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좀 예민한 성격이에요
4~5년전에 점령전에 쭉빵할때도 진짜 노발대발하면서 화냈거든요.
우리집은 절대 우익인데, 좌익에 가까운데다 이상한 사상물들까봐요 진짜 한동안 난리났었어요
저야 그냥 나이가 어린것도 아니고 주변에 남자애들도 쭉빵같이 구경하고 재밌게 하는데 별로 신경안썻죠
근데 쭉빵 하던것도 4~5년전이지, 지금이야 아예 다른사이트가 됬는데 할리가....
그뒤로는 그냥 집에있으면 게임하거나, 미드를 봐요
문제없는 취미라고 생각했거든요.
커피 안마시지, 남자 안만나지, 명품같은거 관심없지. 별로 오빠가 태클걸것도 없었어요
근데 제가 컴터로 미드 챙겨보는걸로 오빠가 넌 꼭 외국거를 고집하네?말하더라구요
전 한드보는것보단 평판이 나아서 '어ㅋㅋ'자랑스럽게 얘기했죠. 영어도 귀에 익히지, 배우도 잘생기고 이쁘지 이런 얘기를 덧붙이구요
근데 그뒤로도 제가 미드든 영드든 외국산 프로를 보는데 훼방을 넣어요
티비로 보면 영어도 못하면서 서양인이 그렇게 좋냐?하면서 리모컨뺏아다 딴거틀고
다운받아서 보면 컴퓨터로 뭐하는 짓이냐? 그렇게 할짓없냐?핀잔주고 나중에보면 다 지웠더라구요
뭔 야동지우는 엄마도 아니고..
엄마아빠한테는 무슨 비꼬듯이 저보고 '얘는 눈이 고급이라서 국산안본다~ 백인같은거 나오는 외국꺼 본다'하면서 비웃어요
처음에는 이해안갔죠
뭔가 미드를 안좋게보는 시점을 보면 '백인' '서양인'언급을 많이하더라구요
제 짐작일지 모르는데, 한 몇년전까지만 해도 네이버기사에 '한국녀는 서양남한테 환장한다' '백인앞에선 별렁벌렁 자동문이다'하는 악플이 보였어요
설마 오빠도 저런 편견이 있지 않을까?살짝 의심이 들어요
오빠가 일베는 아주 잠깐했지만, 정권이 이모양이니 마음다시 고쳐먹었거든요. 하지만 정치성향은 바뀌어도 일부가치관은 아직 유지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들구요
근데 오빠도 성인이고 저보다 정신적으로 성숙한데, 거를건 거르겠죠
저보단 상식이 있는지라, 지금이야 일베 엄청 혐오하거든요
근데 백인남자를 바라보는 시선이나 여성관쪽이 좀 고쳐지기 힘든가봐요
아님 내가 본의아니게 정도를 벗어났다던가.... 사실 대학교에서도 원어민이랑 친하면 주변에서 좀 견제하잖아요
제가 백인한테 시집가고싶을 정도로 진짜로 좋아하는건 아니죠.
식습관다르지, 언어다르지, 은근 성적으로 헤프지 같이살면 뭐가 이뻐요. 그냥 조형적으로 잘생겼다 느낄뿐이지 인간적으로 안와닿아요
그냥 원어민이야 친해지면 학점잘주니 잘지내는거고...
참 저도 제가봐도 좀 보수적인 가정환경이라 통금시간도 있고, 남친이랑 만날떄도 검열해야하고, 휴대폰검사도 해야해서 즐길수 있는 범위가 잘 없거든요?
뭘즐겨요? 게임은 아이가르치는 직업가진 여자가하면 문제있어서 싫대
한드는 골빈녀 티나서싫대, 고양아카페는 짐승새끼랑 노는 정신나간 취미라서 싫대, 친구들은 시간맞추기도 힘들어, 미드는 오빠가 조온나게 불편해하니까 못해, 화장품들고 내얼굴가지고노니 창녀같아서 싫대, 꽃꽃이나 십자수 하려니 집안어지른다고 갈구고, 지에서 가까운 만화방가니 예전 오타쿠로 돌아가는 꼬라지보일바엔 죽여버리겠대요
숨막혀요
친구들이 저보고 돈도 많이 모았고 직업도 좋아서 하루빨리독립하라는데 전 여자홀몸으로 자취가 허락되는 호락호락한 집안에 사는거 아니에요....
대학도 졸업해서 학교다니는 것도 아닌데, 여자혼자 자취하면 좀 시선이 안좋잖아요
온라인에선 어느정도 독립심을 허용하는데, 실제 오프에선 멀쩡히 집놔두고 자취해서 살면 좀 방탕한생활을 연상시켜서 별로 안좋게 보더라구요
실제로 제 주변에 자취한 친구들은 다 타지역인이지, 집놔두고 자취하는 사람 없어요
지금 일하는곳도 진짜 마음에 들고 다른곳으로 옮기고 싶은 생각이 전혀안들거든요
저좀 욕심많죠?
같이살 친구야 있지만, 그친구도 같이 감시당할까봐, 제가 이렇게 편집적으로 사는거 들킬까봐 무서워서 동거못하겠어요
저같이 사는사람 많을까요?
솔직히 저도 자취운운하기에는 독립심도 없을뿐더러, 좀 흘리는 성격이라 이상한놈들도 꼬이거든요
어릴때부터 이사람은 나를 떄리느사람이다, 안때리는 사람이다 이분법으로 구분할만큼 많이 맞고자라서 불의가 생기면, 제가 괜찮아요!하면서 상대방을 진정 시키는 타입이지 뭘 바꿀생각을 못해요. 왜 안되는데?해도 전 그게 아예 몸에 배였어요
그리고 그 생활습관이나 마인드가 있기에 제가 이렇게 지능이 떨어지는데도 사회생활에 살아남고 사랑받고 인정받는거구요
본인 몸은 본인이 지켜야하는건데, 이런 성격으로 무슨 자취를 해요..
또 어디가서 남자는 잘만들어와서 집밖에 내놓으면 어떻게 몸굴릴지도 걱정된다는 소리도 들어요
그뭐냐 얌전한고양이기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는 패러다임이 있잖아요.
그냥 짜증나요...
친척들한테는 제가 모자란 구석은 있어도 돈도 빨리 벌고, 직업도 내세울만하고, 화장도 연하게 해다니고, 제사도 잘돕고 추석선물도 산더미로 받아오는 참한딸래미라고 자랑자랑하는데
집에 돌아와서는 어휴.... 취미생활 하나 똑바른거 못고르는 한심한 년이니..
님들 욕안먹는 취미 뭐가있을까요?