그 뒤로 달라 보였습니다</div> <div>잘생기고 소중한 부모님을 닮은 듯한 얼굴</div> <div>어머니 얼굴과 아버지의 얼굴이 조화가 돼 이루어진 이쁜 제 얼굴</div> <div>단 하나 뿐인 그 소중한 얼굴을 깎아버리고 갈아버리려 했던 못난 마음을 이젠 버렸습니다</div> <div> </div> <div>그렇다고 앞으로 못생겼다 욕들을 일이 없지는 않겠지만</div> <div>누군가는 알아주길 바라면서 살아보렵니다</div> <div>우리 모두 소중합니다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