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저희는 젊은 부부입니다.(제가 부인)</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저희는 작년 12월 크리스마스 이브를 앞두고 화재를 겪었습니다..</span></div> <div><br></div> <div>저는 오후 2시경 1층에 있는 전기 배전관이 터지면서 제가 사는 3층까지 팡팡팡팡 연발적으로 큰 불꽃이 튀어오르는 것을</div> <div>창문을 통해 직접 보았습니다.</div> <div><br></div> <div>저는 당시 집에 있었고 불안해서 바로 밖으로 나갈 수있게 옷을 갈아입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화재 상황이라고 보기에 너무 조용하더군요..</div> <div>약 10분뒤에나 2층 영어학원 애기들이 "불인가? 불인가봐"하는 소리를 듣고 현관문을 열어보았습니다.</div> <div>(처음으로 방음 하나 안 되는 건물에 감사......)</div> <div><br></div> <div> 무슨일이냐고 불났냐고 몇번을 소리지르며 물어봤지만 대답을 듣지 못했고</div> <div><span style="font-size:9pt;">계단이 안 보일 정도로 연기가 올라오고 있더라구요</span></div> <div><br></div> <div>계단 건너 1층 내려가면 평소에 금방이지만 연기 뚫고 가다 죽을 지도 모를 것같아서 현관문 닫고</div> <div>바깥공기 바로 들어오는 주방 창문 열어 창문 앞에 선 채로 119에 신고한 뒤 기다렸습니다.</div> <div><br></div> <div>다행히 1층에서 불이 나고 주인집 아저씨(1층에 본인 소유 가게있으심)가 불을 끄셨고</div> <div>2층 영어학원 아기들도 대피했었다네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저는 현관문 열었을때 무슨일이냐고 불났냐고 물어보는 동안 </span><span style="font-size:9pt;">연기를 많이 마시는 바람에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받았었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다른 분들은 어찌 되셨을까 걱정되고 이렇게 아프니 다들 다독이며 이겨내야 겠다고 생각했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빠르게 퇴원하여 집정리를 시작했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저희 집은 상가건물(5층짜리)이고, 1층에 주인아저씨 가게, 5층에 주인아저씨 내외가 사십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저희는 3층에 살구요. (당시 5층엔 아무도 없었다고 하네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상가가 많은 지역이라 많이 시끄럽고 음식점이 많아서인지 바퀴벌레도 정말 많았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창문도 너무 낡아 바람이 때리고 들어와 우드락으로 막아 살구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첨엔 정말 싫었지만 남편과 추억이 생기고 살림이 들어와 이제는 너무나 소중합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미웠던 만큼 소중해진 집인데 까만 재가 끼고 탄내가 진동하니 눈물이 나더군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래도 이겨내려고 이 추운날 하루종일 환기시키며 집청소를 해댔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남편과 저는 집에서 게임하는 것이 낙입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좋은 물건은 컴퓨터 뿐입니다. 더군다나 저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고 남편은 게임에 정말 관심이 많은 사람이구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고성능 컴퓨터가 두대 있는데, 저희집 공유기가 제가 구조된 후(화재 이후) 터져있었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그래서 컴퓨터 성능을 확인해보니 오빠 컴퓨터만 좀 맛이 갔더군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저희 공유기가 터진 것처럼 4층은 밥통이 터졌었다고 합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런데 주인아저씨께서 이 화재의 시작이 1층 전기 배전관이 아니라 4층 밥통이나 전기를 많이 쓴 곳에서 시작됬을 거라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믿으시더라구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저희는 그저 빨리 이걸 이겨내고 싶었고 병원비도 보험덕분에 엄청나게 많이 나온 것은 아니라서 감사히 여기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묵묵히 집안을 복구해 나가고 있었는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4층과 주인아저씨 사이에서 서로 대화가 안좋게 흘렀나 봅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4층은 무리하게 주인아저씨께 보상을 요구한 듯합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화재당시 4층 문이 닫혀있었는데 소방관 구조요원이 문을 뜯어 사람이 있는지 확인했었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화재이후 4층은 하루~이틀정도 문이 열린 상태였는데 저도 화재 바로 다음날 퇴원하여 집정리를 하면서 봤는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빠르게 전기공사를 하고 탄내를 빼기 위해 다들 문을 열어놓고 있었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4층만 집에 여러가지 물건 심지어 tv까지 없어졌다고 했다네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주인아저씨께서 빠르게 전기공사 해주시고 보일러까지 봐주셔서 그거마저 저희는 감사하게 여겼습니다.</span></div> <div><br></div> <div>4층과 안좋은 대화 이후 심지어 빨리 이겨낼 수 있게 일단 급한걸 보상해주신다면서 병원비나 컴퓨터를 물어보셨습니다.</div> <div><br></div> <div>저희는 월세 두달치정도만 생각했지만요..(월세 두달치가 컴퓨터값보다 덜 나갑니다..)</div> <div><br></div> <div>오빠가 일하는 와중에도 정말 많이 연락오고 시달리고 했기에</div> <div>병원비는 제가 직접 받기로 했습니다.</div> <div>주인아저씨께서 병원비는 입원한 당사자인 제 명의로 된 통장에 넣는 것이 좋다고 하신 것도 있구요..</div> <div><br></div> <div>직접 아저씨를 만나 이야기하는데</div> <div>뭔가 제가 느꼈던 거랑 많이 달랐습니다..</div> <div><br></div> <div>제 병원비를 보시더니 이게 살림에 많이 힘든 가격이냐고 물으시고 말을 얼버무리시더군요.</div> <div>...?</div> <div><br></div> <div>그리고 바로 돈을 보내주시는 것도 아니고 국과수에 의뢰를 했으니 결과가 나오고 나서 </div> <div>본인께서 여유가 생길때 보내주신다더군요..</div> <div><br></div> <div><br></div> <div>저는 사실 제가 몇번이고 무슨일이냐고 물었을때 누구도 아무런 대답도 해주지 않았던 것에 충격을 받았던 상태였었습니다.</div> <div>그런데 아저씨와 이야기해보니</div> <div>자신의 건물을 위해 열심히 불을 끄셨을 모습이 떠올려 지더군요..</div> <div>확그냥 내가 죽었었으면 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div> <div><br></div> <div> 그리고 컴퓨터비도 본인께서 먼저 이야기 하셔놓고 왜이리 비싼 컴퓨터를 쓰는지 모르겠다며</div> <div>자기같으면 얼마정도 컴퓨터 써도 되는데..라고 하시더군요</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 이제까지 이런 대화를 남편이 일하다가 계속 이어나갔을 걸생각하니 너무 불쌍하고 미안했습니다.</div> <div><br></div> <div>아저씨의 대화방식은 본인께서 하시고 싶은 말씀을 얼버무리는 식으로 해대고 아 이제 됬습니다 하하 라고 끝내시는 방식이었습니다.</div> <div>저는 몇마디 말도 못하고 집으로 들어갔지요.</div> <div><br></div> <div>아직까지 병원비는 들어오지 않았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국과수 의뢰와 결과가 언제 나오는 지는 아저씨만 아시는 듯 합니다.</div> <div>의뢰되었다는 것도 아저씨께만 들었거든요.</div> <div><br></div> <div>...저희도 화재 직후에는 주변 사람들이 손해배상 문제로 조언얘기를 꺼내길래 </div> <div>어디에 손해배상을 요구해야하나 많이 알아보았습니다.</div> <div><br></div> <div> 그런데 진짜 탄내 진동하고 아직까지도 냄새가 안 빠진 이 집을 보면서 다들 힘들겠지 하며 조용히 주인집에서 얘기가 오면 대답하는 식으로 대응해 왔지요.. </div> <div><br></div> <div> 화재보험도 들지 않으시고 매일 건물을 정비하시던 것처럼 보였지만 아니었던 주인집 아저씨..</div> <div>시간이 지날 수록 저는 몸이 따듯해지면 어지럽고 메스껍습니다.</div> <div>먹는 양도 많이 줄었구요..</div> <div>옆 건물에서 공사를 하거나 큰 소리가 나면 두려워 멈춰버리고</div> <div>어제는 안경을 닦아 썼는데 희뿌옇게 보이길래 집에 연기가 찬 줄알고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div> <div><br></div> <div>괜찮다고 괜찮다고 하면서 집청소를 했지만</div> <div>사실 괜찮지 않습니다. 특히 정신이 점점 슬퍼지고 힘듭니다.</div> <div><br></div> <div> 깜짝 놀라 제가 입원했던 병원에 찾아오신 어머니가 병원비를 결제해주셨는데 주인아저씨께서 병원비 주시면 바로 보내드리려 했습니다.</div> <div>....</div> <div><br></div> <div><br></div> <div> 국과수 의뢰결과에 대해서 주인 아저씨께 물어봐도 되는 거겠죠?</div> <div>..어른들이 무섭고 확신없는 부분이 많아 두렵습니다..</div> <div><br></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